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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수인 님의 서재입니다.

골드아이와 함께라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월하수인
작품등록일 :
2021.01.01 11:41
최근연재일 :
2021.01.27 19:56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7,539
추천수 :
15
글자수 :
129,666

작성
21.01.11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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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검투대회(3)

DUMMY

아나크레의 안배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그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가 남겨준 가면의 능력은 엄청났다. 엄청난 동체시력으로 검로가 보이니 피하는 것도 수월해지고 이에 공격 할 타이밍도 많아졌다.

‘진짜 아나크레님을 만난 것은 최고의 행운이었어. 5000골드가 아깝지가 않아.’

-똥 싸고 있네. 아나크레를 만나게 해준 것은 나 골드아이야. 골드아이를 만난 것을 네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운인 것이지.

겸손이라고는 1도 찾아 볼 수 없는 건방진 말투였지만 반박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더 열받기는 했지만 진행되고 있는 검투대회가 더 중요했다.

“스카니 승.”

가볍게 칼 면으로 허벅지를 쳐서 끝을 봤다.

그런 스카니를 저 멀리서 누군가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머레이 아이저. 아이저 가문의 차남이자 형보다 더 낫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 그였다.

“피라미만 잔뜩 있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괜찮은 놈들도 나오긴 나왔네.”

그런 그의 말에 대답하는 이가 있으니 토고 아란테. 아란테 가문의 차남이었다.

“그러게 말이다. 그래도 우승은 우리 둘중에 나오겠지.”

이미 그들의 생각에서는 자신들 외에는 우승 할만한 자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베라투스 가문의 사위가 되면 결국 영주 대행을 하다가 끝이 날텐데 재미가 없어지겠군.”

“그래도 형 눈치 보면서 사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항상 그들에게는 우린 가시 같은 존재일 뿐이니까.”

“하지만 율리나 그녀가 절세미녀라니까 나쁘지 않지. 전에 다비스 성에서 봤는데 어찌나 이뻤는지 지금 나이를 좀 더 먹었을테니 그 이상이겠지.”

“암튼 우리 둘 중 누가 되어도 뒤끝 없기다.”

이 두명이 검투대회에 지원한 것은 결국 율리나라는 엄청난 보상이 걸려 있기에 먼 곳을 마다하지 않고 온 것이다.


하늘이 도운 건지 아님 실력이 좋은 것인지 벌써 준결승까지 올라온 스카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올라왔다고 하기에는 몸에 난 상처가 예사롭지 않았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아까 팔이 잘릴 뻔 했어. 아나크레님이 항상 나뭇가지로 때리니까 그냥 맞아줬는데 이번엔 정말 큰일날 뻔 했어.”

-아니 넌 아나크레의 가면과 나의 보조가 있는데 이렇게 얼빵 할 수 가 있냐?

“뭐 얼빵? 나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아무리 동체시력이 좋아도 몸이 못 따라가 가는데 어쩌라는 거야?”

-에휴. 자랑이다. 이번 상대는 토고 아란테라는 놈이다. 아까부터 널 처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아. 정말 좋은 상대를 만나면 팔다리라도 멀쩡할텐데 저놈 보니까 아주 박상을 낼 심산인가봐.

골드아이가 말하지 않아도 스카니도 느끼고 있었다. 비웃는 표정의 얼굴로 자신의 경기를 보며 어디 한번 해봐라 하는 식이었다.

-이번 경기까지 2번만 이기면 우승이야. 넌 저 아리따운 아가씨와 로맨스를 해서 좋고 난 500골드를 받아서 좋고.

“그놈의 500골드는 떼먹지 않고 준다니까. 제발 그 돈이야기 좀 그만 좀 해.”

-중요한 말 일수록 더욱 언급해서 까먹지 않도록 해야지. 자 이제 시작이라고.

잠시 쉬고 있던 스카니는 준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제 경기가 얼마남지 않자 관객들은 더 큰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하고 있었다. 물론 누가 이길지에 대한 배팅 때문에 더 큰지도 몰랐다.

“경기 시작.”

심판은 경기 시작을 외치고 가장자리로 물러났다. 그러자 토고 아란테가 말을 걸어왔다.

