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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300년 만에 입학하여 실눈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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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2.02.21 10:45
최근연재일 :
2022.07.25 21:4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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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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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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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7.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2).

*리메이크된 작품입니다.




DUMMY

7.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2).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데미안의 모습만 보아도 이곳이 정석적인 판타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판타지에 스며든 동양적 향기라고 해야 할까?


‘게임 원작이 일본에서 만들어졌고 유통사는 한국이니까. 당시 흐름이 그랬지.’

“끄응··· 괜찮아. 이정도 야 뭐, 가뿐하지.”

“정말 죄송해요··· 선배님인줄도 모르고.”


니로의 눈앞에 있는 건장한 남자. 방금까지 괴한으로 몰렸던 그는 세피아 아카데미 3학년 선배인 헤럴드였다. 자신을 소개하고 니로가 상황까지 말해주자 결국 데미안은 거듭 사과를 반복했던 것이다.


게다가 헤럴드라는 인물의 신분은 다름 아닌 귀족. 기운 넘치던 데미안의 얼굴이 사색이 된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헤럴드는 여느 귀족들과는 달랐다.


“걱정 말래도. 계속 이러면 나만 비참해진다고. 하아. 아무리 힘을 뺐다지만 후배 둘에게 쓰러지다니. 선배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군.”

“아, 그-”

“농담. 농담! 하하핫. 자식들 쫄기는.”

“휴우···.”

“아무튼. 너도 나에게 배지를 받을 자격이 충분해. 불의를 져버리지 않고 쫓아왔으니 말이야. 하하핫. 자! 받아라.”

“이건···.”

“그건 말이죠···.”


니로가 배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니 데미안은 크게 놀라며 거듭 선배인 헤럴드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 하긴, 입학에 유리한 지점에 있다는 것이 그에겐 큰 기쁨이었을 테니 말이다.


그러던 그때.


대앵-하고 저 멀리 광장의 종소리가 울렸고. 그 소리에 놀란 데미안은 니로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큰일이야, 이러다 시험장에 늦겠어!”

“제대로 말하면, 늦는 게 아니라 이미 늦은 겁니다. 데미안.”

“어째서 넌 그렇게 느긋한 거야?!”

“후후, 성격이 원래 이런 걸 어쩌겠어요.”

“아이 참···.”

“하하. 다들 걱정하지 마.”

“선배님?”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배지만 있으면 시험장에 무사히 도착 할 수 있을 테니까.”


헤럴드의 말에 의하면 특별평가에 합격한 이들은 지각과 관계없이 아카데미로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었고, 그 말을 들은 데미안은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행이다-’라는 말을 뱉었다.


한편, 니로는 그것 보단 다른 쪽에 신경을 더 쓰고 있었다.


[잊혀진 기억조각]


눈앞에 떠다니는 것.


니로에게만 보이는 반투명의 글씨. 그것이 니로를 흥미롭게 했기 때문이다.


‘어디···.’


그가 가볍게 손가락을 놀리자.


[과거의 인벤토리를 획득했습니다.]


“아!”

“왜 그래?”

“아, 아뇨. 늦었어도 서둘러 출발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래! 나도 같은 생각이야. 역시 나랑 통하는 게 있는 것 같아, 니로! 그런데··· 어째서 아까부터 존댓말이야? 같은 14살 아니야?”

“존댓말이 습관이라서요. 그리고··· 14살 맞습니다.”

“풉, 뭐야 너 참 괴짜구나?”


[데미안의 당신에 대한 호감도가 소폭 상승합니다.]


니로가 놀란 이유는 다름 아닌 인벤토리 때문이었다. 다양한 도구들을 넣고 뺄 수 있는··· 어쩌면 진짜 마법 같은 공간.


그 공간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열어보지 못해 알 수는 없지만···.


‘과거에 내 인벤토리에 무엇이 있었더라?’


분명 뭔가가 있으리라.


그리 생각한 니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서 가자!’고 소리치며 달리는 데미안의 뒤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탓-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선배님.”

“선배님 감사합니다! 나중에 뵐게요!”

“하핫, 합격이나 하고 말하라고!”


멀어지는 두 사람. 그리고 그들을 보던 헤럴드는 작게 숨을 내뱉으며 얼굴을 쓸었다.


