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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서바이벌인데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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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4.08.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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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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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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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573

작성
24.08.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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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강시공.

DUMMY

[퇴장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대기실에서 빠져나왔다.


쏴아아...


발목을 향해 밀려오는 파도.


하늘에서 빛나는 수많은 별들과 밝게 빛나는 보름달.


망자가 되어 적의 아랫배를 뚫어냈던 바로 그곳이다.


“살아났나?”


손을 들어 올려 보았다.


생기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손이 눈에 들어온다.


“아...”


맞다. 죽은 몸이지.


“내 정보.”


=====

이름 : 강시우

종족 : 망자

진금 : 0G

=====


“망자...”


신과 같은 힘을 발휘하는 차원전장의 시스템이 망자라고 공언했으니, 믿는 수밖에.


믿었던 친구 놈에게 배신당하고 살해까지.


지독히도 운이 없는 날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억울하게 죽은 몸.


진짜 되살아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복수도 할 수 있다는 의미.


“개 같은 놈. 꼭 죽여 버리고 말겠다!”


황찬수.


그리고 박은혜.


나를 속이고 붙어먹어?


애초에 서로 좋아했으면 그냥 지들끼리 붙어서 살 것이지!


왜 나를 끼워 넣어!


거기에 뻐꾸기 새끼처럼 새끼까지 까놓고!


나는 그것도 모르고 죽어라 먹여 살렸고!


주변에서 딸이 나를 안 닮았다고 해도 발가락이 닮았다면서 넘겼는데!


“으아아아!!”


철퍽! 철퍽!


한참을 바닷물을 향해 주먹질을 하고.


물 속을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그렇게 분노를 표출하다, 문득 이상함을 느꼈다.


“안 힘들어?”


30대 중반 치고는 괜찮은 체력이었다고 자부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아. 나 망자였지.”


지치지 않는 망자.


상처가 나거나 다쳐도 죽지 않는 망자.


‘이상한 포인트에서 인간이 아닌 걸 깨닫게 만드네.’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것.


심각한 부상을 당해도 육류를 섭취하면 재생이 가능한 몸을 얻게 되었다.


‘머리만 멀쩡하면 돼.’


유일한 약점은 머리.


그런데 머리는 모든 생명체의 약점 아닌가?


그러니 딱히 나만의 약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거기에 밥이나 물을 안 먹어도 배고프지도 않고.’


정말로 다행이지.


이곳이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식량을 어떻게 구해?


만약에 운 좋게 살았더라도 굶어죽었을 거다.


‘어차피 계속 이런 상태로 살아야 하는데, 좋은 면을 봐야지.’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지?’


바닷가는 확실한데, 섬인지 육지인지 확실치 않다.


우선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봐야 할 것 같다.





“아... 섬이구나.”


어둠이 가득하지만, 나는 망자다.


망자는 밤이 주 활동무대.


옅은 달빛만으로도 사방이 훤하게 보인다.


그런 내 시야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바다. 바다. 바다.


그리고 간혹 보이는 바위 섬 몇 개.


아니기를 바랐지만, 내 행운은 망자로 되살아나는 것에서 끝났나보다.


‘여기가 어딘지 알아야 방향을 잡고 헤엄치기라도 하지.’


운 나쁘면 영원히 바다에서 헤엄만 칠지도 모른다.


죽지야 않겠지만,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차원전장에서 무공이나 마법을 구해봐야겠구나.’


무협지에서 봤던 경공이나, 하늘을 나는 마법.


아니면 텔레포트.


전 주인이 전해준 기억에는 아이템에 대한 건 누락되어 있다.


‘그냥 일으켜서 싸우게만 하면 되는 게 망자니까.’


이 정도 지식만 하더라도 사실 과하게 주입된 게 맞다.


워낙 급박한 상황이라서 되는대로 기억을 밀어 넣은 것.


운이 좋은 거다.


‘그런데 확실한 건 내 정보 말고는 그 어떤 시스템창도 사용 안하고 있었단 말이지.’


물론 없어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아니라는 강한 예감이 든다.


우선 해봐서 손해는 아니니까.


주변에 아무도 없는 무인도라서 창피할 이유도 없고.


해보자.


“기술. 기술 창. 스테이터스. 스킬. 스킬창. 스킬. 내 스킬.”


=====

내공 심법 : 강시공(입문)

=====


“떴다!”


역시 있었다.


그렇다면.


“내 아공간. 내 인벤토리. 내 보관함.”


=====

(0/5)

=====


오케이.


다음은 맵.


“내 맵. 맵. 내 지도. 지도. 음... 미니맵?”


[차원전장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명령어입니다.]


“오! 됐다!”


그 뒤로 생각나는 것들을 다 말해보았지만, 더 이상은 찾아낼 수 없었다.


