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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300년 만에 입학하여 실눈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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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2.02.21 10:45
최근연재일 :
2022.07.2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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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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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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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2.사라진 반려동물들(2).

*리메이크된 작품입니다.




DUMMY

62.사라진 반려동물들(2).


밤.


세상의 밝음이 사라지고 어두워지는 하늘 색. 발달한 도시여서 그런지 등불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두운 색채는 수도 오브를 둘러싸고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물론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밤에 활동을 하는 술집이나, 가게들이 존재했으니 말이다.


도시는 바쁘게 돌아간다.


몇 시간 있으면 10시가 되어 사람들은 꿈나라로 갈 준비를 하겠지만, 그래도 그 분주한 풍경은 느긋한 농촌과는 달랐다.


반듯하게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마동차의 흐름. 그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은 데미안은 그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이리저리 둘러보기 바빴다.


"뭔가... 낮과는 분위기가 다르네."

"음. 경험해 보지 못한 건가요? 데미안?"


궁금한 듯 물어보는 니로의 말에 데미안은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아. 난 그냥 아카데미에 박혀 살았으니 말이야. 돌아다닐 때도 낮에만 돌아다닌 적이 많고..."

"아하."

"흥. 그게 촌티라는 거야. 힐끔 힐끔 거리면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니 그런 시선은 적당히 하라고. 데미안."


그 모습이 조금 부끄러웠는지 아멜리아가 한소릴 더했고.


"앗. 그런 거야?"

"당연하지."

"여자 말이 맞아. 봐라."


앞서 걸어가던 산체스의 말.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술집에서 일을 하던 반쯤 헐벗은 여인들이 데미안에게 호객행위를 해왔다. 현대사회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겠지만...


"어머, 귀엽네-"

"누나들이랑 같이 놀지 않을래? 우훗."

'이곳은 그런 선이 딱히 존재하지 않아. 자립할 수 있으면 당당한 성인으로 취급해 버리니까.'

"아, 아아.. 괜, 괜찮아요. 헤헤."

"흥. 빨개지긴. 남자들이란..."

"전 아닙니다만."

"나도 아니다."

"두 사람 너무해! 내 편 좀 들어달라고!"


아무튼. 유혹해 오는 여자들을 뿌리치고, 니로 일행은 어두운 도시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유는 당연 사라지는 반려동물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아직까진 뭔가 없네요."

"아직 10시가 되지도 않았으니 말이야."

"학생회에 미리 말을 해둔게 정답이었어요. 이런 움직임... 사실 학생에게 허락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건 그렇지... 그, 먼저 나서준 산체스 선배님 감사합니다."

"산체스 선배로 괜찮아. 님까지 붙일 필요 없어. 격식은 질색이니까."

"아, 예!"

"......"


데미안의 감사에 말없이 손만 살짝 흔드는 그. 그런 그의 모습에 데미안은 아멜리아에게 소곤소곤 말을 던졌다.


"역시 나쁜 분은 아닌 것 같아."

"흐음.. 나도 그런 생각은 했어. 하지만 어째서 학생회에 들어온 걸까? 다른 것을 해도 될 텐데 말이야."


아무래 새롭게 지낸다고 해도 굳이 학생회? 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 그리고 그런 두 사람에게 궁금증이 생길 때.


"산체스 선배는 어째서 학생회에 들어온 건가요? 다른 방법으로 아카데미에 적응했어도 되었을 텐데 말이죠."

'니로?'

'직접적으로 말하기냐!'


니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직구로 던져 말했고. 그 목소리에 산체스는 살짝 눈쌀을 찌푸리다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곤 말을 뱉었다.


"솔직히... 지금 내 성적은 엉망이다."

"아."

"철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닌 벌이지. 아무튼, 그 간격을 줄여서 그나마 어엿한 학생처럼 보이려면... 학생회에 들어와야 했어. 자칫 하다간 졸업을 못할 수도 있으니까."

"아."

"오."


생각지도 못한 말에 세 사람은 '오호-'라고 탄성을 작게 터뜨리며 앞서가는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역시.'

'나쁜 사람은 아니네.'


