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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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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5
최근연재일 :
2024.09.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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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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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4,427

작성
24.09.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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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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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변화와 도약

DUMMY

“또 왔어요?”


김사희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이난도를 쳐다봤고, 그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손에 있는 USB를 가볍게 흔들었다.


“맞아. 또 왔어.”

“미치겠네.”


김사희는 한숨을 푹 내쉬며 안 그래도 지저분한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다. 하지만 이난도는 오히려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며 태연하게 말했다.


“하하. 상황이 웃기네. 언제는 작업 언제 들어오는 거냐고 하소연하던 건 잊었어?”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나요. 솔직히 팀장님도 이럴 줄 몰랐잖아요.”

“그건 그렇지.”


감정이 교차하는 김사희의 모습에 이난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부정할 생각은 없다. 이난도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급변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을 정도니까.


컬러 스튜디오.


웹툰을 제작하는 웹툰 전문 제작사로 최근에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을 주로 맡아서 작업하고 있었다. 더불어 최근에는 위와 같은 기반의 웹툰이 많아지며 스튜디오가 빠르게 커지고 있었다.

일거리가 쏟아진다. 그래서 회사에서 큰 결정을 내렸다.


사람을 더 뽑자.


인재를 모집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입사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기서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각색.


각색가의 부재가 크게 다가왔다. 이 때문에 큰 맘 먹고 뽑은 사람들이 갑자기 붕 뜨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난감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될 줄은 회사 차원에서도 상상을 못했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처음 생각한 것이 직접 한 번 각색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는 꽝.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우습게 본 적은 없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스튜디오에 있는 사람들은 그림밖에 모르는 상태였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하지만 얼마 후에 구세주가 나타난 것이었다.


[사람 구했습니다. 분명 마음에 드실 거예요]


협업을 자주 하는 [사이프] 웹툰 담당자에게 위와 같은 소식을 전달받으며 콘티를 확인했다. 내용은 정말 훌륭했다. 누가 봐도 이보다 더 좋은 각색은 없으리라 자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작업하기 편하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콘티. 대사의 위치. 컷 배분 등. 만화 그리고 웹툰이라는 장르를 정말 잘 아는 각색가의 등장이었다.


“그런데 진짜 프로 아니에요?”


그때 메인 작가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사희가 복잡한 표정으로 이난도를 쳐다봤다. 이난도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이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럴 리가.”

“역시! 그렇죠? 그래. 말이 안 된다니까.”

“이제는 아니지. 우리랑 지금 이렇게 작업하고 있으니까.”

“에이씨. 지금 놀릴 상황이에요?”


눈을 한껏 찌푸리는 김사희를 보며 이난도는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참 놀리는 맛이 있는 친구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김사희의 반응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미안, 미안. 그런데 나도 신기한 건 마찬가지야. 수준이 장난 아니잖아. 특히 그림 작가들의 고충을 잘 아는 느낌이기도 하고.”

“그러니까요. 컷 배분 같은 걸 보면 예사가 아니에요.”

“그렇지. 그런데 그것뿐이겠어? 속도는 또 어때.”


의심 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담당자의 대답은 꽤 충격이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번역가이신 분이신 걸로 알아요]


진짜 아마추어였다. 단 한 번도 각색 작업을 해본 적이 없는 상대였다.


“그래도 어렸을 적에 만화나 이런 문화를 많이 접한 것 같더라.”

“배운일 작가님 친조카라고 하셨죠?”

“맞아.”


이제는 만화가가 아닌 편집자로 제2의 인생을 사는 배운일을 여전히 만화가로서 존중하는 김사희를 보며 이난도를 고개를 끄덕였다.


번역가 배상우.


배운일이 이쪽 담당자는 아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담당자를 통해 비대면으로 소개를 받으며 지금 여기까지 온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캐릭터 디자인도 먼저 제시했잖아요.”


