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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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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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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427

작성
24.09.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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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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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출사표

DUMMY

“같은 날짜··· 라고?”


나는 조금 전 들었던 소식을 곱씹으며 달력을 확인했다.


[D-Day]


그 중에 위와 같은 단어가 적혀 있는 한 날짜가 있었고, 해당 날짜는 [북부 대공의 설계사]가 다시 2부로 찾아오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날에 [와이파이 대마법사]도 같이 나온다고?


나의 손을 떠난 지 꽤 오래된 작품. 하지만 아직 연재가 끝난 건 아니었다. 2화 정도의 분량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후에는 레인보우 스튜디오라는 곳에서 2부를 맡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기간이 왜 이렇게 짧지?


다만, 1부와 2부 사이의 휴식이 너무 짧다는 핵심이었다. 이번에 내가 맡은 [북부 대공의 설계사]는 1년이 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던 것과 비교가 될 정도.


“상황 재밌어졌네.”


우연이기야 하겠지만, 날짜가 참 절묘했다. 기가 막힐 노릇. 하지만 내가 손 쓸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맡은 작품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었다.


[디케 라이트너. 540/3000, 2단계]

[프레미. 70/1000, 2단계]

[아리한 파벨. 750/800, 1단계]


그 결과는 바로 위와 같았다. 고개를 돌린 후, [북부 대공의 설계사]의 원작을 보자마자 떠오르는 시스템은 그동안 내가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증명해준다.


확실히 빨리 오르기는 해.


뭔가 다르다. 처음 시스템을 접한 [와이파이 대마법사]와 비슷한 결이기는 하지만, 행보에는 차이가 있었다. 일단 속도. 포인트가 올라가는 속도가 심상치 않았고, 이제는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당장 존 칼슨이 아직 3단계에도 못 들어갔으니까.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주인공. 가장 먼저 시스템에 적용된 캐릭터로 가장 높은 단계와 포인트를 가지고 있었지만, [북부 대공의 설계사]의 [디케 라이트너]라는 캐릭터가 바짝 쫓아가고 있었다.


내가 봤을 때 원작자랑 대화하는 것도 무시 못해.


포인트가 오르는 건 여러 가지의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찾은 것이 작품을 가장 잘 아는 원작자의 대화가 생각 이상으로 포인트가 잘 오른다는 것을 발견했다.


각색 할 때 도움 많이 되는 것도 있고.


손해 볼 건 전혀 없었다. 이득만 보는 입장. 그리고 기회가 될 때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원작자도 언제 한 번 만나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나의 손을 떠난 지금 상태에서는 조금 어렵다고 봐야 했다.


“아쉽기는 한데··· 뭐,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손을 완전히 놓을 생각은 없었다. 꾸준히 단계와 포인트를 확인하며 발전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이쪽보다 다른 방향의 목표가 빠르게 달성하고 있기에 눈길이 더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디케 라이트너. 540/3000, 2단계]


캐릭터를 부른다. 2단계에 돌입했기에 완벽한 비주얼의 홀로그램이 눈앞에 떠오른다. 검은 머리에 차가운 눈동자. 기존에 존재하는 2차 저작물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차이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


귓가에 있는 흉터와 조금 더 넓어진 어깨 등.


디테일한 부분에 조금의 차이가 있었고, 더불어 이런 디테일 때문인지 기존에 생각하던 캐릭터보다 조금 더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참고니까.


분명 좋은 자료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것만으로 완성할 수 없었고, 각색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나만의 방식으로.

망가졌던 1부를 오히려 하나의 장치로 이용해 2부에서 새로운 그림으로 보이는 것이 나의 큰 그림이었고, 눈앞의 캐릭터와 시스템은 이걸 조금 더 극대화 시켜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완전히 기대거나 믿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 혼자만 이용할 수 있는 가치를 내려놓을 생각은 없었다.


“어디 한 번 해보자.”


조금 전 들었던 소식 때문에 근심 걱정이 생기기는 했지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상부상조.

아무리 사회가 경쟁사회라고 하지만, 여기서도 그럴 필요는 없었다. 다 같이 잘 되면 그만이었다. 함께 위로 향하며 서로의 앞날을 응원하면 그만이었다.


단, 사회는 생각보다 더 무섭고 차갑다는 걸 알기 전까지 말이다.


***


“아니, 이거 맞아요? 왜 이렇게 되는 거예요?”


김사희는 조금 전 들었던 소식에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소식을 들고 온 이난도도 한숨을 푹 내쉬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휴우. 나도 답답하다. 일단 계속 이야기는 하고 있는데···.”

“힘들다고요?”

“아무래도 그렇지.”


숨을 길게 내쉬는 이난도를 보며 김사희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지금 그녀가 들은 소식은 바로 [북부 대공의 설계사]의 2부 연재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연재 자체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날짜는 이미 픽스가 됐고, 준비 과정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거의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이런 갑자기 외부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원래 없으면 이해해요. 그런데 줬다가 빼앗는 게 어디에 있어요?”


그렇다. 이번에 2부 연재를 들어갔을 때 약속받은 것이 마케팅 및 이벤트와 관련된 것이었다. 분명 처음 들었을 때는 이번에 준비한 [북부 대공의 설계사]의 홍보 같은 걸 약속받았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철회를 한 것이었다.


“계약이나 이런 걸 한 건 아니었으니까.”

“아니, 그래도!”


김사희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얼굴을 한껏 찌푸렸다. 하지만 이난도가 말한 것처럼 문제가 되는 건 없었다. 구두적인 약속이 전부였다. 하지만 도의적인 게 사라지는 느낌이기에 기분이 무척이나 더러웠다.

