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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님의 서재입니다.

테르센트 연대기 ~ 비밀을 아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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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작품등록일 :
2015.04.20 11:46
최근연재일 :
2015.10.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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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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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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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2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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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4화. 실수

DUMMY

세인트 에일린으로 도망쳐온 사자보와 그의 부하들은 멜비나의 앞으로 끌려갔다. 개중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중상자도 있었지만 멜비나는 개의치 않았다. 도리어 그녀는 그런 모습 때문에 더욱 분노하여 날카로운 목소리를 질러댔다.


"퀴나도 세인트 에일린도 삼촌이 나에게 준 땅이야. 그 곳에 있는 건 모두 내 맘대로 할 수 있어. 그런데 이게 뭐야? 왜 내 말을 듣지 않는거지? 대답해 봐, 사자보. 사자보 파르, 당신 돌격대장이잖아? 그런데 왜 지고 돌아온거야? 난 거기를 지키라고 명령했을텐데!"


이마가 찢어진 사자보의 안면이 붉게 물들었다. 멜비나는 그런 그의 상처를 손으로 꾹 눌렀다. 낮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오자 그녀는 그제야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이유를 말해봐. 사자보 파르."


"죄송합니다. 공성전에서는... 윽... 승리하였습니다. 그런데 내부에서 반란군이 일어나서... 우리는 안팎으로 적을 맞이하게 되어..."


"아하, 알았어."


그녀는 마지막으로 강하게 상처부위를 비틀고, 뒤로 휙 돌았다.


"결국 백성들이 나쁜거네. 땅바닥을 기어야 하는 버러지들이 분수를 잊었네. 난 이 도시가 너무 맘에 들었어. 알아? 굉장히 예뻤어. 그래서 삼촌한테 달라고 말한거야. 그리고 정작 도시에 왔는데, 이게 뭐야? 백성들이 게으르기 짝이 없어. 벌레같은 놈들이 수만 많아서 매일 불평만하고 고마워 할 줄 모르는거야."


그녀는 사자보에게 다가가서 피묻은 손가락으로 그의 뺨을 문질렀다. 사자보는 뺨에 느끼는 손가락이 마치 뱀의 비늘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자보, 자려고 누웠는데 날벌레가 윙윙거리며... 모기같은거 말야. 그러면 다 죽여버리고 싶어지지 않아?"


사자보는 식은 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도 하려고 입은 열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도 그래."


멜비나는 환하게 웃었다.


"자아, 여기 모두, 밖에 나가서 벌레 10마리씩을 죽이고 머리만 가져와. 그럼 이번 패배는 잊어줄게."


"예?"


사자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멜비나의 명령은 너무 가벼운 말투였기 때문에 내용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가서 눈에 보이는 벌레 열마리를 죽이고 돌아오라고. 사자보, 난 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 딱 질색이야."


그녀는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사자보는 주먹을 질끈 쥐었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퀴나성에 속해있던 30명의 지휘관들은 각자 검을 빼들고 거리로 나갔다. 멜비나는 조용히 연회실에 앉아서 멀리 들리는 비명소리를 들었다.


"벌레는 다 죽어야지. 응. 그래, 퀴나를 없애버리자. 거기는 예쁘지도 않으니까, 다 태워버리자."


그녀는 킥킥 소리내어 웃었다. 멀리 들리는 비명 소리는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




세인트 에일린 군이 출전한 것은 1028년 3주 3일로 대지와 하늘의 신에게 기도하는 신성한 날이었다. 이날 멜비나는 많은 수의 시민들을 징집하여 부대의 선두에 세웠다. 세인트 에일린의 사제가 신성한 날이니 출병을 하루만 늦춰줄 것을 요청하자 멜비나는 장난스레 살기를 띠고 웃었다.


"벌레가 기도를 해봐야 왱왱거리는 소리밖에 안들릴텐데 기도하면 뭘해?"


사제는 떠나는 세인트 에일린군을 축복하는 기도를 하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사자보는 지난 전투의 상처가 낫지도 않았는데 다시 선두에 서게 되었다. 그가 이끄는 병력은 일부 보병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민병이었는데, 전투 경험은 고사하고 무기조차 들어본적이 없는 이들이 태반이었다.


