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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서바이벌인데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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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4.08.30 07:02
최근연재일 :
2024.09.18 19:2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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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13
추천수 :
496
글자수 :
115,573

작성
24.09.0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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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추천
25
글자
13쪽

1회차 차원전장 완료.

DUMMY

물속에서 바라보는 위쪽 풍경은 아름다웠다.


붉은 빛이 물결에 비치는 모습이 마치 보석 같다.


그 풍경 사이로 시커먼 그림자 하나가 끼어든다.


풍덩!


누군가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로브. 마법사다.’


곧바로 달려들려다가 그대로 멈춰 섰다.


물속으로 뛰어든 마법사가 내 옆으로 헤엄쳐왔기 때문이다.


바로 옆까지 다가와 바위를 끌어안는 마법사.


휘우우...


“하아. 하아. 어떤 미친놈이 불을... 컥.”


머리에 바람 막을 만들어 숨을 쉬는 마법사의 목에 샤프니스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


[플레이어를 제거하였습니다. 진금 10G 습득]


피가 흘러나오다가 그대로 멈춘다.


인형화가 된 것.


인형화는 내가 만든 용어다.


죽으면 인형처럼 변하기 때문.


[루팅 가능한 아이템을 표시합니다.]


[하나의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보호의 로브, 힐링 반지, 파이어 반지, 바람학파 기초 연공법, 윈드 마법서, 윈드 에로우 마법서, 윈드 스트라이크 마법서,...]


‘쓸 만한 게 없네.’


만약 내가 바람학파의 연공법을 익힐 수만 있었다면, 윈드 계열의 마법서를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무런 필요도 없는 것들.


‘파이어 반지.’


반지를 선택했다.


손 위에 반지가 생성된다.


[파이어]

- 불 계열 기초 마법 파이어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것도 은신 반지처럼 횟수 제한이 없는 반지구나.’


마법사를 놓았다.


마법사의 시체가 곧바로 물 위로 떠오른다.


인형화가 되면 물 위로 떠오르나보다.


‘루팅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겠지.’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왼손 중지에 파이어 반지를 끼웠다.


검지에는 은신 반지를 끼우고 있는 상황이라서 중지를 선택한 것.


파이어 반지가 금세 투명하게 변해버린다.


‘은신 반지 덕분에 쉽게 잡을 수 있었어.’


[은신]

- 최하급 은신의 힘이 깃들어 있다.


최하급이라서 그런지, 몸을 조금만 빠르게 움직여도 그 부위의 은신이 풀려버린다.


방금 전에도 손과 샤프니스 나이프가 드러났었다.


바위를 붙들고 잠시 더 주변을 경계했다.


‘이제 안 뛰어드네.’


방금 전에는 운이 좋았다.


마법사가 내가 있는 곳으로 잠수한 것도 그렇지만, 내가 잡고 있는 바위로 헤엄쳐 올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물론 주변에서 가장 큰 바위라서 눈에 띄기는 하지만, 바로 내 옆으로 온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물론 마법사는 운이 없었겠지만.’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았다.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수면에 홀로 떠 있다.


불길이 일렁이는 배경과 시체.


묘하게 어울린다.


‘미니맵’


[12시간에 한 번씩 플레이어의 위치가 표시됩니다. 다음 위치 표시까지 남은 시간 1시간.]


‘금방이구나. 생존자는?’


[생존자 5/100]





*****


“이제 마무리를 해볼까?”


화재에서 살아남은 플레이어들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루팅?


운 좋게 시체를 발견하면 하는 것이고, 못 발견하면 그냥 끝이다.


어차피 너무 넓어서 시체를 전부 찾으려 하다가는 굶어죽을 수도 있다.


‘루팅보다는 플레이어 제거 진금하고 우승 진금을 얻는 게 더 나아.’


그러나 굳이 못 본 척 할 이유도 없다.


“오. 저기 하나 있다.”