“기권하면 그냥 보내준다. 하지만 내가 칼을 휘두르는 순간 넌 죽는다.”

“여기까지 왔는데 기권하라는 것은 말이 좀 심한 것 아닙니까?”

“결국 욕심이 화를 부르곤 하지.”

토고 아란테는 결승전에 붙을 머레이 아이저를 생각했다. 준결승전에서 힘을 덜 빼고 올라가야 그를 좀 더 쉽게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 있는 애송이는 호의를 거절했다.

“그럼 시작하지.”

챙 챙 챙

힘들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전에 붙었던 지원자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가면이 아니었다면 그의 움직임을 놓쳤을 것이다.

“오호? 그래도 한가닥 한다 이거지?”

토고 아란테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순식간에 스카니의 팔을 베고 지나갔다.


이건 뭐 생각하고 자시고 할 시간도 없었다. 순식간에 팔을 베고 지나가는데 가면이 아니었다면 깊은 상처를 입을 뻔 했다.

-야. 이 미친놈아. 정신 차리라고. 저놈 벌거 없다고. 너도 오러를 끌어 올리라고. 저놈이 아나크레도 아닌데 널 가지고 논다.

‘나도 알아. 아직까지 오러가 마음대로 운용되지 않아. 격하게 움직이면 흐름이 끊겨.’

-그것을 말이라고 하냐? 잘못하면 목 날아가게 생겼는데? 차라리 기권을 하지 그랬어.

‘네가 하도 500골드를 외치는 바람에 기권을 못했잖아.’

-죽기 직전인데도 내 탓을 하네.

순식간에 골드아이와 말싸움을 끝내고 앞에 서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얼굴에 여유가 가득했다.

“이봐. 이름이 뭐라고 했던가?”

“스카니라고 합니다.”

“그래도 준결승 까지 올라 왔는데 죽이더라도 이름은 알고 죽여야지.”

말이 끝난 그가 대검을 휘둘러 왔다. 점점 다가오는 대검을 피하려고 했지만 늦은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 검을 피했다. 그리고 바로 반격에 그의 오른팔을 베었다.

-이것 참. 가만히 있다가 뒈질까봐 살려줬다. 빨리 공격해. 궁금한 것은 나중에 묻고.

스카니를 움직인 것은 골드아이였다. 잠깐이지만 몸의 통제가 골드아이로 넘어갔다 온 것이다. 이에 궁금한 것이 있었지만 그의 말처럼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앞에 있는 상대를 끝내야만 했다.

“이런 개자식이.”

“개자식한테 맞아봐라.”

스카니는 아나크레에게 배운대로 때린 곳을 또 때리는 방법을 썼다. 맞을 때는 비참할 정도로 아팠지만 공격을 해보니 이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변칙 공격을 써서 다른 곳을 공격하면 황급히 막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뒤로 물러나.

정신없이 공격을 하는데 골드아이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바로 뒤로 물러나자 그의 검에서 오러가 생겨났다. 소드 마스터처럼 오러의 모양이 단단하면서도 날카로운 정형화가 된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오러는 오러였다. 잘못 맞으면 바로 이세상 하직이다.

“쥐새끼처럼 물러나지 마라. 내가 진작 전력으로 했어야 했거늘.”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자 사방에서 야유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마도 그에게 돈을 건 사람들인 것이다.

야유소리건 우선 거리를 벌린 후 멈춘 스카니도 오러를 끌어 올렸다. 불안전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러를 상대하려면 진짜 빠르거나 같은 오러 뿐이었다.

쾅 쾅 쾅

별볼일 없이 보이던 놈이 오러까지 끌어 올리자 토고 아렌테는 당황했다. 금방이라도 끝낼 것 같았는데 결과는 밀리고 있었다. 이렇게 난타전이 된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그도 어쩔 수 없이 죽기살기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토고 아란테와 달리 스카니는 골드아이라는 조력자와 함께하기 때문에 더 큰 힘을 낼 수 있었다.

-분석 끝났다. 저놈은 내려찍은 다음 움찔거린다. 그 때를 노려고 날려버리라고. 진짜 500골드만 아니었으면 이렇게 열성적으로 알려주지는 않았다.