“좋은 친구들이 입학해서 좋긴 한데, 두 명에게 쓰러졌다고 다시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하네. 에휴.”






세피아 아카데미 시험장.


웅성웅성-


“꿀꺽-”

“무서워···.”

“쉿. 조용히 해.”

“······.”


그곳에 모여 있는 어린 입학지원생들은 자신들 앞에 서있는 날카로운 외모의 여인에게 긴장하기 바빴다. 한손엔 채찍 그리고 전체적으로 매끄러운 소재의 가죽옷을 입고 있는 쇼트컷의 여인.


그녀의 정체는 바로 세피아 아카데미의 교수 중 한명인 제키 치이란이었다. 그녀는 가볍게 쯧 하고 혀를 차더니.


촤악!


“조용.”

“······.”

“······.”


채찍소리와 한마디만으로 모두를 침묵시켜버렸다. 그 정도로 강렬한 카리스마가 있었기에.


“입학시험장에 온 걸 환영한다. 난, 입학시험평가를 맡은 교수 중 한명인 제키 교수다. 앞으로 너희들은 이 아카데미 안에서 3가지 시험을 보게 될 것이고, 부디 모두 좋은 성적을 내어 입학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물론.”


촤악!


“······.”

“······.”

“재능이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야. 다들 알겠어?”


그녀의 매혹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에 모두가 바짝 얼어 ‘네!’하고 한목소리를 내었다. 한편으로는 과연 어떤 시험이 자신들에게 찾아올지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그때.


탓-


“죄송, 죄송합니다!”

“하하. 죄송합니다.”

“······.”


저 멀리 입구 쪽에서 달려오는 두 명의 소년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을 발견한 입시생들은 모두가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웠다. 알 만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시험을 기다리는 동안 벌어진 날치기 사건을 말이다.


‘저 녀석들은···.’

‘분명 날치기를 따라갔던-’

‘늦게라도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빌어볼 생각인가? 멍청하긴.’


데미안과 니로.


두 사람의 등장에 사건을 지켜본 이들은 씁쓸함 그리고 비웃음을 동시에 터뜨렸다. 그도 그럴게 입학시험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시간약속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간을 못 지킨 다른 이들도 입구에서 들어오는 것을 제지당했었다.


‘응?’

‘그러고 보니 저 애들은 왜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었지? 설마, 담을 넘었나?’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오가던 그때.


스윽-


“···흠.”


교수 제키는 두 사람의 왼쪽 가슴에 달려있는 황금빛 배지를 바라보곤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척!


“늦은 만큼 서둘러 자리로 가도록.”

“네, 네!”

“휴, 감사합니다.”


오히려 늦은 그들에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라며 손짓까지 했다. 그 모습에 이해가 안 되는 다른 이들.


그리고 그들 중 제법 용기를 낸 한 목소리가 제키 교수의 고개를 돌리게 했다.


번쩍!


“저! 교수님!”

“뭐지?”

“저 두 사람은 지각자입니다. 지각을 하면 퇴출당해야 하는 게 방침 아닌가요?”


그 목소리에 모두가 웅성거리며 ‘맞아!’하고 반응을 했다. 그런 많은 이들의 모습에.


촤악!


“닥쳐.”

“헉!”


제키 교수는 다시금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빠르고 날카로운 채찍을 이용하면서 말이다.


“저 두 사람은 특별평가 합격자들이다.”

“!”

“날치기라는 불의를 보고도 시험만 생각해 안으로 들어온 얼뜨기들과는 다르지. 명예를 알고 정의를 행하는 것 그것이 세피아 아카데미의 교훈(校訓)이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는 배지가 녀석들 가슴에 있지.”

“아!”


손들어 질문을 했던 이의 얼굴을 붉어지고 순식간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니로 그리고 데미안에게 쏠렸다. 정확히는 그들의 왼쪽 가슴에 달려있는 황금빛 배지였다.


그 모습에 데미안은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고. 니로는 오히려 시선을 즐기듯 어깰 으쓱였다.


촤악!


“앞으로 3개의 시험동안, 한 사람당 모을 수 있는 배지는 총 10개. 그중 5개만 모아도 합격이다. 물론, 10개를 모은다면.”

“꿀꺽-”

“입학시험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얻는 것이겠지. 때문에, 특별한 것이 준비되어 있다. 훗.”


