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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수인 님의 서재입니다.

골드아이와 함께라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월하수인
작품등록일 :
2021.01.01 11:41
최근연재일 :
2021.01.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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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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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둘러보기(1)

DUMMY

배에 올라타서 항해를 시작하자 베어몬트는 손수 빵을 하나씩 나눠주며 말했다.

“우리한테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어디가서 대우 받지도 못하고 저 오크놈들처럼 우리를 죽이려고 달려들지. 그리고 이렇게 마음을 놓고 빵을 먹을 수도 없고 어쩌면 미역 같은 것으로 죽지 않을 정도만 먹으면서 지내는 일도 많았다.”

“...”

“그런 어려움 속에서 너희들은 살아서 돌아왔다. 물론 누구는 하루라도 일찍 왔다면 더 많은 사람이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할테지. 하지만.”

말을 끊은 베어몬트는 강하게 말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앞으로 더욱 더 오래 살아 남을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강한 놈만 살아 남았으니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그가 하는 말이기에 토달지 않았다.

“그나저나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 할 거야. 이번엔 오우거 섬에 넣지 않을까 이런 의심을 하면서 말이야.”

베어몬트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젠 당당히 영지병으로 받아들여졌으니 이젠 영지를 둘러봐야겠지. 영지라고 해봤자 영주성이 있는 베라투스 섬에 딸린 부속섬들 몇 개가 전부지. 암튼 그것을 둘러보고 우린 영주성으로 돌아간다. 이의 있는 사람?”

있을 턱이 없다. 누가 말을 했는데 거기다 대고 말을 한단 말인가.


저녁 무렵이 돼서야 도착한 곳은 바로 트롤섬 아키나스였다. 트롤이 많이 살아서 유명한 것이 아니라 트롤의 피가 유명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은 조드 아키나스라는 사람인데 유명한 몬스터 사냥꾼이었다가 현재는 트롤을 키우고 있다.

“살다 살다 몬스터를 키우는 것을 보다니.”

배에서 내려야 하는데 선 듯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오크섬이야 한 마리씩 덤비면 도망이라도 가는데 트롤한테 걸리면 그냥 한끼 식사거리에 불과했다.

“이 섬에 있는 트롤은 모두 통제 되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물론 날뛰는 놈이 있다면 나야 좋지만.”

베어몬트가 내리고 나머지 사람들이 섬에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저 멀리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달려왔다.

“누구십니까?”

“베라투스 섬에서 나온 베어몬트네. 아키나스님께 전할 것이 있어서 왔네.”

“저희 주인님께서는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그냥 돌아가주시지요.”

“그래도 먼 곳에서 왔는데 이런식으로 나오다니 어이가 없군. 우선 받게. 그리고 우린 내일 아침에 떠날테니 그 안에 답을 가지고 왔으면 하는군. 이것은 카렌님의 뜻이니까.”

카렌이란 말에 모두가 움찔했다. 지금은 이렇게 자유롭게 있지만 과거에는 베라투스 섬의 휘하에 있었다. 더구나 카렌의 의지가 담긴 서신을 그냥 돌려보내기도 힘들었다.

“그럼 항구쪽에서 머물고 계시지요. 내일 아침까지 답서를 받아오겠습니다.”

“답서도 좋고 아니면 아키나스님께 뵙고 싶다고 전해주게.”

베어몬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들이 사라지자 침을 바닥에 뱉었다.

“예전에는 내 눈도 바라보지도 못하는 놈들이 이젠 아예 맞먹으려 들다니. 세상이 참 많이 좋아졌네? 그렇지?”

세상 두 번 좋아졌다가는 목 날아가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베어몬트가 소리쳤다.

“오늘은 여기서 숙영이다. 선임들 따라서 천천히 배워보라고.”

역시나 낭만이 없는 해적생활이었다.


