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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괴 님의 서재입니다.

업적 따면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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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괴
작품등록일 :
2020.09.19 20:01
최근연재일 :
2020.10.0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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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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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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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0,539

작성
20.09.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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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다이버 자격증]

DUMMY

"별 내용 없군."


성우는 '다이버 자격시험 합격증명서'라고 쓰여 있는 종이를 대충 접어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성우가 지금 있는 장소는 다이버가 되기 위해 받아야하는 자격시험의 실기시험장...의 화장실.


결심대로 다이버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며 한동안 시간을 보낸 성우는 오늘에서야 무사히 시험에 통과한 참이었다.


그리고 지금. 실기 시험 내내 참고 있던 복통을 해소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성우는 문득 스텟 창을 눈앞에 띄웠다.


--------------------------------


스테이터스


힘 : 10 + 30

체력 : 10 + 26

민첩 : 10 + 15

기교 : 10

마나 : 10

마력 : 10


활성화된 업적


[사냥 성공] - 전체 스텟 10% 추가 보너스 / [애송이 검사] - 검술의 이해도 소폭 증가 / [사랑의 연탄 배달 숙련자] - 체력 스텟 10% 추가 보너스 / [지하철 버저비터] - 민첩 12% 추가 보너스 / [사랑의 쌀 배달 숙련자] - 힘 스텟 15% 추가 보너스


--------------------------------


며칠 지나지 않았음에도 상당히 늘어난 추가 스탯들과 업적들이 눈에 띈다.


[지하철 버저비터]는 그냥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지하철에 올라탔을 때 뜬금없이 얻은 업적이었지만, [사랑의 연탄 배달 숙련자]와 [사랑의 쌀 배달 숙련자]는 얻는데 꽤나 고생한 업적이었다.


업적 시스템을 얻은 첫 날. 성우는 방을 엉망으로 만든 대가로 수리비와 더불어 집주인 아주머니가 자주 나가는 모임에 끌려 나가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불우이웃에게 연탄을 배달하는 자원봉사활동.


그리고 하루 종일 이어진 연탄 옮기기에 성우는 허리가 끊어질듯 아프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애초에 끌려 나왔으니 타원봉사활동이 된 성우로서는 여간 불만이 아니었지만, 그 불만은 자원봉사가 끝난 뒤 얻은 업적의 존재에 씻은 듯 사라졌다.


[사랑의 연탄 배달 초보자]

- 처음으로 봉사활동에서 연탄을 옮겼다.

- 체력 5 증가

- 활성화 : 체력 스텟 10% 추가


[사랑의 연탄 배달 숙련자]

- 봉사활동에서 연탄을 옮긴다(132/500)

- ???

- ???


게다가 그뿐만 아니라 횟수를 늘리면 얻을 수 있는 상위 업적의 존재까지.


일단 얻을 수 있는 업적이 눈앞에 뜬 이상 성우의 사전에 돌아서 가는 일 따윈 없다. 성우는 그 날 이후로 봉사활동에 빠짐없이 나가며 연탄배달 회수를 채웠고, 그 상위 업적을 딴 이후로는 쌀 배달까지 참여해 역시 업적을 획득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 외에도 생활과 연관된 자잘한 업적들이 쌓이며 성우의 기본 스텟은 이미 원래 성우의 신체능력과 비할 바가 못 되는 수준까지 성장하게 된 것이다.


"근데 활성화 했을 때 오르는 스탯까지는 표시가 안 되니 영 불편하네. 일일이 계산해보기도 귀찮고."


그것도 그렇지만, 성우가 지금 가진 가장 큰 불만은 업적의 활성화가 가능한 숫자가 5개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분명히 뭔가 제한 숫자를 늘리는 방법이 있을 텐데, 아직까지는 관련된 업적이나 시스템을 알 수가 없는 상태였다.


'[신의 사도]의 활성 조건도 아직 모르겠고.'


성우는 아쉬운 눈으로 업적 창을 살펴보다가, 이내 스텟 창을 꺼버리고 핸드폰을 꺼내 적당한 게임을 실행시켰다. 현실 업적이 막혔으면 게임 업적을 따면 되지.


.

.

.


성우가 화장실에 틀어박혀 시간을 보내는 사이, 실기 시험장 밖에는 몇몇 사람들이 초조한 기색으로 서성거리고 있었다.


"68번은 아직도 안 나오네. 다들 지금 그 남자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중 안경을 쓴 키 큰 남자, 대기업 산하의 대형 다이버 회사인 '라이언'의 스카우터 박창수가 지루함이 가득 담긴 얼굴로 투덜거렸다.


