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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왕 님의 서재입니다.

딸바보, 신급 슬라임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동자왕
작품등록일 :
2021.08.12 15:18
최근연재일 :
2021.09.28 18:55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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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41
추천수 :
663
글자수 :
166,918

작성
21.09.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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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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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9화. 성탄절의 기적.

DUMMY

29화. 성탄절의 기적.




한편, 그 시각.

이성재 의원은 연합 근처의 빌딩 옥상에 올라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장관이구만!”


자욱하게 솟아오른 먼지와 잔해들.

전 국회의사당 건물이 납작하게 눌려버린 광경에 이성재가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피해상황 보고 해봐.”

“감지 스킬에 의하면 일반인은 대략 150명. 각성자는 60명 정도가 사망했습니다. 지금도 빠르게 생명반응이 사라지는 중이며,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완벽하군!”


크리스마스에는 모든 각성자들이 출근한다. 특히 성동일의 중추 세력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전부 연합에서 대기하게 된다.

일부러 이때를 노렸다.

그 결과는 최고. 지금의 피해만으로도 연합세력의 절반이 무너졌다고 볼 수 있었다.


“그건 잘 설치해뒀겠지?”


물론 이게 끝이 아니다.

적대세력은 누를 수 있을 때 완벽하게 밟아놓아야 한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도록. 영원히 고개를 들 수 없도록 말이다.


“예. 지금쯤이면 활동을 시작했을 겁니다.”


블러드 슬라임이랬던가.

그 마물이 봉인된 상자가 지금 연합 어딘가에 있었다.

놈은 대격변 당시 루마니아의 수도에 소환되었던 흡혈 마물로, 빠른 분열 속도와 조금이라도 피를 빨리면 무조건 사망한다는 즉사능력 때문에 현재 규격 외로 지정되어 있었다.


“한 놈도 빠짐없이 죽겠구나.”


이번 붕괴로 상자가 부서졌을 터.

이로써 매몰된 모든 사람들은 옴짝달싹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었다.


“흐흐......”


한마디로 연합은 이제 끝.

내일부터는 자신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었다.




*




한편, 무너진 연합 건물 로비.

집무실로 향하던 성동일은 갑작스런 건물 붕괴에 급히 주변 사람들부터 구했다.

그 역시 한국의 ‘권왕’으로 불리는 최상급 각성자.

강력한 근력과 악력으로 쏟아져 내리는 잔해들을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젠장!!”


하지만 그에게도 한계는 존재했다.

그의 특성은 거신의 주먹.

양 주먹에 거신의 기운과 파괴력을 두를 수 있고, 신체를 극한의 강도까지 강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전부를 구할 수는 없었다.

힘을 개방했다간 더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할 테니까.

그 탓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상당한 부상을 입었다.


“으윽! 연합장님, 저기도 마물이......”


문제는 건물 붕괴와 함께 마물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들은 적이 있었다.

대격변과 함께 소환되어 루마니아의 수도 절반을 초토화시켜버렸다는 규격 외 마물을.


‘하필이면 저놈이라니.’


어디서 나타난 걸까. 어째서 저놈들이 여기에 있는 걸까.

지금도 잔해 곳곳에서 시뻘건 슬라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드득!!


성동일이 입을 악다물었다.

전투력이 강한 건 아니다. 핵을 공격하면 간단하게 죽일 수 있는 마물이었다.

문제는 흡혈 능력이다.

놈은 흡혈로 분열한다. 그리고 흡혈 당한 생명체는 반드시 목숨을 잃게 된다.


‘어떻게 해야 하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힘을 쓰자니 2차 붕괴의 위험이.

구조를 기다리자니 매몰된 사람들이 당하고 말 것이었다.

하지만 빨리 선택해야 했다.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인지를.


스륵!


그때 성동일이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에 빠르게 뒤돌았다.

주먹을 휘두르려다 급히 멈췄다.

물방울처럼 반투명한 슬라임이 잔해 틈 사이를 비집고 나왔기 때문이다.


‘유현씨의 슬라임인가?’


투명한 슬라임이 꿀렁거린다.

그리고 분열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를 늘리더니 블러드 슬라임들에게 쇄도. 한꺼번에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꿀렁! 푸확!


투명한 슬라임들의 몸이 붉게 물들었다가 다시금 반투명하게 맑아졌다.

스스로 몸을 정화하는 것 같았다.


“유현씨입니까?”


성동일이 물었다.

말을 알아들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도라도 해보자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곧바로 답이 들려왔다. 그것도 아주 놀라운 방법으로.


-괜찮으십니까?-

“!!”


마력전성이었다.

규격 외 마물 중에서도 일부만 사용할 수 있다는 그 능력을 유현이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놀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예, 로비쪽은 어떻게든 괜찮습니다. 다만, 매몰된 사람들이 걱정입니다.”

-음, 심각하긴 하더군요. 사망자가 벌써 400명은 넘었어요. 그 중에 150명은 각성자 같고요.-

“크윽!”


그 말에 성동일의 표정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연합엔 각성자들이 많다.

건물 붕괴로 그렇게까지 많이 죽을 리가 없었다.

