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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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리)
에키는 기억상실에 걸린듯했다. 최근 몇 년의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비스라는 녀석은 그녀의 인생 일대를 차지했던 듯 싶다. 기억하는 거라곤 이곳에서 살던 집. 라면 끓이는 법. 배달시키는법. 등등 몇가지였다. 그녀의 집...비스와 살았다고 추정되는...에서 우리는 통장 몇 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안에는 에키 혼자라면 30년은 흥청망청 써도 되는 돈이 들어있었다. 아마 마을 하나씩을 불태우면서 챙겨둔 돈이지 싶었다. 마법으로 만든 돈일 수도 있고, 결국 에키는 병원과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코즈가 조치해주었다. 에키는 현실적으로 표현하면 부모님을 일찍 여위고 유산을 엄청나게 가진 초등학생이 된 것이다. 같이 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건 왠지 비스가 바라는 에키의 미래가 아니었던 것 같아. 그냥 가끔 찾아가서 돌봐주기로만 하였다.
레시아도 기억을 잃었지만..우리가 잘 말해준 끝에...레시아가 사전지식이 없는 것이 크게 한 몫했지만...기억을 찾을 수 있었다.
과연...잘 된 걸까?....우리가 원하던 방향이 이것이 맞을까?....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고 계속해서 우리는 같은 곳을 보며 걸어갈 수 있다. 지금은 그 사실에 만족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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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기, 이카리.....대단하더라..후우...브레스를 '영원한 순간'으로 막으려면 150은 나와야할텐데...순간에 그렇게 성장하다니 말야.사실..조금 의심했다구..그러다가 그냥 믿기로 했지..너의 성장을 믿기로...너가 내가 생각하는 남자라면...충분히 가능할 거라구...고마워...내 기대에 부응해줘서..고마워...살아남아줘서."
코즈가 눈시울을 살짝 붉혔다.
"아...그거?...브레스?....'영원한 순간' 쓴 거 아닌데. 이거야. 이거..."
이카리는 광검을 가리키며 미소지어보였다.
"?!"
"이거라니까.이거 발동하면. 구역내 마법을 없애지. 브레스도 없애버린거야. 참 편리하지 않아?...으악! 뭐야..갑자기 왜 때려."
"그냥!"
코즈는 더 힘차게 이카리에게 주먹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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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딘)
"..으...뭐지....난 왜 이곳에 있는거지...."
"..?"
"....모르겠어...난 누구지...왜 이곳에 있는거냐구...그리고..왜..당신에게 끝없는 분노를 느끼는거지.."
내 앞에서 포리온이 나를 노려다보며 힘들단 표정을 짓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그것일지도 모른다. 지아..의 삭제....그렇게 큰 의미였던걸까?..자신의 이름조차 알지 못할 만큼?....
"당신은 누구지?"
"나....난...딘 퀘이치...이 나라의 국왕이지."
"..국왕?....퀘이치?....으아.......!!!!!...당신...미안해..아니...미안할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 뭔진 몰라도...이 상황은 이상해....주위를 봐봐. 이 넘쳐흐르는 피를 보라구. 피가 이 나라 곳곳에 묻어있어. 이상해.그리고 저기 저 남자....저 남자의 머리....그건 당신이 가진 자루에서 나온 것 같아..뭔진 모르겠지만.난 당신과 싸워야할 이유가 있던 거 같아...이 마음속에서 끌어오르는 분노가 증명해주는 것 같아."
그가 검을 바로세웠다.
하.....아무래도...해야할 듯 싶다...이제 마음은 평안하다. 그녀의 죽음이 나를 가르쳐주었다. 이곳에서 난...멈출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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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딘)
"으으윽.....으윽...으으윽.....당신...아니....퀘이치라고했나?....강하네.역시...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당신때문일거야.으으윽...."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그럴거야..아니..확실히 그래.
"왜 죽이지 않는거지?"
"보고싶으니까."
"본다고?.."
"그래."
"하.....하하...언제...?"
"인연이라면..만나겠지."
"인연이라구?...."
