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산검림(刀山劍林)

전륜마룡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11.04.06 17:06
최근연재일 :
2011.04.06 17:06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215,709
추천수 :
732
글자수 :
51,752

작성
11.03.10 20:11
조회
13,834
추천
50
글자
10쪽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二)

DUMMY

철무강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이는 덩치도 포함되어 있었다.

번일악은 고개를 저었다.

“원군이 아니라 같이 죽자고 끌어 들인 셈이군.”

석 달 전이라면 모를까, 달라진 철무강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다.

아는지 모르는지 맹성 등은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몰려왔다.

“이 새끼! 오늘은 아주 끝장을 내버리겠다.”

맹성은 잔뜩 독이 올라 있어, 정말 맹독사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철무강이 거대한 도를 쭉 뻗어 그를 가리키자 움찔 놀라 한 걸음 물러나는 추태를 보이고 말았다.

“난 말 많은 새끼가 싫다. 쌍방울 깨지는 소리 지껄이지 말고, 자신 있으면 덤벼봐.”

몰려올 때의 기세는 어딜 가고 모두들 주춤거렸다.

그때 맹성이 끌어들인 커다란 덩치의 대력귀가 나섰다.

“대력귀다.”

그러고는 어린아이 몸통만한 거대한 도끼를 양손에 나누어 들었다.

팽팽한 기류가 흘렀다.

철탑 같은 두 덩치가 거대한 도와 도끼를 쥐고 대치하자 무척이나 흉맹해 보였다.

씨익!

철무강의 입가가 벌어졌다.

만족스러워하고 있음이다.

“좋아. 해 보자고!”

말이 끝난 순간 전광처럼 쇄도한 철무강의 거도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치는가 싶더니 만근거력으로 허공을 쪼개고 내리찍었다.

그 살벌한 기세에 대력귀가 두 눈을 흠칫 뜨며 두 개의 거부를 교차하여 막았다.

콰앙!

귀청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뒤이은 칼바람이 뒤쪽의 맹성 등에게 불어 닥쳤다.

간담이 서늘해진 맹성 등은 저도 모르게 물러나고 말았다.

그러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슈-악!

대력귀의 거대한 쌍도끼가 맹렬한 기세로 철무강의 상체를 쪼개려 들었다.

그야말로 폭풍 같은 기세였다.

그러나 상대가 철무강이었다.

삼류 중의 삼류인 야차도를 익힌 철무강은 세련된 도초를 구사하지 못한다.

그저 상대를 박살내고자 하는 일념 하에 거대한 도를 무자비하게 휘둘러댈 뿐이다.

부아아악! 부아악!

철무강의 칼바람은 광풍이다.

법도, 식도 없는 미친 칼바람이다.

걸린 대로 쪼개고, 가르려 들 뿐이다.

흘리고, 튕기고, 밀어내고, 가르고······, 그런 건 없다. 오로지 쪼갤 뿐이다.

쾅! 쾅! 쾅! 쾅!

두 사람의 신력이 정면으로 격돌하자 대력귀가 단숨에 밀렸다.

파륜공의 파괴력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대력귀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하나 그보다 더 맹성 등의 얼굴이 마구 찌그러졌다.

당황을 넘어 경악의 빛이 얼굴에 한 가득이었다.

“맙소사! 대력귀가 정면대결에서 밀리다니······!”

“어, 어떻게······!”

두 눈으로 지켜보고도 불신의 빛이 가득했다.

그들이 아는 대력귀라면 수라단 내에서 힘으로 상대할 만한 이가 전무했다.

콰앙!

무지막지한 충격파!

대력귀의 신형이 주르륵 밀렸다.

오 장에 가까운 거리다.

대력귀는 격탕하는 가슴을 꾹 눌러 참으며 이어질 공세에 대비했다.

“······!”

그러나 더 이상의 공격은 없었다.

철무강은 거대한 도를 비껴든 채 오연히 서 있을 뿐이었다.

대력귀는 무슨 뜻이냐는 얼굴로 철무강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달려들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철무강이 입을 열었다.

“너와 나 둘 다 경지에 오르면 그때 다시 붙어보고 싶군.”

철무강은 아쉬웠다.

