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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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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5
최근연재일 :
2024.09.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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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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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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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경우의 수

DUMMY

“확실히 뒤로 갈수록 무너지네.”


피곤해진 눈을 가볍게 마사지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이난도에게 제안을 받고 난 이후 나는 [북부 대공의 설계사]라는 작품을 한 번 살펴봤다. 웹툰을 포함하여 원작까지 전부 다 확인했다.

나쁘지 않다. 아니, 좋은 작품이었다. 개성이 돋보였고, 인기를 얻게 된 이유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천천히 무너지고 있었다.


특히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만든 만화가 시작이었다. 그림은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오히려 1부가 마무리될 때까지 상당히 훌륭했다. 다만, 연출이 이상했다. 원작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난잡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 뭔가 이상한데. 원작에서도 이래요?

- 아니, 잠깐만. 분명 원작에서는 알렉이 호감으로 느껴졌는데, 왜 여기서는 이상하게 비호감으로 느껴지지? 나만 그런가?

- 진짜 그림 때문에 계속 본다.


독자들의 쓴소리가 쏟아진다. 비록 내가 이런 각색에서 베테랑은 아니지만, [와이파이 대마법사]라는 작품을 처음 작업하면서 깨달은 게 몇 가지 있었다.


원작과 완벽히 똑같이 갈 수는 없다.


소설과 만화의 차이. 몇몇 장면을 제외해야 할 경우도 있었고, 때때로 연출에 맞게 새로운 장면을 추가하는 예도 있었다.

보이지 않는 선.

적절하게 지켜야 했다. 그런데 [북부 대공의 설계사]는 하나씩 이 선을 어긋나는가 싶었더니,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경우에는 이게 정답일 수도 있기도 하니까.”


무조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다. 특히 내가 2차 창작을 취미로 많이 접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쪽이 오히려 혹하는 때도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단, 이번 작품은 아니었다.


“아쉽네. 이게 삼촌이 말하던 부작용 같은 건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입맛을 다신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각색하면 기존의 팬들과 새롭게 유입되는 사람들이 융화되는 걸 목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바라보며 계획한다고 들은 바 있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정반대의 결과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고 말한 적도 있지 않던가?


서로가 칼을 겨눈다.


점점 무너져간다. 마지막으로 잘 진행되던 원작도 급하게 마무리되며 마침표를 찍었다.


그런데도 2부를 다시 제작하겠다는 거잖아.


계약 문제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혹시 모를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원작이 가진 잠재력 자체는 훌륭하다고 봤다.


보수 공사만 좀 제대로 한다면 말이야.


[와이파이 대마법사]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어렵네. 어려워.”


복잡하다. 만약 내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신경 쓸 게 너무 많아 보였다. 더군다나 잘못하다가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만 했다.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


너무 급하게 결정하지 않는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고, 무엇보다 나에게 주어진 작업이 최우선이었다.


[와이파이 대마법사].


한창 작업 중인 작품으로 계약한 50화 분량의 절반 가까이 마친 상태. 평은 여전히 좋다. 첫 시작도 나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입소문을 타며 점점 많이 사람이 찾아오는 게 가장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위와 같은 소식을 접한 원작자에게도 영향을 끼쳤는지, 한창 연재 중인 원작도 제대로 날개를 달며 어느덧 400화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쭉 연재하시는 건가?”


그 와중에 새로운 의문이 생긴다. 해당 작품은 완결이 난 상태에서 웹툰으로 제작된 게 아니라 연재 중인 상태에서 작업이 들어간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살펴보면 장기 연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뭐, 그런데 이건 내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려나?


너무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내가 맡은 건 언제까지나 1부였다. 추가 작업이나 계약이 묶여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 흘러가는 원작의 기조에 내가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없어 보였다.


마무리만 잘하자.


내가 맡은 걸 잊지 않으며 하나의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프로 정신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었다.


***


“예? 다른 쪽으로 넘어간다고요?”


최무진은 휴대폰을 통해 들려오는 편집자의 뜬금없는 소식은 최무진을 놀라게 하였다.


[네. 내부 사정으로 2부는 부득이하게 다른 스튜디오와 작업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연재 중인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웹툰의 제작사가 달라질 것이라는 내용. 그리고 해당 소식에 최무진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굳이 그렇게 해야 하나요?”


위와 같이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왜?


잘 되어가고 있으니까. 모난 곳 하나 없었고, 오히려 점점 입소문을 타는 시점이었고, 더불어 원작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소식만 들려오던 상황 속에서 변화를 준다는 게 최무진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죄송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결정하는 부분이 아니라서요. 그래도 작가님의 의견 한 번 전달은 할게요]


하지만 이런 2차 저작물은 원작자인 최무진의 의견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게 문제였다.


“알겠··· 어요. 나중에 다른 소식 있으면 다시 연락 주세요.”


다른 방법이 없다. 최무진은 바람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고, 여기서 통화를 마무리 짓는 게 전부였다.


[네. 작가님. 나중에 또 연락하겠습니다]


찝찝한 통화가 끝이 난다. 최무진은 휴대폰 화면을 멍하니 쳐다봤다. 가슴이 답답하다. 동시에 불안했다.


‘다른 작가님한테 비슷한 이야기를 몇 번 들은 적 있기는 한데···.’


