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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수인 님의 서재입니다.

골드아이와 함께라면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월하수인
작품등록일 :
2021.01.01 11:41
최근연재일 :
2021.01.27 19:56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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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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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1.0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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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 둘러보기(2)

DUMMY

방문을 열고 들어간 베어몬트를 맞이하는 것은 1브론즈 동전이었다.


날아오는 동전을 검으로 막은 베어몬트가 인사를 했다.

“오랫만에 인사를 드리러 왔는데 너무 환대를 해주시는군요.”

“이젠 좀 컸다고 동전을 막아내다니. 네놈 이마에 멍이 지워지는 날이 없었거늘.”

베니시스의 말에 그저 씩 웃었다.

“카렌님께서 보냈습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힘을 보태라는 건가?”

“좋게 좀 생각해 주십시오. 뭐 미리 소문을 들으셨겠지만 내년에 개국입니다. 카렌님께 힘을 실어 주시지요.”

“힘을 실어 주면? 뭐가 달라지는데? 돈이 생겨? 사람이 생겨?”

베니시스의 표정이 굳어졌다.

“예전에 그런 행동을 보인건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것 아니었는가?”

“그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카렌님께서 검을 놓으셨습니다.”

베어몬트의 말에 화를 내던 베니시스가 입을 다물었다. 그의 오랜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카렌이 검을 놓았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지금 베라투스 상황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랬기에 카렌님도 이젠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영지 일에 뛰어 든 것이지요.”

“그래서 어쩌라는 것인가? 우리보고 다시 세금을 내서 베라투스를 살찌우라는 것인가?”

“그래 주시기만 한다면 더 바랄게 없지요.”


“힘들 땐 버리더니 이제 와서? 이만 물러가게.”

베니시스의 말에 더 말을 붙이기도 민망했다.

“그래도 깊게 좀 생각해 주시지요. 다시 한번 간청드립니다.”

“물러가게.”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래도 트롤 섬과는 다르게 베니시스는 먹을 것을 보내주었다. 오크섬에서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트롤 섬에서도 그랬기에 사람들은 걸신이 들린 것처럼 음식을 먹었다.

“내 부하들이지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내 몫이군.”

그저 그들을 바라보면서 쓰디 쓴 술을 넘기는 베어몬트였다.


다시 배를 타고 바다로 나온 스카니는 그냥 앉아 있기가 심심해서 낚시를 시작했다. 이렇게나마 물고기를 잡지 않으면 베라투스로 돌아가기 전까지 건량으로 때워야 했다.

-내가 너를 통해 세상을 보는데 보이는 곳마다 바다 밖에 없냐? 아리따운 아가씨들이 있는 곳도 가보고 맛난 곳이 있는 음식점도 가보라고.

‘나도 그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지.’

-이번에 베라투스에 귀항하면 그 안에서 생활하려고 노력해보라고. 이젠 바다가 지긋지긋하다.

‘나도 그럴 생각이야. 보는 사람이 많아서 마나연공법도 못하고 있어.’

사람들과 뭉쳐 있어서 좋은 점은 외롭지 않다는 것이지만 스카니에게 진심으로 필요한 것은 개인적인 시간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강해져야 어머니를 보러 갈 수 있었다.

-지금이야.

골드아이의 말에 의심하지 않고 낚시대를 들어 올렸다. 크지는 않지만 손바닥만한 고기가 올라왔다.

-고블린 거시기만한 것을 잡았군. 축하해.

‘그만 좀 비아냥거릴래?’

-이게 지금 유일한 낙이라서.

그렇게 낚시를 하면서 도착한 곳은 볼레토 섬이었다. 볼레토 섬은 트롤이 있다던가 마나석 광산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여기가 그 유명한 볼레토 섬이다. 해양몬스터 대부분이 이곳에 잡히지. 그래서 유명한 섬이야.”

베어몬트는 말을 마치고 배에서 내렸다. 그러자 수많은 사람들이 바라보았다. 마치 환영한다는 눈빛이었기에 당황했다.

“저 눈빛에 속으면 안된다. 우리를 호구로 보고 네놈들이 입고 있는 속옷까지 벗겨갈 놈들이거든.”

말을 마친 베어몬트는 그들을 데리고 섬 한 가운데에 있는 성으로 들어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몬스터 부산물을 판매하고 있었고 그들을 지나쳐 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샤린 에마스를 보러 왔네. 불러 주겠나?”