"그렇겠죠. 자격증도 없이 마정석을 썼을 리도 없고. 그런데도 그 정도 실기 점수면 진짜 생각지도 못한 다크호스니까요."


그 말에 대답한 것은 순한 인상의 남자. 마찬가지로 다이버 회사인 '청호'의 김희성이었다.


두 명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실기시험장 입구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오늘 시험에 합격한 신입 다이버들을 스카우트 하려 파견 나온 사람들이었다.


몇 가지 사회문제의 회피나 활동보고의 편의를 위해 다이버는 무조건 팀이나 회사에 소속되어 있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었고, 때문에 대부분의 평범한 신입 다이버들은 시험에 통과해 자격증을 얻으면 일단 관련 회사에 이력서를 넣으며 일자리부터 구해야했다.


하지만 그건 일반적인 경우고, 애초에 뿌리부터 남다른 신입들은 회사에서 모셔가지 못해 안달이었다. '뛰어난 다이버'가 부족한 것은 어느 회사나 매한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기시험이 있는 날이면 시험장 앞은 수많은 스카우터들로 득시글거리곤 했지만, 그것도 시험이 끝날 무렵에 한정된 얘기였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늦는데? 아직도 안 나오는 거 보면 어디 뒷문으로 도망갔거나 이미 다른 회사가 접근해서 가로챈 거 아냐?"

"스카우터가 건물 안까지 들어가는 건 금지돼 있잖아요. 그 뒷문은 아무나 못쓰고."


이미 시험이 끝난 지도 한참. 대부분의 신입 다이버들은 진즉에 나와 그 실력 여하에 따라 스카우터들의 러브콜을 받거나, 쓸쓸히 홀로 귀가한지 오래였다.


오직 엄청난 실기 점수로 오늘 모인 스카우터들의 혼을 쏙 빼놓은 68번만 빼고.


"딴 회사 사람들도 슬슬 돌아가네. 뭐, 어차피 지금 신체 스펙 아무리 좋아봐야 첫 마정석 흡수 때 쓰레기 스킬 나오면 별 볼일 없어지잖아. 목매고 기다려서까지 데려갈 필요는 없긴 하지. 넌 더 기다릴 거냐?"


창수는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며 희성에게 물었다. 그의 말대로, 68번을 기다리던 스카우터들은 포기한 건지 하나둘 자리를 떠나고 있었다.


희성은 한숨을 푹 쉬고는 대답했다.


"저희 사장님이 1등 아니면 관심 없으니 그냥 오라고 하시긴 했는데, 지금 저희 회사 상황이 말이 아니라서요. 진짜 사장님 말대로 했다간 회사 끝장나요. 아무나 좋으니 한 명이라도 데려가긴 해야 하는데, 잘 안되네요."

"고생한다. 그러지 말고 우리 회사로 옮기는 게 어때? 네 능력이면 우리 회사에서도...."

"아뇨, 말씀은 정말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빈 말이 아닌 티를 슬쩍 비치는 창수의 권유에도 희성은 난처한 얼굴로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전 좀 더 기다려보다가 갈 테니까 먼저 돌아가 보셔도 돼요."

"뭐, 그래. 날도 쌀쌀한데 너무 오래 있지 말고. 난 간다."


창수는 희성의 등을 몇 번 두드려주고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또 한참. 스카우터들은 이제 거의 다 돌아가 버리고, 시험장 앞에 남은 사람은 이제 고작해야 세 명 뿐.


그들 역시 돌아갈지 말지를 망설이고 있던 그 때, 시험장의 정문이 벌컥 열렸다.


"화장실에 너무 오래있었네. 냄새 안 뱄나?"


문을 열고 자신의 옷 냄새를 킁킁 맡으며 걸어 나오는 사람은 바로 성우였다.


시험은 진즉에 마쳤지만, 볼일을 보는 동안 잠깐 할 생각에 켰던 게임이 너무 재밌었던 나머지 볼일을 마치고도 한참동안이나 화장실에서 게임에 몰두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지금에야 나온 것이다.


그런 성우에게 갑자기 세 명의 남자가 달려들었다.


깜짝 놀란 성우가 뒷걸음질을 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서 도착한 두 명의 남자가 명함을 들이밀었다. 성우가 그것을 받아들자 남자들이 입을 열었다.


