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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수인 님의 서재입니다.

골드아이와 함께라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월하수인
작품등록일 :
2021.01.01 11:41
최근연재일 :
2021.01.27 19:56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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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28
추천수 :
15
글자수 :
129,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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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1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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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능력을 증명하라(1)

DUMMY

모든 것이 변했다. 하루하루 벌어서 먹고 살기가 바쁘던 스카니가 아침부터 따뜻한 빵과 우유를 먹으면서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베네스 왕국으로 가서 암흑상인 토린과 거래를 하고 오면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그런데 그 사람과 거래하기가 쉽지는 않을거야. 성격이 오락가락 하니까.”

“그렇다면 전에 갔던 사람이 가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보통 상황이라면 그렇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특별했다. 베네스 왕국 귀족의 사생아라는 타이틀이 의심병이 생기게 하였다.

“전에도 말했지만 자넨 이제 이 영지를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이네. 하지만 그들에게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지. 자네의 결정 하나에 영지의 운명이 좌우되는데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암흑상인과의 거래를 성공적으로 끝내야 하네.”

부담감을 팍팍 주는 카렌으로 인해 잘 넘어가던 빵도 넘어가지를 않고 목구멍을 막았다.


드디어 베네스 왕국으로 떠나는 날이 왔다. 들뜬 스카니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항구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10척의 배를 보는 순간 기분이 가라앉았다.

“설마 이걸 타고 가라고요?”

그냥 대충 봐도 배가 낡아 보였다.

“상선으로 타고 베네스 왕국으로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베네스 왕국과 톨롤레의 해군이 단번에 알아 차리고 우리를 죽이려고 달려들 거야. 베네스 왕국이야 어떻게든 떨쳐 낸다고 해도 톨롤레의 해군을 만나면 그냥 사는 것을 포기해야지. 우리가 전쟁을 하러 가는 것도 아니고 물건을 사러 가는데 전투인원을 많이 데리고 갈 순 없잖아.”

“하지만 배가 너무 낡았는데요?”

“원래는 이러지 않았는데 영지 사정이 좋지가 않아서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가라앉은 적은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베어몬트의 말에 스카니는 절망의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가라앉은 배를 다시 쓴 적이 없으니 당연히 가라앉은 적이 없는 배라고 하지.’

속으로 베어몬트를 욕하면서 배에 올라탔다.

항행은 중간 중간에 기항지가 있었고 날씨 또한 좋았기에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베네스 왕국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3시간 거리에 있는 섬 뒤편에 배를 정박 한 후 한척만을 이용해서 베네스 왕국의 최대 항구 도시인 시스항으로 향했다. 코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곳으로 이곳을 통해 움직이는 물품들은 엄청났다.

“간만에 오는군. 자네도 처음이지?”

“그렇죠.”

“할 일이 많으니 오늘 밤에 토린을 만나러 가자고.”

베어몬트의 말에 스카니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토린이 누구입니까?”

“음. 죽이고 싶은 지랄 맞은년? 그냥 미친년이라고 하는게 더 낫겠군. 너도 그년을 보면 나처럼 욕부터 나올 것이니까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그렇게 베어몬트에게 토린 이야기를 어느정도 듣자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베어몬트는 익숙하다는 듯 골목 골목을 걸어서 다 쓰러져가는 판자집에 도착했다.

똑똑똑

베어몬트가 일정한 간격으로 노트를 하자 안에서 등이 굽은 곱추가 걸어 나왔다.

“무슨 일입니까?”

“달이 아름답군.”

“보름달은 참 아름답지요.”

“아니. 초승달이 아름답지.”

“들어오시지요.”

곱추가 비켜서며 말하자 베어몬트가 앞장을 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문이 닫히면서 곱추의 등도 서서히 펴지기 시작했다.

“냄새를 보아하니 해적이군. 무슨 일인가?”

“말 좀 곱게 하는게 어때?”

“실력이 되면 그렇게 해주지.”

보통 베어몬트의 성격이었다면 바로 검을 뽑아들었을텐데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저 씩 웃으며 말했다.

“토린과 거래를 하러 왔다. 안내해라.”

“토린님이 네놈과 친구인줄 아나? 오래살고 싶으면 그 혓바닥부터 조심해야 할 것이야.”

“그 충고는 다음생부터 이행할테니까 어서 토린에게 안내하라고.”

