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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타로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 망나니 왕자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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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타로
작품등록일 :
2019.01.07 14:16
최근연재일 :
2019.01.18 06:5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431
추천수 :
84
글자수 :
56,953

작성
19.01.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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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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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0쪽

3. 마나 량을 늘려라 (3)

DUMMY

13



“다녀오셨습니까. 생각보다 빨리 오셨군요.”

그야 한 군데만 다녀왔으니 그렇지. 공작은 내가 영지 시찰을 핑계로 여기저기 놀다올 것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공작, 대련 어떤가?”

나는 불쑥 제안을 던졌다.

“네? 지금요?”


나는 마차에서 내리기 무섭게 대련을 입에 담았다. 공작은 드물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방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고단할 텐데 오자마자 하지도 않아도 될 대련을 먼저 입에 올렸다.


“그래. 내가 마차에서 얻은 깨달음이 있어 그렇네.”

그런게 있을 리가 없었다.


그저 마나 하트 안에 차올라 있는 나의 힘들을 풀어놓고 사용해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을 뿐이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이야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검술 훈련에서도 나쁘지 않게 써먹을 수 있었다.


“저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야, 준비를 하지요.”

공작은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도 공작 부인도, 조프리도 나를 맞이하러 나오지 않았다.


줄리아야 그럴 만 하지만, 조프리 녀석은 정말. 나를 엄청나게 싫어하는데 엄청나게 싫어하는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답답했다.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뭔가 더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사실 나는 조프리를 싫어하지 않는다. 굳이 인간 중에서 따지자면 호감이 있는 쪽이다. 나는 마법의 종족이니 마법에 재능이 있고 열심인 인재라면 싫어할 이유가 없다.


조프리는 듣자하니 인간 중에서 손에 꼽히는 인재라고 하고 그런 자라면 굳이 미워하지 않는다.


나는 조프리에 대한 잡생각을 하면서 씻지도 않고 곧장 연무장으로 내려 갈 채비를 했다.


“몸을 풀고, 진검 대련으로 가지.”

내가 대범하게 제안했다. 공작은 눈썹만 으쓱거리더니 알겠다고 대답했다.


마차에 굳은 자세로 앉아 있어서 근육은 굳어 있었지만 마나를 몸 안으로 쉬지않고 순환시킨 덕분에 속은 멀쩡했다.


난 재빨리 몸을 풀고 진검을 들고서 공작을 기다렸다. 내가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외치는 바람에 우리의 대련 소식이 기사들 사이에서도 알음알음 퍼진 모양이다. 몇몇 익숙한 얼굴들이 연무장 구석에 모여 있었다.


공작은 기사 한 명을 불러 심판 역을 맡겼다.

나와 공작은 예의를 갖춰 인사를 건넸다.


“선공을 양보할까요?”

“아니, 먼저 들어와도 되네.”


나는 자신만만했다. 아직 소드 마스터를 이길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로부터 많은 것을 흡수해낼 자신은 있었다.


공작은 거절하지 않고 땅을 박차올라 기세 좋게 쇄도했다. 첫 공격부터 매섭고 날카로웠다. 그래도 이 정도면 받아칠 수 있다.


근력이 모자라서 팔이 아릿했지만 괜찮았다. 이제 마나를 검기로만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몸에 두를 거니까.


나는 곧장 횡으로 들고 있던 검을 고쳐잡으며 공격을 시도했다.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나는 지금 극도로 호전적이었다. 눈 앞에 있는 이 훌륭한 검사를 이기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었다.


검에서 길게 검기가 뻗어나왔다. 바로 사라지지도, 흐려지지도 않는 파르스름한 검기.


공작은 검기어린 검을 받기 위해 바로 검기를 뽑아냈다. 푸르고 긴 빛을 뽑아내는 두 검이 매서운 기세를 뿜어내며 부딪쳤다.


“오오...!”

