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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영칠 님의 서재입니다.

너만 보여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완결

사자영칠
작품등록일 :
2023.03.15 11:22
최근연재일 :
2023.03.31 20:23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843
추천수 :
12
글자수 :
92,909

작성
23.03.17 13:29
조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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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여신의 축복

DUMMY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무언가를 고민하던 길리아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셀린느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지금 이렇게 뜸을 들인 이유가 날 앞으로 이름으로 불러도 되는지 묻는 거였어?


이 남자 소심한 건가??


". . 네. 저도 길리아드라고 불렀는걸요."


"감사합니다."


진지한 얼굴표정이 금새 밝아지는게 꼬리가 있다면 살랑살랑 흔들 것 같았다.


"셀린느, 그대는 숨의 이능력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아~~ 숨의 이능력. . . 그 얘길 꺼내려는 거였구나!


소설의 줄거리로 알고는 있지만 그 힘의 사용 설명서까지는 모르는데. . .


"숨의 이능력이요?"


나는 모른 척 다시 물었다.


"네. 그날 밤, 숲의 샘에서 그대로부터 뻗어 나온 빛무리. . 기억하시지요?

그것이 바로 숨의 이능력 중의 하나인 빛의 서클입니다.

잠시 제 손을 잡아보시겠습니까?"


난 그의 말대로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양손으로 내 손을 잡은 길리아드의 표정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


그때였다. 길리아드의 양손에서 퍼져나온 따뜻한 기운과 빛이, 느껴짐과 동시에 내 온몸에서 더 환하고 강한 빛무리가 순식간에 뻗어 나왔다.


이내 그 크기를 키우더니 내 침실을 가득채우고 넘실거렸다.


꼭 길리아드와 내가 빛무리 속에 떠 있는 기분이었다.


따뜻하고 편안한. . 기분이었다.


"셀린느, 호흡을 가다듬고 그대의 마음에 다시 이 빛을 담는다고 생각해보시겠습니까?"


난 그의 말을 듣고, 마음에 넣어본다는 뜻을 되새기며 집중하였다.


넘실거리는 빛이 처음에는 변화가 없더니 이내 다시 나에게로 빠르게 들어오면서 사라져버렸다.


보고도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내 몸에서 이렇게 찬란한 빛무리가 나와서 방안을 가득채우니. . . 혼란스러웠다.


그는 시선을 똑바로 맟추며, 나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내었다.


흐뭇한 눈빛과 왠지 모를 걱정스런 눈빛도 함께 보였다.


"잘하셨습니다. 지금 이것이 빛의 서클입니다.

빛의 서클은 방패와도 같습니다. 그대를 지키는. . .

그리고 그대가 보호하고자 하는 이를 지켜줍니다."


보호하고자 하는 이? 이 말을 하는 길리아드의 얼굴이 홍조를 띄며 붉어졌다.


"그 날 밤, 마물이 완전히 사라져버리게 된 것은 셀린느의 빛의 서클이 발동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빛의 서클은 숨의 이능력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빛의 서클이라. . . 내 몸안에. . "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나를 그가 변함없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여전히 맞잡고 있는 손이 보였다. 난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느끼며 슬그머니 손을 빼었다.


그는 그져 그림같은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셀린느, 그대의 이능력은 여신의 축복 중에서도 제일 강한 능력입니다. 이것이 그대에게 발현된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적어도 셀린느, 그대가 숨의 이능력을 온전히 이해하고 운용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 아직은 이릅니다."


난 계속해서 그의 말을 유심히 듣고 있었다.


내가 집중해서 듣는 모습을 보이자 길리아드는 말을 이어 나갔다.


"황제 폐하께서는 물의 이능력을 발현하셨습니다. 허나 그 적황자인 데스칸 시투아 머레스는 아무런 능력이 없을뿐. . 직계의 적자란 명분만이 남아있습니다. 권력을 쫓는 귀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셀린느의 이능력을 안다면 분명 이용하려 들 것입니다."


듣고 보니 길리아드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 . 그의 얼굴에 왜 근심어린 표정이 담겨있는지 알 것 같았다.


"물의 기운 안에 담긴 숨! 불의 기운 안에 깃든 숨! 대지 안에 잠든 숨! 모든 힘에 숨의 이능력이 걸쳐져 있고, 그것을 다루는 이가 바로 그대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순간 짧은 한 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길리아드가 빠르게 덧붙였다.


"셀린느,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바렌가가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대의 그림자까지도 더럽혀 지지않게, 그대의 발길 닿는 곳 하나하나까지 편안하도록!"


갑자기 튀어나온 맹약에 당황해야 하건만, 안심이 되는 건 무엇일까. .


