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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전륜마룡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11.04.06 17:06
최근연재일 :
2011.04.06 17:06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1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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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
글자수 :
51,752

작성
11.03.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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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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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글자
8쪽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二)

DUMMY

사도용아는 화령동이 궁금해서 몰래 들어왔다고 했다.

철무강은 사도용아가 소신녀라는 걸 알지 못했기에 이대로 함께 밖으로 나갔다가는 큰 벌을 받을까 염려가 되었다.

그래서 사도용아가 나타났던 천장의 구멍으로 다시 올려 보내려고 했다. 그러나 사도용아가 거부했다. 화령동을 자세히 둘러보아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철무강이 원치 않는 일이었다.

철무강은 어쩌다 실수로 화령동에 들어온 것이어야 했기에 여기저기에 족적을 남겨서는 안 된다.

“싫어. 난 화령동을 전부 둘러볼 거야.”

사도용아는 막무가내였다.

정말 마음 단단히 먹고 빠져나온 것이기에 화령동을 제대로 구경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디로 가는 거냐?”

철무강은 벌써 저만큼 가고 있는 사도용아를 불렀다. 그러나 사도용아는 대꾸조차 하지 않고 가버렸다.

“몰라. 길 정도는 알고 가는 거겠지.”

철무강은 애써 무시하고 자신의 길을 가고자 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꺄악!”

사도용아의 날카로운 비명이 철무강의 발길을 붙잡았다.

“뭐, 뭐냐?”

철무강은 황급히 달려갔다.

바람처럼 달려가 보니 사도용아가 보이지 않았다.

“어디냐?”

“여, 여기.”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달려가 보니 몹시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 있었다. 높이가 십 장 정도 되는 절벽의 중간쯤에 간신히 매달려있었던 것이다.

철무강은 눈을 치떴다.

떨어지면 부러질지언정 죽을 정도는 아니니 높이는 문제가 아니었다.

‘떨어지면 타 죽을 거야.’

십 장 아래에 검게 보이는 암석들 사이사이로 시뻘건 용암이 보였다.

검게 보이는 암석들에 몸이 닿는 순간 살점이 타버릴 것이 자명했다.

‘방법을 찾아야 해.’

철무강은 다급히 아래쪽을 살폈다.

그러나 답이 보이지 않는다. 주위를 살펴봐도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고 마음만 조급해졌다.

설상가상, 사도용아가 버티지 못했다.

“꺄악!”

아래로 미끄러지듯 떨어지는 사도용아.

“조심해!”

철무강은 고함을 지르며 다짜고짜 뛰어내렸다.

치이이익!

검은 암석에 내려서자마자 신발이 순식간에 타버렸다. 뿐만 아니라 지독한 열기가 발바닥을 태우기 시작했다.

“크윽!”

철무강은 신음을 짓씹으며 미끄러져 내리는 사도용아를 품에 덥석 안은 다음 검은 암석 위를 내달렸다.

지독한 열기에 발바닥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철무강은 미리 보아두었던 곳으로 전광처럼 달려간 후 사도용아를 허공으로 내던졌다.

“꺄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사도용아.

철무강은 오 장 정도 되는 높이의 절벽을 두 번에 나누어 박차고 뛰어오른 후 떨어져 내리는 사도용아를 다시 받았다.

사도용아는 손과 무릎이 조금 까진 것 외에는 큰 상처를 입지 않았다.

철무강은 사도용아를 내려놓자마자 털썩 주저앉았다.

발바닥이 절반정도는 익어버린 것 같았다.

“괜찮아?”

“안 괜찮다.”

“우에엥! 미안해. 정말 미안해. 가자. 얼른 나가서 치료하자. 내가 신녀님께 말씀드려서 꼭 낫게 해줄게.”

사도용아가 울먹이며 빨리 나가자고 재촉했다.

철무강은 지독한 고통에 얼굴을 찌푸리며 무릎걸음을 걸어야했다.


세상일은 생각한 대로만 돌아가지 않는 법이다.

철무강은 화령동에서 나가자마자 포박되었다.

여기까지는 이미 생각한 대로였다.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소신녀를 뵙니다.”

철무강을 포박한 이들이 뒤늦게 사도용아의 정체를 알아차리고는 황급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소신녀? 누가?’

철무강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사도용아를 발견했다.

‘뭐냐? 네가 왜 고개를 끄덕이는 건데?’

철무강이 의문을 표한 순간 수장으로 여겨지는 중년인이 크게 호통을 질렀다.

“네놈은 누구냐? 누구이기에 소신녀님과 함께 있는 것이냐?”

철무강은 흠칫 놀랐다.

‘맞다. 소신녀님 이름이 사도용아라고 했다. 이런 멍청이 그걸 이제야 생각하다니······!’

철무강은 사도용아을 보며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발바닥의 통증은 이미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았다.

“어서 정체를 밝히지 못할까?”