“볼일 보러 밖에 나가셔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럼 이곳에서 기다리도록 하지. 그래도 괜찮겠나?”

“저야 상관은 없는데 따라 온 사람들은 좀 어떻게 해주시지요. 길 다 막습니다.”

그의 말에 베어몬트는 귀찮다는 듯 손을 저었다.


바다 거북이가 나타났다는 말에 간만에 사냥을 나섰던 샤린 에마스는 기분 좋게 섬으로 돌아왔다. 애먹기는 했지만 큰 상처 없이 잡았다.

“등딱지 지름이 2미터가 넘는다고. 이런 특상품을 제대로 판매만 한다면 한 몫 잡을 수 있을 것이야.”

“만약 샤린님을 부르러 갔을 때 놓쳤다면 아까워서 잠도 못 잤을 것입니다.”

“하하하. 이런 일이 있으면 꼭 부르게. 사례비는 넉넉하게 챙겨주지. 괜히 잡지도 못하는 것 잡으려다가 봉변을 당하거나 놓치면 손해가 아니겠는가?”

“맞는 말씀입니다.”

샤린은 볼레토 섬에서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었다. 해양 몬스터 중에서 잡기 힘든 것들을 대부분 잡아주면서 사례금을 넉넉하게 챙겨주어 평판이 좋았다.

“자 이거 받게. 한두달 뒤에 와서 바다거북 사례금 받으러 왔다고 하면 내어줄 것이니 잊어버리지 말게.”

“알겠습니다. 그럼 편히 쉬시지요.”

그들은 들고 온 바다 거북을 건물 앞에 내려 놓고 사라졌다. 그런 그것을 본 베어몬트가 입을 열었다.

“꽤 큰 것을 잡았군. 돈 좀 되겠어.”

그의 말에 뒤를 돌아본 샤린의 눈이 커졌다.

“베어몬트!”

“그래 나야. 이거 너무 간만에 봐서 오줌이 찔끔 나오지?”

“실없는 소리 하기는. 무슨 일로 왔는데?”

“이거 받아서 읽어봐.”

베어몬트에게 받은 것을 쭉 읽어 내려간 샤린은 고개를 저었다. 거부의 뜻이었다.

“난 여기 섬에 있는 사람들을 강제할 수 없어. 이들은 모두 목숨을 내걸고 이곳에 있는거야. 그런데 나보고 이 섬을 맡아서 세금을 걷으라고?”

“원래 볼레토 섬은 베라투스에 속해 있는 섬이었다. 그리고 세금도 내었지.”

“우리에게 해준 것이 뭐가 있는데? 우리가 목숨 걸고 돈을 버는데 왜 세금을 내야 하는데?”

그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지나온 2개의 섬과는 달랐다. 이곳은 그야말로 목숨을 담보로 해양몬스터를 사냥하는 곳이다. 만약 강제 하려고 한다면 모두가 떠날지도 모른다.

“이것 참. 비밀을 계속 말하게 되네. 내년이면 정식으로 개국을 할 예정이라고해. 그럼 너에게 귀족 작위가 주어질 것이야.”

“이런 오지 섬에서 귀족이 된다고 하면 좋아할 줄 알았나? 우리한테는 그런 작위보다 빵 조각 하나가 더 소중하지.”

“이런 식이면 결국 토벌 명령이 떨어지겠지. 우리 베라투스의 힘이 아무리 약해졌다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해. 그것을 원하는 것인가?

결국 모진 말을 해버린 베어몬트를 샤린이 노려보았다.

“결국 그 말을 하고 싶었는데 빙빙 돌려 말하느라 힘들었겠어.”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도 카렌님의 명령으로 온 것이야. 명령을 받았으면 그것을 받드는 것이 내 임무고. 그리고 넌 내 친구라서 중요한 정보까지 주면서 좋게 좋게 해결하려고 했어. 하지만 네가 나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았지.”

“그게 진심이든 아니든 난 상관이 없어. 진정으로 베라투스가 우리 볼레토를 생각한다면 그냥 내버려둬.”

아쉽긴 해도 그동안 볼레토는 잘만 굴러왔다. 밀무역꾼들이 간간히 들려주면서 필요한 물품을 얻었고 해양 몬스터 부산물을 판매했다. 사람들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좀 더 깊이 생각해보라고. 그리고 밀무역꾼들을 믿는 모양인데 개국하게 되면 그들이 여기에 도착 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아. 그것은 내가 장담하지.”