난 우선 현실적으로 문제를 짚어 보았다.


소설에 빙의 된 나! 김희정


줄거리는 알지만 세세한 장면 하나하나까지는 모르는 상황.


되돌아갈 방법이 없다면 이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받아 들여야 한다.


더불어 위험한 상황에 처해지고 이용 당할 수도 있다니. . .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길리아드의 말대로 우선 내가 힘을 쓰는 방법을 익히고, 그 후에 밝혀져야 이득인 셈인데. . .


답답하다. 혜정이가 여주에게 능력을 몰빵한다고 하면서 신나한 것은 기억이 나는데 대체 그 능력이 무엇 무엇이고, 버튼 누르면 작동 되는 것처럼 발현 방법 같은 것은 기억에 없는데. . .


"그대가 허락해준다면, 바렌가에서 하멜 백작가로 곧 초대장을 보내겠습니다. 저희 가문은 대대로 이능력의 힘을 조사하고 그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 불, 대지 심지어 셀린느 그대의 이능력인 숨까지도요!"


나는 순간 떨구었던 시선을 다시 그에게 보냈다.


"그대가 바렌가에 초대되어 계시는 동안 그것을 공유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연히 힘을 익히시게 될 겁니다. 허락해주시겠습니까?"


난 다시금 붉은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나를 향한 맹목적인 마음과 절대적인 호의가 느껴졌다.


"어찌 말해야 할 지. . . 혼란스러운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고, 길리아드의 말을 듣고 두려움과 이 힘을 빨리 제가 받아들이고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에요."


한 박자 숨을 쉬고, 잠시 말을 고른 후 난 다시 이어 나갔다.


" 하지만 그날 처음 뵙고 오늘이 두 번째 인데. . . 초대되어 그런 신세까지 진다는게. . . 마냥 편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랍니다. 배려에 너무 감사드리지만. . . . "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길리아드가 말했다.


"제가 원합니다. 셀린느. 그대를 돕기를! 그대가 온전히 그 힘의 주인으로, 누구에게도 이용 당하거나 휘둘리지 않기를! 그러니 부디 불편해하지 마시고 받아 들여 주십시오."


간절히 말한 그가 내 손 등 위에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맞추었다.


뜨거운 그의 입김과 촉촉한 입술이 손 등에 닿으니 온 몸이 긴장 되었다.


"알겠어요. 길리아드. 받아들이겠습니다."


나의 대답에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지금 보니 저 얼굴은 심장에 좋지 않은 듯 싶다.


잘 생겨도 지나치게 잘 생겼고 그뿐이랴!


키도 크고 어깨도 넓고, 벗은 몸을 보진 못했지만 근육들이. . . 순간 난 놀랐다.


뭐지? 내가 왜 그의 벗은 몸을 상상하는 거야? 셀린느 하멜, 정신차리자!


그 뒤로 초대 일정을 짧게 상의 한 후 다정함을 담은 인사를 남기고 그가 돌아갔다.


얼마 후 쥬시가 돌아왔고 장미 꽃잎을 띄운 목욕을 권하기에 순순히 따라 일어섰다.


마침 이 몸이 빙의 된 셀린느 하멜이라는 여자가 어떤 몸을 갖고 있는지 외양은 어떤지 궁금하던 차였다.


미친~~~~


진심 어린 감탄이 욕으로 승화 되었다.


늘씬한 몸매에 잡티 하나 없는 매끈한 피부! 세상에 점 하나 없는 건 반칙아냐?


거기다 파란색의 눈동자라니 맑은 바닷물 색이랄까. .


입술도 장미 꽃잎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붉은 색이 자리하고 있었다.


콧날도 오똑하면서 옆으로 돌려보니 옆모습이 과히 예술이었다.


서울이였으면 바로 연예인 코 수술 각이었다.


머리 스타일은 허리까지 오는 길이에, 것도 숱도 많아서 움직일때마다 물결치는 듯한 여신머리가 된다.


한국에서 검정색으로 살아 온 내가 보기에, 찬란한 은발은 꼭! 엘프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런 외모를 보고 있자니 이제 모태 솔로 탈출이란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다.


만세! 만세! 모든 신께 감사드리고 싶었다.


쥬시는 목욕을 마치고 나에게 연신 온갖 향유를 발라주고 나른하게 마사지해 주었다.


화장대 앞에서는 큰 빗으로 은발을 손질해주고 있었다.


"아가씨 머리는 정말 아름다워요! 햇빛을 받으면 눈을 뜨고 볼 수 가 없을 정도니까요. 늘 아가씨 머리를 빗겨드리는 것이 저에게는 큰 행복이에요."