베어몬트가 닥달하자 그는 바닥에 침을 뱉고는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벽장을 치우고 굴 안으로 들어가 한참을 걸은 후에야 새로운 곳에 도착했다.

“잠시만 기다려라.”

잠시 후 한 여인이 곱추였던 사람과 걸어나왔다. 나이를 보니 20대를 갓 넘은 듯 보였다.

“베어몬트. 오랜만이야.”

“요즘은 물건이 좀 많나?”

“없는 것 빼고 다 있으니까 필요한 것부터 말해보라고.”

베어몬트는 스카니에게 눈빛을 보냈다. 필요한 품목을 적어 놓은 종이를 꺼내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골드아이가 경고를 보냈다.

-뒤로 몸을 날려.

종이고 뭐고 몸부터 뒤로 날렸다. 그리고 바로 검을 뽑아서 토린을 향해 휘둘렀다.

쾅 쾅 쾅

베어몬트도 갑자기 공격하는 토린으로 인해 몸을 뒤로 날렸다. 하지만 검은 뽑지 않았다. 그저 그 상황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거 진짜 미친년이네. 거래를 하러 왔는데 무턱대고 공격한다고?”

“어머. 숙녀한테 그 무슨 말이니.”

검투대회를 거치며 실력이 비약적으로 늘었지만 지금 상대하는 토린의 벽은 높았다.

-소드 엑스퍼트 최소 상급에서 최상급이다. 무조건 뒤로 물러나. 그러다가 죽는다.

골드아이의 경고에 우선 싸움을 멈추려고 뒤로 물러서고 있었지만 그녀는 뱀처럼 따라와서 검을 휘둘렀다.

“토린. 이쯤해서 그만하는게 어때?”

“이제 몸이 풀리기 시작했는데?”

“이제 그만하라고. 지금 앞에 있는 사람 죽이면 베라투스에서 너를 죽이기 위해 모두가 달려올 것이야.”

“능력이 된다면 죽이도록.”

베어몬트의 말이 통했는지 토린은 뒤로 물러나면서 검을 거두었다. 간신히 토린의 공격을 막아낸 스카니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골드아이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벌써 죽었을 것이다.

검을 거둔 토린이 베어몬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누구야? 아들인가?”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 너무 심하군.”

“그럼 카렌의 아들인가? 아닌데. 카렌은 딸만 하나 있다고 들었는데.”

“카렌님이 옆집 아저씨인 줄 알아? 그 입 조심하라고. 그의 딸 율리나의 남편감이다.”

그러자 스카니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어쩐지 매번 혼자 오던 놈이 누굴 데리고 왔길래 테스트 좀 해봤지.”

“테스트 두 번 했다가는 사람 잡겠어. 그나저나 이정도 품목이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아?”

“한 3일이면 충분해. 물건은 예전에 그 섬으로 가져다 주도록 하지.”

“그럼 고맙지. 그나저나 요즘 베네스 상황은 어때?”

베어몬트의 말에 스카니도 귀를 기울였다.

“뭐 뻔하지. 아무도 바다 근처 영지를 다 버리고 가니까 국왕이 관리를 보내놨는데 이놈들이 얼마나 악질인지 몰라. 차라리 네놈들이 그리울 때도 있다고.”

“보통은 시간만 때우고 가지 않나?”

“그게 아니지. 어차피 해적이 오면 털린다는 마인드로 가득 차 있거든. 그래서 그놈들이 오히려 착취를 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어. 그래도 예전에는 말이라도 통해서 상단을 운영했는데 이젠 말도 안 통해.”

토린은 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 싶어서 물어본 것이 아니었다.

“우리를 토벌한다고 전선을 만들거나 군사들은 끌어모으지 않고?”

“아직까지는 그러지는 않는 것 같아. 그리고 너네도 정보부 운용하고 있잖아. 떠 보는 것은 사절이야.”

“한단계라도 덜 거친 정보가 더 유용하니까 물어본 거지. 암튼 3일 뒤에 보자고. 무슨 일이 있으면 사슴이 자는 밤이라는 곳으로 사람을 보내.”

할 일을 마친 둘은 토린과 헤어진 후 그곳에서 빠져 나왔다.