더 있을 수도 있지만.


‘못 찾아도 뭐.’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그런데 나 빼고는 다 무림인 아니면 마법사, 기사, 레인저 이런 사람들인데 그 사이에서 버텨낼 수 있을까?’


강자들을 더 한 강자로 만들기 위한 환경.


누구라도 강자가 될 수 있지만, 그것도 기본적인 무력이 있을 때의 이야기다.


‘내가 기댈 곳은 이것 밖에 없어.’


=====

내공 심법 : 강시공(입문)

=====


주입된 기억을 훑어보았다.


‘살아있는 사람을 강시처럼 만들어주는 내공심법이라...’


뼈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피부를 질기게 만들어준다.


물론 그리 좋은 심법은 아니라서 내장과 혈도를 보호해주지는 않는다.


엄밀히 따지면 외공에 가까운 내공심법.


그래서 대성만 한다면, 도검불침의 신체를 얻을 수 있다.


‘살아있는 사람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약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


문제는 내가 가진 지식에는 약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만 있지, 그 약물을 만드는 방법이 없다는 거다.


‘후우... 어쩔 수 없지. 우선은 그냥 익혀 보는 수밖에.’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


그러니 그냥 해보는 수밖에.





섬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달빛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약물로 습득한 사기(死氣)를 회음으로 옮겨...’


역시나 시작부터 막힌다.


약물을 먹었어야 사기를 느끼든 말든 하지.


‘죽음의 기운을 사람이 어떻게... 아.’


나 망자잖아.


그러면 당연히 사기가 있겠지.


‘느껴진다!’


온 몸에 충만한 죽음의 기운.


그것도 원한 가득한 망자라서 순도 높은 죽음의 기운이 가득하다.


‘좋아! 이걸 회음으로...’


내 무협지 지식에 따르면 단전인 기해부터 시작하거나 폐에서부터 시작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이 강시공은 회음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스으으...


차가운 뱀과 같은 기운이 회음으로 몰려든다.


‘기문, 혈해, 음릉천, 루곡, 삼음교....중완, 신궐, 기해, 관원. 다시 회음으로. 아...’


기경팔맥을 한 바퀴 돌렸다.


그러자 온몸으로 정제된 사기가 확 퍼져나간다.


그렇게 퍼져나간 사기들이 정착한 곳은 뼈와 피부.


뿌드득.


뼈에 사기가 스며들어 단단해진다.


스스스.


피부에 스며든 사기가 더욱 더 질기게 만든다.


그렇게 하고도 남은 사기는 다시 회음혈로 모여들고 있었다.


‘이거 맞아?’


내가 습득한 지식과 완전히 다르다.


처음 복용한 약물이 품은 사기의 양은 소량이기 때문에, 회음에 사기를 모으는 것이 한계라고 되어 있다.


그렇게 꾸준히 모은 사기의 양이 일정 수치를 넘어서면 그때부터 혈도를 하나씩 열어젖힌다.


간혹 사기와 잘 맞는 체질의 경우에 그 기간이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이건 차원이 다르잖아.’


[강시공의 성취도가 상승합니다. 입문 -> 1성]


희망이 보인다.





*****


[강시공의 성취도가 상승합니다. 2성 -> 3성]


“후우...”


강시공의 성취가 늘어났다.


벌써 세 번째 메시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취도가 올라가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망자니까.’


강시공은 두 가지가 중요하다.


약물로 얻는 사기의 양과 체질.


살아있는 인간이 죽은 기운인 사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해낼 수는 없다.


그래서 약물을 이용한다.


‘그런데 나는 그냥 생성되지.’


또 다른 조건인 체질.


산자가 죽은 자의 기운과 맞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사기에 친화적인 체질의 인물이 익혀야 성취가 빨라진다.


‘그런데 나는 아예 망자잖아.’


내 몸은 친화적이다 못해서, 아예 강시공을 위해 태어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잘 맞는다.


그 결과 내 몸은 인간의 한계를 살짝 넘어서고 있었다.


콰앙!


내 주먹에 얻어맞은 바위의 파편이 크게 튄다.


반면에 단단한 바위를 향해 내지른 내 주먹에는 상처하나 없다.


단단한 뼈가 충격을 흡수하고 질긴 피부가 생채기 하나도 허용하지 않아서 그렇다.


‘거기에 망자라서 아프지도 않아.’


원래부터 정도 이상의 고통은 자동으로 차단된다.


무슨 원리인지 궁금할 정도지만, 내가 네크로맨서가 아니기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행히 전 주인이 수준 높은 네크로맨서라서 그런 것 같단 말이지.’


흔하디흔한 좀비 수준은 아닌 게 확실하다.


