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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아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자가 키우는 무림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완결

동경아
작품등록일 :
2022.08.13 16:16
최근연재일 :
2022.10.31 18:11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1,024
추천수 :
176
글자수 :
225,143

작성
22.09.17 13:41
조회
244
추천
4
글자
12쪽

설영상단.

DUMMY

땅에 처박혀 뒹굴고 있는 일곱의 사내들에게 다가가는 무인의

등으로 축축한 식은땀이 스며 나왔다.


‘역시! 보통이 아니었어, 왠지 부딪치고 싶지 않더라니······.


솔직히 무인도 화경의 경지에 오른 후 스스로 의 무위에

엄청난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화경에 오르고 크나큰 자부심을 안고 폐관을

끝낸 지도 얼마 안 되어 큰 낭패를 당할뻔한 것이다.


’어쩐지 상단을 처음 봤을 때, 범상치 않다 싶었지.‘


어떤 상단이 저렇게 큰 사업체를 이런 길바닥에 세운다는

말인가 돈 많아 보이고 외진 곳에 있으니 약탈당하기 딱

좋아 보여서 망하기 전에 이용이나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그나저나 이 자식들을 어떻게 하지?‘


솔직히 이제는 아무래도 좋았다.

저 건방진 놈이 자신의 행색을 보며 지껄였던 말들도 그로

인해 생긴 분노도 박진수란 사내가 나타났을 때, 그때부터

삽시간에 녹아 사라졌으니까.

다만 그 순간에도 본능적인 감과 체면의 줄다리기 사이에서

좀 더 감이 이끄는 쪽으로 손을 들어주었을 뿐이었다.

육감. 그놈의 육감, 어릴 때부터 몇 번이고 자신을 살려준

그것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냥 무인으로 당당하게 부딪쳐 볼 걸 그랬던가?


’그래도 이런 망신은 안 당해서 다행이군,‘


초절정 고수씩이나 되어서 저리 볼품없이 땅을 뒹굴며

비명을 지르고 있으니, 저놈들 무림 생도 참! 고달파지게

생겼다.

좋게 보면 자신보다 더 높은 무인에게 죽지 않고 가르침을

당한 것이지만 객관적으로 까놓고 보면 객잔에서 행패

부리다가 경비한테 처맞고 날아간 것이니까.


저벅

어느새 사내들의 앞에 도착했다.


빠르게 주변을 살펴보니 상단 입구 안쪽에서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자신을 살피는 시선들이 한눈에 확 들어온다.


’행동을 잘해야 한다. 아니면 무림 생 꼬이는 거야.‘


어차피 지금 이놈들을 건드려 봤자 좋게 보이기는 힘들었다.

그럴 바에는······.


“이놈들!”


호랑이처럼 으르렁대는 그의 음성이, 공간을 은은히 떨리게

하며 주위로 퍼져나갔다.


어찌할 것인가? 호통과 함께 팰 것인가?


상단 정문 안쪽의 사람들은 이제 안전이 확보된 현실에서

잠시나마 자신들을 공포에 떨게 하였던 무인들의 끝을

잔뜩 기대를 담아 바라보았다.


’저 자식들 철산검가라 그랬지?‘

’소문의 무서움을 보여주겠어.“

‘어찌 당하던 두 배로 부풀려서 퍼뜨려 주마!’


두 번다시는 얼굴도 못 들고 다닐 만큼 호 되게 당하길 빌면서······.


”앞으로는 함부로 남을 험담하지 말고 바르게 행동하거라

알겠느냐?“


마침 땅바닥을 뒹굴던 사내들은 땅에 부딪힌 충격에 뒹굴면서

고통스럽다가 풀린 혈로 돌아오는 기운에 몸이 풀리며

신체가 본능적으로 부르르 떠는 작용으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 상황이 몹시도 절묘하여 마치 감격하며 반성하는 것만

같았다.


”그럼 내 굳이 손을 더럽히지 않으마!“


표정을 더욱 단단하게 다진 무인은 몸을 돌려 상단으로

걸어 들어가며 진중하게 포권을 취했다.


”본인의 행동으로 여러 불편을 안겨드려 이렇게 사죄를

드리니 강호 동도들의 아량을 바라겠소!“


무인의 소설에나 나오는 대협과도 같은 행동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주 포권을 하였다.


‘뭐라고 소문을 내야 저 자식들이 고통스러울까?’


반사적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서 묘한 동질감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뭐가 되었든지 간에 다시는 고개도 못 들게 만들어 줘야지.’


원래 소문이라는 것이, 퍼지면 퍼질수록 부풀려지기 마련인 법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각자 흩어지고 잠시 후 상단 앞을 구르던

사형제들도 도망치듯 사라졌다.