조드 아키나스

트롤섬을 손에 쥐고 있는 조드는 부관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서 길 잃은 놈들이 물이랑 먹을 것 구하려고 온 것으로 여겼는데 베라투스에서 나왔다는 말에 저녁에 먹었던 것이 올라 올 것 같았다.

“그래서 이것을 받아왔다고?”

“카렌님이 직접 보내신 것이라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빌어먹을. 우릴 버릴 땐 언제고 지금에 와서야 오다니.”

카렌이 보낸 서신을 쭉 읽어 내려간 조드는 말 없이 찢었다.

“별 거지같은 말을 써 놓았군. 뭐? 이제 와서 베라투스 밑으로 들어오라고? 우리가 똥줄이 타서 살려달라고 애원을 할 때는 버려놓고?”

10여년전 엄청난 대기근이 닥쳤다. 조드는 서둘러 다비스 섬으로 식량을 사러 갔지만 모두가 판매를 하지 않았다. 스스로 위기를 헤쳐 나가려던 계획을 접고 베라투스 섬으로 갔다. 하지만 베라투스의 주인 카렌은 본 섬의 주민들도 먹을 식량이 없다며 식량을 판매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의 트롤의 피를 헐값에 매입하기만 하였다.

그 결과 트롤 섬의 주민 대부분이 아사했고 트롤들도 90퍼센트 이상 죽어버리면서 조드는 피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카렌이 아니라 그의 아버지 아나크레 오면 생각해보지.”

“정말 그렇게 전할까요?”

그의 말에 두통수를 갈겼다.

“그걸 말이라고 하냐? 그냥 이 말만 전해. 10년 전 일은 잊지 않고 있다고.”

“알겠습니다.”

“진짜 생각할수록 열받네. 이제 먹고 살만 한데 세금을 내라고? 그것은 우릴 버리지 않았을 때나 가능했지. 더러운 놈들.”

만약 사람을 계속 보내면 그도 다 생각이 있었다. 꼭 베라투스 휘하에 있을 필요는 없었다. 지리상 가까울 뿐이지 다른 곳을 알아봐도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일어나서 몸을 풀고 있는 스카니는 저 멀리서 다가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어제 왔던 사람이 그대로 왔다.

“베어몬트님. 여기 아키나스님의 답신입니다. 그럼 이만 섬에서 떠나시지요.”

“우리 섬사람끼리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라고.”

“야박하다고요? 10년 전 누가 더 야박하게 굴었는지 따져 볼까요? 베라투스 섬은 배는 고파도 굶어 죽지는 않았지만 우리 트롤 섬에서는 반수 이상이 죽어 나갔습니다.”

“지난 일은 훌훌 털어버리자고. 그래야 서로 좋지.”

속을 긁는 말에 욱 하는 두 사람이었지만 상대는 베어몬트였다. 섣부르게 달려들었다가는 당하는 수가 있었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지. 나중에는 좀 더 친해지자고. 자주 볼 사이인데.”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준 후 다시 배에 오른 후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이번에도 아침에 출발 하여 저녁에서야 도착하였다.

“여긴 좀 힘든데.”

베라투스 영지가 예전에 부유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곳 로하섬을 휘하에 두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적지 않은 마나석이 생산되는 이곳 로하섬은 꽤 유명한 인물이 관리하고 있었다.

베니시스 로하

무력이 거의 카렌과 동급까지 오른 탓에 베라투스에서 어찌 할 수 없었다. 괜히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었기에 그저 예전부터 휘하에 있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정신승리만 했다.

이미 망루에서 배가 다가오는 것을 본 그들은 항구까지 많은 병사를 데리고 나왔다.

“그대는 누구인가?”

“벌써 바뀌었나? 간만에 왔으니 바뀔만도 하지. 베어몬트하고 하는데 누글라는 어디 갔는가?”

베어몬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두 검을 빼들었다.

“함부로 누글라님의 이름을 부르지 마라. 그분이 네놈 친구인줄 아느냐?”

“친구 맞는데?”