"언제라도 등 뒤에 화살이 박힐 수 있다는 걸 기억해. 내가 가라면 가고 멈추라면 멈추는게 너희가 할 일이야."


멜비나는 그들에게 천진난만하게 말하고 본보기로 불평을 한 병사 한명을 잔인하게 분해해버렸다. 세인트 에일린 군은 일개 도시 주둔군이었지만 궁병 3천, 장창병 3천, 보병과 시민병 1만의 대군이었고 이는 의용군으로 구성된 시민연합군과 거의 동수였다. 거기에 멜비나 전용 요리사 세명, 식료담당 여섯명, 하녀 열 여덞명, 주치의 두명, 간호사 여섯명이 함께 했고, 호위대 백명이 그녀의 뒤를 쫓았다. 사자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부하들을 나누어 전투를 대기했다.


--------------------


나덜론은 이번엔 성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병사를 조련하고 무기를 점검했으며 성벽을 보수하고 장군들에게 작전을 설명했다. 시민들은 그의 말을 들으면 안심했고, 병사들은 그의 지시에 충실히 따랐다.


정작 플로라는 그와 한번도 마주할 기회가 없었다. 예언에 대해, 그리고 나덜론 본인에 대해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일부러 피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를 볼 수 없게 되자 플로라는 생각을 바꿔 엘리사와 헬레나를 찾았다.


늦은 밤, 막사에서 플로라를 맞이한 엘리사는 헬레나가 차를 끓여오는 사이 플로라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곁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제가 왜 왔는지 아나요?"


플로라가 진지하게 묻자 엘리사는 재밌다는 듯이 웃었다.


"후후, 아뇨. 어떻게 알겠어요?"


"그... 예언... 이라든가..."


플로라가 우물쭈물 말하자 엘리사는 웃는 낯으로 고개를 저었다.


"예언을 하는 건 제가 아니라 아빠에요. 그리고 아빠도 완벽한 예측을 하는 게 아니랍니다. 실은 굉장히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거래요."


"저, 어떻게 그런 것이 가능한거죠? 혹시 알고 있나요?"


그리 기대하지 않고 물었지만 대답은 뜻 밖이었다.


"알고 있어요."


"정말요?"


"하지만 말할 수 없어요."


"... 왜요?"


엘리사는 한참 연하인 자신에게 존대말을 쓰는 프로라를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그것도 말할 수 없어요."


"차라리 모른다, 라고 말해주면 좋을텐데."


플로라가 투정같지 않은 투정을 부리자 엘리사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건 안돼요."


"어째서요?"


"아빠가 플로라 님을 속이지 않기를 바라니까요."


플로라는 은발의 청년이 무얼 생각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한참 동안이나 생각해야했다. 헬레나가 홍차를 담은 쟁반을 들고 나올 때까지도 결국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얌전히 설탕통을 들고 홍차의 맛을 조절했다.


"오늘 밤이네요."


플로라는 한숨쉬듯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덜론의 예언은 오늘 밤 자정. 그는 자신이 하는 말에 확신이 있어보였고 플로라는 왠지 그 말을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모르니 답답하여 이 곳에 온 것이지만 그 답답한 기분은 더욱 커져만 갔다.


"이길 수 있을까요?"


플로라가 다시 나비의 날갯짓같은 목소리를 냈다.


"아빠는 충분히 이길거라고 했어요."


"그럼 이긴다는 뜻이겠죠?"


"지면 그걸로 끝이라고도 말했어요."


엘리사가 키득 웃으며 말했지만 플로라는 웃을 수 없었다.


"질 수도 있는 걸까요? 예언은 결과는 못보는 거에요?"


"말할 수 없어요."


엘리사는 유도심문에 걸려들지 않았다. 플로라는 입을 삐죽 내밀고 맛있는 홍차를 호록호록 마셨다.




나덜론은 성벽 끝에 서 있었다. 어둠을 틈타 바람이 아닌 것이 나무 사이를 지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의 기억이 맞았다는 것에 다시 한번 안도하고 어둠 속으로 뭄을 숨겼다. 그가 해야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이번에도 해낼 수 있기를.


이번에는 해낼 수 있기를.


