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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타 님의 서재입니다.

라라랜드 (자고 일어나니 스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휴먼스타
작품등록일 :
2020.05.11 11:41
최근연재일 :
2020.06.12 04:18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6,151
추천수 :
634
글자수 :
144,965

작성
20.05.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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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화. 다시 기어오르면 돼

DUMMY

미소를 캐스팅하기 위해서

현철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눈빛으로 미소를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왜 파출부 아줌마로 분장한 여배우가 유명 감독을 사랑하게 됐는지···

왜 유명 감독은 그 여배우를 사랑하게 됐는지···

미소가 관심을 보이는 그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현철이 입을 떼려는 그때


“야, 라면 먹자··· 룰루랄라··· 앗 뜨거···”


정호가 펄펄 끓는 냄비를 두 손으로 잡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야, 상 안 깔았어? 바닥에 깔 거 좀 가져와. 앗 뜨거 앗 뜨거, 빨랑, 쏟겠어. 빨랑. 깔 거. 가져와··· 안 돼!!!”


그냥 내려놨다가는 비닐 재질로 된 연습실 바닥에 구멍이 날 것 같았다.

모두 미친 듯이 바닥에 깔 것을 찾지만

당황하니 더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이대로 비닐 바닥에 빵구 날 건 뻔했다.

선생님에게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폐만 끼쳐왔다.

연습실 비닐 바닥에 구멍까지 낼 수는 없었다.

현철은 절대 내려놓지 못하고

친구들은 자기 몸이라도 받치고 싶었다.


“멍충아! 깔 거 미리 깔고 가져와야지!”

“시끄러. 잔소리 그만하고. 빨랑. 아무거나 깔아. 이러다 쏟겠어!”

“다시 갖다 놔!”

“가다가 쏟을 거 같아!”

“죽고 싶냐? 너 쏟기만 해!”


정호가 현철의 시나리오를 봤다.


“야, 시나리오!”

“안 돼! 내 자식 같은 놈이야!”


현철이가 시나리오를 뱃속에 넣었다.

뱃속으로 낳은 새끼라도 되는 것처럼 시나리오를 꼭 끌어안았다.


“자식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미애가 시나리오를 빼앗으려 몸싸움을 벌였다.

수지도 달려들어 시나리오를 잡아 뽑아 바닥에 깔았다.

정호가 황급히 라면 냄비를 올려놨다.

라면 국물이 흘러넘쳐 시나리오를 적셨다.

아주 더럽게.


“시나리오가 아주··· 걸레가···”


미애가 라면 냄비를 살짝 들추면서 말했다.


“흑··· 내 새끼 같은 시나리오를···”


현철은 정말로 슬퍼서 우는 것 같았다.


“현철아, 그거 내 도장이다.”


정호가 웃으며 말했다.


“뭔 도장?”

“니 영화, 내가 촬영 맡는다. 지금 시나리오에 도장 찍은 거야... 라면 냄비 하나도 안 뜨거워.”


미애가 라면 냄비를 손으로 만져봤다.

뜨겁지 않았다.


“정호야···”

“너 눈빛 보니깐 아직 죽지 않은 거 같아서, 맘 바꾼 거야.”

“정호야 이놈아···”


현철이 말끝을 흐렸다.


‘이것들이 어울리지 않게 왜 감동 모드로 가고 난리야?’


미소, 수지, 미애는 정호를 미친놈 바라보는 듯 바라봤다.


“야, 미소, 수지, 미애, 니들은 뭘 그렇게 감동하고 그러냐?”


정호가 말했다.

그게 아닌데.


“난 앞으로 들어갈 영화는 3개월 이상은 준비할 거야, 현철이 영화 찍고 할 수 있을 거 같아.”

“야 정호야! 우리 영원히 함께 가는 거야.”


현철이 정호를 와락 끌어안고 바닥에 뒹굴었다.

라면 냄비를 건드려 쏟을 것 같자 미소, 미애, 수지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후룩후룩 후루룩.

모두가 둘러앉아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어휴, 너희는 만나면 항상 이렇게 정신이 없냐?”


