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화
"와우! 드라코 대장의 화끈한 승리! 역시 드라코 대장의 아이스 소드는 전국에서 알아줍니다! 예언의 용사 이카리씨는 쓰러진 채 치료 반이 투입됩니다!"
시작을 중계했던 혁명군 간부가 마지막 중개에 나섰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베놈의 새끼는 지워진지 오래였다. 그 사라진 기억속에서 만들어진 것은 드라코의 승리였다. 사실을 알고있는건 이카리와 코즈와 로체뿐이었다.
"......."
레시아는 눈이 커다래진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입을 벌려보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랐다. 드라코가 이길거라고 어느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이카리가 가끔 무척 강해질 때가 있긴 하지만 혁명군 대장 드라코와 싸우는 지금은 그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분명 눈앞에선 드라코가 이겼고 이카리는 쓰러져있고 등뒤의 상처를 치료받고 있다. 그런데...그런데...뭔지 모를 먹먹함이 느껴진다. 뭐라 모를 답답함이 느껴진다. 뭔지 모를 소리질러버리고 싶은 느낌이 임ㅆ다. 아니라고...안이라고...앞에 펼쳐진 모든 상황이 거짓됬다고....하지만 없다.....없다....기억에 없다...드라코가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으로 이긴 장면만이 남아있다. 착각인가?...바람인가?....소망인가?...원망인가?.....비굴함인가?....망상인가?....집념인가?...한인가?....수만가지 자신의 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위로해보려하지만 자신의 마음의 아픔은 쓰라리게 느낀다.
"후우!.....레시아..정말...이거원...니가 데려온 사람은 예언의 용사님이 아닌 것 같은데? 예언의 용사님이면 나한테 질리가 있나!..후우..정말..넌 너무 사람을..잘 믿어서 탈이라니까. 된통 당할 뻔했잖아. 이게 뭐야. 얼마 안있으면 전쟁인데..이런 일이나 생기고...너 강등될거야!....라고 말해야하지만 이번건은 그냥 넘어가줄게. 뭐...우리팀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도 됬고...흐음....내가 있어 다행이지. 저 녀석 의외로 셌다구!"
드라코가 팔을 으쓱거려보며 미소짓는다.
"아냐....왜야...."
레시아는 땅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리지만 드라코는 듣지 못했는지 모두에게로 간다. 관람중이던 혁명군들은 모두 모여 축배를 터뜨리고 있었다.
"헤...그럴 줄 알았다니까. 예언의 용사가 저렇게 약할 리가 없지."
"정말...난 처음부터 알아봤다니까."
"무슨!...자기가 제일 먼저 행가래하자고 했던 주제에!"
"헤에...뭐 그런 걸 기억해. 그냥 너무 기뻐서..."
"됬다. 됬어....모두 집중!"
"......."
드라코의 한 마디에 엄숙해졌다.
"오늘 큰 일이 있었다. 예언의 용사!....그런 건 잊자....우리는 그런 것에 의존하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의 길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다시는 이런 일에 현혹되지 마라고 이번 일은 반성의 계기로 삼고 잊자. 그리고 나 또한 너희들을 믿지 않은 점......미안하다!"
"와!! 뭘 미안해하고 그래!'
"그래, 잘 된게 잘된거지."
"너가 없었으면 밝혀지지도 못했을거라구!'
"정말....고맙다...오늘 밤 마지막으로 연회를 벌이자. 결의의 기념으로! 모래부터는 본격적으로 전쟁준비에 들어가니! 정신 차리는게 좋을거야!"
모두가 소리질렀다. 이카리 팀을 제외하고...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레시아가 그 사실을 확인하곤 뛰어갔다. 그들이 있을 곳으로...혁명군 기지의 입구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저.....떠나는거야?"
"그래야지."
밖으로 나가던 이카리가 뒤에서 들려오는 레시아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나도 같이 가면...."
"넌 남아!"
"어째서....."
"그 곳이 어울리니까. 그 곳이 너가 있을 곳이니까."
"......"
"우리도 결국은 너가 있을 전장에 있을거니까..그럼 된거잖아."
"지금 어디로..."
"전쟁 전에 들려야 하는 곳."
"?...."
"그정도만....그럼 안녕."
이카리가 멀어져갔다. 레시아는 게쏙 바라보았다. 도저히 이대로 보내고 싶지고 않았다. 잡고 싶었다. 하나의 결심을 굳히고 레시아가 발을 떼려했다.
"그리고....로첸 레이지!!!...너가 옳아! 난 절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멋지고 강한 예언의 용사지!!!!"
이카리는 한 손에 로체를 높이 들어올린 채로 뒤돌아보지 않고 외쳤다.
"다시 만나자!!!!!!"
레시아는 옮기려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녀의 가슴이 뛰었다. 답답함은 사라졌다. 상자가 열렸다.
"......꼭!........꼭!!!!!!!.....꼭이야!!!! 예언의 용사!!!"
웃는 얼굴과는 다르게 레시아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최대한 크게 말했지만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소리치고 난 뒤에는 사라져있었다. 그래도 왠지 들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낯간지러워서 못봐주겠네...뭐?..멋지고 강한 예언의 용사?"
코즈의 계속되는 질타와 로체의 무시하는 시선 그것이 이곳 현실에서 계속 이어졌다.
"후....벌써 일요일 밤...헤...내일 학교가야되는거야?...하아..레시아 전학간 걸로 하려면 참..."
"그렇지.뭐..."
"이야..뭐야. 로체...갑자기 멈춰서면 어떻게 해?.."
"앞에...."
로체는 커다래진 눈으로 손을 들어 앞을 가리켰다. 검은색....어두운 검은색...
칠흑같은 어둠속.......
뭔가 움직였다.
"이카리?"
이카리를 부르는 목소리...그 어둠에서 한 인물이 나타났다.
금색의 헝클어진 장발....금색 눈....애즈비가 등장했다.
"오랜만이야!...너무 오래 기다렸잖아...정말..너무...오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