객잔 내에서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던 박진수는 무인의

행동과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를 흥미롭게 지켜보다가 이내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숙였다.


”이왕 나갔으니 바깥 구경이나 실컷 하다가 오거라!“

”네“


머릿속에 울리는 대한의 음성에 반사적으로 대답한 박진수는

이내 객잔 내부를 둘러보다가 크게 상한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밖으로 나가 직원들에게 영업을 시작하라고

하고는 돌아오는 손님들에게 인사하였다.


”본 상단의 객잔에서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이미 식은

음식들은 새로 만들고 요금은 받지 않겠으니 즐거운 시간

되시기를······.“


박진수의 말에 흥미로운 구경으로 기분이 풀렸던 손님들이

환호를 지르며 호응하였다.

보통의 객잔이었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상황을 정리한 박진수는 상단으로 돌아오는 화경의 무인에게

다가가 말했다.


”좋게 끝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답례로 별채에 모시고

싶은데 괜찮으신지요?“

‘안 괜찮으면 어쩔 건데?’


무인이 불편한 속내를 감추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본인이 객잔에 있으면 객들이 불편하겠지요?

그렇게 하겠소이다.“

”그럼 따라오시지요.“

‘괜히 따라갔다가 ×되는 거 아니야? 에잇 씨 모르겠다,’


무인은 박진수의 뒤를 따라서 별채로 이동하였다.


***


푸르른 대나무가 주변을 감싸고 큼직하면서도 투박한 석조

건물에 단단한 청석이 반듯하게 깔려서 건물보다 더한 공을

들였음이 돋보이는 넓은 연무장을 자랑하는 이곳은 설영상단이

무인이 포함된 이들에게 빌려주는 별채의 하나다.


연무장 한편에 놓인 큼직한 화로에서 잘 마른 장작들이

타들어 가며 투명한 아지랑이를 휘날리고 그 옆에 돌을

다듬어 만들어진 탁자를 사이에 두고 두툼한 가죽이 깔린

의자에 앉은 두 사람이 정갈하게 차려진 음식을 음미하며

말없이 술잔을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했다.


탁!

한병의 술이 비워질 즈음 한 사내가 술잔을 탁자에 내려

놓으며 노을처럼 붉어진 안색에 미소를 지었다.


”술의 향기가 은은하니 깊고 음식 또한 일품이니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소.“


묵직한 저음이 매력적인 사내의 음성에 마주 앉은 박진혁은

고개를 저으며 술병을 들어 사내의 빈 잔을 채워주었다.


쪼르륵

”아닙니다. 덕분에 별다른 피해가 없이 마무리 지었으니

제가 감사할 따름이지요.“


”······.“


객잔에 피해를 줄뻔한 당사자인 무인은 채워진 술잔을

들어 입에 비우며 말없이 부끄러움을 달랬다.


”아까는 상황이 그러하여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저는

설영상단에 소속된 무인 박진수라고 합니다.“


사내의 불편함을 눈치챈 박진수가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

하면서 부드럽게 이야기를 바꾸었다.


”아! 이거 미안하게 되었소! 여태 본인 소개도 하지

않았구려, 본인은 벽뢰선문의 주진모라 하오!“


주진모의 소개를 들은 박진수는 벽뢰선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낭패감이 들었는데 그런 그에게 고미가 정보를 주었다.


=벽뢰선문 300년 전 번개에 감전당하며 뇌기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곽도경이 창안한 벽뢰진결을 이어받은 일인

전승의 문파입니다. 곽도경은 말년에 신선과도 같은 무위를

보였다고 하여 벽뢰선인이라 불리었는데 실제로 원영신을

이루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벽뢰진결을 수련하기 위해서는 뇌기에 강한 특수한 체질이

필요하여 제자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인하여

일인전승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 증거로 백 년 전에 두 명의 전승자가 있었음이 확인됐습니다.=


”아마 모르실 것이오! 본문은···“


무척이나 자세하고 세밀한 고미의 정보를 듣는 중이라

잠시 멈추며 대답이 없자 주진모가 사문에 대해 말하려

하였는데, 모든 설명은 들은 박진수가 자연스럽게 말을

끊으면서 치고 들어갔다.


”아! 아닙니다. 너무 놀라는 바람에 벽뢰선문이라 하면

300년 전 신선에 올랐다는 벽뢰선인의 진전을 이은 문파가

아닙니까? 역시 처음 보았을 때부터 범상치 않다 싶었습니다.“

=원영신을 이룬 것은 확인되지 않았···=


머릿속으로 고미가 정보를 정정해 주는 소리에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것을 애써 참으며 은은한 감탄을 담아 뱉는

박진수의 말에 주진모의 얼굴에 감격이 피어났다.


