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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수인 님의 서재입니다.

골드아이와 함께라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월하수인
작품등록일 :
2021.01.01 11:41
최근연재일 :
2021.01.27 19:56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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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7
추천수 :
15
글자수 :
129,666

작성
21.01.0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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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검투대회(1)

DUMMY

500골드

현재 시점에서 골드아이가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다. 주머니에 들어온 돈도 아닌데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 골드아이를 무시하면서 하루종일 금광에서 일을 한 스카니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정착민을 위해 주어진 판자집은 쾌적한 곳이 아니었다.

“힘들어서 검투회가 뭐고 포기하고 싶어.”

-뭐? 그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 있어. 500골드를 어떻게 쓸지 난 이미 리스트를 적어놨단 말이야. 빚 갚으려면 벌 수 있을 때 벌어야지.

“이렇게 먹고 살기가 힘든데 훈련은 언제 하냐고. 남들은 다들 훈련을 하고 있을텐데 난 하루종일 금광석을 날랐어.”

-체력훈련이라고 생각하라고. 체력 훈련을 하면서 번 돈으로 끼니를 해결해서 몸을 만들고 이제 잠을 아껴가며 마나연공법과 검술훈련을 하는 것이지.

“미쳤군.”

스카니의 냉소적인 말에 골드아이가 비장의 수를 꺼내들었다.

-어머니 모시러 간다면서. 먹을 것 다 먹고 잘거 다 자면 언제 모시러 가나? 벌써부터 마음이 약해진거야? 아님 효심이 사라진 것인가?

“그건...”

-내가 500골드에 미쳐서 그런 것이 아니고 너를 위해서야. 만약 우승을 해봐. 넌 이 섬에서 2인자가 되는거야. 그럼 네가 마음만 먹으면 대륙으로 갈 수 있어. 가서 어머니 빨리 모시고 나와야지. 아버지라는 놈이 어머니를 어떻게 대할지 뻔한데 말이야.

골드아이의 말에 스카니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말처럼 항상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세상에 힘들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는 생각을 하면서 정신을 차렸다.

“네 말이 옳아.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노력해야지.”

-좋아. 그 마음가짐 잊지 말라고. 나도 나의 목표 때문에 너를 주인으로 모시고 있지만 너도 너의 목표를 잊지 말라고.


골드아이의 충고로 인해 정신을 차린 스카니는 일을 끝내고 남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훈련에 집중했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정체가 오기 시작했다. 마나연공법이야 몸 안에서 하는 것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검술은 상대해 줄 사람이 없으니 이게 맞는지 틀린지 알 수가 없었다.

“골드아이. 내 검술은 어때?”

-지나가는 고블린 엉덩이는 때려줄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훈련하는 것은 좋은데 상대가 없으니 좀 그렇네.”

-음. 그러니까 상대가 필요하다는 것이지?

“응. 이러다가 허공에다가만 검을 휘두르다가 검투대회에 나가게 생겼어. 그렇다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대련을 하자고 말할 수도 없고. 진짜 그랬다가는 칼부림 나서 누군가 피 볼 때까지 싸운다고.”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야. 대신 돈이 좀 들어.

“골드아이!

역시나 방심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의 말 끝에는 항상 돈을 원했다.

-정말 돈만 있다면 좋은 상대를 만나게 해줄 수 있지. 전 주인이었던 아나크레라면 어떻게 생각해? 그놈은 진짜인데.

아나크레라는 말에 스카니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돈이 든다고 해서 거부감이 들었는데 소드마스터를 만나게 해준다면 상황이 달라졌다.

“정말이야? 어떻게 그분을 만나게 해준다는 것인데?”

-너의 내면의 세계로 아나크레를 불러오는 거지. 거기서 너는 그와 대련도 하면서 지도를 받게 될거야.

“그게 효과가 있을까? 내면의 세계라면 결국 가상의 세계잖아. 주인한테 사기를 친다면 넌 진짜 최악이다.”

-효과가 있으니까 추천을 하겠지? 그리고 사기 칠 생각은 없다고.

“그럼 만나게 해줘. 소드마스터라면 뭔가가 다르겠지.”

-음. 금액이 좀 커서 그런데 괜찮겠어?

“소드마스터의 가르침이라면 거의 후작급 가문은 되어야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 돈이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

-5000골드.

5000골드라는 말에 정적이 흘렀다. 물론 소드마스터를 만난다는 것은 엄청난 것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큰 돈에 할 말을 잃었다.

