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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왕 님의 서재입니다.

딸바보, 신급 슬라임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동자왕
작품등록일 :
2021.08.12 15:18
최근연재일 :
2021.09.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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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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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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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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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7화. 딸을 위한 세상 만들기.

DUMMY

27화. 딸을 위한 세상 만들기.





며칠 후.

유현은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유리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 유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밥도 안 먹고 넋 나간 얼굴로 유리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 딸이......변했어.’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오늘 점심은 유리가 좋아하는 돈가스를 먹으러 가려고 했었다.

그래서 잔뜩 기대했었다. 활짝 핀 얼굴로 안겨들 딸의 애교를.

그런데 거절당했다.


-청국장, 먹고 시퍼.-


이런 믿을 수 없는 이유로.

유리는 청국장을 싫어한다. 냄새만 맡아도 질색할 정도로.

그러니 어찌 당혹스럽지 않을까.

아이의 갑작스런 변화는 부모로서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짜 청천벽력 같은 상황은 음식이 나온 후에 벌어졌다.


-이리 줘봐. 아빠가 비벼줄게.-

-안대! 유리가 하꺼야!-

-......?-


떠먹여 주는 것조차 거절하는 유리.

아빠의 보살핌을 거절하는 딸의 모습에 정말이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말았다.

밀려드는 허탈감과 당혹스러움에 멘탈이 탈탈 털려나가 버릴 정도였다.


<유리님이 왜 이러는 걸까요.>

‘나도 그게 궁금해.’


마야의 물음에 세상 다 산 표정을 짓는 유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유리의 어설픈 숟가락질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직접 청국장을 퍼 밥에 비비는 모습. 그걸 입에 가져가 크게 한입 오물거리는 모습.

행동 하나하나에 손이 떨렸다.


‘이것도 성장의 과정인가......’


씁쓸했다.

딸 가진 다른 부모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벌써부터 독립적인 행동을 보이는 딸의 모습에 마음 한편이 찌릿찌릿 저려왔다.

더 크고 나면 아예 안 보고 살자고 말하는 건 아닐지. 그런 말도 안 되는 걱정까지 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멍을 때렸을까.

갑자기 식당 안이 시끄러워졌다.


“저런 XX새끼! 나라 말아 먹으려고 X지랄을 떨었네. 죽어도 싸다! 꼴좋아!”

“하여간 썩을 대로 썩어가지고. 정부 새끼들은 전부 나가 뒈져야 돼.”


식사를 하던 사람들이 TV를 보며 엄청난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에 마야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차단해 유리의 귀를 보호했고, 유현은 TV로 시선을 옮겼다.


-대표의원 조진명 사망! 자택에서 목매고 자살.-

-유언장에 지은 죄를 죽음으로서 짊어지고 가겠다고 적혀있어.-


조진명이 죽었다는 특종이었다.

그와 함께 삼일 전에 열린 조진명의 기자회견이 재차 보도되기 시작했다.


-먼저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모든 잘못과 죄를 인정하며, 그 책임을 지고자 대표의원의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야 이 개자식아! 죽어라!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내 새끼를 그렇게 죽여 놓고 이제 와서 사퇴? 이 찢어죽일 놈아!!-


기자회견장에 몰려든 국민들이 조진명을 향해 돌과 계란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는 국민이 던진 돌에 몰매를 맞았고, 결국 경찰의 보호아래 몸을 숨기는 걸로 영상이 끝났다.


“어휴! 내가 저길 갔었어야 되는데. 저거 진짜 사람새끼 아니다.”

“저런 새끼 때문에 아직도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지. 마물보다 더 한 새끼야, 저건.”


요 며칠, 조진명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한국이 발칵 뒤집혔다.

경찰과 검찰은 그제야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고, 직계가족과 범죄에 가담한 모든 세력들을 구속시켰다.

정부와 국회도 무사하진 못했다.

국민들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청와대로 밀어닥쳤기 때문이다.

