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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전륜마룡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11.04.06 17:06
최근연재일 :
2011.04.06 17:06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15,706
추천수 :
732
글자수 :
51,752

작성
11.03.09 20:04
조회
1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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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글자
8쪽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一)

DUMMY

석 달이라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철무강은 그동안 파륜공에 집중적으로 매달렸다.

차후 무력단에 배치되면 거기서 좀 더 나은 도법을 배울 수 있다고 들었다. 그러니 지금은 야차도에 집중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어 하루에 한 시진씩은 심상수련을 통해서나마 야차도를 수련했다.

“다시는 오지 말게. 옥에 오래 갇혀 있으면 몸이 상하는 법이네.”

옥지기 구양 노인이 옥문을 열어주며 한 말이다.

“그동안 신세 많았습니다. 그럼, 또 뵙죠.”

철무강은 정중히 인사한 후 밖으로 나갔다.

끼이이익!

녹슨 철문이 열리고 철무강이 밖으로 나가자 뜻밖에도 번일악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체라도 치워주려고 왔더니, 멀쩡히 걸어 나오네?”

번일악이 씩 웃으며 말했다.

철무강은 곧장 번일악 앞으로 걸어갔다.

단순한 걸음이었는데, 번일악은 일순 태산이 다가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윽고 번일악 앞에서 걸음을 멈춘 철무강은 정말 생각 밖의 말을 했다.

“너, 내 친구해라.”

번일악은 당황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곧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뭐, 일단은 그러도록 하지.”

시원찮은 대답이었으나 철무강은 개의치 않았다.

원래 장부는 입이 아닌 가슴으로 대화를 나누는 법이었다.


“멋지게 해치운 덕분에 누구도 널 무시하지 못할 거다.”

번일악의 말에도 철무강은 별다른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머쓱해진 번일악은 화제를 돌렸다.

“두 달 후에 시험이 있다.”

“관심 없다.”

“없어도 가져야 해. 거기서 떨어지면······.”

“그들은 어디에 있지?”

“그들?”

“내 빚쟁이들!”

“맹독사 패거리들 말이냐?”

“맹독사?”

“그 다섯 놈들을 말하는 거 아냐?”

“맞다.”

“맹씨 놈이 성질이 더러워서 맹독사라 불린다더군.”

“독사는 무슨······ 하여간 그자들 지금 어디에 있지?”

“그들은 왜?”

“빚을 받아야지.”

번일악은 급히 철무강의 앞을 막았다.

“친구, 그만하면 독종 행세는 되었네. 이젠 시험에 대해 고민할 때라네.”

“친구,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장부라네. 그러니 교육이든 시험이든 내 몫까지 자네가 열심히 하도록 하게.”

철무강이 씩 웃으며 말했다.


맹성은 이가 갈렸다.

불곰 같은 놈에게 당한 상처가 이제야 아물었다. 무려 석 달이 지나서야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른 동료들도 비슷했다.

다리가 부러졌던 마지평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다.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어.”

“그럼?”

“대력귀(大力鬼)를 끌어들이자.”

“그가 움직여 줄까?”

“나한테 빚이 있으니까, 한 번쯤은 움직여 줄 거야.”

순간 네 사람의 얼굴이 밝아졌다.

놈에게 당한 것을 이자까지 쳐서 되돌려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무척 기대가 되었다.

“난 다른 건 바라지 않아. 그 새끼 두 다리를 분질러 버릴 거야.”

마지평이 부목과 함께 새하얀 천이 감겨 있는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며 이를 갈아붙였다.

모두들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여기 대령했으니 어디 분질러봐.”

느닷없는 목소리에 다섯 사람이 돌아보니 철무강이 커다란 거도를 어깨에 척 걸친 채 하얗게 웃고 있었다.


***


철무강은 다시 형옥에 갇히게 되었다. 자숙해야할 시기에 또 다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또 뵙니다.”

“그새 문제를 일으킨 겐가?”

구양 노인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묻자 철무강은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구양 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옥문을 열었다.

“얼마 동안인가?”

“석 달이라고 들었습니다.”

“석 달이면 그리 큰 죄를 지은 건 아닌 모양이구먼?”

“글쎄요. 제 생각엔 본교가 너무 관대한 것 같습니다. 한 반년 정도는 갇힐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말하는 걸 들어보니 갇히기를 바라는 것 같구먼? 무공 수련 때문에 그러는 겐가?”

“수라단에서 배우는 것들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아서요.”

철무강은 히죽 웃으며 독방 안으로 들어갔다.

구양 노인은 그런 철무강을 보며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의외의 말을 꺼냈다.

“반년에서 일 년 정도 갇힐 만한 방법을 알려줄까?”


