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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300년 만에 입학하여 실눈캐리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2.02.21 10:45
최근연재일 :
2022.07.25 21:41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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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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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7
글자수 :
519,239

작성
22.06.0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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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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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0.환상을 깨뜨렸습니다.

*리메이크된 작품입니다.




DUMMY

60.환상을 깨뜨렸습니다.




쨍그랑!


그 소리가 나는 것처럼. 주변이 마치 유리창이 깨진 것처럼 산산조각이 나고 세상은 환한 빛으로 돌변하더니 이내 허우적거렸던 바다 속 풍경은 사라지고.


처억-


“아, 아아-”

“여긴···.”

“학생회실이 있는 건물이죠. 더불어 현실이고 말이죠.”


현실의 복도가 두 눈 앞에 나타나 세 사람을 반겼다. 그 모습이 참 웃겼는데, 그도 그럴것이 데미안은 대리석 복도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였고, 아멜리아는 엉거주춤 앉아있다 이내 화들짝 놀라 교복치마의 민망한 공간을 제 손으로 감췄으며 니로는 여유롭게 서 한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말이다.


“···당신이군요.”

“······.”

“아, 실례. 선배님- 이라고 해야겠죠?”


사각의 안경을 쓰고 천천히 제 손으로 그 안경을 고쳐쓰는 인물. 녹색의 머리칼을 올백으로 넘긴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닌 파보 알렉시스, 학생회의 임원 이었다.


“잘도 환술을 깨고 들어왔군.”

“인상적이었습니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환술마법이었어요.”

“인공마석을 활용한 마법 장치거든.”

“호오. 그 공업용으로 사용하는 그 저렴한 인공마석 말입니까? 그걸로 이런 밀도 있는 환술을 만들어 내다니 대단하시네요.”

“···환술에 조예가 좀 있나?”

“훗. 제가 마법학부라서요.”

“흐음.”


흥미로운 표정으로 지켜본 그는 데미안 그리고 아멜리아, 니로를 훑어보더니.


“합격.”

“아.”

“오.”

“하, 합격인가요?”


합격이라는 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떨어뜨리기 위해 만든 시험이었다. 회장님이 추천한 것은 다 형편없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것을 깨고 내 눈앞에 멀쩡히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훌륭하다고 판단했기에 난 합격점을 주고 싶군.”

“그럼-”

“우리!”

“학생회 임원이 될 것 같네요.”


니로의 한마디에 데미안과 아멜리아는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그들의 목표가 임원에 들어가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탄성에.


펄쩍!


“합격했어?”

“회장님?”


복도 옆 다른 방에서 튀어나와 눈웃음을 보이는 인물이 세 사람 눈에 들어왔다. 제이 블랏. 현 학생회장의 모습. 그녀는 마치 제 일이라도 된 듯 기뻐하며 껑충껑충 뛰어와 세 사람 앞에 서더니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짝짝!


“역시 내가 꼽은 인재들이야. 이야- 파보 봤지? 결국 합격 한다니깐.”

“···그 자신만만해 하는 표정, 썩 보기 싫었습니다만. 휴우... 그들이 좋은 인재라는 것은 확실해 보이더군요. 하지만 단순히 합격했다고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학생회는 세피아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시켜주고 바른 길로 선도하기 위해 있는 곳. 더군다나 전통적인 면도 지켜야 하고··· 일이 많습니다. 덕분에 2학년 임원은 저 하나 뿐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일이 너무 힘들어서 다들 나가버렸거든.”

“아.”

“아.”


두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들으니 데미안과 아멜리아가 퍽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앞으로 순탄한 길만 갈 수는 없겠구나 생각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니로는 걱정 말라는 듯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말씀하시는데 죄송하지만.”

“음?”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생각보다 제가 일을 잘 해서 말이죠.”


이라고. 그 말에 학회장과 파보는 조금 얼떨떨한 표정으로 니로를 바라보았다. 아마 단순히 임원으로 합격된 1학년의 패기? 그 정도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빙글 웃음을 짓는 니로의 그 눈.