중년인의 호통이 다시 들려왔다.

철무강은 급히 머리를 조아렸다.

“소인은······.”

“그는 철무강이다. 수상한 자가 아니니 풀어주고 치료부터 해주어라.”

사도용아의 말에 중년인은 허리를 숙이며 고했다.

“하오나 화령동에는 아무나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내가 괜찮다질 않느냐? 어서 치료부터 해주어라.”

그때였다.

돌연 차분히 가라앉은 음성이 들려왔다.

“소신녀께서도 출입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그러나 소신녀께서는 존귀한 분이시라 면책이십니다. 하나 그놈은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혈수라가 수놓인 백의 경장을 걸친 이였다.

‘호교무장!’

철무강은 호교무장의 복장을 한 삼십대 중후반의 청년을 힐끔 쳐다봤다.

순백의 영웅건을 질끈 동여맨 모습이 무척 위풍당당했다.

“호교무장 은천기가 소신녀를 뵙니다.”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올리는 모습에도 절도가 있었다.

“은 무장께서는 일어나세요.”

사도용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신녀의 신분으로도 호교무장에게는 함부로 말을 놓을 수 없었다. 물론 신녀가 된다면 다르지만.

자리에서 일어난 은천기는 철무강을 포박한 중년인에게 명을 내렸다.

“논죄는 집법사자께서 하실 터이니, 일단 이놈을 형옥에 가두게.”

“알겠습니다.”

“치료부터 하라니까.”

“소신녀께서 나설 일이 아닙니다.”

사도용아는 은천기의 완강함에 발만 동동 구르게 되었다.

철무강은 뭔가 일이 꼬이고 있는 걸 느꼈다.

오는 중에 사도용아를 구하기 위해 화령동으로 뛰어들었다고 변명을 하려고 했으나, 사도용아가 소신녀임을 알게 되어 그럴 수가 없었다.

철무강이 끌려가자 사도용아는 마음이 급해졌다.

그러나 호교무장이 하는 행사인데다 집법사자까지 들먹이니 방법이 없었다.

“가시지요. 모두들 소신녀를 찾고 있습니다.”

사도용아는 은천기가 미웠다.

그러나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대꾸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는 것뿐이었다.

사도용아는 걸음을 옮기다말고 몇 번이고 돌아봤다.


***


은천기는 하후극을 찾아갔다.

“소신녀님을 찾았습니다.”

“어디에 있던가?”

“화령동입니다.”

“화령동?”

“아직 어리잖습니까. 이것저것 신기한 걸 찾을 때입지요.”

의아해하는 하후극을 향해 은천기는 웃는 얼굴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군. 그런데 날 찾아온 이유는 뭐지? 그걸 말하려고 온 건 아닐 테고.”

“일전에 말씀하신 그놈과 함께 있더군요.”

“그놈?”

“수라단의 덩치 큰놈 말입니다.”

“뭐?”

하후극의 얼굴에 황당함이 떠올랐다. 그러나 황당함은 곧 분노로 변했다.

“그놈이 왜?”

“형옥에 가두었으니 알아볼까요?”

“알아보고, 죽여 버려.”

“죽이기는 힘들 겁니다.”

“아니면 옥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려.”

“집법사자께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엔 확실히 처리해.”

“염려 마십시오.”

잠시 후 은천기가 나가자 하후극은 찻잔을 집어던졌다.

벽에 부딪친 찻잔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박살이 났다.

“그 새끼!”

이상한 일이다.

그날 소신녀가 그놈을 보는 걸 본 이후로 그놈에 대한 분노를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그놈을 떠올리기만 하면 갈가리 찢어 죽이고 싶은 살의가 불쑥 치밀었다.

“잊자. 더 이상 형옥에서 나오지 못할 놈이다.”

호교무장이 되고 사신무장이 되어 종래에는 교주가 될 자신이다.

수하들과 교도들에게 대인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후극은 애써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자 했다.

그러나 살의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버러지 같은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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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전륜마룡이 출간 되었습니다. ^^ +49 11.04.06 4,772 20 1쪽
1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三) +16 11.03.18 14,033 46 8쪽
1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二) +18 11.03.17 13,285 50 9쪽
1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一) +20 11.03.16 13,750 49 9쪽
11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四) +20 11.03.15 13,408 52 9쪽
10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三) +12 11.03.14 12,907 51 8쪽
»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二) +16 11.03.13 13,350 51 8쪽
8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一) +16 11.03.12 13,542 60 10쪽
7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三) +16 11.03.11 13,664 50 9쪽
6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二) +16 11.03.10 13,834 50 10쪽
5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一) +12 11.03.09 14,245 56 8쪽
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三) +13 11.03.08 14,500 56 8쪽
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二) +10 11.03.08 15,063 48 9쪽
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一) +12 11.03.07 20,703 49 9쪽
1 전륜마룡(轉輪魔龍) 서장 +22 11.03.07 24,652 4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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