"그래.인연.....악연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그를 뒤로 한 채 걸었다. 그를 보면 멈출 것 같았기에 보지 않았다. 계속해서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났다. 눈을 감으면 그의 얼굴이 자세하게 떠오른다. 눈썹하나까지도....미안해.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해서..마지막까지 화해하지 못해서. 진실을 알려주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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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딘)
세상은 내가 생각한 대로 변하여갔다. 왕국은 내 차지가 되어버렸고, 나를 도운 가문 전부는 승리에 도취되었고, 물론 그전부터 이름있는 가문들이었지만...모두가 내 밑으로 들어왔고 8대가문은 모두 엄청난 귀족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오후 1시에 나의 취임식이 준비되어있다.그리고 지금 오전 11시 난 지금 왕국에서 떨어진 산..지아의 무덤....세리스의 무덤이 있는 곳에 와있다..도망가고 싶었던 걸까? 왕이 되기 싫었던 걸까?.여기까지 와놓고서? 그만두려면 지아가 죽기전에 그만뒀어야지!!!!!!.....그러면 살아있을텐데...포리온이 진실을 잃지도 않았을텐데...케츠와 로체 애즈비의 그 실망한 눈빛을 보지 않아도 됬을텐데....아냐..아냐...그것 모두가 계획의 일부잖아?...난 모두...알고있었어...계획에서 발생할 이런 일의 공포를.두려움을...난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거라고...
"지아..뭐가 맞는거야? 이대로 도망쳐있으면 안될까?...너무 무서워..너가 있어야 되는데, 지아...너가 없으니까 너만 찾게 되네.뭘까...내가 널 사랑한 건 아닌데..맞아....넌 내 좋은 친구였어. 난 그런 녀석인데..친구와 함께할 때 내 두려움을 감출 수 있는..무찌를 수 있는 그런 녀석인데.....제발....알려줘."
"바보같은 딘...."
어찌된걸가?! 내 귀가 잘못된걸까?..엎드려 있던 내 귀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아의 목소리..환형일까?....눈을 뜬 곳엔 지아가 서있었다.환각일까?.....아무래도 좋다.
"지아!"
"넌 그렇다니까. 꼭 없어지면 찾아. 있을 때는...안 찾고 말야....인간 됨됨이가 잘못됬다니까."
"미안...미안해."
"아휴...남자답지도 못해서 질질 짜기나 하고, 진짜 이나라 최강 검사가 너라고 말하기가 부끄럽다니까."
"........"
"딘....그리고...너 지금 취임식 안 가고 뭐하고 있는거야?!"
"그..그러니까...그게."
난 그런거 달 능력도 안되고, 달고 싶지도 않아. 너하고 포리온을 잃었는걸....
"딘..뭐...'너가 죽었는데 내가 어떻게 국왕이 되냐?' ...이런 바보같이 약해빠진 소설의 여주인곧 대사를 할거면 좀 닥치고있어. 후....우리 처음부터 생각해보자. 넌 꿈을 꿨어..그리고 그 꿈을 성취하기 위해 나아갔지. 난 그 모습이 좋았어. 아마 다른 애들도 그랬을거야. 세리스란 애는 아마 꿈을 찾는 너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았을까? 난 그렇다고 생각해...꿈을 쫓는 남자가 인기있는 법이거든. 그리고 나와 너의 모든 친구들 역시 꿈을 쫓아가는 너의 모습을 원해...뭐 하나 잃어버렸다고 질질 짜고 있는 너의 모습을 나는 원하지 않아. 넌 우리에게 전설의 용사 같은 존재니까..."
"..지아!...."
"자...뭐해!....벌써 12시라고, 어서 뛰어!"
지아의 모습이 흐려져간다.
"지아!"
손을 뻗어 지아에게로 향한다. 지아도 손을 내민다. 악수한 손에 ...힘을 주지 못할 것 같다. 허공을 잡을 것 같은 두려움에.....
"이제 진짜로 안녕. 딘."
그녀가 사라진다. 아무것도 없다.....난 꿈을 꾼 걸까?...아니었으면 한다. 아니....꿈이어도 상관없다. 단순히 꿈이 아니길 증명하려는듯이 시계를 본다.
12시...정각...이게 증거는 될 수 없다. 그저 바랐을 뿐이다.그녀가 나와 잠깐이지만 함께 있었다고, 내 친구가 날 응원하고 있다고, 난 두렵지 않다. 왕이 되는 것이...갈 것이다....내가 있어야 하는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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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딘)
"로체스터 국 제 17대 국왕 로첸 스카 폐하의 뒤를 이을 제 18대 국왕 딘 퀘이치 폐하이십니다!!!!!"
