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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서바이벌인데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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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4.08.30 07:02
최근연재일 :
2024.09.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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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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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96
추천수 :
496
글자수 :
115,573

작성
24.09.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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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3
추천
26
글자
11쪽

폭포.

DUMMY

“끼이잉...”


앞발이 잘려나간 늑대가 신음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선다.


턱.


그러나 동족의 시체에 걸려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탓.


조금 익숙해진 태클을 시전하면서 오른손에 들린 나이프를 늑대의 옆구리에 꽂아 넣었다.


“캐앵!”


몸을 흔드는 늑대의 목 밑으로 왼쪽 어깨를 들이밀었다.


어깨에 늑대의 턱이 걸리는 순간.


‘흡!’


몸을 위로 들어 올리면서 오른쪽 다리를 늑대의 뒷다리 바깥쪽에 걸고, 오른쪽으로 몸을 휘돌렸다.


마치 씨름에서 들배지기를 하듯이 시도한 기술.


“커헝.”


콰당탕.


인간이 아닌, 짐승에게 걸었지만 완벽하게 걸려들었다.


실패해도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으로 한 기술이라서 그런지, 오히려 깔끔하게 성공했다.


덥석.


넘어진 놈의 목을 왼손으로 꾹 누르고, 오른손을 치켜들었다.


“끼이잉.”


불길한 예감을 느낀 늑대가 신음소리를 내지만, 불쌍하지 않다.


놈과 나는 목숨을 걸고 싸웠고, 내가 이겼을 뿐.


놈이 이겼다면 내가 불쌍하다고 봐줬을까?


‘아니겠지.’


그러니 순응하고 뒈져버려!


푹! 콰득!


심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길쭉한 나이프를 박아 넣었다.


“커엉!”


역시나 이번에도 실패했는지 늑대가 미친 듯이 몸을 흔들어댄다.


“그래서 뭐!”


푹! 푹! 푸푹!


다시 빼든 나이프를 미친 듯이 찔러 넣었다.


늑대의 신음소리가 사라지고.


늑대의 가슴이 걸레짝이 된 이후로도.


계속해서.


어느 순간부터 내 눈앞에 있는 것은 늑대가 아니라.


“황찬수! 죽어버려! 죽어!”


내 원수인 황찬수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찔러대고 있을 때, 한 줌의 생기가 뜨겁게 달아올라있던 뇌를 식혀주었다.


“또... 이러면 위험한데.”


늑대들과 싸울 때는 그래도 낫다.


늑대들의 치악력은 내 강시공을 뚫어낼 수 없었으니까.


그러나 인간과의 전투라면?


‘치명적일 수 있지.’


아무리 피부와 뼈가 강화되었더라도, 안구를 비롯한 몇 곳은 단련되지 않는다.


샤프니스 나이프정도의 물건이 아니더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래도 희망은 있어.’


다행히 이성을 잃을 때마다 생기가 내 뇌를 식혀주고 있었다.


생기.


원래라면 절대로 망자에게 생길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생겼다.


‘강시공의 효능이지.’


본래 강시공은 망자가 아니라, 인간이 익히는 무공.


사기를 이용해 단단한 강시처럼 몸을 만드는 내공심법이다.


사기를 이용하지만, 결국에는 인간이 익히는 무공이다.


강시공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지점은 인간의 몸을 강시화하는 것.


‘극에 이르면 망자와 다를 게 없지.’


특별한 조치가 없다면 죽는다는 이야기다.


온몸이 사기로 가득 채워지는데, 당연히 죽는다.


‘그래서 만들어낸 것이 상단전을 이용하는 방법.’


상단전에 모든 선천진기를 모아, 생기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나는 진짜 망자다.


당연히 선천진기가 없고, 선천진기에서 만들어내는 생기도 없다.


강시공이 극성에 이르렀을 때에도 상단전에 선천진기가 모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생기는?


‘내가 죽인 그놈의 선천진기.’


내 등 뒤에서 기습을 하고서 내 손에 의해 죽은 놈.


그놈의 선천진기가 내 상단전으로 이끌려 들어왔다.


‘망자의 힘인지, 강시공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상단전에 자리를 잡고 나서부터는 강시공의 효능에 의해 생기를 만들어냈다.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자, 이득이다.


나처럼 원혼 가득한 망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원한에만 집착하다가, 종국에는 자의식까지 날아가 버린다.


그저 미친 듯이 공격만 해대는 전투 기계가 되어버리는 것.


전 주인이 넣어준 지식 덕분에 알 수 있다.


그걸 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네크로맨서를 주인으로 모시는 것.


‘원한보다 주인의 명령의 우선이라서 그렇고.’