자정, 포향이 울렸다. 어둠을 틈타 서쪽 성문에서부터 적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적의 공성병들이 성벽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성벽위에서 강한 빛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함성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이 기습을 위해 멜비나 마저도 말에서 내려 어둠 속을 걸었다. 침착하기 그지없는 기습 작전은 끈기있게, 차곡차곡 진행되었다.


그러나 기습을 예상하고 있던 시민연합군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도리어 기습의 실패로 당황하게 된 것은 세인트 에일린군이 된 것이다.


"불을 붙여라!"


히폴리토의 명령에 병사들은 준비해두었던 횃불에 불을 붙였다. 성벽은 곧 대낮처럼 환해졌다. 그리고 미리 반쯤 열어둔 성문에서 방패 보병이 출격했다. 성 위에서 궁병대가 적의 선두, 공성대를 향해 화살을 쏟아부었다. 비오듯이 쏟아져내리는 화살과 돌맹이에 적들은 적잖게 당황했다. 그래서 그들은 엘리사와 안젤라의 보병대의 종심돌파를 허용하고 말았다. 엘리사는 좌측으로, 안젤라는 우측으로 적을 몰아 길을 텄다. 이 열린 길의 끝에 서 있던 멜비나와 사자보는 말을 잃었다.


'어떻게 이 기습이 오는 것을 알았지? 설사 알았다해도 이렇게까지 준비할 수 있나? 나의 진형을 어떻게 알고 있는거야?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멜비나는 멍하니 성문에서 달려나오는 수십기의 기병대를 쳐다보았다.


"돌진하라! 멜비나를 처단하라!"


플로라의 외침에 기병대의 위풍당당한 함성이 뒤따랐다. 긴 창을 낀 기병들은 소수의 창병대의 방어는 개의치 않고 궁병진형쪽으로 돌진했다. 이제부터는 일방적인 살육이 시작되었다. 세인트 에일린군의 선두는 좁은 길과 방패보병 사이에 끼어 난전을 허용했고, 후군의 궁병들은 기병에 짓밟히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멜비나의 손을 잡고 달려나간 것은 사자보였다.


"멜비나님! 작전은 실패했습니다! 즉시 전장을 떠나야 합니다!"


"아직이야. 난 지지 않아. 내가 왜 저런 벌레들에게 도망쳐야하지? 사자보, 당장 저 년을 죽여! 플로라, 그래, 그런 이름이였어. 저 년을... 아니, 죽이지마. 사로잡아. 내가 직접 고문할거니까."


"멜비나님, 그건 무리입니다. 적은 바로 앞에 이르렀어요!"


"그래, 고문이 끝나면 널 줄게. 저 아이, 예쁘잖아? 사자보, 너 마음대로 하도록..."


"멜비나님!"


사자보는 멜비나의 앞을 막아섰다. 멜비나의 목을 노리던 붉은 보석은 사자보의 어깨에 박혀버렸다.


"도망치십시오! 뭣들하느냐! 멜비나님을 지켜라!"


사자보는 그 보석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두 손으로 꽉 쥐었다. 하지만 나덜론은 그에게 시간을 끌지 않았다. 두번째 보석은 정확히 사자보의 목을 끊어냈다. 선혈이 하늘로 튀어올랐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을 꿰뚫고 있는 금속에 이어진 끈을 놓지 않았다.


"사자보...?"


"... 도망치십시오... 멜비나님..."


사자보의 새어나오는 목소리에 멜비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숲을 향해 달렸다. 사자보는 그후에 남은 힘을 털어 몸을 앞으로 쓰러뜨렸다. 나덜론은 사자보의 앞까지 와서 그의 몸을 뒤집고 나서야 무장을 회수할 수 있었다.




멜비나에 대한 역사학자의 평가는 잔인하다는 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백성들에게는 최악의 행정가였고, 광기를 뒤집어 쓴 군주였다. 자신의 사리를 채우는데 급급했던 것은 물론이요, 백성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으로는 그녀만한 군주가 없었다.


하지만 군사학자들의 견해는 다르다. 그녀는 공포를 이용할 줄 알았고, 부하들의 충성심을 높이는 법을 알았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출세를 위한 것이든 그녀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원하는 것을 해주었고, 그녀의 부대는 그녀를 위해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녀가 백성들을 약탈한 기록은 줄을 잇지만 자신의 부하를 박하게 대한 일은 없었다. 만약 그녀가 50년 전 티프소에 있었다면 테르센트 침공의 최고 수훈자가 되었을 거라는, 다소 편파적인 역사가정(歷史假定)도 있을 정도였다.




