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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타로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 망나니 왕자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요타로
작품등록일 :
2019.01.07 14:16
최근연재일 :
2019.01.18 06:5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4,434
추천수 :
84
글자수 :
56,953

작성
19.01.17 06:50
조회
210
추천
4
글자
10쪽

3. 마나 량을 늘려라 (2)

DUMMY

12



보통의 인간이라면 기상이변과 같은 이 혼돈의 폭풍 앞에서 뒤돌아 도망칠 것이다. 그렇게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게 옳은 선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마나 폭풍은 연약한 생명체라고 해서 인정사정 봐줄줄 모르는, 자기 스스로도 통제할 수 없는 힘의 집합체이다.


자연적으로 드물게 발생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여러 모래 기둥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난 것을 보면 노아스의 말대로 인위적인 짓이 분명했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그러한 짓을 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잠시 이리저리 흔들리는 마나 폭풍들을 보며 기운을 읽었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확실히, 힘의 집합체라 부를만 했다. 인간이 한 번에 감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량이었다. 꼬인 매듭을 제대로 풀줄 모른다면 저 안에 갇혀서 갈갈이 찢겨나가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다.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내 천재적인 능력을 믿는 수 밖에.

몸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도움이 필요할 뿐이다.


나는 노아스의 충고대로 땅의 하급정령 둘을 불러 내가 모래 폭풍 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는 활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적은 량의 마나로도 형성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어마법을 몸에 둘렀다.


이제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다. 맨 몸으로 저 안에 뛰어드는 것.


나라도 긴장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연약한 육체가 찢어지고 나면 내 영혼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고뇌에 잠기기엔 적기가 아니다.

나는 마나가 바닥나기 전에 뛰어 올라, 마나 폭풍 안으로 들어갔다.


“허억...!”

바람의 정령까지 소환할 걸!

나는 몸을 강타하는 세찬 바람 속에서 간신히 눈을 떴다. 바람의 힘에 의해 내 몸은 지상에서 한참 높이 떠 있었다.


엉망진창이로군.

안에 들어와 날카로운 눈으로 훑어보니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더 명확했다.


서로 뒤엉킨 힘들이 자연적으로라면 결코 불가능했을 일정하고도 복잡한 방식으로 얽혀 있었다. 수식은 분명 계산적이었다.


“하.”

누가 만든 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졌다.

이런 복잡한 방식을 계산해낼 수 있는 자라면 결코 인간일 수 없었다. 최소 드래곤이다.


다행히 내가 못 풀 정도로 까다로운 것은 아니었다.

나는 마력이 엉켜붙은 자리마다 내가 가진 마나를 주입해서 꼬인 형태를 풀어냈다. 아끼고 아껴서 사용했는데도 마나 량은 벌써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안 돼, 조금만 더.

나는 바닥의 바닥까지 긁어 마나를 퍼부었다.

살갗이 찢겨나갔다.


필사적이었다. 여기서 포기하면 끝장난다.

나는 온힘을 다해 매달렸다.


하급 정령 하나를 돌려보냈다, 마나가 부족해서.

나머지 정령 하나도 점차 희미해질 때였다.


“됐다!”


엉킨 힘이 풀려 폭풍이 사라지고 마나가 제 모습을 찾았다. 자연 마나 그 자체였다. 자연이 형성해낸 정순한 마나. 이대로 놔두면 그대로 자연 속으로 흡수된다.


지금이 때였다. 지금만이 갈곳을 잃은 마나들이 자연의 질서 속에 편입되지 않고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적기였다.


나는 그 마나들을 ‘흡수했다.’

텅 빈 마나 하트를 가득 채우도록, 조금도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내 안으로 빨아들였다.


마나 하트 안에 날뛰는 기운이 거칠었다. 마나가 몸 안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우욱...!”


나는 피를 조금 뱉으면서도 몸 속 기운을 다스리려고 노력했다. 순응하지 않으려는 기운들을 내리 눌러서 몸 속을 순환시켰다. 강하게 움직이는 마나 탓에 몸 곳곳이 통증을 호소했다.


몸 안을 한 바퀴 돈 마나들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후...”

마나 하트를 채운 마나 량이 꽤 든든했다.

하나 성공하고 나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나는 저 멀리 보이는 마나 폭풍들이 총 몇 개인지 세보았다.

다섯 개.

좋았어.


나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두 번째 바람 속으로 돌진했다.




***




하나를 해치운 후에는 일이 쉬워졌다. 첫 번째 폭풍이 준 마나 량을 기반으로 두 번째를, 두 번째를 기반으로 세 번째를 정복하는 방식으로 하니 더는 피를 토할 일도 없었다.


정신 없이 게걸스럽게 눈 앞의 마나에만 몰두하다가 일이 끝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해가 밝아오고 있었다.


“이런.”

기사들이 나를 찾을 것이 분명했다. 너무 늦으면 분명 난리가 날 것이다.


나는 밤새도록 바람을 맞아, 엉망이 된 옷깃과 머리를 대충 정리하고 말에 올라탔다.


동이 터오는 작은 마을로 돌아가는 길은 즐거웠다.

황야를 떠다니던 모래 폭풍은 모두 사라졌고 그 강렬한 힘은 고스란히 내 안에 축적되었다. 묵직해진 마나 하트가 반가웠다.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이정도면 4 서클의 마법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식 계산을 잘해서 조절을 잘 한다면 5 서클도 가능했다.