살펴보던 주먹을 내리고 바위를 바라보았다.


내 주먹에 맞은 흔적이 선명하다.


고작 며칠 수련한 결과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성과.


그러나 딱 이정도가 한계다.


‘공격수법이 없어.’


아무리 단련해도 그저 더 단단해질 뿐이다.


강시공은 내공심법이다.


그것도 외공계열.


뼈를 단단하게 하고 피부를 질기게 만드는 효과를 가진 심법.


공격 수법은 하나도 없다.


‘내가 봤던 무협지에서는 무조건 종합서였는데!’


내공심법에 공격수법, 방어법, 보법, 경공 등등.


모든 것이 총 망라된 종합서였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달랐다.


‘후우...’


어쩔 수 없이 단단한 몸을 믿고 주먹질을 하는 수밖에.


그런데 내가 해본 주먹질이라고는 학창시절에 액션영화보고 찬수하고...


“그때 놈을 죽여 버렸어야 했는데!”


콰앙!


극심한 분노에 주먹을 내질렀다.


파편만 튀었던 바위에 주먹 자국이 선명하게 찍힌다.


“후우... 후우... 참자. 참아.”


이 분노는 직접 만나서 풀어도 된다.


그러려면 살아남아야 한다.


냉정하게 봤을 때 지금 내 상태는 단단한 인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면 존버와 짤 파밍이 답이다.’


이 차원전장과 비슷한 게임이 있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해본 적은 없다.


원래부터 멀티플레이 게임은 싫어했기 때문이다.


‘남한테 욕먹으면서 하는 건 체질에 맞지 않아.’


진짜 내 실력이 떨어져서라면 납득이 가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실수한 걸 정치질로 해결하려는 놈들이라서 더 역겹다.


그래서 게임도 솔로잉 게임이나 콘솔 게임만 하는 편이다.


‘그렇더라도 워낙에 유명한 게임이라서 각종 커뮤니티를 하다가 이것저것 주워들었지.’


그 중에 기억에 남는 팁 하나.


아무것도 안하고 버티기만 해도 반은 간다는 것.


‘참가자 숫자의 절반 안쪽에 들어야 플레이어 자격이 유지가 돼.’


플레이어 자격이 유지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주입된 기억에 없으니까.


최악의 경우에는 다시 시체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니 무조건 절반 안쪽에 들어야 한다.


그렇게 안전이 확보되면.


그때부터는 최대한 빠르게 필드 아이템을 줍고.


그 아이템들을 이용해 몬스터와 플레이어를 사냥한다.


그래야 고급 기술과 진금도 얻을 수 있으니까.


‘제대로 된 공격 기술 하나만 얻으면 돼.’


방어는 강시공이 해줄 것이니 공격 기술 하나만 얻으면 된다.


자격 유지만 가능하면, 그때부터는 무조건 많이 싸워봐야 한다.


‘나는 아무런 경험이 없어.’


내가 전투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차원전장 뿐이다.


그러니 두려워하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싸우면서 경험을 쌓는 것이 미래를 위한 일이다.


그러려면 가진 것부터 확실히 해야겠지.


“지금은 운기조식이나 하자.”


바닥에 물기가 흥건하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나는 산 사람도 아니고.


무인도라서 볼 사람도 없으니까.


그렇게 밤이건 낮이건, 한 자리에 앉아서 운기조식에만 집중했다.


강시공의 성취가 올랐다는 메시지가 두 번 더 떴다.


그리고 오늘은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차원전장에 참가하시겠습니까?]

[거절 횟수가 삼회 남았습니다.]

[세 번 연속으로 거절하시면 플레이어 자격이 박탈됩니다.]


‘이것도 몰랐던 내용이네. 어차피 거절할 이유가 없으니까.’


“참가한다.”


팟.


시야가 사라지고, 다시 밝아졌었을 때.


내가 서 있는 곳은 낯선 산 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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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오러. +3 24.09.12 561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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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무리와 강시. +2 24.09.10 552 23 12쪽
12 2회차 시작. 24.09.09 561 24 12쪽
11 인간답게. 24.09.08 585 24 13쪽
10 응조법. 24.09.07 603 23 13쪽
9 대기실. +1 24.09.06 609 22 12쪽
8 1회차 차원전장 완료. +1 24.09.05 613 25 13쪽
7 선택. 24.09.04 639 26 13쪽
6 폭포. +1 24.09.03 644 26 11쪽
5 샤프니스 나이프. +1 24.09.02 660 25 10쪽
4 첫 살인. +1 24.09.01 672 25 10쪽
3 마법 반지 +1 24.08.31 690 25 11쪽
» 강시공. +3 24.08.30 763 29 12쪽
1 배신과 부활. +1 24.08.30 900 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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