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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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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243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25 21:36
조회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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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재회

DUMMY

화명은 겉모습만 바뀐 게 아니었다.


“하앗!”




바뀌기 전보다 속도가 더 빨라졌고 매서움 또한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져 있었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화명의 검격 속에서도 상대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침착하게 방어했다.


하지만 그게 다일 뿐 반격이라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었다.


“이야앗!”




강한 파열음과 함께 상대는 살짝 뒤로 물러났고 잠시 소강상태가 되었다.


“대단해 예나 지금이나”


분명 자신이 밀리고 있음에도 상대는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여유가 상당하네?”


화명이 보기에는 단순히 여유를 부린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너를 상대함에 있어 단 한 번도 여유 있었던 적은 없었지”


“하지만 넌 지금, 나를 전력으로 상대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


“물론 그렇기는 하지만 여유를 부리는 것이 아니지”


“그럼 뭐지?”


“네가 내가 알고 있는 녀석이 맞는 지 확인 하는 거다.”


“뭐?”


아까 전부터 말하는 것이 꼭 화명을 오래 전에 본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네가 예전의 너와 같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나도 전력으로 상대하도록 하지”


말을 끝마친 그는 은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은빛?”


익숙한 은빛 마력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믿기지 않았다.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타앗


혼란스러운 머릿속이 아직 정리되기도 전에 상대 쪽에서 먼저 접근했고 거의 반사적으로 공격을 막았다.


챙 챙 챙


이번에는 반대로 상대의 매서운 공격이 들어오고 화명이 막는 역할이 되었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공격 속에서도 화명은 완전히 집중하지 않고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화명 뭐 해!”


에밀리의 윽박에 겨우 제정신을 차릴 수 있었지만,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저 은빛 마력 너도 기억하고 있지?”


“그래, 당연히 기억하지”


잊는다는 게 말이 안 될 정도로 둘을 집요하게 괴롭혔던 마력이었으니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거라고 생각해?”


“마력이라는 건 비슷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런 걸로 정신 팔리지 말라고!”


에밀리 화를 내는 것이 이해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었다.


“그렇게 궁금하면 이긴 다음에 누구냐고 물어보든가 아니면 지금 여기서 저 모자를 찢어버릴 정도로 공격을 퍼붓던가”


“그거 괜찮네”


“뭐?”


홧김에 한 말이기는 했겠지만 화명이 덥석 받아먹자 에밀리는 역으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설마 진짜로 저 모자를 찢어버리려고?”


“비슷해”


“비슷하다니?”


화명은 대답하지 않았고 좀전의 고뇌에 찬 표정과 달리 장난기 넘치는 웃음을 지었다.


타앗




불과 몇 분 만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힘이 넘치고 검격 또한 묵직해져 있자 상대는 조금 당황한 듯했다.


“하앗!”


둘은 이제 공격을 서로 주고받기 시작했다.


화명이 검을 내려치자 상대는 살짝 몸을 뺀 뒤 찌르기로 들어왔고 그에 맞춰 몸을 옆으로 틀어 피했다.


눈이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공격을 주고받는 둘을 보면서 관객들 또한 시합에 집중했고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격렬한 시합과는 다르게 경기장 내는 환호성 하나 없이 조용하니 둘의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숨소리만 들렸다.


“이야앗”


얼굴로 날카롭게 들어오는 공격을 고개를 꺾어 피했지만 볼에 스치면서 피가 났다.


“하앗!”


하지만 화명은 신경 쓰지 않은 채 파고들어 흉부를 향해 검을 휘둘렀고 몸을 뒤로 빼며 검을 피한 상대는 다시 검을 내지르며 들어왔다.


“큭”


매섭게 들어오는 찌르기에 하마터면 당할 뻔했지만 간신히 몸을 틀어 옆구리가 살짝 베이는 것으로 끝날 수 있었지만,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타앗


옆구리에서 피가 조금씩 나와 옷을 적시고 고통이 올라왔지만, 어금니를 꽉 깨물고 참으며 다시 한 번 상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찌르기를 마친 검이 돌아가는 것에 맞춰 들어가자 상대는 당황한 듯 몸을 뒤로 빼려 했고 화명은 움직임을 따라갔다.