또 다른 하나는 망자의 격을 높이는 것.


둘 다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그런데 선천진기가 이걸 가능하게 만들 줄은 몰랐네.’


강해지기 위해서 운기조식을 계속하는 만큼 정제된 사기는 계속 늘고 있다.


내 사기의 원천은 황찬수에 대한 원한.


그렇기에 사기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원한에 집착하는 정도가 강해진다는 이야기와 맞닿아있다.


그런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인간 사냥.


‘이러나저러나, 플레이어들을 사냥해야겠구나.’


스킬을 얻어 강해지는 것.


선천진기를 얻어 이성을 유지하는 것.


둘 모두 인간인 플레이어를 사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망자가 되는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일지도.’





‘미니맵.’


[생존자 56/100]


‘줄었네?’


나처럼 밤에 활동하는 플레이어가 있거나, 필드 몬스터에게 당한 것 같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필드 몬스터들이 밤이면 소환되어 활동을 개시한다.


첫날밤이라서 그 사실을 모르는 플레이어들이라면?


‘많이 죽겠지.’


밤은 이제 시작되었다.


황금 점의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곧바로 미니맵을 껐다.


숨어있는 동안에 몇 가지 실험을 해봤다.


시스템 기능에 대한 실험.


그러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켜는 건 정확한 멘트를 해야 하지만, 끄는 건 그냥 끄라고 의지만 보이면 꺼진다는 것을.


그리고 전주인의 지식을 참고해서 그쪽 언어로도 해봤는데, 켜졌다.


즉.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건 나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물론 정확한 언어를 사용해야만 열리는 것은 동일했다.


‘내 정보.’


=====

이름 : 강시우

종족 : 망자

진금 : 19G

=====


‘9G가 늘었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커다란 늑대들의 숫자와 동일하다.


‘우선은 수거부터 해볼까?’


내 보관함을 켜서 육포 주머니를 꺼내들었다.


늑대의 몸 위에 올려져있는 아이템들은 육포들이었다.


‘제대로 된 건 역시 플레이어를 사냥해야 나오는가 보구나.’


이 차원전장은 인간들 간의 전투를 권장한다.


루팅 시스템만 봐도 그렇다.


플레이어 자격을 유지하게 되면, 그때 설쳐도 된다.


‘육포도 나쁘지 않은 보상일 수도 있겠네.’


미리 식량을 준비하지 않은 자들에게는 육포는 소중한 음식일 수 있으니까.


물론 나에게는 힐링 반지 대용이다.


육포들을 집어 들어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신기하네.’


분명히 더 이상 안 들어갈 것 같은데, 계속해서 들어간다.


‘이것도 들어가나?’


내 샤프니스 나이프를 육포 주머니를 향해 밀어 넣었다.


퉁.


‘어라?’


활짝 열려있는 입구인데도 보이지 않는 막에 막힌 것처럼 들어가지를 않는다.


‘이게 진짜 아이템이었구나.’


육포가 아니라, 육포 주머니가 진짜 아이템이었다.


‘하기야 마법 반지들과 육포는 차이가 나도 많이 나지.’


꽝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대박이었다.


‘이제부터는 상자안쪽에 있는 것이면, 무조건 꼼꼼하게 살펴봐야겠다.’


열심히 육포를 줍고 있는데, 마지막에 난도질당해 죽어있는 늑대의 몸 위에 육포가 아닌 다른 것이 놓여있었다.


‘마법 반지!’


황급히 달려가 반지를 집어 들었다.


첫 살인 때 느꼈지만, 마법 반지 하나가 생사를 좌우할 수도 있다.


그만큼 중요한 아이템이다.


[힐링 5/5]

- 신성 계열 1급 힐링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 전투 중에는 사용이 불가합니다.


“아...”


좋다 말았다.


사실 득템은 맞지만, 나한테만 득템이 아니라서 문제.


저 힐링 반지 덕분에 강시공이 극성에 도달했지만, 분명한 것은 저 반지는 나를 죽이는 독이라는 거다.


나한테는 저 힐링반지보다 육포 덩어리가 더 낫다.


‘쓰읍. 아쉽네.’


늑대들이 죽어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땅을 파고 반지를 묻었다.


이전에 사용했던 반지도 이런 식으로 처리했었다.


나한테는 독이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보물.


당연히 사용하지 못하게 처리해야 한다.


‘자. 그러면 밤이 가기 전에 부지런히 움직여볼까?’


이번에는 달렸다.


조심할 이유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밤이 전해주는 활력 때문이기도 하다.


덕분에 금세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간에 한 번씩 멈춰 서서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늑대들은 더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아쉽지만, 지금은 이게 더 급해.’