‘고마워. 골드아이.’

스카니가 약간의 빈틈을 보이자 그는 전력을 다해 내려쳤다. 하지만 그것을 작심하고 막은 후 그의 가슴을 노렸다.


노림수와 다르게 토고 아란테가 검으로 막았지만 결국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피를 토하며 일어서려는 그의 목에 검을 겨눴다.

“기권해라. 뒈지기 싫으면.”

검 끝이 목을 조심씩 파고들자 더 이상 버틸 수 없던 토고 아란테가 검을 바닥에 던지며 기권했다.

“상대방의 기권으로 스카니님께서 승리하셨습니다.”

곳곳에서 야유가 날아오는 것은 덤이었다.


상처에 비싼 포션을 바르고 있는 토고 아란테에게 한 사람이 다가왔다. 그의 얼굴을 보니 명백한 비웃음이 가득했다.

“잘난척 엄청 하더니 결국 저 별볼일 없는 놈에게 당했군. 체면이 말이 아니겠어.”

“닥쳐. 초반부터 전력을 다했으면 저놈을 죽어도 벌써 죽었을 것이야.”

“그런데 결과는 지금 이모양 이꼴이지. 싸움에서 만약이란 없어. 확실하게 숨통을 끊는 것 외에는 말이야.”

“머레이. 결국 결승전에 올라간 모양인데 저놈을 조심하라고.”

토고 아란테는 그에게 경고했다.

“무엇을 조심해야 하지? 그냥 박살을 내면 그만인 것을.”

“뭔가 좀 이상했어. 그놈은 등에도 눈이 달린 듯 했다니까.”

“오러를 어느정도 끌어 올리면 감각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러 수준이 아니었어. 진짜 말 그대로 등에도 눈이 달린 것 같다니까.”

“암튼 내가 네놈 복수까지 해주고 오지. 다음에 술 한잔 사라고.”

그는 내일 있을 마지막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잘한 상처는 대회에서 지급하는 하급 포션을 이용해서 치료하고 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하급포션이라 크게 다친 부분은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고 있었다.

“골드아이. 그때 네가 나를 움직였어. 어떻게 그게 가능한거지?”

-뭐 주인이 위험할 때 내가 잠깐 간섭한 것이지. 물론 주인이 나한테 채무가 있을 때나 가능하지만.

“그럼 앞으로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네가 나를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야?”

-최대한 자제를 해야지. 하지만 네가 위험하면 어쩔 수가 없어. 하지만 좋은 점도 있다고. 내가 너를 움직이면 대출금이 감면된다.

골드아이의 말에 스카니는 진지하게 말했다.

“왜 처음부터 그런 말은 해주지 않은 거지? 결국 이런식으로 대출을 받게 한 후 내 몸을 차지하려고 한 것인가?”

-이정도 돈으로 너를 차지할 수 있다고? 내 주인 중 제일 대출금이 많았던 아나크레 조차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어. 물론 너를 차지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굳이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아.

“내가 원하기 전까지는 자제해줘.”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야 그렇게 해야지. 하지만 정말로 목숨이 경각에 달리면 어쩔 수 없이 개입하게 될지도 몰라.

절대로 안한다는 말을 끝가지 안하는 골드아이로 인해 기분이 상했지만 결국은 자신을 위해서라는 말에 한발 뒤로 물러났다.

-지나간 일은 그냥 잊어버리고 오늘 만날 상대를 생각해야지. 어제 기웃거리면서 들어보니까 아이저 가문의 차남이라는데 어제 그놈보다 강하다.

“뭐야. 시작전부터 초치고 시작하는거야?”

-알아두라는 것이지. 그리고 500골드도 코앞이라는 것도 말이야.

“그놈의 500골드 잊지 않고 있으니까 우승하게 되면 네놈 주머니에 다 털어넣어 줄게.”

-그럼 다행이고. 그나저나 저기 보이는 아가씨, 그러니까 아나크레 손녀가 진짜 미인이네. 아나크레를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서 다행이야.

골드아이의 말처럼 정말로 아름다운 여인이 서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정말 미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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