철무강은 독방에 정좌했다.

“이럴 거였다면 수라단에 들어오지 않는 게 더 나았을 지도 모르겠군.”

너무 생각 없이 들어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력단에 들어가 두각을 드러내 호교무장이 된다는 생각만 했지, 수라단에서의 생활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뭐,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 일단은 밀고 나가는 수밖에.”

고민은 적당히, 후회는 짧게, 수련은 길게, 그리고 선택은 과감히.

나름 철무강이 사는 방식이다.

철무강은 짧은 후회를 털어내고는 다시 운공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파륜공의 성취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야말로 철무강에게 당면한 지상최대의 과제였다.

철무강은 파륜공의 세계로 조용히 빠져들었다.


파륜공은 다섯 단계로 나누어진다.

일단공은 마겁륜(魔劫輪).

이단공은 살마륜(殺魔輪).

삼단공은 혈마륜(血魔輪).

사단공은 광마륜(光魔輪).

오단공은 파천륜(破天輪)이다.

오단공을 이루면 그야말로 경세적인 파륜지공(破輪之功)을 얻게 된다.

철무강은 현재 마겁륜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마겁륜을 완성하고 살마륜의 단계에 발을 디디게 되면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위압하는 마기를 전신을 통해 내뿜게 될 터였다.

사단공인 광마륜의 단계에 들어서면 마기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니 이때부터는 탈마의 경지에 들었다고 할 수 있다.

철무강의 최종목표는 바로 사단공이었다.

광마륜을 얻으면 사신무장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궁극적인 깨달음 같은 건 필요 없다. 앞을 막는 자, 그 누구를 막론하고 일격에 부숴버릴 힘이면 된다. 그 힘으로 나의 신분은 비천하더라도 나 자체는 조금도 비천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철무강은 살마륜, 살마지공(殺魔之功)을 얻고자 조금씩 자신을 잊어갔다.


***


끼이이익!

듣기 싫은 마찰음에 번일악은 얼굴을 찌푸렸다.

이윽고 철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철무강이 모습을 드러내자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잠깐에 불과했다.

철무강이 다가오자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들었다.

‘뭐지? 이 불안감의 정체는 대체······?’

갑작스런 불안감의 정체를 알아내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 녀석이다. 저 녀석에게서 날 불안하게 만드는 기도가 흘러나오고 있는 거야!’

번일악은 내심 충격을 받았다.

석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언가 큰 변화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강해진 건가?’

그게 아니면 뭘까?

번일악은 철무강의 전신을 살폈다.

석 달 전의 그놈이 틀림없다. 그러나 존재감은 확연히 달랐다. 석 달 전만해도 싸우면 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지금은 싸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 들 정도였다.

‘역시······!’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

뭐가 되도 될 놈이다.

수라단에서 처음 보았을 때 받았던 느낌이 잘못 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옥에 갇혔다 풀려난 주제에 얼굴이 좋아 보인다?”

씨익!

번일악의 말에 철무강은 흰 이를 드러내 웃어보였다.

무척 시원한 미소였다.

어떻게 보면 자신감이 가득해 보이기도 했다.

“맹독사 놈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까?”

“그럴 필요 없다.”

“그래? 의외인 걸, 나오자마자 또 찾아갈 줄 알았더니?”

“그러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어.”

“뭐?”

반문하는 번일악에게 철무강은 턱짓을 해 보였다.

번일악이 돌아보니 십여 명이 몰려오고 있었다. 선두에는 기세등등한 맹성이 보였다.


작가의말

한 겨울 보다 요즘이 더 추운 것 같아요.
애 데리고 서서울공원에 가려고 했더니, 바람불고 추워서 포기했네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길... 훌쩍!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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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전륜마룡이 출간 되었습니다. ^^ +49 11.04.06 4,772 20 1쪽
1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三) +16 11.03.18 14,033 46 8쪽
1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二) +18 11.03.17 13,285 50 9쪽
1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一) +20 11.03.16 13,750 49 9쪽
11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四) +20 11.03.15 13,408 52 9쪽
10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三) +12 11.03.14 12,907 51 8쪽
9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二) +16 11.03.13 13,350 51 8쪽
8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一) +16 11.03.12 13,542 60 10쪽
7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三) +16 11.03.11 13,664 50 9쪽
6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二) +16 11.03.10 13,834 50 10쪽
»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一) +12 11.03.09 14,246 56 8쪽
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三) +13 11.03.08 14,500 56 8쪽
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二) +10 11.03.08 15,063 48 9쪽
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一) +12 11.03.07 20,703 49 9쪽
1 전륜마룡(轉輪魔龍) 서장 +22 11.03.07 24,652 44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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