다시는 오지 못할 것 같았던 베네스 왕국에 온 스카니는 베어몬트와 가볍게 술을 마시며 그간 쌓였던 피로를 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꿈 같은 시간은 얼마가지 않아 끝나버렸다. 시스항의 영지병이 여관을 에워쌌기 때문이다.

“해적놈들은 어서 항복해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들에게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창문을 통해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수십명의 병사들와 10명도 넘는 기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치겠군. 어디서 정보가 유출되었어. 설마 토린이?”

“그게 사실이면 그 여자는 진짜 미친년이군요.”

“하지만 그년은 성격이 지랄발광 같아도 거래는 확실했었는데. 우리를 팔아 먹을 이유가 없어.”

“이유야 만들라면 있겠지요. 현상금 같은 것 말이에요.”

“그 푼돈에 나를 팔아 넘긴다고? 우리랑 거래를 하면 더 많이 남는데?”

듣고 보니 베어몬트의 말이 맞았다. 해적과의 거래는 엄청난 이익이 남는다. 그만한 돈을 포기할 만큼 큰 무언가가 있지 않은 한 배신을 할 수 없었다.

“어쨌거나 빠져나가야 합니다. 섬으로 돌아가야지요.”

“아니야. 섬으로 가면 안되. 지금 바로 섬으로 돌아간다면 토린이 우리를 배신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럼 어떻게 합니까?”

“3일 동안 버티다가 섬으로 돌아가야지.”

어쩐지 모든게 너무 순조로웠다. 이런 위험이 도사리는지도 모르고 좋아라 하면서 베네스 왕국으로 온 것을 후회했다.

“한번 날뛰어 보자고. 그리고 넌 그 반쪽짜리 가면 써라. 얼굴 팔리면 나중에 여기 올 때 힘들어진다.”

그가 말을 하지 않아도 쓸 예정이었다. 나중에 어머니를 모시고 베네스 왕국을 빠져 나와야 하는데 얼굴이라도 팔리는 날에는 어머니 근처에 가기도 전에 검문에 걸릴 것이다.



영주관에 한 사람이 찾아와서 현상금이 걸린 베어몬트가 사슴이 자는 밤이라는 여관에 머물고 있다고 발고했다. 이것은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한 네빌 남작은 서둘러 기사와 병사들을 보내 그를 잡아오게 하였다.

“어서 나와라.”

베어몬트가 먼저 창문 밖으로 뛰어 내렸다. 그리고 나서 스카니도 뛰어 내려 그의 옆에 나란히 섰다.

“해적놈들의 간이 큰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감히 시스항에서 잠을 자다니.”

“졸리니까 내 돈 내고 잠을 자는데 뭐 잘못되었는가?”

“베네스 왕국에서 해적놈들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죽음 뿐이지.”

“이거 듣는 사람 섭섭해지게 하네.”

말을 하면서 활로를 찾던 베어몬트가 먼저 몸을 날렸다. 어차피 시간을 끌어봤자 기사와 병사들이 증원 되었으면 증원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기사 대부분은 베어몬트에게 다가갔고 스카니에게는 한명의 기사와 병사들이 다가왔다.

-완전 호구로 보네.

‘그래도 몸 조심해야지.’

다가오는 기사의 폼이 엉성해보이자 스카니는 바지 옆쪽에 붙어 있는 암기를 뽑아서 던졌다. 물론 그것을 쉽게 막은 기사는 혀를 내밀며 씩 웃었다.

“어린놈의 새끼가 더러운 것만 배웠군. 죽어라!”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순식간에 목이 떨어져 땅바닥에 굴렀다. 한놈 처리했으니 베어몬트를 도와서 이곳을 빠져 나가야했다.

"스카니. 이쪽으로."

앞을 막는 병사들을 베어버리며 앞으로 나아가며 베어몬트에게 도착했다. 베어몬트도 쉽지 않았는지 곳곳에 상처가 나 있었다.

"이거 체면이 말이 아니네."

"골목쪽으로 뛰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게 좋을 것 같아. 어서 가지."

크게 검을 휘두르자 약간의 공간이 생겼다. 그곳으로 몸을 날린 둘은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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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향하는 사람들(1) 21.01.03 374 0 12쪽
5 해적토벌(4) 21.01.02 388 0 11쪽
4 해적토벌(3) +2 21.01.02 409 2 13쪽
3 해적토벌(2) 21.01.01 46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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