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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님의 서재입니다.

서바이벌인데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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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생활
작품등록일 :
2024.08.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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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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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8
글자수 :
121,659

작성
24.09.02 15:05
조회
704
추천
25
글자
10쪽

샤프니스 나이프.

DUMMY

[10시간에 한 번씩 플레이어의 위치가 표시됩니다. 다음 위치 표시까지 남은 시간 0시간.]


이제는 익숙해진 숨 참기.


조용히 앉은 상태에서 미니맵의 상단만 바라보고 있었다.


[플레이어 위치가 표시됩니다. 남은 시간 10분.]


‘떴다!’


[생존자 58/100]


기다리는 동안에 넷이 더 줄어서 58명.


‘모여 있구나.’


몇몇 사람들은 넓게 퍼진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렇다고 아예 붙어 있는 것은 아니다.


‘강 쪽에 자리를 잡았구나.’


내가 목이 마르지 않아서 간과했었다.


사람은 배고픔보다 갈증이 더 참기 힘들다는 사실을.


‘그렇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아이템을 찾으러 돌아다녀도 될 것 같다.


미니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혹시 미니맵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보일 거다.’


가만히 그 자리에 있거나, 다른 사람에게 접근하거나.


한참을 확인해 보았지만,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 종료. 다음번 표시까지 남은 시간 10시간.]


순식간에 10분이 지나갔다.


집중해서 보다보니, 순식간이다.


‘우선은 시간이 될 때마다 체크해보자.’


그러다가 미니맵을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발견하면, 최우선으로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미니맵.’


미니맵을 한 번 더 외워 시야를 정상으로 되돌렸다.


그리고 내게 남아있는 지식들을 더듬어 보았다.


‘전 주인의 차원전장은 이곳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곳이었구나.’


플레이어를 만난 건 한 명이지만, 그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전 주인과 대결했던 그 무인정도의 수준이었다면, 반격은커녕 첫 일격에 반 토막이 났을 거다.


거기에 익히고 있던 기술도 기초 검술이었던 것을 보면, 이곳은 초보 전장이 맞을거다.


‘전장이 다르면 뭔가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어.’


내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지식은 맹신하면 안 된다.


그걸 다시 한 번 다짐해 보았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플레이어 자격을 유지해야 하니까.





*****


한참을 강시공 운기에 빠져 있다가 멈췄다.


두 눈을 뜨자, 해가 완전히 지고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이제부터는 내 세상이구나.’


기본적으로 망자는 밤의 주민.


낮보다는 못해도 주변이 꽤 잘 보인다.


‘거기에 컨디션도 좋아졌어.’


망자가 컨디션 운운하는 것도 웃기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다.


낮에는 에너지를 계속 소모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오히려 주변에서 에너지가 보충되는 느낌이다.


그것 때문에 운기를 하다가 변화를 느끼고 멈춘 것이다.


‘운기조식의 효율은 밤이 월등하구나.’


마음 같아서는 계속 운기를 이어나가고 싶었지만, 할 일이 있다.


낮에 못한 아이템 파밍과 몬스터 사냥.


그걸 할 시간이다.


스슷.


숨어있던 풀숲에서 걸어 나와, 미리 봐두었던 황금 점을 향해 걸어갔다.


일직선으로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길은 없다.


그러나 상관없다.


강시공으로 단련된 내 몸은 가시나 나뭇가지 정도로는 막아설 수 없으니까.


대략 15분 정도를 일직선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어떤 소리가 들렸다.


어설프게 몸을 숨기기보다는 제자리에 멈춰 서서, 미동 없이 가만히 있었다.


야간에는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들키지 쉽다.


인간은 밤이면 주변시로 주변의 사물의 변화를 인지하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배운 걸 이럴 때 써먹는구나.’


물론 그건 인간에 한해서다.


“크아앙!”


네발달린 짐승이 푸른색 안광을 빛내며 달려든다.


콰득!


본능적으로 내민 왼팔.


그 팔을 물고 흔들어대는 커다란 개? 늑대?


“뭐가 되었든 뒤져버려.”


오른손에 꽉 쥐고 있던 샤프니스 나이프를 그대로 짐승의 목을 향해 찔러 넣었다.


쑤욱.


무른 두부를 젓가락으로 찔러 넣은 것처럼 아무런 저항도 없이 쑥 들어갔다.


완전히 관통된 검의 끝이 짐승의 정수리를 뚫고 튀어나온 것이 눈에 들어왔다.


쑥. 털썩.


다시 잡아 빼자, 힘없이 몸을 늘어트리는 짐승.


[늑대를 제거하였습니다. 진금 1G 습득]


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른다.


솔직히 이 메시지 때문에 내 멘탈이 버티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꼭 게임 같단 말이지.’


그것이 아니었다면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짐승 특유의 노린내를 뿜어내는 늑대와의 사투의 여운이 길게 갔을 것 같다.


‘사투는 아닌가?’


늑대에게 물렸던 팔목을 확인해보았다.


옷은 걸레가 되다시피 해서 찢어져 있었지만, 그 안쪽에 보이는 피부는 생채기 하나 없다.


찌익.


걸레짝이 된 옷을 어깨에서부터 잡아 찢어 바닥에 버렸다.


그리고 늑대의 몸 위에 놓여있는 육포를 집어 들었다.


‘내 보관함.’


=====

(1/5)

육포 주머니

=====


육포 주머니를 꺼내 육포를 담고 보관함을 없앴다.


‘역시 잘 가지고 있었네.’


보물 상자에서 나온 육포는 질도 좋았지만, 주머니 안에 있었다.


그런데 늑대에게서 나온 육포는 노린내도 심했고 결정적으로 육포만 있었다.