무림인이다.


다가가 시체에 손을 올렸다.


“응조법? 무공은 이게 문제야. 이름만 봐서는 모르겠다니까. 뭐. 어쩔 수 없지. 응조법 선택.”


손 위에 고서적 한권이 생성된다.


“습득.”


고서적이 사라진다.


머릿속에 지식을 남겨놓고서.


잠시 그 자세 그대로 서서 머릿속에 새겨진 지식을 훑어보았다.


“이렇게 인가?”


손가락을 굽혀 사선으로 내리 그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쉬익. 쉭.


응조법의 투로대로 움직여보지만, 내가 봐도 어설프다.


그리고 위력도 형편없어 보이고.


“역시 내공이 없으면 헛짓이군.”


응조권은 내공을 기반으로 펼쳐야만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한다.


응조권 만이 아니다.


모든 무공들이 그랬다.


그렇다고 천응심공이라는 내공심법을 선택하는 건 더 문제다.


‘마나하고 반발이 일어나.’


아무것도 모를 때 호되게 당한 적이 있다.


그 뒤로는 내공심법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있다.


만약 번역만 제대로 된다면, 대충 무슨 속성인지 미리 알아보고 익힐지 고민이라도 해볼 수 있을 거다.


그러나 이 차원전장의 번역은 형편없다.


‘기억까지 주입하는 곳의 번역이 이따위라니.’


어쨌든 최대한 방법을 찾아보는 수밖에.


잠시 방법을 고민해보다가 마법 하나를 시전 했다.


“파이어 핸드.”


화르륵.


손에 마법의 불이 솟아난다.


언 듯 보면 불로 만들어진 길쭉한 손톱 같다.


파이어 핸드.


근접전을 위해서 만들었지만, 워낙에 마법사들의 근접전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쓸모없는 마법이 되어버렸다.


대다수는 익히지 않는 마법이지만, 나는 익히고 있었다.


‘한 번 읽어보기만 했었지.’


제대로 된 위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용은 가능하다.


나는 천재니까.


“좋아. 해볼까?”


왼손을 밀어 넣고 오른손을 은밀하게 아래에서 위로 쳐 올린다.


화륵!


왼손을 미끼로 던지고 오른손을 암수로 사용하는 수법.


동작은 여전히 어설프지만, 왼손에 붙은 불길이 상대의 시선을 확실히 잡아끌 것 같다.


그리고 암수로 사용한 오른손의 공격 범위도 나름 괜찮아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본래의 응조법보다 낫다.


“위력도 상당하겠지.”


파이어 핸드는 사용할 여건이 안 되어서 그렇지, 위력만큼은 같은 동급 마법들 중에서도 손에 꼽힌다.


불 마법의 대부분이 확산성을 추구하지만, 파이어 핸드는 압축을 추구하니까.


여러모로 불 계열 마법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마법이다.


“나름 괜찮네.”


이 정도면 숨은 한 수 정도는 되어 줄 거다.


끝나고 다음 회차까지 가져갈지 고민해 봐도 될 정도.


여러 회차를 거치는 동안 살아남은 무공은 아직 없다.


그만큼 무공은 제약이 많은 기술이다.





“이번에는 물 위에 있네.”


시체를 찾았는데, 하필 물 위다.


물에서는 당연히 내가 사용하는 불 계열 마법들의 사용에 제약이 생긴다.


애용하는 파이어 월만 하더라도 그렇다.


물 위에 사용할 수는 있지만, 위력도 약해지고 지속력도 줄어든다.


당연히 마나의 소비도 커진다.


거기에 상대가 물속으로 잠수해 버리면 의미도 없어지고.


“어쩔 수 없지. 파이어 볼!”


슈화악. 쾅!


시체의 살짝 뒤를 향해 파이어 볼을 날렸다.


커다란 폭발음만큼이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 폭발에 떠밀린 마법사의 시체가 물가로 밀려온다.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별다른 이상함은 느끼지 못했다.


