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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전륜마룡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11.04.06 17:06
최근연재일 :
2011.04.06 17:06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15,716
추천수 :
732
글자수 :
51,752

작성
11.03.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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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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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글자
9쪽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四)

DUMMY

철무강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아는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소신녀?’

고개를 돌려보니 사도용아가 당찬 걸음으로 장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소신녀의 한 걸음 뒤에는 묵빛 장포를 펄럭이며 사자와 같은 기상을 내뿜고 있는 중년인이 호위하듯 따르고 있었다.

“소신녀! 이곳은······.”

“집법전이잖아요.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저자가 화령동 안에서 한 일을 누구보다 소상히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순간 집법사자가 인상을 쓰며 은천기를 돌아봤다.

은천기의 고개가 슬쩍 저어졌다.

계획에 없던 일이라는 뜻이다.

집법사자는 잠시 망설이다 들어나 보자는 투로 말했다.

“말해 보시오.”

“감사합니다.”

사도용아는 감사를 표한 후 철무강을 돌아봤다.

철무강은 놀람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쯧쯧! 장부의 자존심은 어딜 가고 그러고 있느냐?”

사도용아는 짐짓 꾸지람을 내리듯 말하며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철무강은 왠지 안심이 되었다.

‘날 도와주려고 이곳까지 왔단 말인가?’

소신녀라는 지고한 신분으로 미천하다 여길 수 있는 자신을 위해 이곳까지 왔으니 어찌 감격하지 않을까.

“소신녀, 죄인이 화령동에 들어간 연유가 무엇이오?”

집법사자의 질문에 사도용아는 고개를 돌려 똑바로 쳐다보며 당당히 말했다.

“그는 화령동에서 날 구해 주었어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말에 장내는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조용해졌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한층 더 찌푸려진 얼굴로 집법사자가 물었다.

“소신녀를 구하기 위해 화령동에 들어갔단 말이오?”

사도용아는 집법사자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철무강을 향해 말했다.

“화령동에서 날 구하고도 이렇듯 고초을 당하고 있으니 본녀의 마음이 아프구나. 너는 염려 말고 그날 날 구한 일을 말하도록 하여라.”

철무강은 여전히 말을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순간 소신녀를 호위해 온 묵빛 장포의 중년인이 성큼성큼 다가와 철무강의 아혈을 풀어주었다.

그 모습에 사도용아의 눈썹이 잔뜩 찌푸려졌다.

“누가 이 사람의 아혈을 짚어놓았죠? 죄상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듯 입을 막아두고 논죄를 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사도용아의 서릿발 같은 기세가 집법사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죄인이 난동을 부려 하는 수없이 소장이 아혈을 짚었나이다.”

은천기가 나섰다.

집법사자는 가슴을 쓸었고, 사도용아는 속으로 입맛을 다셨다.

‘쳇! 멋지게 뒤집을 수 있었는데······!’

사도용아는 집법사자를 쳐다봤다.

“난동을 부렸더라도 내기의 운행이 막힌 이상 별 힘을 쓸 수 없었을 터인데, 아혈까지 막아버린 건 심한 처사라 할 수 있을 거예요. 본교의 교도는 누구나 자신을 변론할 자격이 있다는 걸 잊은 건 아니겠지요?”

열네 살 소녀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연한 말솜씨였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소장이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은천기가 다시 나섰다.

사도용아는 못마땅했으나 더 이상 왈가왈부할 거리가 되지 못했다.

“너는 말해봐라. 그날 화령동에 뛰어든 이유가 무엇이냐?”

사도용아는 철무강을 향해 물었고, 철무강은 잠시 망설였다.

‘거짓이 판치는 곳이다. 이곳에 진실은 없다. 있다면 오직 하나, 억울해 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철무강은 단호히 말했다.

“소인은 그날 소신녀께서 화령동에 계신 걸 알고, 소신녀를 구하고자 했습니다.”

“허튼 소리!”

은천기가 소리를 질렀다.

한 걸음 나선 은천기는 쏘아붙이듯 말했다.

“모두들 알다시피 화령동의 입구에는 지독한 화기기 쏟아지고 있습니다. 안에서 밖으로 나올 때는 기관 장치가 있어 잠시간 화기를 피할 수 있지만,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 때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죄인 정도의 공력으로는 화기를 감당하지 못해 그 자리에서 타 죽고 맙니다.”

맞는 말이다.

집법사자는 철무강을 향해 싸늘한 시선을 던졌다.

“감히 거짓을 고하다니, 정녕 죽고 싶은 것이냐?”

철무강은 대꾸를 못했다.

그렇게까지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무강의 얼굴에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제대로 된 답변을 꺼내지 못하면 여기서 끝장이었다.

그때였다. 구원의 손길을 내민 이가 있었다.

“소인이 그에게 용린초양갑(龍鱗超陽鉀)을 내주었습니다.”

용린초양갑은 호교무장들에게 내리는 법갑이었다.

화령동의 열기는 용린초양갑을 넘보지 못한다.