빛나는 왕관, 뭔지 모르게 긴..옷.....바닥에까지 끌리는........허리에 채워진 두자루의 검, 레이지와 애즈비....광검은 버렸다...그 검을 볼 때마다, 나의 신념이 약해졌기에....잔정이 나를 붙잡았기에..지아를 향한 믿음이 아닌 지아를 죽였다는 죄책감만 남기었기에......8대가문이 내 앞에 무릎을 굽힌 채 고개를 조아리고 있다. 8대가문의 큰 함성소리...그리고.....
"반역자는 물러나라!!!선왕폐하께 무슨 짓이냐! 하늘이 두렵지도 않느냐!"
"국가를 능욕하지 마라!!!"
일부 국민들......
"아..예에....감사히 들었습니다. 그러셨었나요?...그럼....선왕폐하 곁으로 보내드려야죠."
취임식은 끝났다. 나의 궁전으로 향한다.
"크악!!"
"선왕폐하!!"
"크아아악!!!!"
비명소리가 들린다. 내 뜻을 잘 알아들은 신하들이다.
시작이다. 내 계획의 시작....이 나라가 세리스를 닮지 못하는 건...아직 자유의 소중함을 몰라서이다. 빵 하나에 자신의 자유를 등가교환이라고 생각하는 머저리들이 넘쳐난다. 어쩔 수 없다. 그 빵조차 빼앗아버려야 그들은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엔 아직 빵을 빼앗는 악당이 없다. 빵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좀도둑은 들끓지만 악당이 없다. 악당이 없으니, 정의의 사도도 없다. 안그런가? 그러니...악당이 되어야겠다. 너희가 정의의 용사의 마음을 가지길 바라며 말이다. 대가를 가르쳐줘야한다. 자신의 권리를 추구하지 않았을 때의 대가를, 그 대가로 알게되리라. 피의 대가를 치루어야만이 권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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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
애즈비는 숨가쁘게 지금까지 읽어왔다.
그리고 지금 애즈비는 마지막 한 장을 남겨둔 상태에서 손을 떨고 있었다. 과거...역사...그리고...음모....미래의 역사.....애즈비가 받아들이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제일 중요한 것..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떨쳐지지가 않았다. 왠지 모르게 마지막 장은 보지 말아야할 것 같은 느낌....애즈비의 손을 멈칫하게 하는 불안감이 있따. 하지만 그녀는 넘겼다. 호기심은 인간의 가장 위험하고도 강한 욕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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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레이지(로체)가 나를 떠났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내가 그녀의 아버지(선량하다고 알려진) 로첸 스카를 죽였으며 또한 많은 국민들을 학살하고 세금을 올리며 귀족정치를 하였기에...당연해..큭큭..당연하다구...그녀는 떠나버렸다. 다른 곳으로가 아닌 다른 공간으로...큭....다른 시간으로.어디로 갔을까?.아마 그곳일 것이다. 미래...그곳....미래 중 유일하게 변화하지 않고 멈춰진 그곳...이카리가 있는 곳으로...미래의 내가 있는 곳으로!!! 날 죽일..예언의 용사...미래의 나를 데려와줘. 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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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어..어...어.....!!!! 악!!!!!"
애즈비는 손에서 일기장을 놓쳐버렸다.
'이곳에 쓰여진 모든 내용이 사실일까?....만약..그렇다면..어떻게 되는거지?..뭐야....뭐냐고..잠깐만...미래의 딘?...무슨ㅁ 소리야....'
애즈비는 자신의 뺨을 두손으로 세게 때렸다. 그제서야 마구 마구 떠오르던 잡생각들이 멈췄다. 단 한가지로만 생각했다.
'보자..이게 맞다면....이게 만약 맞다면.딘이...자신을 부른거라면...딘은...죽는다?....!!'
애즈비는 떨어진 일기장을 제자리에 꽂아놓고.걸음을 재촉해 밖으로 나왔다.
"이동!"
애즈비는 시간을 열었다. 그곳으로...이카리가 있는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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