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흑응회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대체역사

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4.20 05:42
최근연재일 :
2015.07.09 08:04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22,886
추천수 :
2,174
글자수 :
584,692

작성
15.05.03 07:11
조회
972
추천
27
글자
11쪽

평원(平原)의 전투(戰鬪)

DUMMY

관도에는 마차가 지나쳐간 바퀴 자국들이 남아있고, 관도의 양 편으로는 충분히 내린 비 덕분으로, 잔뜩 수분을 머금은 잡초 들이 햇빛 아래서 초록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런 언덕베기 들이 연이어져 있는 곳에서, 둥그런 모습으로 마차들을 둘러세워서 방어진을 쳐놓은 곳에서 십여 장 떨어진 곳을, 말을 탄 달단족 한 명이 빠른 속도로 지나쳐 갔다. 그냥 지나쳐만 갔다. 그리고 지나쳐 간 이 후로도 약 십여 장을 더 가서야 뒤돌아, 아까 지났던 반대편으로 해서 다시 원형 방어진에서 십여 장 떨어진 곳을 빠른 속도로 지나쳐 갔다. 이것이 공격의 진로가 된다는 것을 달단족 중에 누군가가 시범을 보여 준 것이었고, 그 이후로 달단족 들이 두 명씩 또는 세 명씩 말을 몰아서, 연습하는 것처럼 아까 달렸던 사람이 남겨 놓은 발자국을 따라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다.


20 여명이 순차적으로 한 번씩 달려본 이 후에는 그와 같이 2-4 명이 빨리 지나치면서 원형 진 안으로 활을 쏘았다. 이 때에야 조천표국의 표사들과 마부들이 빨리 지나치는 달단족을 향해서 대응하여 활을 쏘기 시작했다. 달단족들이 쏘는 화살은 모두 둥그런 진안으로 떨어져 사람들의 근처에 떨어졌지만, 조천표국에서 쏜 화살은 상대의 말이 지나쳐간 다음에야 저편 언덕으로 떨어졌다. 이 때에 대보당 표두가 외쳤다.


"4 마장 앞으로 화살을 쏘아야 한다. 4 마장 앞으로 겨냥을 맞춰라."


"말이나 사람이나 무조건 맞춰라."


한 번 지나친 달단족들은 반대쪽으로 다시 달려들면서,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이제 조천표국에서는 양쪽에서 협공을 받는 셈이 되었다. 그렇게 달단족 들이 2 - 4 명이 한번 공격을 하면 잠시 쉬면서 말과 함께 호흡을 고르고 다시 공격을 시작하였다.


최초의 공격이 있은 후부터 일다경이 될 무렵에 조천표국에서 첫 부상자가 나왔으며, 계속되는 공격에 중상자와 경상자가 속발하고 있었다. 달단족에게서는 말이 화살에 맞아서, 그 위에 탄 달단족이 땅에 떨어졌고, 다시 일어서는 달단족을 겨냥하여 조천표국에서 몇 사람이 화살을 날려서 달단족은 다시 쓰러졌다. 멀리 떨어졌으므로 얼마만큼의 부상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달단족이 탓던 말은 계속 달려나가서 어디론가 달려가버렸고, 그 다음은 다른 달단족이 말을 타고와서 화살에 맞은 인원을 집어서 말에 태워 데려갔다. 표국의 인원이 4 명이 부상을 당하는 동안 달단족은 한 명이 부상을 당하였다. 달단족들의 활솜씨는 아주 정확하여서, 빨리 지나가면서 쏘는 화살들이 마차 너머 건너편에 있는 표국의 인원을 겨냥하는 것이었고, 시간이 지나면 결국에는 전멸당하는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다행히 범대인과 진원성은 양 쪽으로부터 엄폐가 되는 그런 곳에서 화살을 피할 수가 있었으나, 화살을 쏘아 응전하는 표국의 인원들 보다 더 심하게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이때에 달단족 중에서 처음에 나섰던 사람이 다시 나섰다. 그리고 말했다.


"이제 항복을 하느냐, 모두 죽느냐 하는 것만 남았다. 항복할 것을 마지막으로 권하려 왔다. 생각할 시간을 1 각을 주겠다. 그 시간이 지나면 너희들은 모두 죽는다."


항복을 권하는 달단족이 돌아가자. 대보당 표두는 일행에게 말했다.


"조천표국 식구 여러분, 오늘은 날이 맑고, 하늘은 높고 푸르며, 태양은 뜨겁게 땅을 비추고 있소이다. 이 대표두은 오늘이 참 죽기에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외다. 죽기로 각오하고 싸워봅시다. 또한 지금 십 리나 이십 리나 쯤에 조천표국의 응원부대가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을 것이외다. 그때까지만 견디면 될테니 기운을 냅시다."


