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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전륜마룡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11.04.06 17:06
최근연재일 :
2011.04.06 17:06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1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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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
글자수 :
51,752

작성
11.03.1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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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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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8쪽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三)

DUMMY

철무강은 한 시진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낯익은 천장이 그를 반겼다.

‘내 방이군.’

맞았다. 철무강의 감방이었다.

지하형옥 안쪽에는 중죄인들을 가두었던 무저갱이 있는데, 철무강은 담대후와 그곳에서 수련했다.

담대후가 의식을 잃은 철무강을 이곳으로 데려다 놓은 모양이었다.

“윽!”

상체를 일으키던 철무강은 전신을 관통하는 극통에 신음을 흘렸다.

‘아주 그냥······ 전신에 걸쳐 도끼질을 당한 듯하구나.’

얼마나 지독했으면 발바닥의 통증이 뒤로 밀려날 정도였다.

철무강은 상체를 이리저리 움직여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켰다.

한참을 움직여주자 전신의 고통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그새 적응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신경이 덜 쓰였다.

철무강은 자리에서 일어나기 위해 자신의 두 발을 살폈다.

새하얀 천이 친친 감겨 있었다.

누군가 새로 감아놓은 모양이었다.

‘두 분 중 한 분이겠지.’

왠지 가슴이 따스해지는 느낌이었다.

할아범이 죽은 후로 삼 년 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철무강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좋아, 가 볼까!”

잠시 후 철무강은 힘차게 일어났다.

발바닥에서 상당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기분을 바꾸지는 못했다.

철무강은 쇠창살로 된 옥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구양 노인이 잠가두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두운 통로를 지나자 구양 노인이 보였다. 혼자 무언가를 필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옥지기는 없는 건가?’

문득 든 의문이었다.

철무강은 고개를 갸웃하며 구양 노인을 향해 다가갔다.

구양 노인은 사도용아가 준 책자의 선들을 다른 서책에 옮기고 있었다. 깨알 같은 글씨로 쓰고 있는 건 주해인 모양이었다.

“보지마라. 무의식중에 기억해버리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구양 노인의 말에 철무강은 시선을 돌렸다.

“대주님은 그곳에 계십니까?”

“그래.”

“그럼 가 보겠습니다.”

“이걸 가져가거라.”

구양 노인이 작은 환약을 내밀었다.

“무슨 약입니까?”

“피를 맑게 해줄 게다.”

“감사합니다.”

철무강은 인사를 하며 환약을 받아들었다.

그러다 좀 전에 가졌던 의문을 물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보이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다른 분?”

“항상 혼자이셔서 말입니다. 다른 옥지기 분들은 어딜 가고, 그러고 보니 죄인들도 보이지 않는군요.”

“이곳은 버려진 곳이다.”

“버려진 곳이오?”

“여기는 화령동과 가까이 위치한 탓에 곳곳에서 유황 냄새가 나거든. 누가 이런 곳에서 근무하고 싶겠나?”

형옥을 딴 곳으로 옮겼다는 말이다.

그런데 문득 부아가 치미는 점이 있다.

“하면 저는요?”

“누구에겐가 단단히 밉보인 모양이지.”

“누군데요?”

“그거야 나보다 네가 잘 알겠지.”

철무강은 맹성 일당이 떠올랐다.

‘그놈들이 날 이곳에 가둘 정도로 대단한 연줄을 가진 건가?’

뭐 그럴 수도 있겠지.

그거야 나중에 이곳에서 나간 후 알아보아도 될 일이다.

철무강은 그렇게 생각을 접은 후 코를 벌렁거렸다.

킁킁!

뭔가 구리한 냄새가 난다.

“이게 유황 냄새인가요?”

“그건 네놈한테서 나는 냄새다. 벌써 반 년 이상을 씻지도 않고 이곳에 처박힌 선물이다.”

“에······.”

철무강은 자신의 옷자락을 들춰 냄새를 맡아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윽! 더러워라.”

“이미 오래전에 몇 곳을 막아두었으니 유황냄새 걱정은 말고 가 보거라. 담 대주가 기다리고 있을 게다.”

철무강은 공손히 인사한 후 어두운 암로를 따라 사라져갔다.

구양 노인은 철무강의 모습이 어둠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주름진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왔느냐?”

“예.”

“그건 뭐냐?”

“구양 노인께서 주신 겁니다.”

“복용하거라.”

구양 노인과는 달리 담대후와의 대화는 이렇듯 삭막했다.

철무강은 담대후를 닮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구양 노인이 준 환약을 입에 넣고 꿀꺽 삼켰다.

순간 담대후의 손이 무수히 분열하는 듯한 착각과 함께 철무강의 상체 곳곳을 두들겼다.

“윽!”

“입을 열지 마라.”

철무강은 자꾸만 벌어지려는 입을 꽉 다물었다.

‘윽!’

아랫배에서 불로 지지는 듯한 고통이 엄습했다.

‘대체 왜······ 혹시?’