단,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 김사희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뭐, 일단 좋아요. 다 괜찮다 쳐요. 그런데 각종 프로모션이 갑자기 다른 쪽으로 쏠리는 건 어떻게 봐야 해요?”


취소가 된 게 끝이 아니었다. 그대로 다른 작품에 넘어갔다는 게 김사희를 미치게 하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작품도 작품 나름이었다.


와이파이 대마법사.


1부 50화로 구성된 작품은 김사희를 필두로 컬러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던 것이었고, 2부는 아쉽게도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기획을 맡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휴식을 정말 짧게 가지며 [북부 대공의 설계사]와 같은 날짜에 2부 연재가 들어간다는 점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같은 날짜에 픽스가 된 [와이파이 대마법사]가 기존에 약속된 [북부 대공의 설계사]의 이벤트나 프로모션 등을 그대로 들고 간 것이었다.


흥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


김사희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아. 진짜. 이거 딱 봐도 저희 엿 먹이는 거 아니에요?”

“심정은 이해하는데,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 괜히 너만 다쳐.”

“답답해서 그래요. 답답해서. 똑같은 날짜 픽스 된다고 했을 때도 뭔가 찝찝하다 했어요.”

“그랬어?”

“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됐다니까요. 기간을 좀 둬도 괜찮은데, 갑자기 왜 같은 날짜에 들어오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뭐, 이상할 정도는 아닌데··· 굳이라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이상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반적은 상황은 결코 아니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오늘 들었던 내용과 연관이 되는 것 같았기에 김사희는 더욱 기분이 복잡한 것이었다.


“팀장님은 화 안 나세요?”


김사희는 복잡한 심경으로 이난도를 쳐다보며 묻는다. 이난도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최대한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 나도 처음에는 머리 많이 아팠어. 그런데 어쩌겠어. 현실을 부정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그래도 다른 거 조금 챙겨준다는 것 같더라.”

“참나. 병 주고 약 주고도 아니고.”


김사희는 허탈한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내젓는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작업하던 작품을 힐끗 쳐다봤다.


[북부 대공의 설계사]


잘못된 각색으로 서서히 무너진 1부. 이건 작화를 맡았던 김사희가 그 누구보다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다른 각색가와 함께 새롭게 구성하며 마음을 다잡고자 했다.


‘그런데 이런 식이면···.’


환경이 썩 좋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구성을 가져오더라도 기존에 펼쳐놓은 환경 때문에 많은 것이 망가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본인의 손을 거쳐 가던 작품에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라 씁쓸한 것도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순수한 의도는 아닌 것 같은데.’


흥분을 가라앉히며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소식을 들고 온 이난도의 이야기를 빌리면 작품의 가능성에 중점을 둬서 계획이 바뀐 것이라 했다.

맞는 말이다. 같은 2부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감 등이 완전히 다른 출발점이었다. 작품의 성공이나 기업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조금 더 잘 될 것 같은 작품에 손을 들어주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다만, 이럼에도 김사희의 찝찝한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우선 2부가 같은 날에 픽스가 됐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으로 의심이 씨앗이 솟았을 사건이 얼마 전에 있었다.


후기.


50화를 마지막으로 1부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짧은 후기를 남기고자 했다. 그런데 재밌는 건 후기 마지막 부분에 2부 예고편을 짧게 남긴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고개가 옆으로 기울여졌지 않았던가?


굳이?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렇게 흔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상한 건 아니었으니까. 단, 이것도 오늘 소식을 듣기 전까지의 이야기였다.


‘아니면 진짜 우연일 수도 있고.’


심증이 전부다. 증거 하나 없었고, 김사희는 괜히 혼자 앓고 있는 걸 수도 있었다.


딱.


그때 김사희의 눈앞에 누군가의 손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정신 차려.”


정체는 다름 아닌 이난도였고, 뒤늦게 상념에서 빠져나온 김사희는 이난도에게 시선을 돌리며 이마를 살짝 부여잡았다.


“죄송해요. 갑자기 생각할 게 많아져서요.”

“그럴만하지. 그래도 아까보다 목소리 차분해진 것 보니까 정리가 좀 됐나 봐?”

“어느 정도는요.”

“다행이네.”


애써 미소를 짓는 이난도의 모습에 김사희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이난도가 조심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이번 소식 상우 씨한테도 따로 전달했어.”

“아··· 진짜요?”


짧은 탄식이 나온다. 김사희 본인도 그렇지만, 이번에는 그 누구보다 실망하거나 복잡할 수 있는 사람이 배상우이지 않을까 싶었다.


“불쾌하다고 하시죠? 제가 봐도 많이 이상하거든요.”

“아니, 아니. 그건 아니고, 오히려 반응이 좀 신기하던데?”

“신기하다고요?”


예상하던 대답이 아니다. 김사희는 두 눈을 연신 깜빡이며 이난도를 쳐다봤고, 뒤이어 들려오는 소식은 그녀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응. 화를 낸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고 오히려 웃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손가락 하나만 펼친 이난도가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시며 덤덤하게 말했다.


“만약 분위기 반전되면 많이 재밌어지겠네요?”

“··· 진짜 그렇게 말씀하셨다고요?”


김사희는 본인도 모르게 입이 살짝 벌어졌다.

정말 의외였다. 자신뿐만 아니라, 김사희는 당연히 [와이파이 대마법사]에 이어 [북부 대공의 설계사]의 각색을 연달아 맡은 배상우가 조금 더 열을 낼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 전혀 다른 반응이었고, 뒤이어 들려오는 이난도의 추가 증언은 김사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니까. 별 신경 안 쓰는 눈치더라. 아니, 오히려 자기는 사람들 기대랑 다르게 흘러간다면 정말 짜릿할 것 같다면서 재밌어하던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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