물결은 다시 잠잠해지고, 더 이상 시체도 다가오지 않는다.


‘한 번 더 날려?’


잠시 고민해 보았지만, 굳이 마나를 낭비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마나를 아끼던 버릇이, 마나가 충분해진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잘 하면...’


조심히 물속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수영은 할 줄 모른다.


‘수영 스킬은 없나?’


차원전장을 몇 번 뛰어본 경험으로는 대부분의 전장에는 호수나 강이 있었다.


웬만한 기술보다는 수영이 차라리 더 유용할 것 같다.


목까지 물이 차오른다.


“어차피 손만 닿으면 되니까.”


한 발자국을 더 내밀었다.


그러다 기억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던 그 기억이 떠올라 버렸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들려주셨던 물 속 마녀 이야기.


나쁜 짓을 한 아이는 물속에 사는 마녀가 잡아간다.


그러니 말을 잘 들으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다행히 내가 살던 시골에는 작은 실개천뿐이라서 안심했다.


‘실개천이라고 마녀가 없겠냐? 옆집 살던 제이슨도 마녀가 잡아갔어.’


넷째 형이 진지한 얼굴로 말을 했다.


그때부터 실개천은 나에게 마녀의 둥지가 되어 버렸다.


문제는 그 뒤였다.


아침마다 실개천에서 물을 떠와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했다.


너무 무서웠으니까.


결국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고, 알몸으로 실개천에 몇 번이고 처 박혔다.


그때 들렸던 넷째 형의 웃음소리가 아직까지 생생하다.


‘그리고 비명 소리도.’


물론 우리 가족들 모두의 비명 소리들은 전부 다 기억하고 있다.


어떻게 잊을까?


내 첫 살인인데.


그 모든 일의 시작이 된 어머니의 물속 마녀 이야기.


‘뭐. 나쁜 짓을 한 아이만 잡아간다고 했으니까.’


나는 딱히 나쁜 짓을 한 적도 없고.


“아이도 아니니... 됐다!”


물 위에 둥둥 떠 있던 마법사의 몸에 손을 가져다댔다.


[루팅 권한이 없습니다.]


“어? 누가 먼저 잡은 건가? 으아악!”


무언가가 발목을 잡아 당겼다.


순식간에 물속으로 끌려들어갔다.


죽을힘을 다해 손을 휘저어 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발목이 으스러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고통보다는 공포가 더 컸다.


가족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본능적으로 숨을 쉬려다가, 물만 한껏 들이켰다.


‘죽는다!’


이대로라면 무조건 죽는다.


최종 1인이 눈앞인데!


‘그럴 수는 없어! 파이어 핸드!’


필사적으로 마나를 움직여 마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발목을 잡고 있는 상대를 향해 응조법을 날리려는 순간.


보고 말았다.


발목을 잡고 있는 손을.


아무것도 없다.


그저 내 발목을 잡고 있는 손만 있을 뿐.


“꾸르르아르아!!”


물의 마녀다.





*****


10분 간 이어진 플레이어 위치 표시 기능.


지도를 보면서 마지막 남은 플레이어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긴장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쉽게 끝나버렸다.


‘황당하네.’


오른손에 들고 있던 샤프니스 나이프를 보관함에 다시 수납했다.


이유?


사용할 필요가 없어져서다.


발목을 잡고 물속으로 끌어당겼을 뿐인데, 혼자서 몸부림을 치다가 죽어버렸다.


근력 향상 가호 덕분에 쉽게 끌어당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대는 마법사.


무슨 마법을 사용할지 몰라서 긴장했는데, 손에 불을 피우더니 그대로 그냥 죽어버렸다.


이상한 마법사의 선천진기가 상단전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거 지능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겠지?’


미친놈의 선천진기는 뭔가 하자가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플레이어를 제거하였습니다. 진금 10G 습득]


발목을 잡고 있어서 인형화가 되자마자, 곧바로 메시지가 떠오른다.


