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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서바이벌인데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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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4.08.30 07:02
최근연재일 :
2024.09.18 19:2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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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2
추천수 :
496
글자수 :
115,573

작성
24.09.1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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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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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2쪽

단꿈.

DUMMY

쉬이익. 콰득!


사방에서 몰려드는 강시들의 머리를 응조포착으로 박살냈다.


2단계 근력 향상 가호와 응조포착의 합작은 인간의 내구성을 능가하는 강시의 몸 정도는 가볍게 뜯어내게 만들어주었다.


강시들의 공격은 당연히 몸으로 때웠다.


애초에 보법도 모르고, 싸움기술도 배운 적이 없다.


그저 질긴 피부와 튼튼한 뼈를 믿고 몸으로 버티면서 응조포착으로 한 놈씩 제거하는 것이 전략이었다.


푹. 푸푹. 푹.


강시들의 손끝이 쉴 틈 없이 찔러온다.


그럴 때마다 내 몸이 밀려난다.


손끝도 날카롭게 빛나는 것을 보면, 인간의 몸 정도는 가볍게 뚫어낼 것 같다.


거기에 강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기.


살아있는 생명체에게는 치명적인 독이다.


‘2G는 너무 싼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강시들은 늑대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대였다.


물론 다른 인간들에게.


놈들의 손톱은 내 질긴 피부를 뚫어낼 수 없었고, 사기는 오히려 내 몸의 활력을 올려주고 있었다.


“크어어!”

“크아!”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소리를 지르며 찔러 넣는 손에 힘을 더하는 강시들이다.


그런 강시들에게 나도 화답해 주었다.


“진금이나 내놓고 뒤져버려!”


콰득. 콰득.


양손을 번갈아가면서 내질렀다.


머리, 목, 팔, 가슴.


손에 잡히는 대로 전부 다 뜯어냈다.


간혹 손에 뜯기지 않은 강시는 그대로 손에 잡고 휘둘러 무기로 사용했다.


강시의 무게에 몸의 중심이 무너졌지만, 강력한 근력은 강시정도는 손쉽게 휘두르게 만들어 주었다.


“죽어버려! 황찬수!”


끓어오르는 사기와 살기가 기어이 강시들의 얼굴을 찬수 놈의 얼굴로 변화시켜 버린다.


오히려 좋다.


마음껏 죽여주마!





쏴아아...


머릿속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끓어올랐던 살심이 서서히 줄어들어간다.


선천진기의 힘이기도 하지만, 상대가 없어져서 살기가 줄어든 덕분이기도 하다.


갈기갈기 찢겨진 강시들이 사방에 널려있었다.


뼈와 살점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장기들은 바닥에 길쭉하게 쏟아져 나와 있었다.


그 중에 가장 큰 조각들에 동전과 육포들이 놓여있었다.


[진금 1G 습득]

[진금 1G 습득]

...


“다행히 육포도 주는구나.”


동전을 줍고, 육포는 육포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크어...”

“크하악!”


그 사이에 또 다른 강시들이 몰려든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밤이 전해주는 활기.

강시들의 공격으로 채워지는 사기.

손안 가득 느껴지는 뇌수의 느낌.


거기에 귀한 진금까지.


치이익...


다시 달아오르는 뇌를 생기가 최선을 다해서 식혀주고 있었다.


그런 생기를 오히려 사기로 내리눌렀다.


“오늘은 날뛰어도 괜찮잖아?”


방금 전에 느꼈던 분노와 살기.


그리고 찬수 놈의 몸을 뜯어낼 때의 쾌감.


그것이 선명하다.


인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오던 노력을 잠시 내려놓았다.


그러자 쾌감이 몰려온다.


하면 안 되는 일을 했을 때, 느끼는 배덕감이 묘한 감흥을 이끌어낸다.


“크하하하!!”


남들 눈치 보지 않고 크게 웃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세상 모든 곳에서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신경 써야 하던 삶.


심지어 집에서도 조심해야 했다.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남들의 시선.


그걸 의식하는 나.


심지어 망자가 된 이후에도 그런 것을 신경 쓰고 있었다.


그런 나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와라! 크하하!”


탓!


바닥의 거친 느낌이 맨발을 자극해온다.


그마저도 즐겁다.


“크어어...”


폭력은 나쁜 것이다.

맞는 게 이기는 것이다.


모든 사회 시스템이 인간의 야만성을 거세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가리 딱 대!”


쉬악! 콰득. 퍽!


손에 잡힌 강시의 눈알이 터져나간다.


그 찐득한 느낌이 손바닥을 간지럽힌다.


이곳은 다르다.


먼저 공격해야 유리하다.

가능하면 일격에 죽여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죽이고 빼앗는다.


[강시를 제거하였습니다. 진금 2G 습득]


이것이 이곳의 룰이다.





*****


“누가 강시인지 모르겠네.”


바닥에 널려있는 강시의 시체들.


그런 강시들보다 더 엉망인 내 모습.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가슴속에 응어리져있던 울분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역시 사람이 참고 살면 안 돼.’


무인도에서 혼자 살면서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다.


있지도 않은 남의 시선을.