아직은 전신의 피가 들끓게 할 정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저 거대한 두 자루의 도끼가 핏빛의 강기를 머금은 날이 온다면 그때는 정말 대단한 승부를 벌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싸우는 것을 멈추었다.

대력귀는 한참을 바라보았다.

하나 암만 살펴보아도 자신을 우롱하고 있음이 아니다.

설사 우롱한다 하더라도 이미 승패가 갈린 상황이다. 패자는 말이 없는 법이니 비웃어도 도리가 없다.

“다음엔 지지 않겠다.”

대력귀는 자신이 졌음을 시인했다.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서 자리를 떠나갔다.

패자의 무기력함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다음을 기약하는 투지가 전신에서 일렁이고 있었다.

씨익!

철무강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의당 장부라면 저래야 한다.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패배했다 하더라도 구차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대력귀는 장부라 할 수 있었다.

철무강은 자신의 기준에 부합되는 장부를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또 보았으면 좋겠군.’

이윽고 대력귀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철무강은 웃음을 거두었다.

이제 소인배 놈들을 상대할 때였다.

스윽!

철무강은 거대한 도를 들어 맹성을 가리켰다.

“시작은 너희들이 했으나 끝내는 건 나다. 왜 그랬는지, 땅을 치고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너희는 사람 잘못 건드렸다.”

정말 잘못 건드렸다.

철무강을 아는 이들은 독종이라 부르지 않는다. 지독한 거머리라하여 독질(毒蛭)이라 부른다. 한번 성질을 건드리면 분이 풀릴 때까지 결코 놓아주는 법이 없다.

물론 건드리지 않으면 아무 일 없다. 이유 없이 누굴 괴롭히는 성격이 아니다. 그야말로 법이 없어도 살 사람이다.

그러나 일이 터지면 법이고 뭐고 소용없다.

맹성 등은 철무강의 서슬 푸른 기세에 기가 질렸다.


난폭한 힘으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걸 폭력이라고 한다.

철무강은 맹성 등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잘못했다고 빌 때까지 작신 두들겨 팼다. 족히 오십 근은 나갈 거도의 옆면으로 아주 매타작을 했다.

그리고는 잔인하리만치 충격적인 한 마디를 던졌다.

“이제 절반쯤 갚았으니까, 다음에 또 보자.”

맹성 등은 입에 거품을 물고 기절해버렸다.

“쯧쯧! 적당히 하지.”

지켜본 번일악이 질렸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철무강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날 키워준 할아범이 그랬다. 무릇 장부라면 은혜는 두 배로 갚고, 원한은 열 배로 갚을 줄 알아야 한다고.”

“그래서?”

“당연히 열 배로 갚아야지. 난 배우고도 실천할 줄 모르는 멍청이가 아니다.”

번일악은 일순 할 말을 잃었다.

가르침대로 따르겠다는데 무슨 말을 할까?

그러나 철무강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잘못 된 것 같다는 의심이 들었다.

“너······.”

“멍청아, 배운 대로 무조건 따르겠다는 게 아니다. 할아범의 가르침이 옳다고 여겨져서다.”

그러고는 씩 웃는 철무강.

번일악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 멍청이는 아니군.’

그때 철무강이 지나가는 투로 물었다.

“왜 날 택했냐?”

“뭐?”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날 택했잖아?”

택한 게 맞다.

물론 아직 확신이 선 건 아니다.

번일악은 철무강의 뒤통수를 쳐다보며 머뭇거렸다. 그러자 철무강이 먼저 입을 열었다.

“대답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대신 하나만 잊지 마라. 나 역시 널 택했다는 거다.”

번일악은 의외라는 얼굴 표정이었다.

‘그런가? 너 역시 날 택한 것이냐? 왜? 무슨 이유로 날 택한 것이냐?’

궁금했지만 물을 수가 없었다.

자신 역시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쓰으! 궁금하잖아!’


“단주가 널 찾는다니까.”

“단주?”

“수라단주지 누구겠어?”

“왜?”

“교육은 안 받고 사고나 치는 놈이 있으니 찾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지.”

“그런가?”

“그래. 어쩌면 몇몇 곳에서도 널 지켜보고 있을 지도 몰라.”

“그런데 왜 접근해 오는 사람이 없지?”

“아직은 지켜보는 중이겠지.”