그에 청와대는 지금 완전히 아수라장이 된 상태였다.


“쯧, 세상 잘 돌아간다.”


연신 분노를 삼을 삼키는 사람들을 보며 유현도 함께 혀를 찼다.

아니, 분노하는 척 했다.

그도 그럴 게 화면에서 방송되는 저 인간. 사실 그는 조진명이 아니었다.


‘자식, 고생 좀 했겠네.’


그렇다. 저건 도플갱어가 조진명으로 변신한 것이었다.

자택에서 발견된 시신도 DNA조작과 도플갱어의 마법으로 육체만 재현해낸 껍데기였고.

그런데 어째서 도플갱어가 저기서 몰매를 맞고 있냐고?

그야 성동일 연합장을 도와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후후, 독립이라.’


그가 원하는 것은 연합의 독립.

정부와 동등한 입장에서 독립적인 힘을 가진 세력으로 만들기를 원했다.

정부와 연합이 국가를 위해 협력은 하되, 서로가 서로를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호불가침으로 말이다.

그래서 물어봤었다.

독립을 원하는 이유가 머냐고.


‘현재 각성자들의 주권을 완벽하게 움켜쥔 국가는 대략 60%입니다.’

‘그런데 그 중의 절반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십니까?’

‘전부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그의 설명은 이랬다.

세계가 점차 안정되어가면서 그는 다른 국가들의 정보를 조금씩 알아보기 시작했단다.

그때 눈여겨본 건 각성자들을 제어하는 국가들. 그 국가가 어떻게 괴멸되어갔는지를 집중적으로 알아보았단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고.

국가가 멸망하는데 위협이 된 것은 균열도 마물도 아니었단다.


‘각국의 기득권자들. 그들 간의 알력싸움으로 인해 국가가 멸망했습니다.’


조진명 같은 권위자들.

권력에 목숨을 거는 자들.

그들에게 권력이란 충분한 자금력과 인맥. 그리고 보유한 각성자들의 질과 수였다고 한다.

그로 인해 마물 퇴치는 뒷전으로 미뤄졌고, 각성자들을 독식하며 다투기 바빴단다.

그러다 불어난 마물들에게 자멸했다고 했다.


‘문제는 지금 한국도 그 길을 걷고 있다는 겁니다.’


이게 이유였다.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연합이 독립적인 세력으로 구분되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도와주기로 했다.

물론, 보상은 톡톡히 받을 거고.


-연합에서 유리를 전격지원하고 평생 케어해줄 것.

-한강의 밤섬을 자신에게 넘길 것.-


이게 그에 대한 보상이었다.

유리의 능력은 범상치 않다.

살아가면서 그 능력 때문에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게 될 터. 그에 대한 보호를 연합에게 약속받았다.

유리가 살 세상이다. 이왕이면 좋은 환경에서 살면 좋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에 빠져있길 잠시.


“이제 그만 이리 와서 합석하지?”


유현이 뒤편 테이블에 앉아있는 한 여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호텔에서부터 쭉 따라왔는데 나설 타이밍을 못 잡는 것 같아서 먼저 말을 걸었다.

그 말에 모자를 푹 눌러쓴 여자가 어깨를 움찔한다.


“아, 알고 있었어요?”

“그렇게 눈에 띄는 복장으로 서성대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변장을 하려면 좀 제대로 하던가.”

“......”


그녀는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까지 끼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변장.

그게 아니라도 계속 힐끔거리며 시선을 주니 못 알아차릴 리가 없었다.

결국 그녀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일어나더니 유리의 옆에 착석했다.

유리가 고개를 삐죽 내밀며 그녀를 쳐다본다.


“어? 안나 엉니다!”

“거봐, 유리도 알아보잖아.”

“......”


그녀는 조안나였다.

유리도 단박에 알아보는 걸 보면 조진명에게 잡혔던 것도 우연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뭣 때문에 뒤를 졸졸 따라온 걸까. 자신을 보러 온 건 아닌 것 같은데.