2 서클 마법을 겨우 사용할까말까 하던 나로서는 기쁘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몇 년의 피나는 수련을 통해서야 가능한 발전을 단 하루 밤만에 이루어냈다.

일반적인 인간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방식이지만.


말을 달려 황야에서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동이 트기가 무섭게 장사 준비를 하러 나온 일부 부지런한 상인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 나리가 왜 새벽부터 황야에서 온담, 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괜히 마음이 즐거워져서 한 번 씩 웃어주고는 여관으로 향했다.


“여기는 특별히 갈 곳도 없는데...”

“분명히 어제 밤에 주무시러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예상대로 여관 1층은 시끄러웠다. 내가 객실에 없었던 탓이었다.


“나 여기 있네.”

“저하...!”


내가 여관 문으로 들어오자 당황한 기사들이 달려왔다.


“간밤에 어디 계셨습니까?”

“잠시 황야에 다녀왔지.”

“...황야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간밤에 왕자가 몰래 다녀온 장소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이상한 곳이었다.


“공작이 황야에 정체모를 바람이 생겼다고 해서 호기심이 들었지 뭔가. 그래서 가봤는데 헛소문이었나 보군. 아무 것도 없었다지.”


나는 진실에 거짓을 섞어 설명했다. 원래 이런 방식이 가장 사람을 속이는 데에 적합한 법이다.


“저하, 그런 것이었다면 저희도 같이 데려가셔도 되셨는데...”

물론 그럴 수야 없었다. 마나 폭풍을 해치우는 장면은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으니까.


“별 것 아니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이제 생드니에서 볼 일은 끝났군.”

“그럼 마차를 어디로 몰까요?”

“공작성으로 돌아가자. 공작이 기다리고 있겠어.”

“예, 알겠습니다.”


영지 시찰이라는 거창한 핑계를 대고 나온 것치고는 목적만 달성하고 돌아가는 간단한 여행이었다. 영지를 한 바퀴 돌아보고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검술 수련과 마법 대결, 두 가지가 내게는 심히 촉박했다. 괜히 시간을 버릴 여유가 없었다.


마나가 늘었으니 검술 면에서도, 마법 면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아직 내 성에 차려면 멀었지만, 그래도 첫 발을 디딘 느낌이라 좋았다.


마차와 말들을 대기 시키려고 나간 마부와 일부 기사들을 제외하고 1층에는 나와 기사들이 남았다.


기사들은 평소보다 훨씬 더 기분이 좋아보이는 내 얼굴을 흘끔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저, 저하.”

“왜 그러는가?”

“다름이 아니라, 실은 저희도 저하께서 공작님과 대련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기사의 조심스러운 말을 듣자 내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러한가?”

“예. 저하께서 정말로 소드 익스퍼트의 경지에 오르셨습니까?”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하겠는지 내게 확언을 들으려고 한다.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더니 자연스럽게 다다르더군.”


내 능청스러운 대답에 기사들이 오오, 하고 감탄하는 기색을 흘렸다.


소드 익스퍼트의 바로 다음 경지가 소드 마스터이다. 익스퍼트와 마스터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지만 말이다. 소드 마스터가 대륙에 몇 되지 않다보니 소드 익스퍼트 정도가 뛰어난 기사 대다수의 마지막이었다.


열여섯 살 밖에 되지 않은 왕자가 벌써 소드 익스퍼트라니. 대단한 성과가 맞다.


기사들끼리 교환하는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평민들과 자연스럽게 말을 섞고, 매일 아침 수련에 몰두하며, 일정한 결과까지 얻고 있다는 사실에 고무된 것이 분명했다.


하녀들이 수군거리는 것처럼 전과는 행동의 격이 달라진 것도 한몫할 것이다. 함부로 소리지르거나, 화내거나, 때리는 일 없이 어느 정도 온건한 면모만 보이고 있으니까.


망나니 1왕자가 어느 정도 ‘전과 다른 면모’를 보인다는 점에 수긍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나는 여관 앞에 출발할 준비를 마치고 서 있는 마차에 올랐다. 여관 사람들도, 길에서 일하던 이들도 모두 이쪽을 쳐다보았다.


나는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들어주었다. 생드니에는 고마운 기억만 남아있을 테니.


이제 성으로 돌아가면 공작과 공작의 동생, 조프리 녀석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두려움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내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거쳐야할 관문일 뿐.

호승심만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그래서였다. 공작성에 돌아가자마자 공작에게 대련을 청한 것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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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망나니 왕자되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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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3. 마나 량을 늘려라 (3) +2 19.01.18 279 6 10쪽
» 3. 마나 량을 늘려라 (2) +1 19.01.17 211 4 10쪽
12 3. 마나 량을 늘려라 (1) 19.01.16 237 2 9쪽
11 2. 인간적인 성장법 (5) 19.01.15 230 4 9쪽
10 2. 인간적인 성장법 (4) 19.01.15 224 6 9쪽
9 2. 인간적인 성장법 (3) 19.01.14 241 6 10쪽
8 2. 인간적인 성장법 (2) +2 19.01.13 296 6 9쪽
7 2. 인간적인 성장법 (1) 19.01.12 298 6 10쪽
6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5) 19.01.11 315 7 9쪽
5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4) 19.01.10 320 9 10쪽
4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3) +1 19.01.09 342 8 9쪽
3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2) +1 19.01.08 390 9 11쪽
2 1. 드래곤, 인간이 되다 (1) 19.01.07 510 5 11쪽
1 프롤로그 19.01.07 536 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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