문득 처음 콘티를 받았을 때 추가로 캐릭터 디자인도 함께 왔던 게 생각난다. 뒤이어 이난도도 김사희의 말에 반응했다.


“그렇지? 그런데 이건 왜?”

“이것도 배운일 작가님 영향을 받은 건 아닌가 싶어서요.”

“아아. 그럴 수도 있겠네. 그보다 그거 때문에 작업하기 더 편해졌다고 했었지?”

“맞아요. 훨씬 편해졌죠. 어떻게 보면 가장 머리 아픈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짐을 제대로 덜어낼 수 있었던 거니까요.”


말 그대로다. 만화를 그리는 것에 있어서 캐릭터 디자인을 구상하는 것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마련이었다. 원작이 있는 대상도 마찬가지. 아니, 오히려 원작이 있기에 더 꼼꼼하게 살피며 시간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도 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이미지가 다른 법이었고, 최대한 많은 팬과 독자를 만족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건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분명 그러했다.


‘그런데 이건 제대로야.’


원작을 각색한 콘티와 함께 작품의 주요 인물의 캐릭터 디자인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멋진 디자인을 뽑을 자신이 없었다.


누가 봐도 [존 칼슨]이다.


주인공을 시작으로 작품의 주요 인물은 글로 표현되는 상상 속에서 벗어나 그림으로 완성이 된 것이었다.


“진짜 신기하네. 작가님 친조카라고 하더라도 이게 말이 되나?”


처음 각색과 캐릭터 디자인을 마주했을 때를 떠올리며 김사희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만큼 지금 생각해도 쉽게 믿기지 않는 과정과 결과였다.


“아, 참. 그보다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


그때 김사희와 대화를 나누던 이난도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긴다. 김사희는 상념에서 빠르게 빠져나오며 그를 쳐다봤다.


“어떤 건데요?”


호기심이 가득 담긴 김사희의 눈빛. 이난도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그녀에게 전달했다.


“런칭 날짜 잡혔어.”


***


“런칭이요?”


휴대폰을 통해 들려오는 삼촌의 목소리에 나는 두 눈을 연신 깜빡였다.


런칭.


반가운 소식인 건 맞다. 다만, 이렇게 빠를 줄은 예상을 못 했다.


“원래 이렇게 빨리 잡혀요?”


그렇기에 위와 같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삼촌은 나와 다르게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럴 리가. 이번이 이례적인 거야]

“어쩌다가요?”

[그냥 이야기가 잘 통한 것 같던데? 내가 이쪽 담당은 아니라서 자세한 건 몰라. 그런데 얼추 듣기로는 속도가 좀 빠르다고 들었어. 누구 때문에 말이야. 그리고 이게 잘 어필이 된 것 같더라]


나도 모르게 몸이 움찔거렸다. 지금 삼촌이 말하는 대상이 다름 아닌 ‘나’라는 걸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었다.

빠른 작업 속도.

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콘티로 각색하는 작업이 생각보다 나에게 더 잘 맞았고, 덕분에 속도도 제대로 붙을 수밖에 없었다.


스튜디오에서도 빠르다고 했었지?


언제 한 번 담당자에게 위와 같은 소식을 전달받은 기억이 있었다. 그렇다고 부정적으로 말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빠른 작업 속도 때문에 오랜만에 일하는 맛이 난다며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하고는 했었다.


추가로 늦게 보내는 것보다 백 배 낫다고 그랬고.


아무튼, 이런 영향이 의도치 않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이 된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기도 했다.


[추가로 내부에서 이야기가 많이 오가던 작품이야. 원작 완성도가 워낙 좋아서 말이야]


뒤이어 다른 소식도 추가로 전달하는 삼촌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었다.


[그래서 만화를 기획할 때 내부에서도 기대가 많았어. 제대로만 뽑히면 폭발적으로 인기가 많아질 수 있다면서 말이야]

“반응은 어때요?”