웅성웅성-


배지 그리고 특별한 것.


“5개만 모으면!”

“날치기 사건처럼 쉬운 시험이 나오는 게 아닐까?”

“에이, 그런 거면 아쉽다. 저런 녀석들 보다 내 가슴에 배지가 달리는 게 낫지!”

“난 10개를 모으겠어!”


그 말에 모두가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한편으론 이른 시간 벌어졌던 날치기 사건 때 달려갈걸 하는 아쉬운 목소리도 새어나오며 언뜻 보아도 평민인 니로, 데미안을 시기하는 듯한 시선을 던지는 이들도 보였다.


촤악!


“조용!”


다시금 차분해지는 분위기.


그녀는 다시금 혀를 차며 반대편에 있던 조수들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마치 뭔가를 가져오라는 듯. 그리고 그것이 맞았는지 서둘러 조수들이 묵직한 뭔가를 입시생들 앞에 가져오기 시작했다.


반짝-


그것은 다름 아닌 수정구슬. 아이머리만한 커다란 구슬이었다.


“첫 번째 시험은 간단하다. 아주 쉬워. 꽁으로 배지 하나가 걸린 시험이다.”


간단이란 말을 했지만 이곳에 모인 이들은 그 말을 쉽게 믿진 않았다. 세피아 아카데미가 얼마나 명성이 높은 곳인지 알기에.


“이것은 마나를 측정하는 수정이다. 그냥 손만 가져다 대면된다. 즉, 마나가 없다면 탈락이다.”

“!”

“!”


어쩌면 당연한 소리! 라고 할 수도 있는 이야기였지만, 꽤 당황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 모습에 데미안은 니로에게 속삭여보는데···.


소곤소곤-


“니로, 도대체 뭐야? 왜 다들 놀라는 거지? 세피아 아카데미는 원래 마나가 없으면 안 되는 것 아냐? 대단한 곳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하. 그건 말이죠. 저도 안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마나가 없는 이들도 입학을 허용했던 모양이더라고요.”

“아아.”

“그래서 다들 똥줄이 타는 거랍니다. 후훗.”

“똥줄이라니 너도 참···.”


그랬다. 작년엔 마나가 없는 이들도 입학을 허용했었다. 시범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 수준이 상당이 떨어지고 제풀에 못 이겨 자퇴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결국 세피아 아카데미는 시험 난이도를 상향시키고 말았다.


마나가 있는 인재들을 뽑아라. 그런 기준으로 말이다.


“으아! 뭐야, 난 작년 기준에 맞게 준비했다고!”

“크, 큰일이야··· 난 마나를 느낀 지 얼마 되지 않았어···.”

“젠장, 난 시험을 위해 먼 지방에서 올라왔단 말이야! 이건 말도 안 돼!”


패닉에 빠진 이들. 하지만 그런 이들을 상냥하게 대해줄 이는 이곳에서 아무도 없었다.


촤악!


“징징대지마! 짜증나니까. 귀족이든 뭐든 재능이 없으면 입학은 할 수 없다. 여기가 어디라고 신분을 내세우는 거지? 넌 탈락이다!”

“히, 히익-!”

“쯧. 오줌지리며 도망치다니. 합격했어도 시답잖았겠군. 다음!”


명문. 어째서 세피아 아카데미가 그렇게 불렸는가. 그 이유는 바로 아무리 지체 높은 인물이라도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함부로 아카데미에서 수학 할 수 없다는 방침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제국에서도 밀어주는 아카데미 아닌가. 그런 곳에서 교수에게 신분으로 뭐라 따졌던 학생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오히려 그는 제키 교수의 채찍에 놀라 오줌을 지리며 달아나는 촌극을 보이며 입시장을 빠져나갔다.


“자! 어서 다음 튀어나와!”


그리고 그 카리스마 있는 말 한마디에. 모두가 얌전히 줄을 서서 수정구슬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러던 그때.


저벅-


오오오···.


모두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인물이 등장했다. 살짝 웨이브진 금발은 허리까지 닿고, 경건하면서도 아름다운 발걸음과 품격에 맞는 옷가지는 평민의 것이 아니었다.


“와 대박.”

“누구지?”

“엄청난 미인이다···.”


새하얀 피부와 더불어 하늘을 그대로 박아 넣은 것 같은 푸른 눈동자를 반짝이며 다가온 그녀는 주변에 있는 사내들을 충분히 홀리게 만드는 그런 미모를 지녔다.


