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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괴 님의 서재입니다.

업적 따면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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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괴
작품등록일 :
2020.09.19 20:01
최근연재일 :
2020.10.04 18:10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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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8
추천수 :
86
글자수 :
90,539

작성
20.09.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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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고블린 킹 사냥](2)

DUMMY

각각 카메라와 음향 장비를 들고 있는 남자 두 명이 A-07던전의 개찰구를 밀며 지나갔다. HBS방송국의 카메라맨인 최성국과 PD인 이찬수였다.


아무리 방송국이라도 던전에 들어가려면 다이버 자격증이 반드시 필요했다. 두 명도 손에는 마이크 등의 방송장비를 들고 있긴 하지만 제대로 방어구도 입고 있었고, 허리춤에는 무기도 하나씩 차고 있었다.


1층으로 내려와 이동기 앞에 선 두 명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말없이 카메라를 조작하고 있는 성국에게 찬수가 말을 걸었다.


"야, 담배 하나만 피고 내려가자."

"방금 전에도 하나 폈잖아요."

"그건 이 땅굴로 들어오기 전이고. 일하기전에 하나 태워야 할 거 아냐."


찬수는 이동기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구석으로 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성국도 카메라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담배를 꺼냈다.


"이러다 너무 늦는 거 아니에요? 보스 잡힐 것 같은데."


성국은 영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그의 말대로 이미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오는 시간. 보스 레이드를 위해 아침 일찍부터 출발한 공략팀과 다른 방송사들을 생각하면 둘의 방문은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뭐 어때. 다른 방송국마냥 지원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윗대가리들이나 시청자들이나 우리한테 바라는 것도 없는데. 끝날 때쯤 가서 인터뷰만 따오면 되지."


찬수는 퉁명스레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 HBS는 다이버와 던전 분야에 있어서 그다지 기대감이 높은 방송사가 아니었다.


첫 노선을 잘못 탔다고 해야 할까. 던전의 탄생 당시 모든 방송국이 던전에 대해 다루느라 정신이 없는 틈에 그 외의 분야에 투자했던 것이 문제였다. 던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었으나 처참하게 실패. 결국 부랴부랴 던전 관련 방송도 꾸리긴 했지만, 이미 다른 방송국의 빠방한 메인 프로그램들에 시선이 끌린 시청자들이 이제 와서 HBS의 방송에 관심을 가질 리 없다.


어두운 표정으로 담배를 끈 찬수가 대충 남은 꽁초를 바닥에 비벼 끄고는 이동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성국도 허겁지겁 담배를 끄고 카메라를 챙겨 그 뒤를 따랐다.


"하, 뭐 우리만 딱 다룰만한 대박 소재 없으려나."

"그런 게 있어도 저희가 먼저 발견할 수 있을 리가 없죠. 새 프로그램 짤 예산도 없고."

"그렇겠..."


쿵!


찬수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떨구는 참에, 갑자기 발밑이 흔들리며 어딘가에서 커다란 소리가 울렸다.


"뭐야?"

"지진...은 아니겠죠."


그들뿐만 아니라 1층에 있던 몇몇 다이버들도 어리둥절한 눈치였다. 괜한 불안감에 주변을 둘러보던 찬수의 눈에 2층 계단 쪽에서 다이버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2층에...! 처음 보는 거인 몬스터가 나타났어!"


그는 일행인 듯한 사람에게 숨을 헐떡이며 외쳤다. 그 내용을 들은 찬수와 성국의 눈이 마주쳤다. 찬수는 곧바로 2층으로 달렸고, 성국은 무거운 장비를 짊어진 채로 허겁지겁 그 뒤를 따라 달렸다.


콰앙!


2층에 내려오자 굉음은 점점 더 커져갔다. 몇 안 되는 고블린들을 피해가며 달리고 달린 둘은 결국 넓은 광장 같은 장소에서 고블린 킹과 싸우고 있는 성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뭐야, 저 몬스터는...? 왜 2층에 저딴 놈이 있어?"


고블린 킹의 거대한 모습을 본 찬수가 중얼거렸다. 다이버 관련 프로그램을 몇 번이나 다룬 찬수도 처음 보는 몬스터였다. 성국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지만 일단 카메라를 들고 그 싸움을 찍기 시작했다.


"크아아아!"


쿵! 쿵!


그들이 지켜보는 잠깐 사이에도 성우와 고블린 킹의 싸움은 점점 치열해져 갔다. 찬수의 눈이 점차 놀라움으로 물들어갔다.


"말도 안 돼.... 장비 보면 분명 초보잔데, 어떻게 저렇게 움직이지?"