그리고 오늘 여러 번 생각했던 말을 반복해서 가슴속에 새겼다. 지금 얼굴을 살짝 붉히고 부끄러워하며 앞으로 터덜터덜 걷는 산체스 파브리노는 그렇게 망나니는 아니라고 말이다.


"아무튼. 곧 있으면 10시가 된다. 그때 까지 잠복하기 좋은 장소를 좀 찾아야 해."

"그렇죠. 그러기 위해 돌아다니고 있으니까요."

"다행히... 동물들이 없어진 구역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으니까. 그 구역에서 가장 숨기도 좋고 주변 시야가 잘 보이는 곳이 필요해."

"그런 적당한 곳이 있을까요?"


산체스의 말에 모두가 골똘히 생각 하자.


“그런 곳이라면 제가 압니다만.”


니로가 자신의 검지를 들어 올리며 빙글 웃었다.





사라진 동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밤 10시 즘에 사라진 시간도 그랬지만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사는 곳. 그 구역이 같거나 가까운 구역에 있다는 것이었다.


“좀 넓긴 하지만.”

“넓은 범위긴 하지만 다들 비슷한 구역에 살고 있어요.”

“그렇군. 그렇기에 이곳인가?”

“네. 여기 주변에서 가장 높고 숨기도 좋으며 주변도 잘 보이는 장소거든요.”


빙글빙글 웃으며 말하는 니로. 그리고 직접 그 장소에 도착한 산체스도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확실히. 이곳이라면 주변이 확 들어오는 군.”

“그렇죠?”


니로 일행이 지금 자리한 장소는 다름 아닌 종탑이었다. 과거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던 종탑. 지금은 시계가 나왔기에 움직임을 멈추고 상징적인 건물로만 남게 되었다.


그 위에 선 네 사람. 시원한 바람에 머리칼이 흔들리는 이곳.


“이런 곳을 어떻게 안 거야? 니로?”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하하.”

“뭐야 그게..”

“하하.”


궁금함에 질문을 한 데미안, 그에 니로는 말을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그야 300년 동안 살았으니까. 이 종탑은 대략 50년은 된 건축물이고 내가 지어지는 것도 봤거든. 한때는 빛났던 건물이 지금은 상징적인 고물이 되어버렸네. 세월참...’


니로가 300년 이상을 살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곧 10시가 됩니다. 여기서 잘 지켜보자고요.”

“그래. 여기라면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아.”

“혹시... 오늘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러면... 일단 오늘은 실패로 끝나는 거겠죠.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사건은 계속 일어나고 있어요.”

“그래, 실눈의 말이 맞아. 지금도 계속 반려동물이 사라지는 사건이 계속 반복되는 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으니까.”


다들 공감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10시가 오기 까지 그곳에서 쭉 기다렸다.


“하아암.”

“조금 졸리네. 아무래도 기숙사에서 잠을 잘 시간이기도 하고 말이지.”


그렇게 계속 시간이 흐르고, 아무래도 늦은 시간이다 보니 피곤함에 다들 지쳐하던 그 때.


“쉿-”


?


날카롭게 황금빛 눈동자를 뜬 니로가 자신의 입술에 검지를 가져다 대며 동료들에게 조용히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윽고 들려오는 피리소리에 데미안과 아멜리아는 화들짝 놀랐다.


피이이-


“이건...”

“소리?”


그 적막 속에 울리는 얇은 피리소리를 듣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피리 소리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게.


“피리? 뭐가 들린다는 거야?”

“네?”


산체스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슨 소리에요? 들리잖아요. 얇은 피리소리.”

“그래요 선배. 이 소리 안 들려요?”

“그게 무슨...”


무슨 서로 장난을 치냐는 듯 쳐다보는 산체스. 그런 그의 반응에 데미안과 아멜리아는 얼떨떨해 했는데.


“마기입니다.”

“!”

“!”

“...마기?”

“네. 아멜리아와 데미안은 한번 마교와 접전이 있었기에 느끼는 거예요. 마기의 특유의 기운을 말이죠. 지금 이 피리소리는 마기에요. 마기를 활용한 소리.”

“그럴 수가...”

“반면 산체스 선배는 마기를 느껴볼 기회가 없었겠죠. 아마 집중해서 찾기 어려울 거예요. 선배?”