[루팅 가능한 아이템을 표시합니다.]


[하나의 아이템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불 마탑 숙련자 로브, 3단계 마력 향상 가호, 윈드 반지, 응조법, 불 학파 기초 연공법, 불 학파 중급 연공법, 파이어 마법서, 파이어 핸드 마법서, 지뢰 마법서...]


항목이 주르륵 이어진다.


‘많다.’


한 눈에 봐도 이전에 잡았던 마법사들과는 익히고 있는 마법의 가짓수가 달랐다.


전주인의 기억으로는 익히고 있는 모든 기술들이 기술서로 뜨지는 않는다고 되어 있다.


기술을 익힌 자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그 기술을 이해하고 있을 때 생성된다.


‘대다수의 마법사들은 마법 몇 개만 익힌다고 했는데.’


전 주인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있는 마법사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경지에 올라있지만, 익히고 있는 마법의 가짓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필요에 따라 마법을 골라 익히고.


비슷한 효과를 지녔으면 굳이 익히지 않는다.


‘사람의 머리는 한계가 있고 결국 중요한 것은 마법의 단계니까.’


1단계 마법사가 사용하는 윈드 에로우와 9단계 마법사가 사용하는 윈드 에로우는 아예 다른 마법이라고 봐도 될 정도.


그래서 마력 연공법으로 단계를 올리는 것이 마법 하나를 더 익히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이것만 봐도 이 마법사가 얼마나 제정신이 아닌지 알 수 있다.


‘그런데 무슨 마법서 이름이 통일감이 없어?’


학파 이름은 불이고.

마법서는 파이어다.


불이면 불, 파이어면 파이어지.


‘특이하네.’


이건 아마도 번역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로 보인다.


‘됐다. 뜻만 통하면 되지.’


쓸데없는 고민보다는 눈앞에 떠 있는 루팅 화면에 집중하는 게 낫다.


‘불 마법사라서 그런지. 대부분이 불 마법서네.’


아마도 차원전장에 불을 지른 자가 이 마법사일거다.


불 마법서들을 전부 걸러내고 나자, 몇 가지 남지 않는다.


그 중에 눈에 띄는 것은 3단계 마력 향상 가호와 응조법이다.


‘내 근력 향상 가호만 봐도 상당하단 말이지.’


그런데 저건 무려 3단계다.


마법사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은 효과를 볼 수 없을 거다.


그러나 언젠가는 나에게 맞는 연공법을 얻을 거고, 그때 큰 도움이 될 거다.


‘그리고 응조법.’


저건 딱 봐도 무공서적이다.


이름만 봐도 대충 어떤 것인지 감이 온다.


‘손가락을 이용한 권법이겠지.’


이름만 보면, 독수리의 발톱을 흉내 낸 무공이라고 판단해도 될 것 같다.


‘다시 만나면 저 가호 꼭 루팅한다.’


그러니.


“응조법 선택.”


[차원전장이 종료되었습니다.]

[최종 1인이 되셨습니다.]

[우승상금 진금 1,000G를 습득합니다.]

[참가 자격을 유지합니다.]


1회차 차원전장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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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인간답게. 24.09.08 585 24 13쪽
10 응조법. 24.09.07 604 23 13쪽
9 대기실. +1 24.09.06 609 22 12쪽
» 1회차 차원전장 완료. +1 24.09.05 613 25 13쪽
7 선택. 24.09.04 640 26 13쪽
6 폭포. +1 24.09.03 644 26 11쪽
5 샤프니스 나이프. +1 24.09.02 660 25 10쪽
4 첫 살인. +1 24.09.01 672 25 10쪽
3 마법 반지 +1 24.08.31 692 25 11쪽
2 강시공. +3 24.08.30 764 29 12쪽
1 배신과 부활. +1 24.08.30 900 2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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