“유리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서요.”


역시나.

한 달 동안 유리와 함께 지냈다더니 그세 정이라도 든 모양이었다.


“그거 이리 줘봐. 언니가 맛있게 비벼줄게.”

“웅!”


안나가 밥에 청국장을 살살 비벼 유리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걸 또 잘도 받아먹는 유리.

그 모습에 안나가 뿌듯하게 웃으면서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유리야. 청국장 싫어하지 않았니?”

“아니야, 유리능 이제 다 잘 머거!”

“아이고, 우리 유리 다 컸네?”

“히히히, 유리도 이제 어릉이야.”


그에 유현이 피식 웃었다.

이제 보니 유리가 안나를 참 잘 따른다. 가끔 김진우나 강호석에 대해서도 물어보곤 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켜봤을까.


움찔!


유현이 얼굴을 꿈틀댔다.

뭔가에 크게 놀란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유리를 쳐다보았다.


‘어째서? 어째서 안나가 비벼주는 건 받아먹는 거지?’


유현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




그날 저녁.

유현은 호텔방 소파에 앉아 조용히 TV를 보고 있었다.

거주할 집을 마련하지 못했기에 아직 호텔에서 지내는 중이었다.

그런데 유현의 표정이 상당히 쓸쓸해 보인다.


“집이 텅 빈 것 같군......”


집에 슬라임들도 함께 있다.

북적북적하다. 하지만 유현의 마음은 혼자 있는 것 마냥 허전하기만 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유리가 없었기 때문. 안나와 함께 키즈 플레이라는 곳에 놀러가 버렸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놀이 천국이라던데 유리는 아직 가본 적이 없었다.

시골에서 살아온 터라 접할 방법이 없었으니까.


“하아......”


정말 모르겠다.

유리가 왜 저러는 건지.

아빠와 떨어진다는 데도 망설임도 없이 따라가질 않나. 옷도 혼자 입으려고 하질 않나. 어제 저녁엔 라면도 끓이겠다고 해서 상당히 애를 먹었었다.

어째서 모든 걸 혼자서 하려고 발버둥을 치는 걸까. 물어봐도 말해주지도 않고.

그 마음이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때 뉴스에서 속보를 전해왔다.


-정부, 조진명의 사망발표 당일에 차기 대표의원으로 국민당의 이성재 의원 선정.-

-정부, 연합의 견제에 마음이 급해졌나. 대규모 촛불집회에도 아랑곳하지 않아.-


그렇지, 정부가 쉽게 연합을 포기할 리가 없다.

권력에 영혼을 팔아버린 놈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훤히 보였다.


“여어, 왔니?”


그때 도플갱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런데 자신을 보며 울상을 짓는다.


“수고했다.”

“크흑!”


그 한마디에 도플갱어가 방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다. 안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쯧쯧.”


억울해서 저런다.

조진명이 받았어야할 욕과 모멸감을 대신 받아버렸으니.


“하아, 오늘은 울적한 날이구먼.”


자신은 딸 때문에.

도플갱어는 마음의 상처 때문에.

이거 집안 분위기가 더 암울해져 버렸다.




*




그 시각.

국민당 대표 이성재는 자신의 저택에서 주요 인사들과 축하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의원님. 아니 이젠 최고의원이라 불러야겠습니다? 하하하!”

“하하하! 한국당의 똥 씹은 얼굴들을 보셨습니까? 이거 오늘은 신나서 잠도 안 올 것 같습니다!”

“조진명과 주요세력들이 사라졌으니 이제 한국당은 이빨 없는 호랑이 신세죠. 앞으로는 저희 국민당. 아니, 의원님의 시대입니다!!”


그들의 아부에 이성재도 만족스러웠는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하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 사람을 믿고 많이들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불구덩이 속이라도 기꺼이 함께 들어가겠습니다. 하하!”