“뭐, 뭐야. 갑자기 마기라던가 뭐라던가..”

“집중해보세요. 조금은 어둡고 답답한 기운. 마나와는 다른 기운을 말이죠.”

“?”

“선배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칫.”


니로의 말에 자신의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집중을 해보는 산체스. 그리고 그의 뛰어난 감이.


피이이-


“...이건?”

“그겁니다. 그것이 마기입니다.”

“확실히 차갑고.. 무겁고.. 따스한 마나와는 정 반대의 힘이야. 그리고 점점 익숙해지니 소리도 들리는 것 같군.”

‘역시 재능이 있군. 산체스는.’


산체스는 소리를 듣자마자 자리에서 살짝 벗어나 종탑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곤.


“저길 좀 봐!”

“!”

“!”


세 사람에게 알리듯 한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움직이는 뭔가가 있다. 내가 보기엔... 개 같은데?”


산체스가 발견한 무언가. 그것은 어둠속에서 천천히 움직여 어딘가로 향하는... 반려동물이었다. 제법 덩치가 좋은 개였는데, 녀석은 마치 뭔가에 홀린 듯 저벅저벅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피이이-


“이 소리. 역시 이 소리에 뭔가가 있어!”

“혹시... 설마 또 마교?”

“그럴... 지도. 어떡하지 니로?”

“일단, 저 개를 쫓아보죠. 그러면 어떻게든 단서가 나올 것 같으니까요.”

“젠장. 멀어지고 있다고! 쫓으려면 서둘러!”


네 사람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빠르게 종탑을 내려갔다.






피이---


울리는 소리.


그 소리에 주변에 있던 동물들이 반응을 했다. 개, 고양이, 토끼, 새..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는데 모두가 한 쪽을 바라보며 측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콜록- 콜록- 제발...”


그것은 살아있는 것 같으면서도 죽어있는 것과 같았고.


피이이---


인간인 것 같으면서도 인간 같지 않았다. 허름한 거적때기를 두르고. 그것은 애처롭게 소리를 반복했다. 피이이- 피이이- 그 소리는 그 거적때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였고 동물들은 그 소리에 반응하며 그것을 둘러싸며 함께 구슬피 울었다.


하지만 그 소리에 반응을 하는 것은 동물들 뿐.


다른 것은 없었다. 하기야... 이렇게 깊고 어둡고 축축한 동굴 속을 누가 찾아올까? 하지만 무언가는 희망을 품고 계속해서 소리를 반복했다.


그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으니 말이다.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의 생명력이 점점 닳아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마치 꺼지기 직전의 촛불과 같아서... 무척이나 위태로워보였다.


꿈틀...


“콜록- 콜록... 이대로... 난...”


피리소리가 멎는다.


다시금 동굴 안은 기침소리만 반복되었고 동물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자신을 부른 그것을 향해 온기를 전했다. 하나 둘, 종족에 상관없이 자신들을 부른 그를 살리고 싶은 마음으로 말이다.






“왕!”

“어라?”


갑자기 뚝- 끊겨버린 피리소리. 덕분에 열심히 가던 개도 정신을 되찾았는지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이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덕분에 개를 쫓던 네 사람만 황당한 표정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돌아가 버렸잖아?”

“이, 이렇게 되면 실종은 아니게 되는데...”


데미안과 아멜리아는 당황해 하며 어리둥절했고 니로와 산체스는 조금 경계하는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았다.


“이거... 왜 하필 이런 곳일까요?”

“그러게 말이야.”

“니로?”

“어? 그러고 보니 여긴...”


번쩍-


10시가 넘은 밤인데도... 아직도 낮과 같이 환한 빛을 내는 공간이 있다.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기도 했지만, 가장 사람들이 들춰내길 꺼내하는 장소.


수도에 빛이 일반인들과 귀족들이 사는 구역이라면 이곳은 어둠이 도사리는 구역 중 한 곳.


“여기야 여기!”

“오빠들, 오늘 밤 같이 찐하게 어때?”

“.....”

“.....”

“우왓! 무, 무심코 따라왔는데.. 이, 이곳은...”

“호등가야.”


오브의 환락의 거리, 홍등가 구역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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