주머니를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던 것이 신의 한수다.


피 냄새가 몸에 배이지 않게 뒤로 물러섰다.


‘저기가 좋겠네.’


나무뿌리가 땅 위로 올라와 있는 곳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잠시 그 상태로 멈춰서 있다가 변화가 없자 손에 들린 나이프를 살펴보았다.


‘이거 정말 물건이구나.’


그냥 보면 특별해 보이지 않고 평범하다.


다만, 나이프치고는 얇고 길다.


대략 60cm 정도의 길이에 굵기는 내 손가락 두 개 정도.


언뜻 보면 검처럼 보이지만, 한쪽에만 날이 있는 나이프가 맞다.


‘날이 하나도 상하지 않았어.’


심지어 피나 지방도 묻어있지 않다.


늑대의 두개골까지 뚫어냈는데도 그렇다.


‘좋아. 검술을 포기한 보람이 있네.’


계속 검술과 비교하는 이유는 별게 아니다.


선택하고 난 이후부터 계속 후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샤프니스 나이프가 최고의 선택이겠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무조건 검술의 가치가 높다.


그리고 분명히 기초 검술서라고 되어 있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그 다음 검술서도 있다는 이야기란 말이지.’


나중에 고급 검술서를 얻었다고 치자.


그냥 익히면 될까?


‘물론 차원전장의 물건이니, 지식을 주입해주겠지.’


그런데 기초가 없으면?


내가 처음 강시공을 얻었을 때는 많이 실망했었다.


‘천마신공이나 역근경도 아니고, 고작 강시공.’


그런데 직접 몸으로 익히면서 알게 되었다.


강시공은 나와 완전히 잘 어울리는 무공이라는 것과 설령 천마신공 같은 신공을 얻었더라도 단 1성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


단계를 밟아 올라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고급 기술만큼이나 기초 기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차원전장에서 나에게 가장 맞는 것을 추천해줬겠지.’


물론 기회만 된다면, 마법이건 검술이건 가릴 필요는 없다.


해보고 안 되면 더 이상 안 익히면 되니까.


나에게 맞는 길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려면 우선은 익혀봐야지.’


본격적인 수련이 필요하지만 주입된 지식만으로도 나에게 맞는지, 맞지 않는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는 한 우물을 제대로 파야지. 나머지는 모두 곁가지야.’


모든 일이 그렇다.


‘시간은 공평하고 재능은 불공평하지.’


같은 시간을 공유하지만, 재능은 그 시간에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


물론 그 곁가지도 이 차원전장 시스템 때문에 그냥 곁가지가 아닐 것이다.


남들이라면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을 한 순간에 단축시켜주니까.


뭐가 되었든 우선은 익혀 두는 것이 좋다.


“크르르...”


나지막하게 들려오는 짐승의 소리.


‘역시 왔구나.’


곧바로 자리를 피하지 않고, 숨어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플레이어들에게 밤은 휴식과 경계의 시간이지만, 몬스터들에게는 활동의 시간.


거기에 인간의 몇 배에 달하는 후각을 지닌 늑대들이니, 피 냄새를 맡고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륵.


나무뿌리 사이에 숨어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크르르르!”


그런 나를 발견한 늑대가 경계한다.


엎드려 있어서 나보다 작아 보이지만, 일어서면 190이 넘는 내 키와 맞먹거나 더 클 것 같다.


그러나 하나도 무섭지 않다.


“크허엉!”


하얀 이를 드러내면서 달려드는 늑대.


늑대의 가장 강력한 저 이빨은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섭지 않을 수밖에.


콰직!


역수로 쥔 나이프가 달려들던 늑대의 정수리를 파고든다.


‘후웁!’


빠각!


늑대의 턱을 향해 왼쪽 무릎을 박아 넣었다.


정타로 들어간 니킥.


치켜 올라간 늑대의 머리.


턱 밑으로 나이프의 검날이 선명하게 보인다.


우당탕.


달려들던 관성에 의해, 늑대와 나는 한데 엉켜 나뒹굴었다.


그러나 일어선 것은 나 혼자 뿐.


[늑대를 제거하였습니다. 진금 1G 습득]


흙과 먼지에 온 몸이 지저분해졌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다.


현대인이었던 내가 맹수인 늑대를 죽이고 있다니.


묘한 정복감과 해방감이 기분 좋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크르르..”

“커엉!”


전투의 소음과 피 냄새에 이끌린 늑대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고 있었다.


밝게 빛나는 안광이 사방에서 느껴진다.


그것들을 향해 호기롭게 외쳤다.


“와라!”


누가 강자인지 확인해 보자!


“크허엉!”

“크르르... 컹!”


달려드는 늑대들을 향해, 마주 몸을 날려주었다.


‘네놈들의 이빨이 더 강한지. 내 몸이 강한지 한 번 해보자고!’


망자답지 않게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느꼈다.


피와 살기가 한데 어우러져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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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회차 시작. 24.09.09 603 26 12쪽
11 인간답게. 24.09.08 625 25 13쪽
10 응조법. 24.09.07 646 23 13쪽
9 대기실. +1 24.09.06 648 22 12쪽
8 1회차 차원전장 완료. +1 24.09.05 654 25 13쪽
7 선택. 24.09.04 682 26 13쪽
6 폭포. +1 24.09.03 686 26 11쪽
» 샤프니스 나이프. +1 24.09.02 705 25 10쪽
4 첫 살인. +1 24.09.01 718 25 10쪽
3 마법 반지 +1 24.08.31 737 26 11쪽
2 강시공. +3 24.08.30 808 30 12쪽
1 배신과 부활. +1 24.08.30 952 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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