최성원 선생님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선생님, 우리 이렇게 영원히 안 변하는 게 좋으시죠?”

“아니, 이제는 좀 변해도 좋을 것 같다.”

“정말요? 정말 우리 중에 누구 하나 떠서 연락도 안 하고 목에 깁스하고 다니면 좋으세요?”

“제발 그래 줄래?”

“에이··· 근데 선생님은 왜 연기 안 하세요?”

“······.”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 라면을 입에 넣고 씹지 못했다.

눈치 없는 수지만 라면 국물까지 쭉 빨아대면서


“선생님 동기들은 다 잘 나가잖아요.”

“······.”


모두가 수지 머리 위로 라면 국물을 쏟아버리고 싶었다.


“선생님 연기 하는 거 보고 싶어?”

“그럼요. 선생님, 예전에 ‘연기의 신’이셨다면서요. 촬영장에서 선생님 얘기 좀 들었어요. 동기분이셨는데··· 이름이···”

“······.”

“전소연 배우랑 친하셨다던데··· 정말이세요?”

“······.”


최성원 선생님도 배우로서 꿈을 가졌었다.

지금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연기를 가르치는 자리에 머물렀지만.


동기 중에 잘 나간다는 사람은 바로 전소연 배우와 김민수 감독이었다.

서로 연락도 하지 않는다.

잘 나가는 사람은 연락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고

못 나가는 사람은 자격지심에 연락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렇게 자기 길을 찾아갈 뿐이다.


수지는 눈치 없는 말을 더이상 하지 못했다.

미소가 수지 주둥이를 비틀어댔으니까.

최성원 선생님은 고개를 숙였다.

제자들은 선생님의 고개 숙인 모습을 처음 봤다.

당황스러운 모습이었다.


그제야 수지도 자신이 최성원 선생님의 아픔을 건드렸음을 알고 안절부절못했다.

미애는 이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기로 했다.


“야, 김현철!”

“어···”

“니 영화 분장··· 내가 할 게.”


현철이가 미애를 끌어안으려고 달려가려는데.


“너 끌어안으면 나 안 한다!”


그래도 현철은 미애를 와락 끌어안았다.


“단, 조건이 있어, 미소하고 수지가 하면 할 거야.”

“수지는 한다고 했어!”

“뭐? 수지 너 정말이야?”


수지가 쑥스러운 표정으로


“아니, 저 자식이 어제 갑자기 삼겹살에 쏘주 사주면서 꼬시잖아. 술김에 그만··· 그걸 말하면 어떡해 멍충아!”

“자, 그럼 미소만 남았어.”


현철은 이게 다 계획이었다는 듯, 마지막으로 미소를 돌아봤다.

친구들도 미소를 봤다.

미소가 최성원 선생님을 돌아봤다.


“니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 거야.”


최성원 선생님은 간단하게 답을 내려줬다.

미소는 이 역할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하고 싶지 않았다.

남의 것을 빼앗으면서까지 꿈과 성공을 이루는 캐릭터는 자신과 맞지 않았으니까.


“이 캐릭터는 나랑 안 맞아, 미안해.”

“넌 남의 걸 뺏으며 성공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구나.”

“맞아.”

“넌 배우야.”

“아직 아닌가 보지.”

“아니, 넌 배우야, 심지어 난 너를 지망생이나 무명 배우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넌 그냥 배우야.”

“······.”

“니가 내 첫 영화 주연배우로 연기했을 때조차 넌 진짜 배우였어.”


정호가 미애 귀에 속삭였다.


“저 새끼 지금 작업 들어갔다. 배우 꼬시는 데는 천재야.”

“암만 그래도 미소 안 넘어가, 쟤도 나이가 몇 갠데?”


미애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속삭였다.


“배우라면, 어떤 역할도 해낼 수 있어야 돼. 그게 진짜 배우야. 바로 너야!”

“아니, 하찮은 무명 배우일 뿐이야.”

“규모가 크고 유명한 상업영화가 아닐 뿐이지 이미 넌 수많은 역할을 연기 해 왔어. 그것도 완벽하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봐주는 사람도 없어.”

“상관없어, 하지만 넌 알잖아. 니가 그 역할에 얼마나 몰입했는지.”