역시나 블러드 슬라임 때문인 것 같았다.


‘개자식......’


이건 분명 이성재의 계략이었다.

증거는 없지만 확실했다.

여기서 죽어간 사람들은 연합의 핵심인력들. 그들이 죽으면 누가 가장 기뻐할까.

이성재 밖에 없다.


‘틀렸다......’


연합은 이제 끝이었다.

연합이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건 연합원들의 능력과 단합력 덕분.

그들이 사라진 이상, 연합은 독립을 이룰 힘도, 정부의 압박을 견딜 재간도 없었다.


-음, 연합장님?-


허탈해하는 성동일을 지켜보던 유현이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성동일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의 눈에서 희망이 사라져 가는 것이 보인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군.’


내 딸을 위해서라도 그는 무너지면 안 된다. 오랫동안 유리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어야 한다.

역시 어쩔 수 없나.

-우리 거래합시다.-

“......?”




*




성동일과의 대화를 끝마친 유현은 뒤를 돌아보았다.

유리를 안고 있는 안나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또 이렇게 되어버렸군.”


처음엔 매몰 현장을 모조리 부수고 지상으로 돌파하려고 했었다.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

다른 사람들이 죽는 건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포기해야만 했다.


‘그, 그랬다간 매몰된 사람들이 무사하지 못할 텐데요?’


믿을 수 없다는 안나의 얼굴.

물론 그 표정 때문에 포기한 건 아니다. 그녀의 말을 들은 유리의 질문 때문이었다.


‘유리 예쁘다했던 엉니도 아야해? 어저찌도?’


울먹거리며 쳐다보는 딸.

이게 결정타였다.

유리도 알고 있는 것이다. 잔해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갇혀있다는 것을.

그 사실을 아는 딸 앞에서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일 순 없었다.


‘멋진 아빠,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는 거라면 모를까.’


그리고 지금이 바로 멋진 아빠가 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았다.


“마야. 생존자와 블러드 슬라임들의 위치를 전부 파악해.”

-알겠습니다, 주인님.-


실프와 노움이 사라지자, 유현도 후손들을 배출해 잔해 속으로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매몰된 사람들을 찾아 슬라임으로 케어하고, 동시에 블러드 슬라임들도 처리할 생각이었다.


‘으윽, 살려줘......’

‘죽기 싫어.’

‘조금만 참으세요. 곧 구조대가 도착할 겁니다.’


죽어가며 울부짖는 사람들.

부상자들을 돌보는 각성자들.

신에게 기도하는 사람들까지.

잔해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현은 후손들로 사망자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회복시켰고, 공간 확장과 함께 그들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물론, 블러드 슬라임들도 가볍게 처리해나갔다.


-[블러드 슬라임(Lv.11)]의 마정석을 흡수합니다.

-[블러드 슬라임(Lv.3)]의 마정석을 흡수합니다.

-[블러드 슬라임(Lv.6)]의 마정석을 흡수합니다.

-마나 스텟 (+1)상승. MP최대수치가 (+5)증가하였습니다.

-적응 성공! [블러드 슬라임(Lv.1)]이 탄생합니다.

-그에 따른 대표특성: [진혈 흡수]를 획득합니다.


놈들의 공격은 후손들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무색은 태초의 슬라임이다. 존재하는 모든 슬라임들의 조물주.

한낮 피조물 따위가 창조주를 위협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오히려 새로운 슬라임과 특성만 개방되어버렸다.


“휘유, 망자들의 영혼이 주변을 가득 채웠구나.”


그때 도플갱어가 귀신이라도 보이는 듯 꽉 막힌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그에 유현이 물었다.


“너 영혼속박 가능하지?”

“망자의 영혼을 속박하는 것은 언데드 생산의 기본적인 요소. 당연히 가능하지. 그런데 그건 왜?”

“그럼 떠돌고 있는 영혼들 모두 내 앞에 잡아와.”

“엉? 뭐하려고?”

“전부 되살릴 거다.”

“......?”


저게 무슨 개소리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도플갱어는 유현의 명령에 따랐다.

아무리 개소리 같아도 주인의 명령은 절대적인 것이니까.

그렇게 잠시 후, 영혼을 끌어모은 마기 덩어리를 유현의 앞에 대령했다.

그리고 유현은 그것을 통째로 삼켜버렸다.


“헉! 영혼을 먹었어!?”

“네??”


도플갱어는 물론이고, 지켜보던 안나도 경악했다.

살린다고 그래놓곤 전부 먹어버리면 어쩌자는 말인가.

하지만 진정으로 놀라운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꿀렁~꿀렁~!


유현의 몸에서 쏟아져 나오는 무수한 슬라임들.

영혼을 머금은 슬라임들이 잔해 속으로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역시 되는군.’


무한포식은 살아있는 것만 아니면 전부 포식할 수 있다.

영혼은 죽은 자의 것.

생자가 아니기에 위장에 넣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을 집중하던 유현이 눈을 떴다.


“저, 전부 되살린 거야?”

“그래, 살렸다.”

“허......”