진금은 차원전장이 끝나고 나면, 필요한 재화.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도 최종 41인에 들어야 의미가 있다.


그 41인에 들기 위해서는 아이템과 스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 머리를 닮은 바위에서 북동쪽 방향.’


방향을 잡고 주변을 샅샅이 훑어보았다.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아이템이 들어있는 상자는 누가 봐도 수상한 곳에 있었다.


‘그럴만한 곳이...’


콰르르...


커다란 폭포.


그리고 그 뒤쪽에 있는 동굴.


‘저기뿐인데.’


문제는 누가 봐도 의심스러운 만큼,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


지도를 확인해 보았을 때는 이쪽 근처에 플레이어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몇 시간 전의 이야기.


‘경공을 익히고 있으면, 거리는 무의미 할 거야.’


진짜 경공이 있는지, 그 경공이 무협지에서 나왔던 것처럼 엄청난 빠르기를 보여줄지는 사실 모른다.


‘모를 때는 최악을 가정해야지.’


폭포 아래의 웅덩이에 몸을 집어넣었다.


가장 깊은 곳까지 잠수해서 커다란 바위를 끌어안고,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했다.


‘기다려? 아니면 들어가 봐?’


둘 다 장단점이 있다.


이곳의 위치는 차원전장의 최북단.


외곽을 빙 도는 스타일의 플레이어들이라면 무조건 발견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특히나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다 보니, 발견만 한다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거다.


그렇다면 플레이어가 있을 확률이 높다.


‘아니야. 이곳에 들렸더라도 저런 곳에서 계속 머무를 이유는 없어.’


그런 멍청이라면 진즉에 죽었겠지.


‘미니맵.’


미니맵의 가장 아래를 확인해보았다.


[생존자 52/100]


‘역시나 많이 죽었어.’


아무리 무공이나 마법을 익히고 있더라도 자고 있을 때, 맹수의 습격은 치명적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볼까?’


11명만 더 죽으면 자격이 유지된다.


‘딱 한 시간만 기다려보자.’


줄어드는 추세를 보고 들어갈지 말지, 고민하기로 결정했다.





촤악.


물에서 올라오자마자, 폭포를 뚫고 동굴 안쪽으로 달려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등을 보이고 쭈그려 앉아있는 로브를 입은 사람이다.


철퍽!


입구에 고여 있는 물웅덩이를 실수로 밟았다.


폭포 소리가 요란한데도 철퍽 거리는 소리가 동물 안쪽에 울려 퍼진다.


“어? 어어?”


상자를 열다가 물웅덩이 밟는 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본 여 마법사.


“잠시 만요!”


팔을 휘저으면서 소리를 지른다.


쉬익. 푸확.


“끄륵...”


원망 가득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다가 그대로 쓰러진다.


여 마법사의 몸에서 빠져나오는 선천진기가 상단전으로 빨려 들어간다.


더 이상 흡수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 목이 반쯤 잘려나간 몸에 손을 가져다댔다.


[플레이어를 제거하였습니다. 진금 10G 습득]


[루팅 가능한 아이템을 표시합니다.]


[하나의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력 향상 로브, 쉴드 반지, 바람학파 기초 연공법, 윈드 에로우 마법서, 윈드 스트라이크 마법서,...]


‘바람학파 기초 연공법.’


팟.


손안에 두꺼운 책이 생겨난다.


‘습득.’


두꺼운 책이 사라진다.


뇌에 새겨지는 낯선 지식들.


이제부터 나는 바람학파의 기초 연공법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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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하이에나. +1 24.09.14 518 20 12쪽
16 오러와 내공. +1 24.09.13 539 22 13쪽
15 오러. +3 24.09.12 561 21 13쪽
14 단꿈. +2 24.09.11 556 24 12쪽
13 무리와 강시. +2 24.09.10 552 23 12쪽
12 2회차 시작. 24.09.09 561 24 12쪽
11 인간답게. 24.09.08 585 24 13쪽
10 응조법. 24.09.07 602 23 13쪽
9 대기실. +1 24.09.06 609 22 12쪽
8 1회차 차원전장 완료. +1 24.09.05 613 25 13쪽
7 선택. 24.09.04 639 26 13쪽
» 폭포. +1 24.09.03 644 26 11쪽
5 샤프니스 나이프. +1 24.09.02 660 25 10쪽
4 첫 살인. +1 24.09.01 672 25 10쪽
3 마법 반지 +1 24.08.31 690 25 11쪽
2 강시공. +3 24.08.30 762 29 12쪽
1 배신과 부활. +1 24.08.30 899 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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