“······.”

“얼마나 완벽하게 해냈는지.”

“······.”

“감독인 내가 봤어. 니 연기는 최고였어.”

“······.”


정호가 미애 귀에 대고 다시 속삭였다.


“넘어가고 있어.”

“한다고는 아직 말 안 했다. 미소야··· 안 돼··· 제발···”


미애는 두 손을 모았다.

현철과 미소는 친구 사이가 아닌 감독과 배우로서 대화를 이어갔다.


“니가 했던 첫 역할은 미혼모였어, 넌 미혼모였던 적이 없지만, 그 절박한 심정을 완벽하게 연기 했었어.”

“······.”

“니가 했던 두 번째 역할은 성폭행 피해자였어. 넌 피해자였던 적은 없지만 아픔에서 벗어나려는 심정을 완벽하게 연기 했어.”

“······.”

“미소 니가 연기했던 두 사람은 모두 아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어.”

“······.”

“··· 너 역시 그에 못지않은 욕망이 있어.”

“··· 내 욕망이 뭔데?”


감독은 배우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배우는 믿음이 없으면 연기를 할 수가 없다.

그것은 일종에 자기 최면이다.

최면에서 깨면 모든 게 다 무너진다.

벌거벗은 채로 거리를 걷는 수치심.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그런 기분에 자신은 파괴되고 만다.

유리그릇 같은 존재.


“니 욕망은···”

“······.”


믿음과 확신을 주는 사람은 오직 자신과 감독뿐이다.

현철은 그걸 알고 있다.


“영화배우가 돼서 잘 나가고 싶은 욕망, 남들에게 뻐기고 싶고 잘나 보이고 싶은 욕망, 가장 화려하고 싶은 욕망. 그리고···”

“······.”

“니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전소연 배우를 꺾고 싶은 욕망!”


미소는 살짝 숨을 쉬지 못했다.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보느라 숨 쉬는 걸 깜빡했다.

친구들이 현철이를 ‘연출의 마법사’라고 놀리면서도 인정하는 건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능력에 있었다.


“그 욕망이 비록 남의 것을 빼앗는다고 해도··· 이건 우리들 얘기야.”

“······.”

“왜냐면 우리는 언제나 잘못된 선택을 하잖아?”

“······.”


이제 알았다.

현철이가 하려는 진짜 이야기는 남의 것을 빼앗는 이야기가 아니라 항상 잘못하며 살아가는 우리들 이야기라는 걸.

미소는 마음이 조금 풀어졌다.


‘인정한다. 연출의 마법사··· 정현철.”


“난 니가 필요하다. 미소야.”

“······.”


친구들이 침을 꼴깍 삼켜대며 바라봤다.

미소는 이글거리며 바라보는 현철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이렇게 또 속아 넘어가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보다 자신의 욕망을 보고 말았다.


‘가장 화려하고 싶은··· 전소연 배우를 꺾고 싶은···’


미소는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욕망을 잡기로 했다.


“좋아, 할 게.”


할 게···

현철의 영화에 출연한다는 말보다

김민수 감독의 시나리오를 훔쳐보겠다는 말이었다.


지켜보던 친구들이 현철과 미소에게 영혼 없는 박수를 쳐주었다.


“잘 됐다. 너희들 다시 영화 만드는 모습 또 보게 됐구나. 앞으로 필요하면 이 공간 사용해.”

“정말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어차피 말 안 해도 쓸 거잖아?”


현철이가 달려가 최성원 선생님을 와락 끌어안고 바닥에 뒹굴었다.

친구들이 또 속아 넘어갔다면서 현철을 깔고 앉으며 장난을 쳤다.

대학 입시 때도 이러고 놀았었다.


미소는 친구들 모습을 보며 조용히 핸드폰 카톡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정애에게.


- 엄마? 배구 감독 집, 가사도우미 앞으로 제가 할게요. 앞으로 엄마 말 잘 듣는 맏딸이···


낮에 엄마가 하라고 할 때 할 걸 후회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엄마에게는 살짝 미안했지만··· 다 엄마 잘되라고 하는 거니까.