도플갱어는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사라졌던 생명의 기운이 다시 느껴지는 걸 보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이젠 괴물이라고 부르지도 못하겠군.’


사령술사인 자신도 죽은 생명을 되살리는 건 불가능했다.

기껏해야 영혼을 속박해 언데드로 소생시키는 것이 전부였다.

되살리는 건 천계의 대천사 정도는 되어야 겨우 가능한 일이라고 들었건만.

그걸 너무나도 쉽게 해내버리는 유현이 더 이상은 평범한 존재로 보이지가 않았다.


“후훗.”


과할 정도로 놀라는 도플갱어의 모습에 유현이 피식 웃었다.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망자의 신체를 수복하고 그 신체에 강제로 영혼을 부여했을 뿐이니까.

김진우들에게 마력심장을 부여했을 때와 같은 방법이었다.

물론, 이 과정에선 도플갱어의 영혼속박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뿌듯했다.


“유리야, 아빠가 다 치료해줬어. 이제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어.”

“징짜? 엉니도 아저찌도 다 나아떠?”

“그럼! 이제 여기서 나가자.”

“웅, 빨리. 유리 답답해.”


유리가 폭하고 안겨들었다.

품에서 얼굴을 부비는 딸내미의 귀여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유현이 웃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이제 위로 올라갈 생각이었다.

물론, 매몰된 사람들과 함께.


촤라라락!!


그때였다.

잔해 속에서 시뻘건 무언가가 튀어나와 유현에게 쇄도했다.

너무나도 빠르고 급작스러운 공격에 유현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푸욱!!


“주, 주인!!”

“유현씨이!!!”


두 사람이 비명을 질렀다.

유현의 왼쪽 어깨가 시뻘건 촉수에 의해 꿰뚫려있었기 때문이다.

등짝으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그나마 다행인건 유리는 무사하다는 것이다. 그 짧은 순간에서도 딸을 지켜낸 유현이었다.


“......”


유현이 어깨를 관통한 촉수를 따라 잔해의 틈을 노려보았다.

그곳에서 검붉은 액체가 흘러내리며 사람의 형체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완성된 존재는 190cm는 되어 보이는 장신의 사내.

백옥같이 새하얀 피부에 허리까지 오는 긴 검은 머릿결을 가진 미남자였다.


-너였구나. 나의 각성을 방해한 버러지 같은 놈이.-


눈에서 쏟아지는 진득한 마기.

거기에 마력전성까지.

아무래도 상당한 수준의 마족이 등장한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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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내 딸의 뒷배 세력들. +4 21.09.28 548 18 13쪽
30 30화. 성탄절의 기적. +4 21.09.27 516 20 12쪽
» 29화. 성탄절의 기적. +3 21.09.26 559 20 12쪽
28 28화. 성탄절의 기적. +2 21.09.20 705 18 11쪽
27 27화. 딸을 위한 세상 만들기. +2 21.09.19 742 18 12쪽
26 26화. 딸을 건드린 대가. +5 21.09.18 788 20 12쪽
25 25화. 폭주. +6 21.09.09 936 23 13쪽
24 24화. 폭주. +7 21.09.06 896 24 12쪽
23 23화. 딸 찾아 삼만 리. +2 21.09.05 832 20 12쪽
22 22화. 먼치킨 슬라임 탄생. +8 21.09.03 835 27 13쪽
21 21화. 먼치킨 슬라임 탄생. +8 21.09.01 882 21 13쪽
20 20화. 존버는 끝났다. +3 21.08.31 825 28 12쪽
19 19화. 슬라임은 각성 중. +4 21.08.30 842 21 12쪽
18 18화. 딸 바보, 각오하다. +2 21.08.29 861 23 12쪽
17 17화. 한줄기 빛을 보았다. +2 21.08.28 855 24 12쪽
16 16화. 규격 외 존재. +1 21.08.27 869 22 12쪽
15 15화. 이제는 결정해야 할 때. +1 21.08.26 861 24 12쪽
14 14화. 딸 바보, 한을 풀었다. +4 21.08.24 908 22 13쪽
13 13화. 드디어 인간을 보았다! +1 21.08.23 873 20 12쪽
12 12화. 환영받지 못한 손님의 최후. +1 21.08.22 867 16 12쪽
11 11화. 딸 바보가 바라는 것. +1 21.08.21 883 16 13쪽
10 10화. 딸 바보의 하루일과. +2 21.08.20 932 20 12쪽
9 9화. 딸 바보가 강해지는 법. +1 21.08.19 965 17 13쪽
8 8화. 슬라임의 정령 소환법. +1 21.08.18 1,024 19 13쪽
7 7화.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다? 21.08.17 1,049 18 13쪽
6 6화.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다? 21.08.16 1,101 16 13쪽
5 5화. 딸 바보, 슬라임 되다. +2 21.08.15 1,204 20 12쪽
4 4화. 딸 바보, 슬라임 되다. +2 21.08.14 1,416 25 13쪽
3 3화. 딸 바보, 슬라임 되다. 21.08.13 1,705 27 12쪽
2 2화. 딸 바보, 슬라임 되다. +5 21.08.12 1,920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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