“말인즉슨 아직 성공한 게 아니라는 거네?”

“그렇지 않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어이 친구, 난 말이야. 내 손에 쥐기 전에는 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것도 할아범이란 분의 가르침이냐?”

“그래.”

“참 대단한 분이시군.”

“그래. 대단한 분이셔. 무공도 모르는 분이 날 이만큼 가르쳐 주셨으니까.”

번일악은 적잖이 놀랐다.

철무강은 강하다.

야차도를 익혔다고는 하지만, 무언가 다른 비공을 익힌 게 틀림없다. 철무강이 천재가 아닌 다음에야 무공서만 가지고 이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을 터, 할아범이란 분의 가르침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공을 익히지 않은 분이라고 하니 어찌 놀랍지 않겠는가?

“정말 대단한 분이군.”

철무강은 대꾸하지 않고 그리움이 감도는 미소를 지었다.

번일악은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일부러 큰 소리로 말해 철무강의 주위를 환기시켰다.

“수라단으로 가자. 가서 단주를 만나보고······.”

“늦었다.”

“뭐?”

“지금은 수라단으로 돌아가 봐야 도움이 안 돼.”

“그럼 어떡하려고?”

“기호지세다. 계속 달려야지.”

철무강은 마음을 정했다.

자신이 말한 대로 기호지세인 형국이었다. 지금 멈춰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철무강은 번일악을 돌려보냈다.

그리고 자신은 태양열천관으로 향했다.

옥지기인 구양 노인이 알려준 방법을 시행할 참이었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화령동에 들어가다 걸리면 참수형이라네. 그런데 말일세, 아주 오래전에 길을 헤매다 실수로 화령동에 들어간 사람이 있었다네. 자네 말대로 교의 율법이 자비로웠는지, 그 사람은 일 년 독방생활만을 처벌 받았다네. 길을 헤매다 실수로 화령동에 들어간 거라는 정상을 참작한 것이겠지. 이유야 어찌 되었든 여기서 중요한 건 그런 전례가 있다는 것이네.”


마음에 쏙 드는 말이었다.

화령동에 관한 일이니 제법 시끄러워질 것이고, 그리 되면 자신에 대해 여기저기에 알려질 것이었다.

운이 좋으면 자신이 원하는 무력단에서 손을 내밀 것이니 그리만 된다면 대만족이었다.

일 년의 독방 생활은 덤이다.

그 기간에 파륜공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면 자신의 목표인 사신무장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셈이 된다.

물론 구양 노인이 알려준 방법이 잘못된다면,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곤두박질 칠 위험이 없지는 않다.

“좋아, 가 보자고!”

철무강은 낙천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한 번 결정한 일에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는다.

한 번 가봤던 길이기에 헤매지 않고 태양열천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식사 하셨겠지요?
아, 오늘도 열심히 글 쓰느라 이제야 식사를 합니다.
찬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청양고추에 된장입니다.
조금 아쉬운 듯 해서 상추와 삼겹살을 구워봤습니...후다닥....ㅋㅋ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륜마룡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전륜마룡이 출간 되었습니다. ^^ +49 11.04.06 4,772 20 1쪽
1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三) +16 11.03.18 14,033 46 8쪽
1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二) +18 11.03.17 13,285 50 9쪽
1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4 장 전륜구류도(轉輪九流刀) (一) +20 11.03.16 13,750 49 9쪽
11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四) +20 11.03.15 13,408 52 9쪽
10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三) +12 11.03.14 12,907 51 8쪽
9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二) +16 11.03.13 13,350 51 8쪽
8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3 장 장부로써 맹세하마 (一) +16 11.03.12 13,543 60 10쪽
7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三) +16 11.03.11 13,664 50 9쪽
»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二) +16 11.03.10 13,835 50 10쪽
5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2 장 무릇 장부라면······ (一) +12 11.03.09 14,246 56 8쪽
4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三) +13 11.03.08 14,500 56 8쪽
3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二) +10 11.03.08 15,063 48 9쪽
2 전륜마룡(轉輪魔龍) 제 1 장 다음은 그쪽이야 (一) +12 11.03.07 20,703 49 9쪽
1 전륜마룡(轉輪魔龍) 서장 +22 11.03.07 24,653 44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