”오! 본문의 조사님을 아는 것이오? 하하하“

”그럼요 안 그래도 희귀한 뇌기를 다루는 무공 중에서도

최고에 달하는 무공을 전승하는 곳인걸요.“


고미의 도움으로 부드럽게 흘러간 대화로 박진수는 주진모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되었는데, 주진모는 흔한 전쟁고아 중

하나로 어릴 적 스승을 만나 30년간 벽력진결을 수련하고

이번에 스승의 명을 받아 무공을 이을 전인을 찾아 산을

내려온 무림 초출이었다.

강호행에 필요한 금전을 마련하기 위하여 산에서 지내며

사냥한 짐승들의 가죽을 설영상단 상점에 팔아치우고

객잔에서 배를 채우려 하였는데, 그 모습을 발견한 철산검가의

무인들이 사냥꾼도 이런 객잔에 오냐는 비아냥을 대며

무시하자 시비가 붙은 것이다.


홀로그램으로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대한은 주진모를 상대로

부드럽게 대화를 풀어나가는 박진수의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머금으며 마시던 찻잔을 다탁에 내려놓았다.


”고미 벽뢰진결이 서고에 있던가?“

=수집한 데이터에 존재하며 책으로 만들어 보관 중입니다.=

”그래? 그럼 확인 좀 해볼까?“


대한의 말에 고미는 해당 무공의 내용을 홀로그램으로

보여주었고 대한은 천천히 내용을 분석하며 벽뢰진결을

살피었다.


”오~ 벽뢰선인 이라고? 진짜 천재인데?“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무공을 분석하는 대한의 눈가가

가늘게 휘어지며 미소를 그려냈다.


역시 번개를 직접 겪고 창안한 무공이라 그런지 뇌기에

대한 이해도가 무척 높고 그 배움이 무척 까다로웠다.


”근데 이거 배우려면 번개에 살아남을 만큼 운이 좋거나

체질적으로 뇌기에 매우 친숙한 타고난 체질이어야 하는데

제자 찾기가 정말 힘들겠다.“


고향이었다면 인터넷으로 번개에 살아남은 사람은 드물게

볼 수도 있었고 돈만 있다면 의뢰를 하는 식으로 쉽게

찾아보겠지만 이 시대에 저런 특수한 인재를 찾으려면

무한하게 발품을 파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물론 나는 다르지.’

”수집한 인물 정보에 해당 사항에 맞는 인물이 있어?“

=현재까지 수집한 정보에 벽뢰진결에 맞는 인물로 13명이

존재합니다.=

”오~ 꽤 많네?“

=비율로 따지면 매우 희귀한 체질에 속합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뇌기의 비율이 높은 특수한 장소나 진법을 이용한

환경을 조성하고 태아의 잉태부터 출산까지 시간을 보내면

높은 확률로 해당 체질을 획득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렇군···. 근데 뭐 그게 무슨 소용이겠어, 다른 무공도

얼마든지 많은데 굳이?“

=해당 정보를 박진수에게 전달합니까?=

”아니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지 내가 무슨 정보회사

사장도 아니고 뭐 하러 그러겠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대한의 얼굴에는 무언가 고민하는

모습이 묻어나왔다.


‘정보회사라······.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정보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정보지. 무엇에 관심이 높은지 그것도 정보잖아?

정보회사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고미 마을에 정보단체에서 일했거나 적합한 인재가 있을까?“


대한은 질문을 하면서도 큰 기대는 없었다.

마을의 사람들은 대부분 전쟁에 관련된 피해자나 생활이

어렵던 이들이 많기 때문이었는데 정보를 다루는 것과

일반인들이 관련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사항에 맞는 인물이 존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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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신수 초월. 22.09.20 257 3 11쪽
15 설영상단. 22.09.20 249 4 11쪽
» 설영상단. 22.09.17 245 4 12쪽
13 설영상단. 22.09.16 253 4 11쪽
12 설영상단. 22.09.12 264 5 11쪽
11 생존자 구출. 22.09.07 261 5 11쪽
10 생존자 구출. 22.09.06 272 5 12쪽
9 백호의 부탁. 22.09.01 296 6 11쪽
8 백호의 부탁. 22.08.31 298 6 11쪽
7 분지 내 마을을 만들다. 22.08.29 310 6 11쪽
6 분지 내 마을을 만들다. 22.08.29 329 6 12쪽
5 분지 내 마을을 만들다. 22.08.25 365 6 12쪽
4 분지 내 마을을 만들다. 22.08.24 444 5 12쪽
3 원영신. 22.08.22 506 5 12쪽
2 원영신. 22.08.20 809 6 12쪽
1 서막. 22.08.13 1,032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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