“구양 노인!”

은천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구양 노인은 돌아보지도 않았다.

“갈!”

집법사자의 일갈이 터져 나왔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자 집법사자가 잡아먹을 듯한 시선으로 구양 노인을 노려봤다.

“거짓을 고한다면 참수형이다. 알고 있느냐?”

“알고 있습니다.”

“좋다. 그럼 대답해 보아라. 옥지기가 어떻게 하여 용린초양갑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냐?”

집법사자의 물음에 은천기는 조롱기 가득한 눈길로 구양 노인을 노려봤다.

‘영감!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하후극의 일을 방해했으니 이래저래 죽은 목숨이었다.

하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가 나섰다.

“용린초양갑은 내가 준 것이오.”


그는 사도용아를 호위해 온 중년의 무장이었다.

“담 대주!”

집법사자와 은천기는 당황하여 눈만 깜박였다.

마영대(魔影隊) 대주 담대후.

그것이 중년 무장의 이름이었다.

다시 한 번 정적이 찾아들었다.

하나 곧 집법사자의 차가운 음성이 정적을 깨트렸다.

“교주께서 하사하신 법갑을 사사로이 내주었단 말이오?”

“구양 노인은 내겐 은인 같은 분이오. 평생을 지하형옥에서 계신 분이라 몸이 상할까 우려하여 준 것이오. 물론 교칙에 어긋남을 알고 있소, 벌을 받아야 한다면 받겠소.”

“흥! 당연히 받아야지요.”

집법사자가 코웃음 치며 소리쳤다.

죄인을 처벌할 수 없게 되었지만, 자신들과 반목하는 마영대주의 위신에 흠집을 낼 수 있게 되었으니 나름 만족할 만했다.

그때였다.

“모두가 파천황께서 돌보심인 줄 압니다.”

돌연 철무강이 소리쳤다.

모두들 이건 또 무슨 헛소리냐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넌 닥쳐라!”

은천기가 외치자 사도용아가 손을 들어 제지하며 말했다.

“은 무장은 잠자코 계세요. 그리고 넌 하고 싶은 말을 해보아라.”

“감사합니다. 소신녀님!”

철무강은 사도용아에게 예를 취한 후 집법사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법갑이 구양 노인을 거쳐 소인에게 전달된 건, 파천황께서 소인으로 하여금 소신녀님을 구하라는 계시라 여겨집니다. 모두들 파천황의 전능하심을 잘 아실 터이니 소인의 말이 얼토당토않다 여기지 않으실 줄 압니다.”

파천황은 교에서 숭배하는 아수라를 말한다.

하니 얼토당토않은 말이다.

철무강은 누구도 믿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그리 외쳤다.

당연하게도 은천기가 일갈하며 나서려했다.

“이놈! 그 무슨······.”

“은 무장께서는 파천황의 전능하심을 의심하는 겁니까?”

“뭐?”

“아니면 어찌 소인의 말을 믿지 않는 겁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억지로 우겨대니 일순 말문이 막힌다.

철무강은 누구든 나서면 파천황을 믿지 않는 거냐고 몰아붙일 기세였다. 그 때문에 함부로 나서는 이가 없었다.

파천황을 불신하는 건 중죄 중의 중죄였다. 하니 누가 감히 나서겠는가?

그때였다.

담대후의 묵직한 음성이 집법사자에게로 향했다.

“소신녀를 구했으나 금지에 들어간 죄가 사라진 건 아니라 사료되오. 하니 죄인을 일 년 정도 독방에 가두는 게 어떻겠소? 전례가 있으니 그 누구도 부당하다 여기지 않을 것이오. 또 본관의 죄 역시 처벌 받아야 마땅하니 역시 일 년 간 독방 신세를 지도록 하겠소. 집법사자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집법사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마영대주를 일 년 간 가둘 수 있음이니 이는 무척이나 달가운 일이었다.

집법사자는 장내를 내려다보며 추상같은 일갈을 토했다.

“죄인들의 형을 내리겠다!”


철무강은 집법전을 나가던 중 맹성 일당과 마주쳤다.

다섯 명은 마주치리라 예상 못했는지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철무강은 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쥐새끼들! 그거 아냐?”

“뭐, 뭘 말이냐?”

“파천황께서 말씀하셨다.”

“파, 파천황께서?”

“그래, 그분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파천황이라는 말에 맹성 등의 얼굴이 잔뜩 굳었다.

누군가는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철무강은 흰 이를 드러내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

“빚이 늘었다.”


작가의말

빚은 갚아야지.....

뉴스보면 우울하고...
아들보면 웃음이 나오고...
감정이 왔다갔다 하는 요즘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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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三) +12 11.03.14 12,908 5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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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三) +16 11.03.11 13,665 5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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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三) +13 11.03.08 14,500 56 8쪽
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二) +10 11.03.08 15,064 48 9쪽
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一) +12 11.03.07 20,703 49 9쪽
1 전륜마룡(轉輪魔龍) 서장 +22 11.03.07 24,653 4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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