“뭐?”

“내가 말했잖아. 개국한다고. 이제 다른 나라와의 사사로운 무역은 나라에서 허가를 해줘야 가능하다는 것이지.”

“이런 개자식들. 결국 이런식이야.”

“그럼 나중에 사람을 보내도록 하지. 개국하는 날에 맞춰서 보낼테니 참가해서 개국을 축하해주도록 해.”

베어몬트는 이로써 카렌이 내린 임무 수행을 완료했다.


무인도 몇 개를 둘러 본 후 베라투스를 온 베어몬트가 웃으며 말했다.

“모두 주목. 그간 훈련을 받느라 고생이 많았다. 이제 1주일에 한번씩 병기본훈련을 받게 될 것이다. 그것을 제외하면 너희들은 자유다.”

그의 말에 웅성거렸다. 쉬는 것은 좋았지만 이렇게 확 풀어질 줄은 몰랐다.

“그럼 저희들은 무엇을 먹고 삽니까?”

“뭐 금광에 가서 일하면 먹고 살만큼의 돈은 나올 거야. 그리고 네놈들 입에 풀칠 할 돈도 벌지 못하면 그냥 굶어 죽어라.”

말을 마친 그가 사라지자 모두들 불평불만을 털어 놓았다.

“결국 개고생 하고 와서 다시 금광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일자리가 거기 밖에 더 있겠어?”

“그러게 말이야. 간신히 오크 아가리에서 살아 돌아왔는데 개고생이라니. 살맛이 안나네.”

불평불만을 늘어놓던 사람들도 슬슬 하나씩 흩어졌다. 그런 그들의 불평불만 듣고 있던 스카니도 발걸음을 옮겼다.

중앙광장을 지나려는데 사람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검투대회가 열린다는군.”

“오호. 상금이 뭔가?”

“능력도 안되면서 왜 상금이 궁금한가?”

“사람이 궁금할 수도 있지. 보는 사람도 응원을 하려면 알고 해야지.”

“2등부터 20등까지는 기사가 된다는군. 그리고 1등을 하는 자는 500골드와 무려 율리나 아가씨와 혼인을 한다고 써 있네. 나이 제한은 30살 미만이라 너 같은 늙은이는 낄 수가 없지.”

베라투스의 주인인 카렌이 자신의 뒤를 이어 베라투스를 다스릴 후계자를 찾는다는 말과 다름이 없었다. 칼 좀 휘두를 줄 안다는 사람들은 모두 모일 것이다.

“율리나 아가씨와 결혼한다면 정말 좋겠군. 누가 그런 행운을 잡을라나?”

“그러게. 30살 미만의 남자라면 진짜 한번쯤은 도전해볼만 할거야.”

그런 그들의 말을 들으며 옆을 지나가는데 골드아이가 말했다.

-500골드란다. 난 네가 혼인을 하던 말던 상관은 없는데 500골드는 탐이 나는군.

‘지금 이 실력으로 나갔다가는 죽기 딱 좋을 거야.’

-그래도 3달의 시간이 있어. 특훈을 한다면 어느정도 성과가 있을거야. 어차피 떨어져도 본전이잖아. 설마 죽이기야 하겠어?

‘지금 500골드와 주인 목숨이랑 바꾸려고 눈이 돌아갔어. 골드아이. 제발 정신 좀 차려.’

-아니야. 가능해. 가능하게 만드는게 내 할 일이지.

이미 500골드에 눈이 돌아간 골드아이에게 말을 해봐자 듣지 않았다. 이미 골드아이는 500골드가 자기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데? 나이제한이 있어서 그렇지 분명 엘리트 코스를 거친 놈들이 나올 것이라고."

-나이제한이라는 것이 어쩌면 이득이지. 나이제한이 없었더라면 베어몬트 그놈만 나와도 다 쓸어버렸을거야. 하지만 나이제한이 있어서 무지막지한 괴물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지. 그럼 희망이 있는거야. 그 희망에 하늘 같은 골드아이의 지도가 합쳐진다면 500골드는 따 놓은 당상이지. 난 500골드를 얻어서 좋고 넌 어떻게 생겨 먹은지는 모르지만 여자 한명 얻는거고.

어쩌면 이렇게 희망적으로만 보는건지 이것도 병이라면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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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해적토벌(4) 21.01.02 38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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