평소 친분이 있는 작가들에게 여러 소식을 들은 적 있는 최무진이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방금 편집자에게 들었던 소식이었다.

1부와 2부의 제작사가 달라지는 것.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들었다. 다만, 최무진은 이런 현상이 본인에게까지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그만큼 잘 되어가고 있었고, 원작도 새로운 전성기 맞이할 정도였다.


그런데 왜?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최무진은 이해가 잘 안 완벽히 똑같이. 계속해서 내부 사정이라는 말만 반복할 뿐, 자세한 이야기는 숨기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가?”


자세한 사정을 모르기는 하지만,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건가 싶기는 했다. 동료 작가나 지인들의 이야기로는 오히려 제작사가 바뀌면서 잘 되는 때도 있다고 들었다.


‘일단은 계속 이어간다는 거기도 하고.’


1부라는 명목 혹은 갑작스럽게 연재가 중단되거나 마무리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이건 아니었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은 분명 있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결론을 내린다. 본인이 크게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믿고 맡기는 게 최선이었기에 최무진도 여기에 맞춰 움직일 뿐이었다.

키보드에 손을 올린다. 하지만 작업하는 내내 최무진은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


“뒤로 살짝 물러나면서 발도술 자세 취해 봐.”


이제는 위와 같은 혼잣말이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그리고 나의 혼잣말에 눈앞에 떠오른 캐릭터가 똑같이 행동하기에 이르렀다.

확실히 다르다. 기존에는 단순한 동작만 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위와 같은 약간 구체적이며 동작을 연속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이제는 확실해졌네. 같은 단계라도 포인트가 올라갈수록 조금씩 달라져.


1단계에서 보여줬던 게 있었다. 캐릭터의 비주얼이 확실하지 않았던 것이 포인트가 올라갈수록 선명해지며 천장에 도달했을 때는 하나의 홀로그램으로 완성되지 않았던가?

예상했다. 처음 2단계에 들어왔을 때는 단순 동작만 보였지만, 1단계에서 보여줬던 진행도를 본다면 이번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포인트가 오를수록 조금 더 고차원적인 자세나 행동 그리고 연속 동작을 이행할 수 있었다.


[존 칼슨, 1850/3000, 2단계]


혹시나 했던 것이 딱 맞아떨어진다. 묘한 성취감이 생기며 환호했다. 확실한 성과였고, 이걸 토대로 내가 얻은 건 너무나도 많았다.


당장 각색에 도움이 많이 된 상태니까.


안 그래도 나의 각색에서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한 상태였다. 그리고 최근 들어 자세나 구도에 관한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왔을 정도로 적극 이용하고 있었다.


참고 안 할 이유는 없지.


손해 보는 것도 없다. 더군다나 이런 환경과 시스템을 통해 얻은 구조로 각색에 임한다면 조금씩 오르는 포인트 때문이라도 포기할 수 없는 처지였다. 안 하는 게 오히려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런데 이런 식이면 나중에 추상적인 것까지 가능하려나?”


혹시나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엄청난 발견과 발전이기는 하지만, 여기까지 다다르자 이제는 욕심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원작에서 말하는 무술이나 마법 같은 걸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대박인데.


말로 표현하는 건 언제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원작에서 추구하는 새로운 영역의 범위를 보여 줄 수 있게 된다면 나로서는 더는 바랄 게 없을 정도였다.


지금도 만족스러운데, 저기까지 가능하면 진짜 재밌을 것 같단 말이야.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리고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 애초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말도 안 되는 것이었고, 지금까지의 흐름을 본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대화까지 나눌 수 있고 이러는 건 아니겠지?


이런 생각마저 문득 들기는 했지만, 이내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이건 좀 너무 갔네.”


내가 생각해도 여기까지는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만큼 말도 안 되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보다 다른 건 어떻게 안 되려나?”


가볍게 팔짱을 낀다. 지금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건 [와이파이 대마법사]가 전부였다. 그리고 나는 해당 작품만이 아니라 따른 작품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여러 가지를 시도했고, 최근에는 [북부 대공이 설계사]라는 작품에 눈을 돌렸다.


지금 같이 작업하는 컬러 스튜디오의 제안.


아직 제안을 받아들인 건 아니다. 다만, 제안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눈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따로 놓친 게 있나?


아니면 [와이파이 대마법사]의 한해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느낌이라는 게 있었다. 분명 이게 전부가 아니었고, 다른 작품도 어떤 작용이 일어난다면 분명 비슷한 현상이 있을 것 같았다.


“어렵네. 아니면 내가 각색을 하는 식으로 가야 이게 발동이 되는 건가?”


아직 시도하지 않은 여러 가지 수를 떠올리며 자세를 고쳐 잡는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작업하던 것을 잠시 미뤄두며 [북부 대공의 설계사]라는 작품에 눈길을 돌렸다.


어라?


그때 눈앞에 나타나는 익숙한 구성과 환경에 나의 두 눈은 절로 커졌다.


[디케 라이트너. 10/1000, 1단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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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우의 수 24.09.08 162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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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비즈니스 +1 24.09.06 165 13 12쪽
6 비즈니스 24.09.05 177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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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변화와 도약 24.09.03 194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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