‘마왕의 밑에서 오래 일을 해왔으니까.’


그것은 여유로움의 극치였다.


#


"이거 실화냐?"


이제는 조금 옛스러워진 유행어... 하지만 그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제이 블랏은 놀란 표정으로 양쪽으로 쌓여가는 서류를 바라보며 놀란 눈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쌓였던 회장님의 업무. 그 서류작업을 이렇게 빨리 분리하다니... 도대체 정체가 뭐지?"


그리고 그녀의 곁에 있던 파보도 같은 시선을 바라 보았는데, 사실... 그들의 시선은 정확히 서류가 아닌, 그 서류 속에 파묻혀 있는 니로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 니로가, 그 니로가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대뜸 일을 시켜달라고 했고, 장난기가 발동한 제이가 그를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던 것.


그런데... 엄청난 속도로 일이 처리가 되니 두 사람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여기고 저건- 저기다가..."


중얼중얼 거리면서 빠른 속도로 손을 놀리는 니로의 모습에, 구경을 하러 따라온 데미안과 아멜리아도 크게 놀란 표정으로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대단하네..."


제이 그리고 파보가 단순히 놀란 것이 아니다. 니로가 보여주는 지금의 일처리는 평소 제이가 했던 일 처리보다 더욱 뛰어난 처리속도였고 무엇보다 정확했으며.


툭-


"이정도면 될까요?"

"빨라!"

"그, 그걸 다 정리한거냐?"

"네. 좀 어지러워서 걱정은 했지만 생각보다 간단해서 어려운 것은 없었습니다."


그걸 대수롭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이 놀라웠다. 그 모습에 제이 블랏은 '와! 당분간 일 처리를 하지 않고 놀아도 되겠다!'하며 즐거워했고, 파보는 성큼 다가와.


덥석!


"훌륭하군!"

"서, 선배님?"

"저 무능한 회장보다 더 대단해! 앞으로 일을 좀 맡겨도 될까?"

"...그러기 위한 임원 아니었던가요?"

"크흑. 당연한 이야기건만, 왜 이리 기쁜건지..."


대단한 감동한듯 눈물을 글썽였다. 아무래도 업무처리 능력이 별로 좋지 못한 회장을 모시고 오랜 시간을 일한 그의 노고가 심했던 것 같았다.


'좋은 흐름이군.'


사실 니로가 이렇게 자진해서 업무처리 능력을 일부러 보인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좋다. 너희들을 정식으로 임원으로 인정하지. 회장님도 의견은 없겠죠?"

"어? 당연하지! 와- 니로와 데미안, 아멜리아가 내 부하가 되었다!"

"단어 선택을 제대로 하세요. 크흠. 미안하군. 부족한 회장님이지만 너희들이 잘 좀 보좌할 수 있도록."

"아, 네!"

"내가 학생회 임원이 되다니..."

'퀘스트 성공이군.'


[특별 메인 퀘스트: 데미안, 아멜리아를 학생회 임원으로 만들어라.]

[성공보상: 두 사람이 마족에 대한 인식을 바꿀 이벤트 퀘스트가 대량 발생합니다.]


퀘스트의 확실한 성공을 위한 포석이었다.


"곧 임명장이 주어질 거다. 그리고 이제 막 임원이 되었지만... 너희들에게 미리 이야기를 할 것이 있다. 바로 세피아 아카데미 학생회의 전통적인 대외 활동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좀 더 시간이 지연될 것 같았다만... 의외의 상황이 생겨서 말이지."

"의외의 상황?"

"그래. 니로, 네가 회장님이 해야 할 일을 제법 잘, 빠르게 처리해 준 덕분에 시간에 여유가 생겼거든. 아니, 시간의 여유가 아니지... 사실 늦었다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 옳아."

"?"

"?"


파보 알렉시스의 말을 들은 1학년 모두가 고개를 갸웃 했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저 멀리 괜스레 머리를 긁적이며 휘파람을 살살 부는 회장 제이 블랏의 모습을 보니...


'회장 일이 늦어버려서 정작 해야할 대외 활동에 차질이 생긴 모양이군.'