“이름!”

“아멜리아 바르위겐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이 밝혀지자.


“바르위겐!”

“와, 영웅집안 바르위겐에서 세피아 아카데미 입학을 위해 왔다고?”


주변이 다시금 소란스러워졌다. 제키 교수도 바르위겐이라는 이름에 눈을 쌀짝 꿈틀거릴 정도.


하긴, 어쩌면 당연했다. 300년 전. 인마대전을 이끌고 마족의 왕인 마왕에게 상처를 입혀 도망가게 만든 장본인이라 알려진 아서 바르위겐이 만든 가문.


그곳이 바로 바르위겐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곤소곤-


“그런데··· 그곳도 이제 잊힌 곳 아니냐?”

“응. 100년까지는 잘나갔는데, 지금은 가세가 많이 기울어졌대.”

“나도 들었어. 원래 수도에 있었던 가문인데 점점 쇠락하고 유지할 기반이 사라져서 지방으로 가문을 이전했다던데?”

“그럴 수도 있어?”

“이름은 있고 돈은 없었대. 대는 유지하고 싶었던 모양이지.”

“아하.”

“······.”


이윽고 들려오는 이야기에 자신을 아멜리아라고 소개한 소녀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들려오는 모든 소리가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인마대전이 끝난 후. 100년 까지는 엄청난 위세를 지녔던 가문이었으나 제대로 된 인재가 나오지 않자 바르위겐 가문은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제는 아냐.’


그리고 지금 이 소녀, 아멜리아 바르위겐은 웅대한 꿈을 품고 있었다.


‘내겐 재능이 있어.’


다시금 선조 아서 바르위겐처럼 위대한 영웅이 되리라. 그래서 기울어진 가문을 일으키리라! 그런 꿈 말이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수도로 올라와 세피아 아카데미 입학시험을 치루려 하는 것이었다.


‘아버지께서는 여자의 몸으로 힘들다고 하셨지만. 난, 할 수 있어.’

“구슬에 손을 대라.”

‘난 바르위겐이니까!’


텁!


화악-


오오오-!!


그녀가 수정구슬에 손을 가져다 대니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왔고 주변 이들이 크게 놀라며 감탄사를 터트렸다.


이 밝은 빛. 그것이야 말로 품은 마나가 상당하다는 뜻이고 그 말은 즉 그 마나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며 그 모두를 합하면 상당한 인재라는 결과를 도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박.”

“바르위겐가···. 역시 무시할 곳이 못되나 보다.”

“분명 검술이겠지?”

“그렇겠지. 쇠락했다고 해도 검술명가라고.”


가세가 기울었다. 그런 말로 그녀를 낮추려 했던 이들이 빠르게 태세전환을 하자 아멜리아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수정구슬에 손을 땠다. 제키 교수 역시 ‘과연.’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합격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라.”

“네.”


그녀를 합격자들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한편.


‘당연한 일이군.’


놀라는 이들과 다르게 평온하게 그 장면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바로 니로.


‘그녀는 게임 스토리 히로인이니까.’


그는 아멜리아 바르위겐이라는 인물을 알고 있었다. 솔직히. 300년이 지나 아멜리아- 라는 이름은 잊었지만 바르위겐이라는 성은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맹우인 선대마왕을 상처 입힌 영웅의 성이기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아서 바르위겐, 적이었지만 실력은 대단했지. 덕분에 바르위겐이라는 이름은 잊기 어려워.’


그녀의 등장에 스멀스멀 떠오른 과거의 기억. 그리고 앞으로 그녀가 주인공인 데미안과 치를 여러 사건들을 생각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다음! 이름은?”

“네, 네! 데미안입니다!”

“손을 대라.”

“네!”


제키 교수의 목소리에 놀란 표정으로 튀어나온 인물. 데미안이 수정구슬에 손을 댄다. 누구도 별로 신경 쓰지 않은 상황.


하지만.


화아아악!


!!!!

‘주인공은 다른 법.’


수정구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빛에 자리를 옮기던 아멜리아도 뒤를 돌아보며 놀란 눈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나보다··· 품고 있는 마나의 양이 많다고?’


데미안이 지닌 엄청난 자질.