검기가 흩어져 날리는 광경에 기사 무리로부터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한 합, 두 합, 세 합... 총 일곱 합.


일곱 합을 제 자리에 선 왕자가 조금도 밀리지 않고 검을 받아냈다. 검기 또한, 사라지지 않고 생생했다. 오히려 싸울 수록 더 강렬하게 타올랐다.


열 합이 넘어가자 공작의 끝장 공격이 쇄도했다.


지금까지의 공격이 장난이었다는 듯 날카롭고 정확한 공격이라서 내가 보기에도 흠 잡을 곳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마지막 공격까지는 완벽히 막아낼 재간이 없어서 억지로 막아내다가 밀려서 바닥을 굴렀다.

깔끔한 패배였다.

배운 게 많은 패배.


소드 마스터의 검기를 받아내기 위해 자연스럽게 운용되었던 마나들. 본능에 가까운 움직임들을

극한의 정도로 깨우치기 위해 공작과 같이 좋은 상대는 없다.


“좋은 대련이었네.”

나는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며 외쳤다.


“...저하께서 많이 성장하셨군요.”

공작은 드문 칭찬의 말을 건넸다. 칭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소드 익스퍼트의 초입의 경지를 보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숙한 검기 운용 실력을 선보였다. 검술 천재로 라도 보이지 않을까.


“고맙네. 다 자네 덕분이지.”

난 공작에 대한 공치사도 잊지 않았다. 공작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성으로 먼저 들어갔다.




***




“조프리 백작은 어디에 있지?”

“현재 서재에 계십니다.”


나는 서재 문을 노크하고 들어갔다.

책을 보며 뭔가를 종이에 적고 있던 조프리가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내 얼굴을 본 조프리의 표정은 미묘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마법 수업, 매일 받기로 하지 않았나.”

쓸모가 없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지만 하기로 한 이상 함께 시간은 보내야했다.


조프리는 깃펜을 내려놓았다. 미간은 찌푸려져 있었지만 공작과 한 약속이라는 의무감이 조프리를 움직이는 듯 했다.


“...기초 이론서를 다 떼셨으니 실전으로 들어가 볼까 합니다.”

“좋네.”


“먼저 마나 느끼기 부터 하겠습니다. 몸 안의 마나를 깨우치고 감응할 수 있게 되는 속도는 모두 다르니까요. 깨우친 후에는 제게 일부를 흘려보낼 수 있게 된다면 통제는 하실 수 있게 되신 겁니다.”


그야 식은 죽 먹기였다.

마나를 느낄 줄 모르는 드래곤이라는 개념이 얼토당토 않은 것처럼.


“그건 이미 할 줄 아는 것 같은데.”

난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말했다.

“네?”

“난 소드 익스퍼트지. 검기를 다루는데 마나에 아예 무지하지는 않아.”

“운용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글쎄. 이리 와봐.”


나는 조프리를 내 앞으로 부른 후 손을 잡았다. 조프리는 거북스러운 듯 움찔했지만 내치지는 않았다. 펜을 잡는 자 특유의 마르고 강단있는 학자스러운 손.


말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낫겠지.

나는 조프리의 손으로 마나의 일부를 흘려 보냈다. 내 감정을 담아 조금 거센 기세로 꽤 많은 량을.


“.......”

“...정말 하실 줄 아시는 군요.”


얼른 손을 잡아빼는 조프리의 표정은 어두웠다.


“형님과 대련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프리는 2층 창가에서 연무장을 내려다보았었다. 나는 윗층에서 느껴지는 시선을 인지하고도 굳이 아는 척하지 않았다.


“그래?”

“검술로 그 정도에 오르시고는 갑자기 마법을 하시겠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이유는 간단해. 난 둘 다 잘 할 거거든.”


난 다소 친절하고도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둘 다 잘 할 건데 하나에만 몰두할 이유가 없었다.


“너와 내기 하기로 한 것 잊지 않아. 그리고 난 결코 지는 내기는 하지 않지.”