‘잠실에 있는 100평짜리 펜트하우스 사주면 그동안 모든 잘못 싹 다 갚으니까.’


카톡에 글을 쓰는 미소의 표정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음속에서는 알 수 없는 욕망이 타올랐다.

이런 기분 처음이다.

이런 솔직함은.


실수하고 잘못하더라도 자신의 욕망을 따라가기로 했다.

김민우 감독의 시나리오를 훔쳐보면서까지 캐스팅에 도움을 받기로 했다.

여주인공 캐릭터를 미리 보고 분석하고 연습해서 누구보다 경쟁력을 가지고 오디션에 참가하기로 했다.


또다시 숨을 쉬는 걸 깜빡했다.

흥분이 밀려와서.

숨 호흡을 한 번 크게 했다.


정애에게 보낸 카톡 1이 사라졌다.

그리고 카톡이 들어왔다.


- 배구 감독 집? 그거 이씨 아줌마가 나 대신에 일하기로 했다. 넌 안 가도 돼. 푹 쉬어라... 밥통에 밥 비벼 놨으니까. 쉬어 빠지기 전에 얼은 기어들어 와서 퍼먹어.


손발도 맞아야 도둑질을 한다고 했다.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다.


‘다시··· 다시 기어오르면 돼!’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면 돼!’

‘언제나 답은 있으니까!’

‘내가 엄마 땜에 못 산다 못 살아!’


작가의말

하루에 한 자라도 쓸 수 있을 때까지...  

<선호작> <추천부탁드립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sns 로 주변 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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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주소는 카피가 되질 않습니다.)

https://blog.munpia.com/silaso01/novel/206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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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화. 당신과 나, 우리 이야기 +7 20.06.12 124 8 11쪽
27 26화. 이야기의 시작 +8 20.06.11 49 10 10쪽
26 25화. 악마와 손을 잡았으니까 +8 20.06.10 54 9 10쪽
25 24화. 비밀이 숨겨진 곳 +6 20.06.09 51 11 11쪽
24 23화. 반갑다, 소희야 +8 20.06.08 108 11 12쪽
23 22화. 욕망이, 그렇게 이끌었다. +13 20.06.05 164 14 14쪽
22 21화. 마지막 통과면 완벽하다 +11 20.06.04 152 15 9쪽
21 20화. 당신은 나랑 작업하게 될 거야. +10 20.06.03 148 17 11쪽
20 19화. 완벽히 속여넘길 수 있는 +13 20.06.02 143 13 11쪽
19 18화. 판타지 속 판타지 +18 20.06.01 144 18 9쪽
18 17화. 판타지가 시작됐다. 두 번째 +28 20.05.29 166 24 14쪽
17 16화. 판타지가 시작됐다 +19 20.05.28 180 18 14쪽
16 15화. 만들어진 기억 +13 20.05.27 164 18 15쪽
15 14화. 이젠 내가 당신보다 갑이야 +24 20.05.26 158 23 13쪽
14 13화.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10 20.05.25 155 16 10쪽
13 12화. 김민수 감독과 한판 대결 +11 20.05.22 153 17 13쪽
12 11화. 잠실에 있는 100평짜리 펜트하우스 +15 20.05.21 161 16 16쪽
» 10화. 다시 기어오르면 돼 +11 20.05.20 156 20 12쪽
10 9화. 미소를 캐스팅하기 위해서 +31 20.05.19 166 24 8쪽
9 8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29 20.05.18 171 24 13쪽
8 7화. 남자 주인공의 등장 +15 20.05.17 200 25 10쪽
7 6화. 욕망 +19 20.05.16 226 22 18쪽
6 5화. 레디, 액션. +24 20.05.15 260 24 10쪽
5 4화. 만남의 시작 +22 20.05.14 279 33 11쪽
4 3화. 무명 여배우들의 무덤 +28 20.05.13 345 31 12쪽
3 2화. 미소야, 너에게 기회가 왔어. +27 20.05.12 432 35 10쪽
2 1화. 자고 일어나니 스타 +23 20.05.11 754 47 15쪽
1 프롤로그 +21 20.05.11 858 9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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