그렇게 얼마나 회포를 풀었을까.

옆에 있던 김의원이 앞으로의 대처에 대해 물었다.


“이제 어쩔 생각이십니까. 대표의원 자리를 우리 국민당이 찾아왔다지만, 성동일 그자가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텐데요.”

“맞습니다. 조진명과 한국당 때문에 정부의 지지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성동일과 연합의 지지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요.”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국민들의 지지도가 높아진 연합과 성동일이었다.

이대로라면 연합 측의 독립도 시간문제일터. 그렇게 되면 정부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고 만다.

하지만 이성재는 미소를 지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 이미 대책은 마련해뒀으니까요.”


조진명이 연합을 완벽하게 제어하지 못했던 이유는 성동일을 향한 국민들의 지지가 굉장히 높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더 높아진 상태였고.

그럼 여기서 문제.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연합의 주도권을 움켜쥘 수 있을까.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부 제거해야겠지.’


연합의 중심인 연합장과 그의 주축 세력들을 없애버리면 된다.

특히 이번 사건을 헤집어낸 자들.


‘김진우, 강호석, 조안나.’


듣기론 얼마 안가 최상급 각성자에 오를 위험인물들이랬다.

이들만 제거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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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내 딸의 뒷배 세력들. +4 21.09.28 548 18 13쪽
30 30화. 성탄절의 기적. +4 21.09.27 516 20 12쪽
29 29화. 성탄절의 기적. +3 21.09.26 558 20 12쪽
28 28화. 성탄절의 기적. +2 21.09.20 705 18 11쪽
» 27화. 딸을 위한 세상 만들기. +2 21.09.19 742 18 12쪽
26 26화. 딸을 건드린 대가. +5 21.09.18 788 20 12쪽
25 25화. 폭주. +6 21.09.09 936 23 13쪽
24 24화. 폭주. +7 21.09.06 896 24 12쪽
23 23화. 딸 찾아 삼만 리. +2 21.09.05 832 20 12쪽
22 22화. 먼치킨 슬라임 탄생. +8 21.09.03 835 27 13쪽
21 21화. 먼치킨 슬라임 탄생. +8 21.09.01 882 21 13쪽
20 20화. 존버는 끝났다. +3 21.08.31 825 28 12쪽
19 19화. 슬라임은 각성 중. +4 21.08.30 841 21 12쪽
18 18화. 딸 바보, 각오하다. +2 21.08.29 861 23 12쪽
17 17화. 한줄기 빛을 보았다. +2 21.08.28 855 24 12쪽
16 16화. 규격 외 존재. +1 21.08.27 869 22 12쪽
15 15화. 이제는 결정해야 할 때. +1 21.08.26 861 24 12쪽
14 14화. 딸 바보, 한을 풀었다. +4 21.08.24 908 22 13쪽
13 13화. 드디어 인간을 보았다! +1 21.08.23 873 20 12쪽
12 12화. 환영받지 못한 손님의 최후. +1 21.08.22 867 16 12쪽
11 11화. 딸 바보가 바라는 것. +1 21.08.21 883 16 13쪽
10 10화. 딸 바보의 하루일과. +2 21.08.20 932 20 12쪽
9 9화. 딸 바보가 강해지는 법. +1 21.08.19 965 17 13쪽
8 8화. 슬라임의 정령 소환법. +1 21.08.18 1,024 19 13쪽
7 7화.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다? 21.08.17 1,049 18 13쪽
6 6화. 축복이 아니라 저주였다? 21.08.16 1,101 16 13쪽
5 5화. 딸 바보, 슬라임 되다. +2 21.08.15 1,204 20 12쪽
4 4화. 딸 바보, 슬라임 되다. +2 21.08.14 1,415 25 13쪽
3 3화. 딸 바보, 슬라임 되다. 21.08.13 1,705 27 12쪽
2 2화. 딸 바보, 슬라임 되다. +5 21.08.12 1,920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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