“...하,”

자신만만하시군요. 조프리가 이를 갈듯 중얼거렸다.


“기억하십니까? 전에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왕자 저하께서는 마법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입니다. 저 같은 자를 부리면 된다고요.”


테오 놈, 그런 말을 했었나!? 마법사들의 증오를 사고도 남을 발언을 했군. 나는 조프리가 나를 싫어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글쎄. 사람의 생각은 쉽게 바뀌곤 하지. 한 가지 진실된 말을 할 수 있다면, 지금 내가 무엇보다 존중하는 것은 마법이라는 사실이다. 검술보다 더, 말이지.”


마법의 위대한 힘의 체현자가 나인데, 마법을 어찌 경시할 수 있단 말인가?


“예를 들면,”

<파이어 볼!>


내 오른 손 위로 작은 파이어 볼 세 개가 두둥실 떠올랐다.


“이런 재미를 어디에서 느낄 수 있겠나? 마법이 아니면 불가능하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한, 힘의 흐름 말이지.”


“...벌써 주문을 영창하시는군요.”

“독학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태어날 때부터 마법에 관해서는 모두 깨치고 태어나니 독학이라고 밖에 설명이 불가능했다.


조프리는 말도 안되게 빠른 나의 배움의 속도에 당황한 기색이 여실했다. 저번 수업 때 기초 이론서를 외운 자가 갑자기 주문을 영창할 수 있게 되다니. 기초적인 수식에 대한 이해는 이미 끝냈단 말인가?


“말도 안 됩니다. 마법의 세계에 독학이라는 개념은 없습니다. 오직 훌륭한 스승을 만나 배우고 익히는 방법 뿐이죠!”


조프리는 내가 무슨 속임수라도 쓴 것마냥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럴 지도 몰랐다. 나는 내 영혼이 내 몸에 가르치고 있는 것이니 어쩌면 영혼과 육체 사이에 사제관계가 성립할 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할 수 있다.”


<파이어 볼트!>

언제든 날아갈 준비가 된 형체 열개가 쫙 늘어섰다.


2 서클의 마법이지만 이정도로 운용하려면 마나가 훨씬 많이 든다.


나는 간단하게 마법을 무위로 돌렸다.

자랑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몰래 배우셨군요.”

조프리의 말에는 확신이 차 있었다. 독학 따위 가능할 리가 없으니까.


“자네는 나를 믿지 않는군.”


조프리는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상식이 깨지고 있었다.

마법이 독학으로 가능하다면 마법 아카데미와 마탑이 왜 존재하겠는가?


말도 안 되는 능력을 보이는 왕자의 반질반질한 낯짝이 재수 없었다.


“그럼, 이제 내 수준에 맞는 수업을 준비해주게.”


나는 그말을 남기고 서재를 빠져나와서야 내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은 그때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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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망나니 왕자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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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시간 안내 (2019.01.10 수정) 19.01.08 252 0 -
» 3. 마나 량을 늘려라 (3) +2 19.01.18 279 6 10쪽
13 3. 마나 량을 늘려라 (2) +1 19.01.17 210 4 10쪽
12 3. 마나 량을 늘려라 (1) 19.01.16 237 2 9쪽
11 2. 인간적인 성장법 (5) 19.01.15 229 4 9쪽
10 2. 인간적인 성장법 (4) 19.01.15 224 6 9쪽
9 2. 인간적인 성장법 (3) 19.01.14 241 6 10쪽
8 2. 인간적인 성장법 (2) +2 19.01.13 296 6 9쪽
7 2. 인간적인 성장법 (1) 19.01.12 298 6 10쪽
6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5) 19.01.11 315 7 9쪽
5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4) 19.01.10 320 9 10쪽
4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3) +1 19.01.09 342 8 9쪽
3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2) +1 19.01.08 390 9 11쪽
2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1) 19.01.07 510 5 11쪽
1 프롤로그 19.01.07 535 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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