그래. 그래. 나도 무한 긍정을 하며 거울 속 얼굴을 계속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웃어도 보고 찡그려도 보고 입을 오물 조물 거리며 표정 변화도 줘봤지만 세상에나! 다 이쁘다니.


이제 셀린느 하멜이라는 여자의 삶과 이 시대에 속하게 되었으니 내가 처신해야 할. . .

응? 어라? 왜. . . ?


순간 멍 한 기분이 들면서 기억이. . . 내가 알고 있는 소설의 줄거리에 대한 기억이. . .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 안되는데 왜인지 뿌연 장막같이 덮여서 볼 수 없고 점점 그 장막마져 사라져 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미모와 이능력을 받고, 미래의 기억은 잃은 채, 다른 이들과 똑같이 공평하게 하루하루를 신선하게 살라는 말인가?


그래도 낯선 시대에 와서 미래를 안다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마음이 들었는데. . .


"쥬시, 잠시 산책을 하고 싶구나. 옷을 가지고 오렴"


쥬시는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몇몇의 하녀를 더 데리고 들어와 아예 개인 의상실처럼 여러벌의 드레스를 보여주었다.


몸매가 좋으니 무엇을 입어도 아름다울 것 같았다.


난 눈동자색과 일치하는 파란색 드레스를 골랐다.


여러 겹의 촘촘한 레이스가 치마에 덧붙여져서 움직일 때마다 발레리나 같이 보였다.


다른 하녀들이 목과 손가락, 손목에 보석을 대어보며 각각 어울리는 것으로 열심히 고르고 있었다.


보석함도 몇 개인지 모르겠다.


반지와 목걸이, 팔찌, 머리 장식까지. . 종류별로 한 가득이었다.


미모가 되니 꾸미는 맛이 있었다.






* * *






그녀를 보고 나오는 시간은 찰나와도 같았다.


내 운명! 내 여자인 셀린느 하멜. . .


아직 각인이니 운명이니 하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뺏길 수 없는 나만의 그녀이리라!


아버지께서는 지난번 내 손안에 갈무리 되는 빛의 서클을 보시고는 이내 감격해 하셨다.


늑대 후손으로서의 치명적인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음에, 또한 평생 한명의 반려만을 바라보는 바렌가 남자이기에,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인생의 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 능력이 숨의 이능력이라니. . ."


아버지께서는 그녀를 지켜내야 한다는 말씀을 강조해서 알려주셨다.


또한 강제로 취하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녀의 진정한 마음을 얻으라는 것도!


그녀가 숨의 이능력자인 만큼 주위에서 탐하려는 자들이 생길 거라는 것도!


현 황제는 욕심이 없고 공명정대 하지만 그의 아들, 데스칸 황자는 욕심 많고 이기적인 인간이니 조심하라는 말씀도 함께 해주셨다.


어림없다. 절대 누구와도 나눌 수 없는 나만의 여인이다.


내 집착과 소유욕을 안다면 누구도 섣불리 나설 수 없으리라.


바렌 공작가로 돌아가는 발걸음 내내 자꾸 되돌아 보게 되었다.


나의 주인. 나의 그녀에게로. .


이미 각인되어 그녀의 빛의 서클이 내 몸 안에도 자리한 이상!


난 그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감정들을!


늑대 일족과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우리 바렌가의 선조들.


그 후손들은 운명의 상대를 느끼고 각인 해야만 온전한 힘을 얻는다.


일반적인 인간 이상의 능력을 부여 받음으로서 생태계의 정상에 군림한다.


나는 천천히 바람을 느끼며 내 안에 꿈틀대는 능력을 다스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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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죄와 벌 (완결) 23.03.31 29 0 10쪽
16 잠들지 못하는 밤 23.03.30 34 0 11쪽
15 23.03.29 35 0 11쪽
14 함정 23.03.28 34 0 14쪽
13 약혼식 23.03.27 34 0 13쪽
12 사랑 23.03.26 40 0 13쪽
11 걱정 23.03.25 32 1 12쪽
10 분노 23.03.24 37 1 13쪽
9 사라진 그녀 +1 23.03.23 44 1 13쪽
8 연습 23.03.22 63 1 12쪽
7 비밀 23.03.21 40 1 12쪽
6 바렌 공작가 +1 23.03.20 49 1 13쪽
5 초대장 23.03.19 45 1 12쪽
4 숨의 이능력자 +1 23.03.18 53 1 12쪽
» 여신의 축복 +1 23.03.17 56 1 12쪽
2 운명의 그대 +1 23.03.16 74 1 13쪽
1 첫 만남 +2 23.03.15 14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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