아슬아슬한 공방에 마이크를 들고 있는 찬수의 손에 무심코 힘이 들어가며 땀이 배어나왔다. 고블린 킹의 거대한 바위 몽둥이를 휙휙 피하며 끊임없이 다리를 베고 지나가는 성우의 모습. 그 속도도 속도였지만, 배짱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들이 지켜보는 사이, 1층에서 소식을 듣고 내려온 구경꾼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고블린 킹의 존재에 놀라던 그들은, 곧 성우의 움직임에 시선을 집중했다. 꾸준한 데미지 누적 끝에 고블린 킹이 결국 무릎을 꿇었을 때는 박수소리와 환호성마저 나왔을 정도였다.


저 정도는 별 거 아니라는 듯 팔짱을 끼고 구경하던 고참 다이버들도, 마침내 성우가 고블린 킹의 주먹을 밟고 뛰어올라 마무리 일격을 날리는 모습에는 감탄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쓰러진 고블린 킹의 목 뒤에 검을 쑤셔 넣고 자리에 우뚝 선 성우를 보던 성국이 입을 열었다.


"지금 바로 가서 인터뷰하나 딸까요?"


찬수는 그 질문에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됐다."

"네? 괜찮은 특종인데 바로 가서...."

"그럴 필요 없다니까. 내 말 믿고 넌 장비나 챙겨서 먼저 차에 가있어라. 보스 레이드 쪽은 됐다."

"어, 네? 네...."


성국은 찬수가 건네는 가방을 받아들며 당황하다가, 찬수가 계단 쪽으로 밀자 어쩔 수 없이 장비들을 챙기고 던전을 빠져나갔다.


.

.

.


"시발... 이게 뭐야?"


성우는 업적 창을 확인하고는 인상을 구겼다.


[고블린 킹 슬레이어]

- 고블린 킹에게 도전 자격을 얻어 쓰러트렸다.

- 힘, 체력, 민첩 +60

- 활성화 : 번식력 대폭 증가


[나도 이제 엘리트!]

- 엘리트 몬스터를 5마리 사냥했다. (2/5)

- ???

- ???


[고블린 킹 슬레이어]업적은 스텟 증가량이 아주 큰 좋은 업적이었다. '번식력 대폭 증가'라는 활성화 효과는 뭐, 없는 것보단 아마 나을 테니까. 성우의 기분이 나빠진 이유는 이게 아니었다.


[보스 레이드 – A-07 50층의 슬라임 나이트 첫 토벌] - 실패

최초로 A-07던전 50층의 보스 슬라임 나이트를 토벌했다.

실패하였으므로 정보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실패하였으므로 정보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빨간색으로 커다란 X자가 쳐져 있는 보스 레이드 업적.


성우는 반복해서 실패한 업적을 눌러보아도 마치 잠긴 것처럼 반응이 없었다.


“이거 뭔데 이대로 끝이야?”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린 성우가 배낭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뉴스를 검색했다. 2층이라 간신히 전파가 통하긴 하지만, 평소보다 2배쯤 느린 속도에 성우의 복장이 터지기 직전. 10분 전에 올라온 기사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A-07 던전, 4시간 만에 50층 보스 클리어. 순조로운 재공략 스타트.}


성우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로 터벅터벅 1층으로 향했다.


그 크게 낙담한 모습에 구경하고 있던 다이버들도 말을 걸기 뭐했는지 순순히 길을 비켜줄 정도였다.


1층으로 올라가자, 이동기 주변은 사람들로 한창 북적이는 중이었다. 보스 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공략 팀이 귀환한 것이다.


공략 팀에 소속되어 있다던 태호의 얼굴이 그들을 살피던 성우의 눈에 들어왔다. 한숨을 내쉰 성우는 사무실로 향했다.


‘하... 내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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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코볼트 검수](1) +1 20.10.01 94 6 12쪽
11 [새로운 만남] +4 20.09.30 109 5 14쪽
» [고블린 킹 사냥](2) +2 20.09.29 102 6 8쪽
9 [고블린 킹 사냥](1) +3 20.09.28 113 7 12쪽
8 [고블린 학살자](3) +4 20.09.27 118 6 12쪽
7 [고블린 학살자](2) +2 20.09.26 123 4 12쪽
6 [고블린 학살자](1) +3 20.09.25 148 4 17쪽
5 [신입 다이버](2) +3 20.09.24 158 4 18쪽
4 [신입 다이버](1) +2 20.09.23 167 5 15쪽
3 [다이버 자격증] +2 20.09.22 189 5 12쪽
2 [업적 시스템](2) +2 20.09.21 227 8 19쪽
1 [업적 시스템](1) +3 20.09.20 294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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