-왜? 아까 후작이 어쩌고 하면서 돈이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며. 그런데 난 돈이면 된다니까. 어느 미친 소드마스터가 해적 나부랭이한테 가르침을 내리겠어?

뼈까지 때리는 골드아이 말에 스카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실력만 늘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알겠어. 아나크레님을 만나게 해줘.”

-그럼 준비하라고. 좀 울렁 거릴지도 모르니까 마음의 준비.


아아아아아

빨려가는 느낌으로 허공에서 나타난 스카니는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추락한 스카니는 엉덩이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런 모양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지?”

황금색 머릿결이 인상적인 미소년이 서 있었다.

“골드아이?”

“그래 반지 모양으로 있어서 모양이 빠졌는데 원래 이렇게 생겼어. 꽤 준수하지?”

“그런데 아나크레님은?”

“기다려봐. 곧 올 거야.”

그의 말처럼 잠시 후 한 사람이 나타났다. 얼굴 반만 가리는 가면을 쓴 그는 골드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골드아이. 부르지 말라고 했을텐데? 네놈이 꼴도 보기 싫어서 금광에 던져 놓았는데 결국 이렇게 만나는군.”

“그때만 생각하면 넌 나한테 100번도 넘게 죽었어. 감히 이용할만큼 이용하고 금광에 던져?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내가 널 이용한 만큼 돈을 냈으니 마음대로 쓴 것은 당연한 것이지. 욕할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아나크레의 말에 골드아이가 입을 다물었다. 지금은 스카니에게 5000골드를 받고 그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 처지였다.

“아나크레. 이놈이 내 새 주인이야. 그런데 검술실력이 너보다는 훨씬 떨어져서 데리고 왔지. 좀 부탁 좀 하자.”

“애송이한테 걸려서 쌤통이다. 마지막에 금광이 아니라 바다에 던졌어야 했는데. 그래야 평생 심해의 어둠 속에서 벌벌 떨었을 것인데 말이야.”

악담을 퍼붓는 아나크레의 말에 골드아이의 인내심이 바닥이 나고 있었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부탁을 하는데 좀 들어주는게 어때? 이게 다 나 좋자고 이러는 것 같아? 잘못하면 네 손녀가 무식한 놈들한테 넘어갈 수 있다니까. 차라리 멀끔하게 생긴 이놈이 낫지 않겠어?”

“뭐 손녀가 어쩌고 어째?”

“카렌 그놈이 검투대회에 율리나를 올려놨단다. 우승을 하면 율리나와 혼인을 시켜준다는군. 그런데 네놈이 보지도 못한 놈보다는 이놈이 낫지 않겠냐는 말을 하고 있는거야. 그리고 네놈이 말아먹은 영지 사정도 좋지 않아서 이놈을 잘 키우는게 그나마 남아 있는 사람에게 보상을 해줄 수 있는 기회지.”

골드아이의 청산유수 같은 말에 아나크레도 더 이상 거부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간만에 다른 사람의 내면에 건너 온 터라 기쁘기도 했다.

“알겠어. 도와주도록 하지. 그런 돈부터 내놔라.”

“쳇. 내가 알던 아나크레는 친구가 부탁을 하면 그냥 가르쳐 주기도 하던데.”

“내가 알던 어떤 친구는 하나부터 열가지 다 돈을 받던데?”

골드아이는 주머니를 그에게 던졌다. 그것을 받아든 아나크레는 빙그레 웃었다.

“두둑하구만.”

“그러니까 제대로 좀 가르쳐 달라고. 이놈 허무하게 죽으면 내가 널 평생 원망할거야.”

“워워. 걱정하지 말도록. 안되면 될 때까지 가르쳐야지.”

누런 이를 보이며 씩 웃는 아나크레의 모습에 스카니는 소름이 끼쳤다. 하지만 그는 이제부터 검술 스승이었다.

“자. 어디 내 검술서를 보고 지금까지 익힌 대로 나한테 덤벼 보거라.”

손가락을 까딱까딱 거리는 아나크레로 인해 살짝 화가난 스카니는 빠른속도로 달려가서 그의 목부터 노렸다.

“얼씨구? 초면에 목부터 날리려고?”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한 아나크레는 더 큰 도발을 하면서 스카니를 괴롭혔다. 어떻게서든 한 대만 때리겠다는 심정으로 덤빈 스카니였지만 결국 허공에 헛손질만 하고 끝이났다.

