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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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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5
최근연재일 :
2024.09.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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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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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4,427

작성
24.09.0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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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경우의 수

DUMMY

“이렇게 갑자기?”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온다. 그만큼 예고 없이 찾아온 현상이었고, 무엇보다 그토록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디케 라이트너. 10/1000, 1단계]


허상이 아니다. 분명 위와 같은 메시지가 눈앞에 나타난 상황이다.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익숙한 이름. 디케 라이트너는 [북부 대공의 설계사]의 주인공 이름이었고, 내가 처음 겪었던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경우와 판박이였다.


그런데 기준이 뭐야?


반면에 의문이 다시 피어오르기도 했다. 정말 고대하던 순간이기는 했지만, 명확한 기준을 여전히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애매하네. 좋은 건 좋은 건데.


입맛을 다신다. 그래도 우선은 긍정적인 방면으로만 생각하며 머리를 굴리고자 했다.


“똑같이 한 번 해보자.”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해왔던 것을 이번에도 똑같이 적용해보고자 한다. 분명 변화가 있을 것이고, 이걸 비교하면 기준이 더 명확해지며 추가로 얻는 것도 있을 터.


어차피 시간도 남으니까.


급한 작업은 전부 마친 상태였고, 시간이 남을 때마다 [북부 대공의 설계사]라는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는 게 일상이 됐을 정도였다.

걸리는 건 없다. 오히려 기다리던 순간이 찾아왔기에 그 어느 때보다 눈이 불이 붙으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쇠뿔도 단김에. 지금 나에게 주어진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고자 바쁘게 움직였다.


***


“거의 똑같네.”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것을 시도하며 나에게 주어진 환경을 파악하며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디케 라이트너. 640/1000, 1단계]

[프레미. 50/300, 1단계]

[아리한 파벨. 280/800, 1단계]


[와이파이 대마법사]가 아닌 두 번째 작품인 [북부 대공의 설계사]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나열된다.

동일했다. 작품 속 비중이 높은 캐릭터일수록 천장이 높았고, 무엇보다 포인트를 올릴 때마다 비주얼도 선명해지는 걸 확인을 마친 상태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과정 같은 것이 가장 궁금하던 부분 중 하나였고, 이것도 [와이파이 대마법사]를 통해 알아낸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비주얼은 많이 비슷한 것 같던데.


비교 할 수밖에 없었다. [와이파이 대마법사]와 다르게 [북부 대공의 설계사]는 비록 1부이기는 하지만, 2차 저작물이 기존에 존재했었다. 그래서 웹툰을 통해 선보였던 캐릭터의 디자인과 내가 접하는 비주얼을 비교했는데,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전부 채운 게 아니라서 확실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대략적인 건 구분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2차 저작물이 있다는 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와이파이 대마법사]와는 다르게 포인트가 올라가는 속도가 살짝 빠른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참고 할 수 있는 자료? 이런 게 많아서 그런 건가?


모르겠다.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만, 마냥 그런 건 또 아닌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개인적으로 욕심이 하나 생기기도 했다.


“원작자님이랑 대화를 좀 해볼 수 있으려나.”


혼자서 작품을 파악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한계가 있어 보였다. 그렇기에 작품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원작자와 대화를 나눈다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어 보였다.


혹시 또 모르지. 포인트가 갑자기 막 오를 수도 있고.


하나의 가설이기는 했지만, 마냥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길게 고민하지 않는다. 나는 곧장 휴대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했다.


***


“김가민입니다.”


풀이 확 죽은 남성이 조심스럽게 본인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를 처음 마주한 나는 당황을 금치 못했다.


눈빛이 완전히 죽었는데?


생기가 없다. 애써 미소를 짓는 것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상당히 안쓰러웠다.


그보다 이렇게 바로 자리를 만들어주실 줄은 몰랐네.


이난도에게 따로 연락해서 [북부 대공의 설계사]의 원작자와 이야기를 한 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비춘 적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나는 당연히 연락처나 메일만 주고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난도는 더 나아가 직접 자리를 만들어줬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이 됐지만,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와이파이 대마법사]보다 이쪽이 더 관심이 많아서 이야기를 꺼냈는데, 상태가 생각보다 더 안 좋으시네.


대화를 제대로 나눌 수 있을지 의심이 들 정도다. 그래도 이 자리에 나왔다는 건 대화를 나눌 의지가 있다는 거 아니겠는가?

나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시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야기를 어디까지 들으셨나요?”


일단 상황을 파악하는 게 최우선이었다.


“저랑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신다고···.”


짧고 굵다. 핵심만 딱 잘라서 말하는 김가민이었고,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나의 눈치를 살피는 게 어지간히 데인 게 많아 보였다. 그래도 나는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맞아요. 그리고 저한테 각색을 제안하시더라고요.”

“네. 그것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왜 지금이죠?”