“잡념을 버리고 파륜공을 움직여라. 네가 복용한 건 봉혈단(鳳血丹)이다. 제대로 흡수한다면 피를 정화시키고, 기혈들을 공고히 해준다.”

철무강은 적잖이 놀랐다.

구양 노인이 아무렇게나 내 준 것이 아무래도 대단한 효능을 가진 영약인 모양이었다.

‘이분들······! 대체 왜 내게 이런 호의를 베푸는 것이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륜구류도를 가르쳐 준 것도 그렇고, 왜 이런 호의를 베푸는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다.

“잡념을 버리라니까.”

‘그래 이왕 복용한 거, 일단은 효능을 남김없이 받아들이고 보자.’

철무강은 담대후의 호통에 잡념을 털어내고 파륜공을 운공하는 데 집중했다.

아랫배에서 시작된 봉혈단의 기운이 파륜공을 따라 전신을 휘돌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전신백해를 내달린 파륜공.

봉혈단의 기운을 흡수하여 눈덩이처럼 불어난 놈은 그동안 힘이 약해 뚫지 못했던 사지팔맥(四肢八脈)의 경맥(經脈)을 일거에 꿰뚫었다.

그리고는 여세를 몰아 거침없이 질주했다.

파륜공의 파천지력이 사지팔맥에 걸쳐 두루 닿으니 천하를 경동시킬 거력이 충만한 느낌이다.

잠시 후 파륜공은 더욱 크게 확장된 하단에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철무강은 두 눈을 번쩍 떴다.


“만족한가 보군.”

담대후의 말대로다.

철무강의 미소 짓는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받아 볼 테냐?”

“예.”

철무강은 힘 있게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의 거도를 뽑아들고 자세를 취했다.

‘이번엔 다를 겁니다.’

철무강은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담대후는 그 모습을 무심히 바라보다 곧 묵도를 뽑아 그었다.

번-쩍!

전륜능광섬의 도세가 전광처럼 폭사했다.

묵광이 번쩍인 순간 철무강의 거도에 작렬했다.

“컥!”

철무강은 삼장을 나가 떨어졌다.

지난번과는 달리 전륜능광섬 조차 받아내지 못한 것이다.

철무강은 바닥에 쓰러진 채 일어날 줄을 몰랐다.

자신과 담대후 사이에 얼마나 큰 실력의 격차가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자신이 한 없이 작아진 느낌이었다.

“만족하지 마라. 자만하지도 마라. 만족하고, 자만한 순간 더 이상의 발전은 없다.”

“만족한 것처럼 보였습니까?”

담대후의 말에 철무강은 몸을 일으켰다.

억지로 허리를 편 철무강은 담대후를 똑바로 바라봤다.

“사신무장이 될 겁니다. 그때까지는 만족도, 자만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단지 기뻤을 뿐입니다.”

“알겠다.”

담대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자만심을 가질까 싶어 우려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던 모양이다.

“제게 이렇듯 호의를 베푸는 이유가 뭡니까?”

담대후는 묻는 철무강을 가만히 응시했다.

대답을 들어야겠다는 듯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구양 노인께 들었잖느냐.”

“절 선택했다는 말씀 말입니까?”

“그래.”

“제가 궁금한 건 절 선택한 이유입니다.”

“네가 마음에 들어서다.”

철무강은 말없이 쳐다봤다.

자신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니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궁금증이 해소된 건 아니다.

“말씀해 주십시오.”

“사신무장이 되고 싶다고 했더냐?”

“예. 그러합니다.”

“그럼 사신무장이 될 실력을 키워라. 그때가 되면 널 선택한 이유를 알려주마.”

“그 이유라는 걸 제가 거부하면 어쩌실 겁니까?”

“상관없다.”

“예?”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참이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맞는 말이다.

철무강 역시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헛되이 시간을 낭비해 본 적이 없다. 파륜공을 대성하기 위해 일로매진해온 시간들이었다.

철무강은 결연한 얼굴로 말했다.

“좋습니다. 실력을 키울 것입니다. 두 분 앞에 당당해지면 그때 다시 여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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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三) +16 11.03.18 14,033 46 8쪽
1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二) +18 11.03.17 13,286 50 9쪽
1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一) +20 11.03.16 13,750 49 9쪽
11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四) +20 11.03.15 13,408 52 9쪽
10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三) +12 11.03.14 12,908 51 8쪽
9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二) +16 11.03.13 13,350 51 8쪽
8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一) +16 11.03.12 13,543 60 10쪽
7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三) +16 11.03.11 13,665 50 9쪽
6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二) +16 11.03.10 13,835 50 10쪽
5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一) +12 11.03.09 14,246 56 8쪽
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三) +13 11.03.08 14,500 56 8쪽
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二) +10 11.03.08 15,063 48 9쪽
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一) +12 11.03.07 20,703 49 9쪽
1 전륜마룡(轉輪魔龍) 서장 +22 11.03.07 24,653 4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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