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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수인 님의 서재입니다.

골드아이와 함께라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월하수인
작품등록일 :
2021.01.01 11:41
최근연재일 :
2021.01.27 19:56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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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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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9,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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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2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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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개국(1)

DUMMY

베네스 왕국에서 돌아온 후 스카니는 모든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율리나와 혼인을 하였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율리나가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와 준 덕분에 평탄한 생활이 연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오러 운용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었다.

-오늘도 별볼일 없네. 그래도 언제 오러 운용이 가능할지 모르니까 외적인 훈련은 멈추면 안된다고.

“알고 있어. 그러니까 포기하지 않고 이렇게 훈련하잖아.”

-그리고 율리나가 있잖아. 바라만 봐도 배가 부르는 율리나.

골드아이는 스카니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말하고 있지만 이것도 며칠만 먹히지 이제는 시간이 오래 지나자 효과가 없었다.

“오러가 돌아오는 것은 없어? 넌 돈만 있으면 뭐든 다 해주잖아.”

-그래. 다 해주긴 하는데 이번 건은 나도 어쩔 수 없다고. 어디서 좋은 약이 생기면 모를까.

“좋은약?”

-그래 좋은 약 말이야. 드래곤 하트나 만년 묵은 만드라고라가 가장 효과가 좋고 아니면 와이번의 심장 트롤의 피 등등이 있지.

골드아이의 말에 스카니의 눈이 커졌다. 다른 것은 불가능해도 하나는 가능했다.

“트롤의 피라고?”

-그래. 트롤의 피로 계속 샤워를 하고 마시는 것을 반복하면 오러홀에 생긴 상처가 아물었다는 고대 문헌이 존재하긴 하지. 그런데 그 비싸다는 트롤의 피로 샤워를 한다? 미친거지.

트롤의 피는 포션을 만들 때 들어가는 주재료로 가격이 매우 비싸다.

“카렌님께 말해서 트롤의 섬으로 가야겠어. 그곳이 답이야.”

-간다고 해도 그 사람이 미쳤다고 피를 줄 것 같아? 돈이 있어야 가능하겠지.

“그래도 도와주시지 않을까?”

-도와주면 이 영지는 다 말아먹는거지. 돈도 없는 영지에서 너 하나 고쳐보자고 거금을 쓸지 의문이군.

결국 모든게 돈이 문제였다.

카렌을 찾아간 스카니가 한가지를 요구하자 고민하던 카렌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자신에게 들어갈 돈을 스카니에게 쓰는 것이 더 나았다.

“트롤 섬으로 가게나. 비용 청구를 하면 내가 다 처리할테니 치료를 잘 하고 오게나.”

“알겠습니다. 치료차 가는 것인만큼 혼자 다녀오겠습니다.”

스카니가 말하지 않아도 같이 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무리 남편이라고 해도 트롤의 피로 샤워를 한다는데 있던 정도 떨어질 것이다.


작은 배를 얻어 타고 트롤 섬에 도착한 스카니는 조드 아키나스를 찾아갔다. 역시나 반갑지 않다는 표정을 짓던 조드는 돈을 준다는 말에 표정을 바꾸었다.

“그러니까 트롤의 피로 샤워를 하고 먹는다고? 생각만 해도 역겹군.”

“하지만 저에게 필요한 것입니다.”

“자네가 돈을 준다고 하니까 준비를 해주는데 웬만하면 비추천하네. 트롤의 피는 정제를 해도 약간의 독성이 남아 있어 장복을 금지하는 물품인데 자네처럼 매일 샤워를 하고 마신다고 하면 부작용은 알아서 감당해야 할 것이야.”

“그 문제는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지요. 준비만 해주시면 됩니다.”

“기간은 얼마나 소모될 것 같은가?”

“글세요.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차피 돈만 벌면 되는 것이기에 더 이상 묻지 않고 말을 마쳤다.


트롤의 피 뿐만 아니라 몬스터들의 피는 사람의 피와 다르게 파란색이다. 그것도 찐한 파란색. 그리고 지금 조드 아키나스가 가져다주는 트롤의 피는 그저 독소만 정제한 그야말로 순수한 트롤의 피였다.