남들과 어울려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그것들이, 알게 모르게 나를 옥죄고 있었던 것.


그걸 마음껏 발산하고 나자, 오히려 편안해졌다.


[변형 응조법의 성취도가 상승합니다. 4성 -> 5성]


그리고 응조법의 성취도 올라갔다.


‘내공을 완벽하게 통제하려던 것이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었어.’


마음껏 발산하자, 내공의 운용도 한계를 넘어섰다.


목표물을 정하면, 응조포착이 알아서 목표물을 잡아챘다.


초보운전일 때는 핸들을 돌릴 때도, 페달을 밟을 때도 의식하고 행해야 했었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그건 몸이 알아서 해준다.


나는 그저 가야할 길이나, 신호 따위만 신경 쓰면 된다.


지금 내 변형 응조법이 그런 방식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 방향으로 수련해 보자.’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그러나 길은 찾았다.


‘그러면 돼.’


그 길이 아무리 험해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다 보면, 끝이 나온다.


망자인 내 몸은 그 정도 험난함은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


설령 그 길 끝에 낭떠러지가 있더라도 뛰어내리면 된다.


그러면 뭔가가 또 나오겠지.


‘내 몸은 가능해.’





‘내 정보.’


=====

이름 : 강시우

종족 : 망자

진금 : 277G

=====


‘277G.'


황녀라는 기사를 잡고 149G가 되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277G.


강시를 잡아서 무려 128G를 얻은 거다.


대략 오십여 마리.


이쪽 산에 있는 대다수의 강시를 나 혼자 잡은 것이다.


‘육포도 다시 빵빵해졌고.’


육포 주머니가 비어있어서 불안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든든하다.


‘거기에 새 옷까지.’


강시가 입고 있던 옷도 드랍이 되었다.


원래 내 옷은 기능성 등산복이었는데, 이제는 걸레로도 쓰지 못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이것도 금방 그렇게 될 것 같기는 한데.’


내 전투 방식이 워낙에 거칠다보니,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방어구를 선택할까?’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가 그만두었다.


‘아니야. 생존이 우선이야.’


지금처럼 드랍되어서 얻는 건 그렇다 치지만, 소중한 기회를 고작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날리는 건 멍청한 짓이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안 고파봐서 하는 헛소리.’


배부른 돼지가 훨씬 더 행복하다.


‘그러면 배부른 돼지가 되기 위해서 옆 산으로 넘어가 볼까?’


해가 뜨면 강시들은 사라진다.


그 전에 한 마리라도 더 잡아야 한다.


이전 같으면 이렇게 과감하게 움직이지 못했을 거다.


가장 큰 변수인 플레이어의 위치를 알 수가 없었으니까.


‘이제 여섯 번 남았나? 쓸데는 써야지. 천리안 사용.’


[횟수가 1회 차감됩니다. 플레이어 위치가 표시됩니다. 10분]


뇌에 플레이어들의 위치가 박혀든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움직이지 않고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


그런데 아닌 자들이 있었다.


‘이것 봐라?’


뭉쳐있는 무리들이 그들이다.


그 무리가 내 옆에 있는 산으로 접근중이다.





*****


“마법 발사해.”


플랑베리트 에버츠 단장이 뒤쪽에서 몰려드는 강시를 확인하고 지시한다.


“강시들이 더 몰려올 수도 있습니다.”


부관 역할 중인 철벽 기사단의 중급 기사가 플랑베리트의 지시에 조언을 해온다.


“상관없다. 오히려 황녀님이 알아보고 오시게 화려한 걸로 날려.”


“네. 파이어 붐 준비. 목표는 새로 진입하는 강시 무리.”


부관의 지시에 대기하던 마법사가 마법을 준비한다.


주변의 온도가 살짝 높아질 정도로 불의 마나를 가득 모은 마법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을 확인한 부관이 지시한다.


“날려.”


“파이어 붐!”


마법사의 몸에서 솟구친 불의 마나가 달려오는 강시들의 진행 방향으로 몰려가 동그랗게 뭉친다.


강시들이 불의 마나를 지나치는 순간.


콰아아앙!!


굉음과 함께 커다란 폭발이 강시들을 날려버린다.


불 계열 마법이면서 불보다는 폭발력을 우선시 하는 마법.


황실 마법병단에서 애용하는 파이어 붐의 위력이 제대로 발현되었다.


그러나 강시의 생명력은 만만치 않았다.


팔이 잘려나간 강시는 이를 앞세우면서 달려들고.


다리가 박살난 강시는 팔로 기어서 전장에 합류한다.


강시가 기어온 자리에 내장 조각들이 길게 늘어져 있다.


“그어어...”


그 뒤로 폭음에 이끌린 강시들이 또 다시 몰려온다.


밤이 길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부관이다.





쾅! 카드득.


“크합!”


방패를 강타한 강시의 손톱.


방패를 틀어 손톱을 흘려냈지만, 그 충격에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힘이 뭐 이리 강해?”


몸놀림은 단순하지만, 힘과 스피드가 상당하다.


카앙! 캉!


방패를 향해 미친 듯이 양손을 찔러대는 강시.