“헛소리 하지 마라. 다시 한번만 헛소리를 했다가는 넌 죽는다.”

“이거 환영식이 넘 거하네. 하지만 말이야. 상대를 봐가면서 말을 해야지.”

눈빛이 바뀐 베어몬트가 검을 빼들고 엄청난 속도로 그에게 다가가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의 바램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베어몬트. 간만에 오면서 사고부터 치려고 하는가?”

저 멀리서 날아온 화살이 베어몬트의 검을 쳐낸 것이다.

“친구가 왔으면 빨리빨리 와서 얼굴을 내밀어야 할 거 아닌가?”

“친구? 빌어먹을 놈아. 네놈이 진정 친구라면 10여년 만에 얼굴을 내밀어? 그냥 남이지.”

“진짜 섭섭한 말만 골라서 하는군. 이거 받게. 베니시스님께 보내는 서신이네.”

베어몬트가 내밀자 그것을 받아든 그는 옆에 있는 전령에서 그것을 전하라고 해 놓고 앞에 있는 베어몬트를 바라보았다.

“카렌님은 안녕하신가?”

“카렌님이야 안녕하지 못하시지.”

“아직도 소드마스터 반열에 오르지 못했나보군.”

“그게 쉬웠으면 오늘날 이모양 이꼴이 되었겠는가? 그런데 트롤섬의 아키나스님과는 거래를 하고 있나?”

베어몬트의 말에 누글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베라투스가 힘들어지자 나머지 부속섬들의 통제권을 놓아버렸으니 나머지 섬들끼리 살아보려고 뭉친 것이다.

“카렌님께서 이제 영지 관리를 1순위로 둔다고 하셨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지?”

“그럼 대체자는 누구인가? 이러다가 베라투스는 나머지 대장들의 목표가 될텐데?”

“나야 모르지. 그리고 이미 우리 영지를 호구로 보고 있는 대장들이 많아. 총대장님 아니었다면 이미 물고 뜯고 난리가 났겠지.”

“그나저나 저 떨거지들은 뭔가? 딱 봐도 신병 같은데?”

그의 말에 베어몬트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오크섬에서 한달 버텼으니 괜찮지 않을까?”

“미쳤군. 사람을 죽이고 싶으면 차라리 우리 섬에 팔라고. 그게 서로에게 더 이득일테니.”

“뭐 그 말은 카렌님께 전해드리도록 하지. 그나저나 우리를 계속 이곳에 둘 참인가? 트롤섬에서 바닷바람 맞아가면서 잤더니 몸이 뻐근해.”

그렇게 둘이서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전령으로 보냈던 사람이 돌아왔다.

“누글라님. 손님을 모시고 오라고 하십니다.”

“그래? 베어몬트 어서 가지.”

“우리 애들은?”

“놓고 오라는 말은 없었으니 같이 가지. 우린 누구와 다르게 적대 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의 말에 베어몬트 뒤에 있던 스카니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한달을 비와 바람만 피할 수 있는 곳에 있었기에 정상적인 건물이 그리웠다.


대부분의 섬의 성들은 화려한 것 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했기에 투박하지만 견고했다. 그런 성에 입성한 스카니는 주위를 살폈다.

“딱 봐도 여기가 더 부유한 것 같네. 역시 마나석 광산이라는 건가?”

베어몬트가 자유시간을 주었기에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주위에 먹을게 넘치는데 단 1브론즈도 없네. 고통스러울 것 같은데 차라리 가만히 있는게 나을 것 같은데?

‘그러니 구경을 해야지. 구경하는데 돈이 들지는 않아.’

-내가 보기엔 너무 비참한데? 살다 살다 이렇게 가난한 주인은 처음이네.

‘네가 보기에도 비참해 보이는데 본인은 어떨까?’

-마음을 가다듬고 조용한 자리에 앉아서 마나연공법을 추천하지. 그게 네 미래에 도움이 될테니까.

골드아이의 혀차는 소리에 결국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스카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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