목소리가 한껏 떨린다. 나도 모르게 두 눈이 크게 떠졌고, 김가민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1년이 훨씬 넘었어요. 그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다가 이제야 이야기 나오는 게 신기하다고 할까요?”

“···.”

“뭐, 이것도 이야기는 얼추 듣기는 했습니다. 보니까 여러 사정이 있었던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생각이 복잡해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속으로 신음을 삼킨다. 김가민의 심정을 완벽하게 알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들었던 내용을 종합하면 김가민이 지금처럼 말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복잡하다. 복잡해.


나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쉰다. 그리고 이런 나의 모습을 본 김가민이 빠르게 사과했다.


“아! 너무 제 입장만 생각했네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어떤 기분일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거든요.”


이건 진심이다. 나도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 한구석이 착잡해지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었다.


“그보다 미리 전달을 받으셨으니까, 이야기는 빠르게 할 수 있겠네요.”


본론으로 돌아온다. 김가민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건 아니지만, 제가 2부 연재 각색을 맡게 될 수도 있어요.”

“네. 그것도 따로 듣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번역 일도 병행하신다고···.”


말끝을 흐리며 조심스럽게 말하는 김가민의 모습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따로 들으셨나 봐요?”

“네. 그런데 개인적으로 한 번 알아본 것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도 모르게 고개가 옆으로 기운다. 그래도 얼마 지나지 않아 김가민의 말 속에 숨은 뜻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한 번 크게 겪은 게 있어서 그렇구나.


1년이 훌쩍 넘도록 휴재에 들어간 이유. 기존의 각색을 맡은 사람을 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가민이 걱정하는 걸 백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를 나왔다는 건 저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걸로 생각해도 되는 거겠죠?”

“하하.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건가요? 그런데 뭐··· 틀린 말은 아니네요.”


농담 섞인 나의 물음에 김가민은 웃음을 터트린다.

분위기가 조금 풀어진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그보다 어쩌다가 제 작품으로 눈길을 돌리시게 된 거죠? 지금 맡고 계시는 작품 반응 좋은 걸로 알고 있거든요.”


김가민이 다시 말을 걸어온다. 그런데 내용을 들어보니,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건 내부 사정이라 자세하게 말씀드리기 어렵기는 합니다.”


어쩔 수 없다. 적절한 선이 어디까지인지 잘 모르겠고, 이럴 때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게 최선이었다.


“아. 그것도 맞네요. 죄송합니다.”


다행히 김가민도 더 깊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그런데 조금 전 나의 대답만으로 파악되는 게 아주 없지는 않을 터.


“그보다 작품에 손을 많이 대는 걸 싫어하시나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온다. 나는 이곳에 오기 전 따로 정리해놓은 질문을 하나씩 끄집어냈다. 다만, 질문을 들은 김가민의 표정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다.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최대한 차분한 게 솔직한 본인의 생각을 밝힌다. 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기존에 각색을 맡으셨던 분 때문이신 건가요?”

“아무래도요. 그전까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후에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이해합니다. 초기 분량은 의도한 대로 잘 흘러간 것 같았지만, 뒤로 갈수록 조금씩 어긋나던 게 보이더군요. 특히 웹툰 20화에서 나왔던 아리한의 첫 등장이 조금 아쉽더라고요. 원작에서는 32화였나요? 거기에서는 엄청 냉혈한처럼 나왔었는데, 만화에서는 그런 느낌이 조금 덜하더군요.”


말을 쏟아낸다. 막힘은 없었다. 그동안 정말 여러 번 분석했다. 이게 정답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말을 함으로 나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는 법이다.


그래야 의견을 구하기도 쉽고.


그렇게 예고 없이 말을 내뱉는 나를 김가민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기에 이르렀다.


“다 보신 거예요?”


이어지는 질문에 나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럼요. 원작이랑 웹툰 전부 다 보고 왔어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니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나요?”

“그렇죠. 아직 절차가 더 남아있다고 듣기는 했습니다. 원작자님 생각도 중요하고요.”


한 치의 거짓말도 없었다. 물론, 나에게 벌어지는 환경 때문에 더 그런 것도 있지만, 지금 내뱉는 건 전부 확실한 근거에 다다른 나의 개인적인 생각들이었다.


“감사··· 합니다.”


다만, 이런 나의 표현이 김가민에게는 다르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생뚱맞게 감사를 표하는 김가민을 보며 나는 괜히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마침 타이밍이 괜찮아 보였다. 나는 미리 챙겨 온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혹시 몰라서 따로 콘티를 짜온 것도 있습니다.”

“예?”


연달아 몰아친다.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김가민을 향해 나는 따로 인쇄물로 뽑아 온 작업물을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북부 대공의 설계사 2부]


김가민의 눈빛이 흔들린다. 지금 그가 어떤 생각을, 감정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런 나의 준비성이 나쁘지 않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단 한 번 보시겠어요?”


말보다는 결과로.

진심이 될 수도 있는 나의 호기심을 숨김없이 내비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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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비즈니스 24.09.05 177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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