타격의 순간에 방패로 흘려내야 하지만, 너무 빠른 공격에 제대로 흘려내지 못하고 있다.


힘은 또 얼마나 강한지 중갑을 입은 몸이 뒤로 밀린다.


쉬익. 퍽.


궁수가 날린 화살이 강시의 목에 꽂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좀비보다 더 지독한 것들!”


처음에는 좀비인 줄 알았다가 호되게 당했다.


생각보다 강한 상대.


그래도 뻔히 급소인 머리를 내놓고 달려들기 때문에 해볼 만하지만,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젠장. 내가 탈락할 줄 알아?”


절반 안에 들어야만 플레이어 자격을 유지한다고 들었다.


지금까지 제거한 플레이어의 숫자는 35명.


이번 참가인원은 91명.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다른 플레이어들 간의 전투로 더 줄었을 수도 있지만, 확실한 숫자만 카운팅하는 것이 옳다.


‘어떻게든 버틴다!’


그 생각이 공격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덥석.


방패를 붙들고 늘어지는 강시.


후웅. 콰득!


“크어어!!”


손가락을 도끼로 찍어냈지만, 오히려 이빨을 내밀며 머리를 들이민다.


언데드들이 이래서 짜증난다.


콰직!


머리를 도끼로 박살냈다.


삐걱. 삐걱.


“젠장!”


머리에 박힌 도끼가 빠지지 않는다.


“그어어!!”


또 다른 강시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달려든다.


“이런...”


방패를 짓누르는 강시의 무게.

주력 무기인 도끼의 봉인.


방패와 도끼를 놓고 검을 빼들었다.


전쟁으로 몸에 익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훕!”


콰직!


달려드는 강시의 가슴을 검으로 찔러 넣고 밀어 붙였다.


“죽어버려!”


콰득.


뒤쪽에서 밀고오던 강시까지 검으로 같이 꿰어놓고 뒤로 물러섰다.


“그어어...”

“카학...”


두 마리가 버둥거리다가 균형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다.


서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다가 균형이 어긋난 것.


그 사이에 방패를 짓누르고 있던 강시의 시체를 밀어내고 방패를 집어 들었다.


강시의 몸을 밟고, 도끼를 위 아래로 흔들어 빼냈다.


강시의 몸 위에 있던 진금도 집어 들었다.


귀한 진금이니 당연히 잘 챙겨야지.


굽혔던 허리를 펴고 전장을 살펴보았다.


여전히 칼에 꿰어 버둥거리는 강시 두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진금이나 내놓고 뒈져버려!”


콰직! 콰직!


도끼질 두 번으로 머리 두 개를 박살냈다.


강시들이 축 늘어진다.


역시나 언데드의 약점은 머리통.


진금 습득 메시지가 두 번 떠오른다.


“후우... 후우... 할 수 있다.”


비록 아직은 기사도 아닌 중갑병이지만, 차원전장에 불려온 것만으로도 탄탄대로가 펼쳐진다.


얻을 것에 비해서 지금 내가 할 일은 상대적으로 쉽다.


‘플레이어 자격만 유지하면 돼!’


그러면 질 좋은 무구와 제대로 된 검술, 오러 연공법.


그것들이 무상으로 주어진다.


‘5회차까지 살아남으면 근위 기사단의 검법과 연공법을 전수 받을 수 있다고 했어.’


그러니 버틴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강시 한 마리.


다른 강시들과 다르게 손톱이 길지 않다.


‘불량품인가?’


어찌 되었든 한 놈 당 2G의 진금을 준다.


진금은 이 차원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들었다.


‘내가 잡는다!’


강시의 피로 물든 방패를 앞세우고 돌진.


콰앙!


방패에 묵직한 느낌이 좋다.


‘방패를 밀치면서 도끼로... 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방패가 활짝 열린다.


마주하는 강시의 얼굴.


미묘하게 다른 강시들과 다르게 생겼다.


콰득!


그것이 마지막 기억.


결국 단꿈은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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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보스 몬스터. +1 24.09.15 502 21 12쪽
17 하이에나. +1 24.09.14 518 20 12쪽
16 오러와 내공. +1 24.09.13 539 22 13쪽
15 오러. +3 24.09.12 561 21 13쪽
» 단꿈. +2 24.09.11 556 24 12쪽
13 무리와 강시. +2 24.09.10 552 23 12쪽
12 2회차 시작. 24.09.09 561 24 12쪽
11 인간답게. 24.09.08 585 24 13쪽
10 응조법. 24.09.07 602 23 13쪽
9 대기실. +1 24.09.06 608 22 12쪽
8 1회차 차원전장 완료. +1 24.09.05 613 25 13쪽
7 선택. 24.09.04 639 26 13쪽
6 폭포. +1 24.09.03 643 26 11쪽
5 샤프니스 나이프. +1 24.09.02 660 25 10쪽
4 첫 살인. +1 24.09.01 672 25 10쪽
3 마법 반지 +1 24.08.31 689 25 11쪽
2 강시공. +3 24.08.30 762 29 12쪽
1 배신과 부활. +1 24.08.30 899 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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