[대박이지. 생각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이 정도로 잘 나올 줄은 상상도 못한 것 같던데? 상우 너도 본 거 아니야?]

“봤죠.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내가 각색한 게 그림이라는 살이 붙게 되는 걸 확인한 상태였다.


장난 아니었지. 작화도 상당히 좋았고.


내가 각색한 콘티가 만화로 탄생하는 걸 처음 마주했을 때 기분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새로웠다. 내가 원작자도 아니었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내 손을 한 번 거쳐 간 건 사실이었기에 여러모로 신기할 따름이었다.


[캐릭터 디자인도 네가 한 거라며?]


그때 삼촌이 다른 주제를 꺼내 들었고,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제안만 좀 했어요.”

[그 수준이 아닌 것 같던데? 주요 인물은 상우 네가 대부분 구상한 거라고 들었는데?]


삼촌은 나에게 제안하며 자리를 만들어 준 연결책이었을 뿐이었다. 담당자는 아니었기에 이후의 소식들은 나를 통해서나 건너건너 듣는 게 전부였다. 그리고 나는 공과 사를 최대한 구분하는 스타일이었기에 삼촌에게 이것저것 이야기를 안 한 상태였다.


어디서 듣고 오셨나 보네.


이상할 건 없다. 다만, 나를 너무 치켜세우는 게 부담스럽게 다가올 뿐.


[그러면 고생해. 혹시 힘들거나 상담할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그런 와중에 삼촌은 할 말을 전부 마쳤는지,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리며 통화를 마무리한다. 나는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통화가 끊긴 휴대폰 화면을 가만히 쳐다봤다.


“캐릭터 디자인이라···.”


많은 생각이 든다.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은 나만의 비밀. 그리고 이 비밀을 통해 삼촌이 말했던 주인공을 포함한 주요 인물의 디자인을 강력하게 어필했고, 더 나아가 각색을 하는 것에 있어서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입맛을 다신다. 아직도 나에게 벌어지는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원인도 여전히 모른다. 하지만 꾸준히 확인하며 발전해갔다.


다른 작품은 왜 안 되는 거지?


그 와중에 의문이 생긴다. 지금 나에게 벌어지는 현상이 오로지 [와이파이 대마법사]라는 작품에 한해서였다. 그리고 컴퓨터나 휴대폰 등. 작품을 두 눈으로 직접 봐야 시스템 메시지가 나타나는 규칙이 정립된 상황. 다만, 해당 작품을 제외하고는 다른 작품은 적용이 안 된다는 걸 확인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게 많았고, 이것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이것저것 확인도 많이 했으니까.


고개를 돌린다. 나의 두 눈이 향하는 곳은 모니터 화면. 조금 전까지 보고 있었던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글이 두 눈에 들어온다. 동시에 나타나는 시스템 메시지.


[존 칼슨, 80/3000, 2단계]

[마이 샬롯 280/500, 1단계]

[알 170/200, 1단계]

[카바스 310/500, 1단계]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너무 자주 마주하다 보니, 이제는 없으면 어색할 지경이다.

손을 뻗는다. 여러 메시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했다.


[존 칼슨, 80/3000, 2단계]


아무래도 가장 큰 성과는 이게 아닌가 싶었다.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주인공. 내가 처음 마주한 캐릭터였고, 이제는 완전한 모습의 비주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다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오른손 뻗어 봐.”


나는 눈앞에 있는 캐릭터를 빤히 쳐다보며 지시한다. 그동안 피규어처럼 가만히 자리만 지키던 캐릭터가 갑자기 오른손을 앞으로 내미는 게 아닌가?


2단계.


변화가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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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경우의 수 24.09.08 162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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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비즈니스 +1 24.09.06 165 13 12쪽
6 비즈니스 24.09.05 177 10 13쪽
5 변화와 도약 24.09.04 188 11 14쪽
» 변화와 도약 24.09.03 195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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