그것에 입술을 꾹 깨문 그녀. 그녀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많은 이들이 크게 놀랐다. 설마, 평범해 보이는 소년이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훗··· 재밌군. 합격이다.”

“가, 감사합니다!”


교수의 말에 수정구슬에서 손을 때고 합격한 이들 쪽으로 걸어가는 데미안. 그리고 이윽고.


스윽-


“아.”

“······.”


날선 눈초리로 데미안을 노려보는 아멜리아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보다 관심을 더 많이 받은 데미안에 대한 질투. 더 나은 잠재력에 대한 부러움. 그런 것이 한꺼번에 뒤섞인 눈빛이었다.


그에 데미안은 어쩔 줄 몰랐으나, 시선을 떼진 않았다.


‘귀족이겠지? 분명 강할 것 같아.’

‘내가 더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해.’


운명적인 눈 맞춤.


그리고 그것을 흥미롭게 니로가 바라보았다.


‘게임 초반에도 아마 저랬지. 경쟁구도. 하지만 이윽고 두 사람은 묘한 감정이 되지. 후훗. 그런데···.’


너무 뻔한 스토리. 하지만 익숙해서 즐거운 스토리이기도 했다. 그렇게 과거의 편린을 즐기고 있을 때였다.


[메인 퀘스트:아멜리아 바르위겐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겨라]

[히로인 아멜리아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십시오. 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된다면 분명 당신의 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공보상: 잊혀진 기억조각, 호감도 상승]

[실패보상: 호감도 하락]


‘또 퀘스트냐···.’


다시금 니로의 눈앞에 나타난 퀘스트. 그것도 아멜리아에 관한 퀘스트에 그는 입맛을 다셨다.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접점을 해야 할지도 감이 안 잡혔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상을 찡그리던 찰나.


“다음!”

“아, 네.”

“이름은?”

“니로입니다.”

“손을 대라.”


니로의 차례가 돌아왔다. 그에 퀘스트에 대한 생각을 잠시 뒤로 하고 그도 구슬에 손을 가져다 대는데···.


‘아직 1서클만 모였으니 잠깐 반짝이려나?’


텁-


그가 구슬에 손을 가져다 대는 순간.


쩌억!


“엥?”

“!”


!!!!


“뭐야! 구슬이 반으로 쪼개졌어!”

“대박!”

“나, 들은 적 있어 마나를 측정하는 도구가 망가지는 것은 측정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증거래!”

“···그럼, 저 녀석이 말도 안 되게 강하다는 뜻이야?”

“······.”


들려오는 잡소리에 니로는 황당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런 잡소리에 반응을 한 두 사람이 있었으니.


“······.”

“······.”

‘···이건.’


바로 데미안과 아멜리아 바르위겐이었다. 덕분에. 게임초반 나오는 눈 맞춤이. 두 사람이 아닌 세 사람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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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뭐가 자꾸 진행이 된다? +6 22.03.19 1,961 58 16쪽
20 20.라이벌에게. +6 22.03.18 1,983 55 12쪽
19 19.원작과는 달라(2). +3 22.03.17 2,044 6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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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마족은 아카데미에 적응중입니다(1).(수정) +3 22.03.07 2,336 67 20쪽
13 13.저가요··· 있잖아요(1). +5 22.03.05 2,544 70 25쪽
12 12.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니로는 일한다. 그것이 마족이니까. +7 22.03.04 2,642 72 26쪽
11 11.어째선지 주목을 받게 되어버렸습니다만? +7 22.03.03 2,731 66 20쪽
10 10.마지막 시험(2). +8 22.03.02 2,695 70 18쪽
9 9.마지막 시험(1). +9 22.03.01 2,744 73 18쪽
8 8.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3). +3 22.02.28 2,840 72 17쪽
» 7.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2). +3 22.02.26 2,886 73 18쪽
6 6.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1). +5 22.02.25 3,066 72 20쪽
5 5.인간 아카데미로 간 마왕 간부. +4 22.02.24 3,558 71 15쪽
4 4.300년 만에 명령을 받다. +3 22.02.23 4,120 84 15쪽
3 3.마왕의 진심. +6 22.02.22 4,573 89 15쪽
2 2.현마왕. +4 22.02.21 5,181 96 15쪽
1 1.마왕군 간부 니로. +11 22.02.21 7,464 1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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