"하,하하. 그건 아무래도 좋고 일단 1학년들에게 대외 활동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는 것이 어때? 파보-"

"크흠. 그러죠."


찔리는 것이 있는지 대충 넘어가려고 하는 그녀의 말에 파보는 헛기침을 하며 부드럽게 말을 이어갔다.


"대외 활동이란 세피아 아카데미에 전해지는 전통. 과거 기사도 정신을 이어받은 활동을 말한다."

"알고 있어요. 세피아 아카데미아가 아닌 밖으로 나가 곤란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일이죠? 일종의 봉사활동."

"맞아."


파보의 끄덕임에 정답을 맞춘 아멜리아는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듯 가슴을 폈고, 데미안은 처음 들어본다는 듯 흥미로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게임을 해보았던 유저, 니로도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사실 주인공 일행이 학생회에 들어가는 에피소드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띠링-

[퀘스트:수도 오브, 사라진 반려동물들, 그 원인을 찾아라1.]

[수도 오브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반려동물들... 점점 늘어나고 있는 그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라.]

[이 퀘스트는 연계 퀘스트입니다.]


'앞으로 마인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퀘스트가 발생하는 이상, 분명 앞으로 중요한 일이 일어나는 거점이 되겠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발생하는 퀘스트. 니로는 그 퀘스트가 본능적으로 마인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는 퀘스트라는 것을 깨달앗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똑똑-


"음?"

"어?"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모두가 고개를 돌리는데...


끼익-


"...임원을 모집한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조금은 익숙한 목소리에 1학년 세 사람은 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정확히는 니로의 눈이 좀 더 커졌다. 실눈이 번쩍 떠져 황금빛 눈동자가 보일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도 그럴게, 학생회실을 방문한 인물이 퍽 의외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왔군. 2학년 중에 지원을 한 인물이 있어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말이야."

"칫."

'저 인물은...'

"산체스 파브리노. 설마 진짜로 찾아 올 줄은 몰랐군."

"....."


그는 다름 아닌, 전에 니로와 결투를 했던 2학년 산체스 파브리노였다.


특유의 붉은 머리칼과 큰 키, 불량스러운 얼굴과 날카로운 눈매... 척 보아도 비행청소년 처럼 보이는 분위기에 괜스레 데미안과 아멜리아는 침을 꿀꺽 삼켰고...


"어?"

"안녕하세요?"

"네가... 여기.. 왜?"

"제가 할 말입니다. 선배님."


산체스도 니로를 발견하고 살짝 얼굴을 제 손으로 쓸다 이내 머리를 긁적였다.


"지독한 악연이군."


그렇게 말하면서 말이다.


그 묘한 분위기에.


"흥미롭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래? 하하."

"회장님..."


그녀가 불쑥 끼어들어 묘해진 분위기를 풀어냈다. 그리곤.


"재밌을 것 같으니 합격!"

"!"

"!"

"회장님!"

"에에. 하지만 재밌을 것 같은데? 산체스 파브리노. 너 앞으로 학생회 임원이야."

"그, 그래도 되는 거냐? 시험같은 건..."

"자세한 활동 같은 것은 모르지만 네 성적은 너무도 잘 알고 있어. 필기를 제외한 실기 천재. 하지만 여러모로 천재성을 일부러 숨기고 있지?"

"크으... 어떻게 그걸..."

"기억 못하겠지만 같은 반이었거든. 1학년 때."

"그런..."

"회장님. 아무리 그래도..."

"괜찮아. 내가 보장할게. 너도 알다시피 산체스 파브리노는 굉장한 불량아.. 망나니로 알려졌지만... 사실 그게 진실된 모습은 아니라고. 게다가 요즘엔 나쁜 소식도 귀에 닿지 않고 말이야. 그렇지?"

"....그래."


살짝 고개를 돌리며 눈살을 찡그리는 산체스 파브리노. 그 모습에 니로는 '뭔가 변했군.'하고 생각하며 어깰 으쓱했다.


'이거 참... 일이 흥미롭게 돌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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