“흣”


결국 화명의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처 다 돌아오지 못한 검을 휘둘렀지만 무너진 자세에서 오는 공격은 매서움이 부족했기에 상체를 숙여 가볍게 피할 수 있었다.


“하앗”


숙인 상체를 들어 올리며 검을 바닥을 긁듯이 올려 쳤고 상대는 황급히 상체를 뒤로 젖혔지만 검이 닿지 않았음에도 모자는 찢어졌다.


“역시 너였어”


모자가 찢어지며 드디어 가려져 있던 은발이 드러났고 화명의 얼굴은 놀라움과 반가움이 공존했다.


“오랜만이다. 시겔 아니지, 이제는 화명인가?”


“정말 오랜만이네 페오”


시합 중인 것도 잊고 둘은 오랜만에 만난 벗처럼 반갑게 인사했다.


“너 그때 죽은 거 아니었어?”


“맞아 죽었지”


“근데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아니 그때 죽지 않았어도 살아있는 건 불가능하잖아”


전생부터 현재까지 얼마큼 흘렀는지 잘 모르지만 적어도 사람이 멀쩡하게 살아있을 수는 없었다.


“지금은 시합 중이니 자세한 이야기는 끝나고 하는 게 어떨까?”


페오의 말에 그제야 시합 중이라는 걸 화명을 깨닫고는 다시 자세를 잡았다.


부랴부랴 자세를 잡고 싸울 준비를 하는 화명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페오도 자세를 잡았고 둘은 다시 격돌했다.


조금 전까지 반갑게 인사를 했던 사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만큼 상대를 죽이기 위한 날카로운 검이 허공에서 격렬하게 부딪혔다.


“하앗!”


“이야앗!”


둘의 기세는 최고조였고 망설임 따위는 없는 움직임은 멀리서 보기에는 적대관계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둘은 웃고 있었다.


마치 이 순간이 즐거워 견딜 수가 없다는 듯이 자석처럼 잠깐이라도 검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없다는 듯이 쉴 새 없이 맞붙었다.


한층 더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둘의 모습을 사람들은 경이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하앗!”


화명은 발을 강하게 내딛음과 동시에 검을 휘둘러 진한 푸른 빛을 그었고 페오는 검을 세워 막았다.


“이야앗”


세운 검을 밀어 화명의 검을 밀친 뒤 위에서 아래로 은빛 선을 그었다.


“큭”


빠르게 몸을 뒤로 빼서 상처는 나지 않았지만, 옷의 일부가 절단났다.


“하앗”


몸이 다시 앞으로 숙이는 반동을 이용해 빠르게 검을 내질렀고 갑작스러운 공격에 페오는 대응하지 못했고 왼팔에 검이 스치며 상처가 났다.


“허어 허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폭발적인 속도로 움직여서 그런지 둘 다 거친 숨을 내쉬었다.


분명 체력적으로 한계고 검을 들 힘조차 거의 남아있지 않음에도 둘은 서로를 보며 웃었다.


“후우~”


심호흡 길게 하고는 화명은 두 손으로 검을 강하게 움켜쥐고는 얼굴 옆까지 들어 올려 검 끝을 페오에게 겨누었다.


이제 이 대결을 끝을 고하듯이 조심스러웠다.


그 행동의 의미를 아는 것인지 페오도 검을 강하게 움켜쥐어 들었다.


둘 사이의 흐르는 긴장감에 동화된 관객들은 숨소리마저 조용히 했고 경기장 내에는 정적만이 감돌았다.


타앗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둘은 동시에 서로를 향해 나아갔고 푸른 빛줄기와 은 빛줄기가 교차했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둘 다 가만히 있었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크윽”


페오는 검을 떨어뜨리고는 오른팔을 부여잡고는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을 했다.


“최종 우승자 화명!”


얼려있던 얼음이 깨진 것처럼 가만히 있던 사람들은 경기장이 무너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환호성을 질렀다.


“괜찮아?”


화명은 페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또 내가 졌네”


힘없이 웃으며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났고 그 모습을 본 관객들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수고하셨어요.”


저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차로 가보니 헬렌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셨어요.”


“고마워”


여유롭게 이야기할 틈도 없이 곧바로 마차를 타고 떠나야 했다.