“검술서 겉만 열심히 핥았군. 그런식이라면 넌 100년을 수련해서 지금 그 자리에서 못 벗어난다.”

“...”

“이번엔 내가 공격해 볼테니 막아보아라. 좀 아플거야.”

이번에 반대로 아나크레가 나뭇가지를 들고 달려들었다. 그까짓 나뭇가지야 단칼에 썰어버린다는 생각으로 휘둘렀지만 결과는 나뭇가지가 검을 막았다.

“설마 그까짓 나뭇가지 단번에 잘라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겠지? 그럼 실망이야. 날 너무 과소평가 하는 것 같거든.”

퍽 퍽 퍽

아주 골고루 스카니를 두들겼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맞은 곳이 없을 정도로 두들겼다.

“둘다 그만.”

보다 못한 골드아이가 아나크레를 멈추게했다.

“너무 과격하게 하면 내 주인의 내면 세계가 무너진다고. 그리고 처음부터 너무 거친거 아냐?”

“거칠기는. 이정도는 해줘야 이 몸의 위대함을 몸소 느낄 수 있다고.”

“두번 느꼈다가는 이세상 뜨게 생겼군. 그나저나 어때? 가르치면 희망이 있겠어?”

“나 아나크레라고. 될 때까지 가르치는 아나크레.”

사악하게 웃는 아나크레를 바라보는 스카니는 소름이 끼쳤다.


스카니의 일상은 정해졌다. 일을 하고 와서 내면 세계로 빨려들어가 아나크레에게 죽도록 맞다가 골드아이의 중재로 끝나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좀 막아보라니까. 어이쿠. 허리가 비었네.”


“허리 아프다고 자세가 무너지네. 잘려나가지 않았다면 그런 고통은 버텨내야지.”

혹독하게 아나크레의 공격을 받는 스카니가 참다 못해 입을 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맞아야 끝이 나냐고요. 이러다 죽겠어요.”

“내가 누군데 널 죽게 만들겠어. 죽을 것 같지만 죽지는 않을 정도로만 하고 있으니 죽는다는 걱정은 하지 말도록.”

“그 말이 더 잔인한 것 아시죠?”

“잔인하고 나발이고 막으라고. 네가 익힌 검술이면 다 막을 수 있다고 첫날부터 말했잖아. 난 지금 제국 기본 검술 이타르 검법서에 나온 그대로 하고 있다고.”

아나크레는 매일 매일 다른 검법서에 나오는 검술로 스카니를 상대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것을 쓰는 사람이 소드마스터인데 일반인이 어찌 이기겠습니까.”

“약한 소리를 하기는. 그래도 내면 세계에서 마나연공법을 하고 검술을 익히니까 속도는 빠르잖아. 너도 느낄걸?”

맞는 말이었다. 확실히 실력이 는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이놈의 내면 세계만 오면 아나크레에게 얻어터지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좀 더 집중을 해보라고. 100대 맞을 것을 하루에 한 대씩 덜 맞겠다는 각오로 나를 상대한다면 좋을 것이야. 그리고 나도 이 돈 받고 무한정으로 널 도와줄 수는 없어. 계약 기간은 검투대회 일주일 전까지니까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만약 그 전까지 이모양 이꼴이면 어떻게 됩니까?”

“어쩌기는. 그냥 5000골드 좋은 곳에 썼다고 생각하면 되지. 나야 5000골드 벌어서 좋고.”

“그걸 말이라고...”

“그게 싫으면 악착같이 하라고. 그래도 내 손녀를 얼굴도 못 본 놈들에게 넘기기는 싫다고.”

마냥 밝아 보이던 아나크레의 마지막 말에 가슴이 찡했다.


작가의말

오늘 수도가 동파가 되서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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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검투대회(2) 21.01.10 193 0 11쪽
» 검투대회(1) 21.01.09 218 0 11쪽
13 영지 둘러보기(2) 21.01.08 25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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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해적이 되다(1) 21.01.05 330 1 12쪽
8 골드아이와의 만남 21.01.04 353 1 11쪽
7 전향하는 사람들(2) 21.01.04 350 0 11쪽
6 전향하는 사람들(1) 21.01.03 374 0 12쪽
5 해적토벌(4) 21.01.02 388 0 11쪽
4 해적토벌(3) +2 21.01.02 409 2 13쪽
3 해적토벌(2) 21.01.01 468 1 12쪽
2 해적토벌(1) 21.01.01 73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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