“마시면 죽을 것 같은데?”

포션으로 제조를 할 때에는 여러 가지 첨가물이 있어서 사람이 먹기에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물론 당장 죽게 생겼는데 맛을 따질 생각 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거부감 그 자체였다.

-죽을 것 같아도 죽지는 않아. 그런데 오랜만에 보니까 나도 역겹군.

골드아이는 욕조 안에 찰랑 거리는 파란색 물을 바라보았다.

-어서 저 병에 든 것부터 쭉 들이키라고. 지금의 고통을 참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강해지는 날이 오겠지.

골드아이의 말에 스카니는 눈을 감고 트롤의 피를 입에 넣었다. 그 순간 바로 다시 밖으로 나왔다.


온 몸에 있는 모든 것이 밖으로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것을 매일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좌절감이 들었다.

-카렌이 큰맘먹고 여기로 보낸 것이라고. 무조건 입에 넣어. 그리고 삼키라고.

“알아. 나도 그것은 아는데 몸에서 거부 반응이 장난이 아니야.”

-그래도 어서 먹어라.

결국 스카니는 몇 번을 토하면서 트롤의 피를 마시고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해가 바뀌고 건국의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자크 크롬은 주디안 테오로스와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다음주면 우리가 정식으로 왕국을 선포하는 날이네. 각 나라에 사신들은 보내놨겠지?”

“그렇습니다. 얼마나 올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몇몇 왕국은 오지 않겠습니까?”

“그럼 다행이겠지. 그나저나 나머지 가문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아자크 크롬의 말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아이저 가문 아란테 가문은 군사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번드 가문이 각 나라에서 올 사신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고요.”

“크리아노 데칸은 근위병을 훈련시키고 있을테고 율 로랭은 예산 편성하느라 바쁘겠지.”

“그런데 래릴 오퍼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행을 떠났다는데 행사에는 참여하겠지요.”

그렇게 대화를 하던 아자크 크롬이 궁금하다는 듯 말을 했다.

“베라투스는 어떠한가? 카렌은 결국 마스터에 이르지 못했다지?”

“그렇습니다. 그 전대 아나크레님 이후로는 마스터를 배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야. 저번에 베라투스에 걸출한 인물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검투대회에서 우승해서 카렌의 사위가 되었다는 그자 말이다. 아이저 가문과 아란테 가문의 자제를 박살내고 우승해서 화제가 되었지.”

“나이에 비해 높은 실력이 화제가 되었지만 저번에 베네스 왕국에서 큰 부상을 당해 두문불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공식적인 정보지만 오러를 잃었다고 합니다.”

그의 말에 아자크 크롬은 무릎을 탁 쳤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군. 고급 인력이 그렇게 되다니.”

“전에 베네스 왕국에서 있었던 일은 간략하게 보고 되어 잘 모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때 베네스 왕국의 기사 수십명과 병사 수백을 베어버리고 성을 빠져 나왔다고 합니다. 잠력을 폭발시킨 듯 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정말로 크게 될 인물이었는데 안타까워.”

하지만 그는 이내 표정을 바꾸며 말했다.

“결국 실력으로 작위를 내릴 것인데 베라투스는 가장 낮은 자리에 위치하게 되었군.”

“모든 것은 전하의 뜻입니다.”

“아직 왕이 된 것이 아니니 말을 편하게 하게.”

그러면서도 300여년 전에 이 섬으로 쫓겨와 살았던 선조들을 생각했다. 300년 전의 비화는 서고에 자리잡고 있다. 절대로 잊어서는 안될 일이었기에 아자크 크롬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그 책을 읽으며 항상 울분을 삼켰다.

“이제 다음주입니다. 그 후면 우리가 계획했던 일 중에 반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그렇겠지. 암튼 준비를 잘해주게.”

그의 말에 주디안 테오로스가 대답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란색 피를 그저 눈 감고 들이킨 스카니는 조용히 욕조 안으로 들어가서 자세를 잡았다. 5개월을 넘게 이짓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벌써 5개월이라니. 세월 참 빠르군.