“그래도 검술 대회 우승자인데 대우 좀 해주지 끝난다고 곧바로 쫓아내 버리네”


에밀리는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저택으로 가는 내내 불만을 토했다.


“하여튼 예나 지금이나 왕은 마음에 안 들어”


저택에 도착하고 나서야 에밀리의 불만은 겨우 끝맺을 수 있었다.


“아우 피곤해”


화명은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워 버렸고 자는 것처럼 조용히 있었다.


“화명 자?”


“아니 왜?”


“창밖 좀 봐봐”


“창밖?”


힘들게 몸을 일으켜 창문으로 향했다.


“뭐가 있는데 그래?”


“저기”


에밀리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서 시선을 옮기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건... 페오?”


긴가민가했고 믿기 힘들었다.


저택 외벽에 붙어, 이곳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고 분명 페오였다.


“왜 여기 있는 거지?”


해가 저물고 있었지만, 아직 날이 밝았기에 저택 사람 중 한 명이 보고 신고라도 하면 큰일이었기에 화명을 헐레벌떡 방을 나섰다.


“여기 있었는데...”


막상 내려오니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여기야”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이동한 것인지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너하고 얘기 좀 할까 해서 왔어.”


“얘기? 무슨 얘기?”


“내가 어떻게 살아 있는지 물었지?”


“응”


“나 분명 그날 죽었어.”


페오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근데 어떻게 내 눈앞에 있는 거야? 유령이야?”


“걱정하지 마라 난 살아있는 인간이니까”


“그러면 죽었던 네가 어떻게 멀쩡하게 살아서 내 눈앞에 있을 수 있는 거야?”


“답은 간단하다. 나도 너처럼 환생한 건지”


“환생?”


자신도 환생하고 전생의 기억까지 갖고 있으니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 너 마녀척살단이야?”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야 나도 전생과 똑같이 마녀의 기사이니까 너도 전생과 똑같이 마녀척살단이지 않을까 싶어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페오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번 삶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어”


“정말로?”


“정말로”


마녀척살단이 아니라고 하니 전생처럼 싸울 필요 없어 안심할 수 있었다.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였어?”


“한 가지 더 있지”


“뭔데?”


“마녀척살단에 관한 것이야.”


분명 좀 전에 마녀척살단이 아니라고 했는데 갑자기 분위기를 잡으며 마녀척살단 이야기를 꺼내니 절로 긴장되었다.


“나랑 같이 마녀척살단을 공격해 줘”


“뭐?”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에 당황한 화명은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같이 공격해달라리 그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다. 마녀척살단을 공격 즉, 궤멸시키자는 거지”


도대체 무슨 의미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이런 말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나 보네”


화명의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드러나다 보니 페오는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옛날에는 이 왕국을 좀 더 좋은 나라로 만들 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는데 지금의 마녀척살단은 단순한 살인 집단일 뿐 옛날의 모습은 그대로 남아있지 않아”


솔직히 화명의 입장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이 살인 집단이었지만 속으로만 생각할 뿐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마녀척살단을 궤멸시키기로 결정했어 그리고...”


무슨 말을 꺼내려다가 페오는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뭔데?”


화명은 직감적으로 그 말이 앞선 한 말보다 더 중요한 말임을 눈치챘다.


“놀라지 말고 들어라”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까지 뜸을 들이는 것인지 살짝 불안해졌다.


“지금 마녀척살단의 수장은 내 누나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생의 누나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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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회 21.02.25 77 0 12쪽
76 결승전 21.02.24 69 0 12쪽
75 익숙한 만남 21.02.23 69 1 12쪽
74 검술 대회 21.02.22 70 0 12쪽
73 연결과 속박 21.02.21 75 0 12쪽
72 다시 돌아오다. 21.02.20 78 0 12쪽
71 금기된 마법 +1 21.02.19 72 1 14쪽
70 도망치자 21.02.18 82 1 12쪽
69 조금씩 앞으로 21.02.17 69 1 12쪽
68 하얀 마녀 21.02.16 88 0 11쪽
67 초승달 뜬 밤 21.02.15 71 0 12쪽
66 오두막 속 친구들 21.02.14 6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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