"아직 놓지지 않았어. 여기서 쫓는다면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


나덜론은 숲을 바라보았다. 전투는 이미 승리한 것과 다름없다. 여기서 승리에 만족하고 물러선다면 미래에 오류는 없다. 하지만 피비린내나는 전투는 반복된다. 게다가 같은 시간이 흘러가게 된다. 그렇다면 여기부터는 미지의 영역. 나덜론은 손에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 그는 그 공포에 잠시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여기서 죽이면... 분명히...!"


나덜론은 눈을 꾹 감았다. 잠시후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눈의 동공이 조여져있었다. 어둠을 보는 것은 익숙하다. 그는 어둠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기에. 숲의 먼 곳에서 정신없이 달리고 있는 여성의 뒷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은발의 청년은 달렸다. 길이 없는 숲이다. 그렇다면 이쪽이 유리하다. 목표는 적장의 죽음. 그리고 종전. 모든 것은 플로라를 위해서...


풀숲을 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거리가 줄어든다. 멜비나의 모습이 틀림없다고 확인하자 더욱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것이 그의 실수였다.


어디에서 날아온 화살일까?


바람을 찢는 소리가 들렸다. 쐐엑, 하는 그 소리는 오늘 밤 불어오는 바람 소리에 섞였다. 나덜론의 시야는 너무 좁았다. 어둠 속을 달리느라 보지 못했던 그의 오른쪽에서 일시에 화살이 몇 발 날아들었다. 그를 노린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불운(不運). 이레귤러의 발생은 나덜론이 알지 못하던 것이었다. 몸을 뒤집으며 급하게 피했지만, 그것은 좋은 판단이 아니었다. 차라리 눈치채지 못했다면 화살은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가 잠시 멈짓한 순간, 화살은 그의 우측 어깨뼈를 부숴놓았다.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멜비나의 모습은 다시 멀어져갔다. 성급했다. 이를 악물었다. 얼어붙은것 같은 금속이 어깨를 찢어놓는 기분이 들었다. 통한의 실수. 이대로 추격할 여력이 없다. 이 부상은 결코 작지 않다. 고통의 엄습은 두렵지 않았다. 두려운 것은 운명에 굴복하는 것 뿐.


'큰일이다.'


이 팔로 남은 일정을 정상치만큼 따라 갈 수 있을까?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그는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엿봐야 했다. 이 상태로는 불가능하다. 나덜론은 왼손으로 땅을 쳤다. 다시 한번 쳤다.


"제기랄.. 제기랄...! 제기랄...!!"


그의 낮은 신음 소리가 숲에 퍼졌다.


작가의말

티프소와 테르센트에서는 역사속 전쟁의 평가 기준이 전혀 다릅니다. 티프소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승리를 거두는가가 중요하지만, 테르센트는 어떤 대의명분을 걸고 있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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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센트 연대기 ~ 비밀을 아는 자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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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휴식의 날 15.10.23 131 1 20쪽
13 12화. 마후라나 15.08.17 96 1 14쪽
12 언젠가의 이야기 15.08.12 163 1 22쪽
11 11화. 재앙을 막을 땅 15.07.10 92 1 10쪽
10 10화. 있을 수 없는 계략 15.07.08 108 1 17쪽
9 9화. 티에세를 향하여 15.07.02 157 1 9쪽
8 8화. 사자의 방문 15.06.26 148 1 3쪽
7 7화. 되찾은 세인트 에일린 -2 15.05.29 109 1 11쪽
6 6화. 되찾은 세인트 에일린 -1 15.05.29 123 1 11쪽
5 5화. 지켜진 적 없는 약속 15.04.29 107 1 6쪽
» 4화. 실수 15.04.20 139 1 14쪽
3 3화. 퀴나성 전투 15.04.20 144 1 13쪽
2 2화. 슬픈 봄날 15.04.20 166 1 21쪽
1 1화. 홀로 남은 소녀와 홀로 남은 남자 15.04.20 265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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