일각이 경과하자 달단족들은 2- 4 명 씩이 조가 되어,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전투라는듯이 공격을 해왔다. 연이어 양쪽으로 협공당하는 조천표국의 인원들은 반 시진이 경과할 무렵에는 부상자가 열 명 이상이 속출하였으며, 달단족 들의 말은 부상당한 것들이 십여 필에 달했으나, 그들은 조천표국에서 가져온 말 들을 풀어와서 타고 공격을 계속하였다. 그러는 사이에 달단족 들 역시 3-4명 정도가 부상을 입고, 저쪽 편에서 누워있거나, 앉아서 관전을 하고 있었다. 정말 이대로 간다면 전멸이 될 것만 같았으나, 대표두는 조천표국의 표사들에게 기운을 내자고 연신 독려를 하면서 말들을 쏘아 맞추는 데에 힘을 다하고 있었다.


달단족 들의 공격은 마차를 방패로 하는 방어진에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편이었던지, 달단족 들은 공격을 멈추고, 무엇인가 상의를 하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물목을 포기하고 그냥 돌아가는 것을 상의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기대가 되기도 하였으나,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곧 밝혀졌다. 달단족 들은 불화살을 쏘기로 결정하였던 것이다. 이제는 표물을 버리고, 모든 표국일행을 다 죽이겠다고 맘 먹은 것이었다. 다시 달단족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마차는 바로 불이 붙었다. 마차 6 대에 무거운 물목과 가벼운 물목을 고루 나누어 싣다보니, 불에 약한 비단 필들이 각 마차의 상단부에 적재가 되어 있었으니, 불이 쉽사리 붙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조천표국에서도 열심히 응사를 하였고, 일부의 인원들은 마차에 실린 물을 각 마차에 뿌려서 불을 끄면서 표물을 지키고자 하였으나, 그 바람에 화살을 맞는 마부와 조수들이 빨리 늘었다. 또한 달단 족들도 다시 부상자들이 4-5 명이 늘었으며, 이제는 쌍방에게는 표물은 두 번째가 되고, 죽기살기의 싸움이 되고 만 것이다.


이 때에 공격을 하려고 준비하던 달단족 들이 갑자기 화살 세례를 받고 서 너 명이 쓰러졌다. 이제서야 조천표국의 응원군이 도착하여 달단족 들을 공격한 것이었다. 조천표국의 인원은 백 명은 되는듯하였고, 저 멀리에서부터 이곳 싸움터를 크게 포위하고 있었다. 이제서야 마차를 둘러치고 싸워왔던 표국 사람들이 함성을 질렀다.


"와, 응원군이 왔다."


응원군들에게 이미 포위를 당하였다는 것을 알게된 달단족 들은 바로 활과 칼을 내던지고 항복을 하였다. 응원군들은 달단족 들을 중상으로 거의 죽어가는 두 사람을 빼고는, 부상당한 사람도 한 사람도 빼지 않고 한 사람씩 손을 뒤로 하여 묵었고, 두 발을 묶어서 도망치지 못하게 하였다. 냇가 건너편에서 보였던 4 명도 언제인지 모르게 이쪽으로 건너왔으며 모두 26 명임을 진원성은 금방 인원수를 헤아려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들 중에 누가 처음 냇가 건너편에 나타났던 사람인지는 알 수 없었다. 조천표국의 사람들은 표사가 8 명이 부상 당했으며, 마부 3 명과 와 조수 4 명이 부상을 당하였으며, 그 중에 중상자는 5 명이나 되었다.


대보당 표두는 응원군들 중에 가장 지위가 높은 사람을 불러서 몇 가지의 지시를 하였고, 한 쪽에 천막을 세 채를 치고, 표국의 부상자들은 한 천막에 데려다가 치료를 해주었으며, 중상자들에게도 응급조치를 하였다. 그리고 천막 한채는 임시 본부로 정하여, 대표두와 범대인과 진원성과, 응원군의 대장이 머물었다. 범대인도 진원성도 난데없이 나타난 응원군에 의아한 점이 많았으나, 조용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대 표두가 입을 열었다.


"범대인께서는 좀 의아하실 겁니다. 제가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조천표국의 봉 표두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 수하로 있는 이번 응원군의 책임자로 벌써 다섯 달을 풍찬노숙(風餐露宿)하고 고생을 하였지요. 우리 조천표국에서는 금년 2 월 말 경에, 이 근처에서 표물을 강탈당하고, 표사들과 마부, 16 명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작년에 요동에서 광감세사 고준이 걷었던 세금을 북경으로 가져가는 표행이었는데, 백은 이만오천 량을 잃어버렸지요. 그래서 그것을 계속 조사하던 중에, 한 가지의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분명히 표물을 위탁한 쪽에서 어떤 정보가 새나간 것이 분명하다는 것과 표사와 마부들까지 다 처리한 것은 철저하게 살인멸구를 한, 치밀한 계획 하에서 이루어진 범죄란 사실입니다. 그래서 관에도 알리지 않은 채로 좀 덩치가 되는 그래서 욕심을 낼만한 표행 건이라면 또 덤빌거라는 생각으로 계속 응원군을 숨긴 채로 뒤따르게 하면서 살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휘주회관의 이번 표행이 일종의 미끼였다는 말씀이네요."


