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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천재 각색작가의 캐릭터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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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9.01 23:55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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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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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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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새로운 도전

DUMMY

“눈은 어때?”


삼촌이 나의 두 눈을 빤히 쳐다보며 묻는다. 나는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며 싱긋 웃었다.


“좋아요. 새로 태어난 기분?”


솔직하게 대답한다. 얼마 전 있었던 라식 수술 때문에 위와 같이 묻는 것이었고, 방금 대답한 것처럼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다.


안경이나 렌즈 안 끼는 게 이렇게 편할 줄이야.


여러모로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런 나의 감정이 겉으로 바로 보이는지 삼촌은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다행이네. 그래도 꾸준히 관리해.”

“그럼요. 그래야죠.”


삼촌을 따라 싱긋 미소를 짓는다. 뒤이어 삼촌은 앞에 놓인 깍두기 하나를 조심스럽게 집어 먹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보다 저번에 제안한 건 생각해 봤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삼촌이 말하고자 하는 게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어떤 거 말씀하시는 거예요?”

“갑자기 시치미 떼기야? 저번에 각색 관련해서 이야기 했었잖아. 여전히 일손이 부족한 것 같더라고.”


배운일.


나의 삼촌이자 아버지와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늦둥이로 한때 잘 나가는 만화가··· 까지는 아니고, [몽환의 검사]라는 만화로 데뷔하며 인기를 얻었었던 삼촌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었다.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 이후의 행보는 상당히 처참했다.


실패. 실패. 실패.


실패의 연속이었다. 성공적인 데뷔는 오히려 독이 됐다. 독자들은 삼촌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반면, 삼촌은 그들을 충족시킬만한 실력이 부족했다. 정확히는 데뷔작이 기존의 실력에 비해 너무 큰 인기를 얻은 게 오점이었다.


[포기하자]


삼촌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자신의 한계를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삼촌의 눈물을 몰래 지켜봤다.

그래도 그동안 이어 온 삼촌의 만화가 생활이 아주 헛된 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인맥이 남아 있었다.


[편집자 배운일]


만화가가 아닌 편집자.

다행히 편집자 일이 삼촌에게 잘 맞았던 모양이다. 만화가를 했던 시기보다 이제는 편집자 생활을 더 오래 했을 정도로 딱 맞는 옷이었다. 더불어 성과도 상당히 좋았기에 내부에서 힘이 꽤 있는 위치인 걸로 안다.


번역 일도 처음 물어다 주시기도 했고.


프리이기는 하지만 내가 번역 일을 처음 하게 된 계기가 바로 삼촌 덕분 아니겠는가? 다만, 오늘은 저번에 한 번 꺼낸 적 있던 새로운 주제에 관한 것이었다.


“정확히는 그림 그릴 사람은 있는데, 각색할 사람이 지금 없다는 것 같더라. 그래서 지금 외부에서 알아보는 중인데, 이상하게 상우 네가 계속 생각나더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것치고는 생각보다 큰 건인 것처럼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내가 봤을 때 넌 이쪽으로 재능이 있는 것 같거든.”


그 와중에 뒤이어 들려오는 삼촌의 목소리. 나도 모르게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내가 그동안 본 게 있잖아. 2차 창작이라고 해야 하나? 이것저것 잘 하더만.”


삼촌이 말하는 건 다른 게 아니었다. 삼촌이 만화가였던 시절에 나는 삼촌의 영향을 받아 여러 문화를 접했었다.

만화책, 소설 등.

삼촌의 집이나 작업실은 어렸을 적 마치 천국과도 같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읽는 것을 넘어 기존의 원작을 나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써내려간 적도 있었다. 아마 삼촌은 이런 나의 모습을 기억하고 제안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진심이세요?”


어처구니 없는 눈빛으로 삼촌을 쳐다본다. 삼촌은 나의 표정을 보고도 오히려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럼. 설마 내가 거짓말 하는 줄 알았어?”

“그냥 하는 소리인 줄 알았죠. 그래서 별 생각 없었거든요.”


말 그대로다. 이야기를 꺼낸 건 오늘이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방금 말한 것처럼 그냥 하는 소리라 생각하며 가볍게 넘긴 상태였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는 건 진심이 듬뿍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걸 제가 해도 괜찮은 거예요?”

“너만 생각 있으면? 물론, 확정은 아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삼촌을 보며 나는 속으로 신음을 삼켰다.


어쩌지? 이야기라도 조금 자세히 들어볼까?


판단이 제대로 안 된다. 그리고 눈을 반짝이는 삼촌을 보고 있으니 마음에 약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일단 이야기 조금 더 들어봐도 돼요?”


한숨을 살짝 내쉬며 말한다. 삼촌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럼. 우선 [와이파이 대마법사]라는 웹소설 알아?”

“처음 들어봐요.”


과거에는 웹소설도 정말 자주 보는 편이었다. 하지만 프리랜서라도 직업이 생긴 지금은 예전보다 웹소설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그래? 그러면 일단 간단하게 설명 좀 해줄게.”


이야기가 이어진다. 삼촌은 본인의 휴대폰을 꺼내 해당 작품을 검색해 나에게 보여주며 간단한 줄거리 같은 걸 설명했다.

이세계에 환생한 주인공. 그리고 정말 특이하게 지역에 따라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고, 어떠한 구역은 대형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착각계 소설.

대략적인 내용은 이러했다. 추가로 삼촌의 휴대폰을 통해 해당 웹소설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187화 연재 중. 내부 평가 중상. 연독률 상.


초대박 작품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따라오는 독자들이 있을 정도로 평가는 꽤 좋은 편이었다.


“어때? 관심 있어?”


삼촌이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묻는다. 나는 삼촌의 휴대폰에 담긴 작품의 정보를 계속해서 살펴보며 주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금은요?”