"오늘 수험번호 68번 분 맞으시죠? 오늘 실기 시험은 정말 잘 봤습니다. 대단하시던데요. 따로 뭔가 훈련을 받으신 건가요? 아니면 불법으로 몰래 마정석을 이미 흡수했다던가? 하하하, 농담입니다. 그럴 리는 없죠. 아니, 뭐 사실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저희 회사인 프레그넌트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안녕하십니까. 데이엑스 코퍼레이션 소속 임수현이라고 합니다. 지금 저희 회사에서 미디어 쪽에 노출이 많이 되는 새로운 컨셉으로 다이버 팀을 하나 신설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일단 연습생으로 시작해서 최종 멤버로 발탁만 되신다면 기본 지급 되는 수익은...."

"아, 잠깐만요. 잠깐만."


서로에게 질 새라 속사포처럼 자회사를 어필하는 두 명의 말을 성우가 손을 휘저으며 멈췄다. 사운드가 겹치니 솔직히 뭐라 하는지 잘 들리지도 않을 지경이었다.


"제가 아직 그런 쪽은 공부를 덜 해서 바로 말씀드리기가 힘든데요."


그런 성우의 제지에도 두 스카우터는 어필을 멈추지 않으며 어떻게든 성우를 붙잡으려 했다. 고수익, 안전하고 빠른 성장, 전폭적인 지원, 미디어 노출 등등. 그들 역시 지금시간까지 성우를 기다려온 집념의 남자들이다. 쉽사리 포기할 면면이었으면 진즉에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성우의 궁극적인 목표는 돈이나 성장이 아닌 업적의 달성.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라도 행동에 제약이 걸린다면 들어갈 의미가 없다. 언제 어떤 엉뚱한 달성조건을 가진 업적이 뜰지 모르는데, 그때 가서 회사에 묶여 눈앞에 있는 업적을 놓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래서 성우는 자신이 소속할 회사의 대략적인 조건을 이미 세워놓은 상태였다.


성우가 뭘 하든 터치하지 않고, 적당히 성과만 내주면 알아서 하도록 냅두는 회사.


'근데 그런 회사가 있나?'


뭐, 천천히 찾아보면 되지. 근데 이 새끼들은 대체 언제까지 떠들어? 그렇게 딴생각을 하며 두 스카우터의 열변을 한귀로 흘려버리던 성우가 슬슬 올라오는 짜증을 표출하려던 무렵, 그의 앞에 마지막 한 명의 남자가 뒤늦게 도착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합격 축하드립니다. 저는 청호 소속의 김희성이라고 합니다. 지금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전폭적인 지원이나 관리는 어려워도, 현재 활동 중인 다이버가 없는 상황이라 요구사항은 대체로 맞춰드릴 수 있다 자부합니다. 비록 계약금은 높지 않지만 인센티브 계약으로...."


옆에서 크게 떠들어대는 두 남자의 소음 틈바구니에서 희성은 작지만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조건을 읊었다.


입에 장전했던 쌍욕을 잠시 멈추고 희성의 말을 잠자코 듣던 성우가 손을 내밀었다.


"명함 하나 받을 수 있을까요?"

"아, 제가 전문 스카우터가 아니라 제 명함은 없고, 여기 저희 사장님 명함입니다. 핸드폰 말고 그 아래 번호로 전화 주시면 되고, 또...."


앞서 접근한 조건 좋은 두 명에게는 대꾸도 하지 않다가 누가 봐도 쩌리 회사인 자신의 말에 성우가 반응을 보이자 오히려 당황한 희성이었지만, 어쨌든 명함을 받겠다는 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여기, 이건 제 핸드폰 번호니까 이쪽으로 연락하셔도 되고요."


희성은 명함 뒤에 자신의 연락처를 적은 뒤 성우에게 건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른 스카우터들은 미련이 남았는지 잠시 머뭇거리긴 했지만, 성우의 명백한 태도차이에 단념하고 혀를 차며 자리를 떴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희성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 회사는 프레그먼트처럼 대형 회사도 아니고 데이엑스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닌데 괜찮으시겠어요? 솔직히 다른 회사에 비하면 거의 신경을 못 써드릴 텐데....“

"좋네요. 일단은 고민 좀 더 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성우는 희성이 준 명함을 챙기고는 자리를 떠났다. 희성은 성우의 말에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어쨌든 대형 신인에게서 호의적인 답변을 얻은 것은 사실.


한결 마음이 편해진 희성을 뒤로 한 성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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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신입 다이버](2) +3 20.09.24 159 4 18쪽
4 [신입 다이버](1) +2 20.09.23 168 5 15쪽
» [다이버 자격증] +2 20.09.22 190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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