"범대인님, 너무 섭섭하게는 생각하지 마십시요. 인명 손실과 금액적인 손실을 따져 볼 때에 이것은 결코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잡은 달단족 들이 아직은 전번의 범죄 건에 연루가 있는지 없는지는 조사해보아야 하겠습니다만, 거의 연루가 있을 걸로 짐작해봅니다. 휘주회관의 금번 손실은 섭섭하지 않게 보상하도록 하겠습니다. 광령에서 우리가 표물을 저들에게 은자를 받고 팔았다면, 아마도 이들은 우리를 처음부터 불화살로 공격하여, 벌써 우리를 모두 죽이고, 은자를 탈취하여 도망하였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은자는 불에 타지 않는 것이니까요."


"아, 대 표두 님은 그 때에 그런 생각을 하셨었군요. 왠지 달단족의 제시한 가격이 너무 좋아서 의아스러웠는데, ...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그리고 처음부터 표국 사람들 숫자가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좋으면서도 좀 의아했었는데......"



"이곳 요양에서 심양까지의 구간이 범죄를 일으키는 데에는 아주 알맞는 구간입니다. 우측의 산을 넘으면, 바로 건주여진 지역입니다. 좌측 요하를 건너면 바로 달단 지역이고요, 이 양쪽을 지나쳐서 심양을 비켜 넘어가면 해서여진 지역입니다. 오리발 내기에 아주 좋은 지리이지요. 우리는 처음부터 이 구간을 가장 위험하다 생각하고, 주시하고 있었지요. 이제부터 저놈들을 좀 닥달해보아야 하겠습니다. 가만 지켜보십시요."


"예, 그렇게 하지요."


"일단 오늘 공격한 자들 중에 우두머리를 찾아야 하겠습니다. 몽고 말을 할 줄 아는 사람도 미리 준비를 하였습니다. 통역해 줄 사람 데려오고, 일단 부상당하지 않은 달단족 세 명을 가져와라."


잠시 후, 조천표국에서 데려온 통역사 한 명과, 달단족 3 명이 떠메어져서 들어왔다. 대표두가 말했다.


"난 조천표국의 표두다. 너희들에게 한마디 묻겠다. 단 한번 만 묻는다. 협조하면 살길이 있으나, 협조하지 않으면 죽는다. 너희 일행 중에 우두머리가 누구냐? 세 사람 중에서 누가 대답할테냐?"


세사람이 서로 눈치를 보며, 말을 하지 않았다. 대보당 표두가 한 사람을 손가락으로 지목하여 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흑응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야수(野獸)처럼 살다 15.05.14 1,120 16 12쪽
40 추관(推官) 풍청남(馮靑男) 15.05.13 1,144 15 16쪽
39 미래법(未來法)을 읽다 15.05.12 1,313 22 11쪽
38 백사도(白沙島)와 보인(寶引) 15.05.11 1,103 20 13쪽
37 백호파(白虎派)의 대두(擡頭) +1 15.05.10 1,305 17 13쪽
36 제남 3 방회 단합회(團合會) 15.05.09 1,298 23 16쪽
35 생떼질 자매(姉妹)를 전담하고, 천자문을 배우다 15.05.08 1,194 21 15쪽
34 점소이(店小二)가 되다 15.05.07 1,283 20 13쪽
33 창개굴 탐사(探査) 15.05.06 1,283 23 17쪽
32 심양(瀋陽)의 범정(范程) 15.05.06 1,406 23 12쪽
31 태산(泰山) 입산료(入山料)와 각주구검(刻舟求劍) 15.05.05 1,406 22 14쪽
30 산동성 지부회의(山東省 知府會議) 15.05.05 1,358 23 11쪽
29 신문(訊問) 15.05.04 935 27 11쪽
» 평원(平原)의 전투(戰鬪) 15.05.03 973 27 11쪽
27 호랑이 송곳니 15.05.03 1,449 26 12쪽
26 대보당(戴保堂) 표두 15.05.02 1,507 22 11쪽
25 정백호(正百戶) 15.05.02 1,162 26 12쪽
24 감생(監生) 15.05.01 1,090 23 9쪽
23 조천표국(朝天驃局) 15.05.01 1,484 24 10쪽
22 왕준서와 의형제(義兄弟)를 맺다 +1 15.04.30 1,242 23 10쪽
21 첫 번째 대련(對鍊) +1 15.04.30 1,221 22 12쪽
20 북경성(北京城) +1 15.04.29 1,257 23 11쪽
19 범씨의장(范氏義莊) +1 15.04.29 1,665 25 10쪽
18 산동성(山東省) 포정사(布政司) 회의 +1 15.04.27 1,574 22 18쪽
17 황하(黃河)는 물길을 바꾼다 +1 15.04.27 1,499 30 15쪽
16 경항대운하(京抗大運河) +1 15.04.26 1,580 29 10쪽
15 육합권(六合拳) 15.04.26 1,273 39 13쪽
14 범대인(范大人) +2 15.04.25 1,494 30 12쪽
13 산중(山中)에 홀로 살다 +1 15.04.25 1,238 32 12쪽
12 무뢰(無賴)를 죽이다 15.04.24 1,127 35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