“오! 진짜?”


반색하는 삼촌.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없는 말을 한 건 아니다. 아직 작품을 제대로 본 건 아니었지만, 흥미가 생기는 건 사실이었다.


“그런데 각색은 또 다른 이야기라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나는 손에 있는 휴대폰을 삼촌에게 돌려주며 냉정하게 판단했다. 작품이 흥미로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산촌이 원하는 각색과는 또다른 이야기였기에 냉정하게 생각 할 필요가 있었다.


“그것도 맞지. 그래도 뭔가 재밌을 것 같지는 않아?”


하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은 삼촌이었다. 나는 속으로 신음을 삼키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재미라.


솔직히 말하자면 재미는 있을 것 같다. 처음 삼촌에게 번역을 추천 받았을 때랑 비슷한 느낌. 그 당시에도 흥미가 있기는 했었지만, 한편으로 걱정을 정말 많이 했었다. 하지만 처음이 어려웠을 뿐, 이후에는 빠르게 적응하며 이제는 제대로 직업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확정은 아니라고 하셨죠?”


조심스럽게 묻는다. 조금 전과 다른 반응에 삼촌은 빠르게 대답했다.


“그럼. 확정은 아니야. 아무리 사람이 없다고는 하더라도 스케치는 한 번 검토 해봐야지.”


고개를 끄덕인다. 부담이 살짝 줄어든다.


한 번 해볼까?


당장은 일이 없었다. 시간으로 쫓기는 게 없었기에 여유가 있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고민은 생각보다 짧았다.


“한 번 해볼게요.”

“오! 진짜?”

“네. 아직 확정 아니라고 하셨으니까요.”

“그렇긴한데,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오면 계약이나 일 이야기로 넘어갈 수밖에 없어. 이건 알고 있어야 돼.”

“그때 일은 그때 생각하면 되는 거니까요.”


옅게 미소를 지으며 속 편한 소리를 내뱉는다. 삼촌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가 싶더니, 이내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며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


“뭐, 그래. 틀린 말은 아니네. 그러면 일단 한 번 해보겠다는 거지?”

“네. 한 번 읽어보고 앞부분만 짧게 콘티 짜볼게요. 그런데 너무 기대는 안 하셨으면 해요. 제가 이런 쪽으로 전문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또 아니잖아요.”


말 그대로 도전이었다. 큰 기대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눈앞의 삼촌은 이런 나의 결정을 존중하며 응원했다.


“오케이. 알겠어. 그러면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뒤이어 눈을 반짝이며 묻는 삼촌을 보며 나는 휴대폰을 되돌려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루요.”


***


2차 창작.


나는 어렸을 적 부모님보다 만화가였던 삼촌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래서 만화, 소설 등의 작품을 나만의 방식으로 일궈내는 걸 꽤 좋아했다. 그러다가 한편으로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새로운 이야기.


스스로 풀어내고자 했다. 하지만 나에 대해 깨닫는 것에 있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재능이 없다.


완전 꽝이었다. 정말 이상하게도 이런 쪽으로는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도달하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깔끔하게 손을 털었다.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붙잡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나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삼촌이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번역.


어쩌다보니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번역가로 눈길을 돌렸다. 처음에는 꽤 방황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적응하기에 이르렀다.


[번역가 배상우]


딱히 어려운 건 없었다. 스스로 창작을 하려고 했을 때보다는 훨씬 여유로웠다. 더불어 취미로 시작한 2차 창작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나름의 재미도 있었다.

점점 익숙해져 간다. 덕분에 밥 먹고 살 정도의 의뢰가 여기저기서 들어 올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삼촌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들려 온 것이었다.


각색.


기존의 원작을 매체에 맞추어 시나리오를 만드는 작업. 뜬금없는 제안.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삼촌의 입에서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나온 이야기였기에 가볍게 넘길 수가 없었다.


“으으. 눈이 침침하네.”


오랫동안 컴퓨터 앞에 있었던 탓인지 눈이 피곤해지는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라식 수술을 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 더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았다.

잠시 자리를 비운다. 컴퓨터 앞에서 벗어나며 간단한 간식거리와 음료를 가지러 부엌으로 향했다.


일단 재밌기는 하네.


[와이파이 대마법사]


삼촌이 나에게 제안한 작품으로 이번에 지금까지 나온 분량을 전부 읽은 참이었다. 그리고 짤막한 나의 평가는 괜히 웹툰 만화로 욕심을 가지는 이유가 확실했다.

더 성공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그림 그리고 만화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아 보였다. 그리고 작품의 재미도 상당했다. 소재가 그렇게 막 특별한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이것저것 잘 어우러지게 만들며 술술 읽히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그러면 앞 부분만 짧게 한 번 해볼까?


삼촌에게 부탁 받은 걸 떠올리며 머릿속을 정리한다. 작품을 재밌게 읽은 것과 별개로 정리는 필요해 보였다.

부엌에서 간식거리와 음료를 챙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침침해진 눈을 살짝 비비며 다시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이거 뭐야?”


그때 나의 눈앞에 이유를 알 수 없는 현상이 벌어졌다.


[존 칼슨. 15/1000, 1단계]


라식을 한 눈에 부작용이 생긴 모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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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경우의 수 24.09.08 162 11 12쪽
8 비즈니스 24.09.07 167 12 13쪽
7 비즈니스 +1 24.09.06 165 13 12쪽
6 비즈니스 24.09.05 177 10 13쪽
5 변화와 도약 24.09.04 188 11 14쪽
4 변화와 도약 24.09.03 194 12 11쪽
3 새로운 도전 24.09.02 204 8 11쪽
2 새로운 도전 24.09.02 231 9 12쪽
» 새로운 도전 +2 24.09.01 385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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