“그러게. 어서 집에 가고 싶다고. 율리나도 보고 싶고.”

-하긴 이곳에 온 뒤로 편지만 왔지 직접적으로는 오지 않았으니까.

“오지 않은 것이 다행이지. 이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어. 나조차도 거울을 볼 때마다 혐오스러운데 다른 사람이 봤으면 기절한다고.”

-그나저나 몸 상태는 어때?

“몸 상태야 최고지. 이제 오러 운용도 가능하고 검술도 어느정도 완성도도 높아졌고.”

-들인 돈을 생각하면 그정도는 기본으로 해야지. 카렌도 정말 독해. 한두달 쯤 지나면 오라고 할 줄 알았는데 끝까지 지원해주네.

“그러게. 돈을 내가 내는 것이 아니니까 자세한 금액은 모르지만 이미 천골드 이상은 나갔을거야.”

자신을 위해 도움을 주는 카렌이 고맙기도 하면서 부담스럽기도 하였다. 그 많은 돈을 들였다면 그가 그것을 채우는데 일조해야 했다.

-돈을 내고 회복한게 다행인거지. 만약 돈만 날렸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그러게.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해야겠어. 다음주가 개국이라는데 얼굴은 내밀어야지.”

-한자리 차지하려고?

“자리는 무슨. 그저 오래 볼 사람들이니 안면이나 트자는 것이지.”

-나도 다비스 섬에 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니까 가보자고.

스카니와 골드아이는 그날을 기다리며 다시 수련에 매진했다.


거의 모든 섬에 초대장을 왔기에 조드 아키나스는 괜찮은 선물 몇 개를 챙기고 배에 올랐다. 그런 그의 옆에는 스카니가 타 있었다.

“몸은 괜찮은가?”

“트롤의 피가 워낙 좋아서 효과가 좋았습니다.”

“카렌님이 보낸 것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쫓아보냈을 것이네. 어떤 미친놈이 트롤의 피를 그냥 먹고 그것도 모자라서 피로 샤워를 하다니.”

“느낌은 썩 좋지 않은데 그래도 한번쯤은 해볼만 합니다. 나중에 몸이 불편하시면 따라해 보시지요.”

“돈을 모아 신관에게 갈지언정 그 짓은 못하겠네.”

스카니에게 트롤의 피를 전해주는 일꾼들의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피에 미친놈이라는 표현이 적절했다.

“그런데 아키나스님.”

“왜 그러는가?”

“베라투스 가문으로 오실 생각 없으십니까? 제가 이런말 하기가 좀 그렇지만 우린 다시 잘 지낼 수 있습니다.”

스카니의 말에 조드 아키나스는 입을 다물었다.

“제가 카렌님의 사위라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트롤의 섬에서 5개월가량 있으면서 느낀 것이 많았습니다.”

“그것은 자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네.”

조드 아키나스가 먼저 입을 다물자 스카니도 더 이상 말을 걸 수 없었다. 그렇게 말없이 배를 타고 베라투스에서 내렸다. 스카니를 내려준 조드 아키나스는 그대로 다비스 섬으로 떠났다.

-정말로 꽉 막혔군. 앞날이 걱정이구만.

“어쩔 수 없지.”

항구에서 준비된 말을 타고 영주성에 도착한 스카니는 카렌에게 먼저 찾아가서 인사를 했다.

“개국 때문에 돌아온 것인가?”

“아닙니다.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배려에 감사합니다.”

“그럼 내가 먼저 확인을 해봐야겠어.”

돌아오자마자 장인과 칼부림이라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연무장에 도착한 스카니의 눈에 같은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개국에 맞추어서 기사단을 만들었지. 그들 앞에서 개망신 당하고 싶지 않다면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네.”

“이제야 몸이 좋아졌는데 전력을 다하라니요. 저 또 다치면 돈 또 들어갑니다.”

“돈 걱정은 하지 말라고.”

카렌이 손짓을 하자 주변에 있던 기사들이 응원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카렌을 무조건 지지하고 있었다.

“그럼 시작합니다.”

어쩔 수 없이 검을 뽑아든 스카니는 가벼운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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