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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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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239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2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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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연결과 속박

DUMMY

“에밀리?”


저번처럼 화명에게 빙의한 에밀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차갑고 어딘가 모르게 슬픈 듯한 분위기


“다친 데는 없어?”


“아... 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짐승같이 말도 못 하고 단순한 행동을 하던 화명이 자신에게 말을 걸면서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기까지 하니 얼떨떨했다.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조금 떨어져 있어.”


“어떻게 하시려고요?”


“나는 저놈을 상대해야지”


고통에 몸부림치던 웜은 이제야 좀 진정이 된 것인지 이쪽으로 입을 향하고 있었다.


“안 돼요. 혼자서는 위험해요”


수많은 기사와 병사가 같이 싸워도 죽이기 힘든 마수를 혼자서 상대하겠다고 하니 자살 행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헬렌은 팔을 잡으며 극구 만류 했지만 어째서인지 화명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잡은 손을 떼어내고는 어깨에 손을 올렸다.


“이제 괜찮을 거야”


한층 더 미소 짙어졌고 그 속에 담긴 것은 자만이나 과신 같은 것이 아니었다.


끼야아아악


이제 완전히 회복한 것인지 웜은 크게 소리쳤고 화명은 붉은 눈을 빛내며 노려보며 달려갔다.


“에밀리”


지금까지 어디에 숨어있었던 것인지 화명이 부르자 에밀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내 모습이면 너의 마력을 빌릴 수 있다고 했지?”


“응”


“그럼 마력 좀 많이 빌릴게”


“얼마든지 써도 돼”


다른 사람이라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겠지만 헬렌에게만큼은 잘 보였고 이 모습을 가만히 서서 지켜보았다.


“후우~”


화명은 길게 심호흡했다.


“그럼 갈게”


타앗


푸른 빛의 궤적을 남기며 화명은 빠르게 앞으로 뛰어갔고 그에 맞춰 웜이 입을 내리꽂았다.




그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재빠르게 피하고는 입가에 두 번의 검격을 날렸다.


끼야아아아악


순식간에 두 개의 큰 생채기가 생겨버렸고 그 고통이 상당한 것인지 크게 울부짖었다.


쾅 쾅 쾅


초록색 액체를 내뿜으며 웜은 계속해서 흉악한 입을 계속해서 내리꽂았다.


“엄청나게 날뛰네”


제법 위협적인 공격이었지만 화명은 재빠른 움직임으로 가볍게 피했다.


키야아아아악




공격이 전혀 먹혀들지 않자 약이 오른 것인지 울부짖고는 다시 입을 내리꽂았다.


입은 정확히 화명을 향해 내리꽂았지만, 공격이 목적이 아닌 땅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였던 것이지 바로 땅속으로 사라졌다.


“조심해 이제부터 시작일 거야”


에밀리의 경고와 동시에 격렬한 진동이 생기더니 정확하게 자신을 향해 오는 것이 느껴졌다.


콰앙


엄청난 양의 토사와 함께 웜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화가 잔뜩 났나 보네”


새하얗던 피부가 붉게 변해버린 모습은 익숙했기에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좀 더 조심해야 했다.




육중하고 거대한 몸이 쓰러지듯이 화명을 향해 떨구어졌고 큰 굉음과 진동을 남겼다.


“예나 지금이나 무식한 공격이야.”


상대에게 줄 피해보다는 자신에게 올 피해가 더 클 텐데도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는 무식하지만, 위협적인 공격


그렇지만 피하기만 한다면 빈틈이 큰 공격이기도 했다.




검을 깊게 찌른 채로 앞으로 나아갔고 종이가 자려져 나가듯이 베어졌다.


끼야아아아악


웜은 고통에 크게 울부짖으며 날뛰다가 땅속으로 도망쳤다.


“이제 그 공격을 할 차례인가?”


미세한 진동이 느껴질 뿐이었지만 화명은 이미 웜이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아는 것 같았다.


쿠구구궁


“온다.”


콰앙


폭발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굉음과 함께 웜이 땅속에서 튀어나왔지만 이미 예상하였기에 가볍게 뛰며 피했다.


하지만 땅속에서 뛰어나온 웜은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있었고 정점에 다다른 뒤 빠르게 낙하했다.




화명을 겨냥하여 입부터 낙하한 웜은 그대로 구멍을 만들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갔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거지?”


“당연하지”


검을 꽉 부여잡고는 푸른 빛을 내뿜었고 검의 날까지 이어졌다.


“온다”


점점 격렬해진 진동은 화명을 집어삼키고 싶어 안달 나 있었다.




웜이 맹렬한 기세로 땅을 뚫고 나왔지만 이미 간파하고 있었기에 피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고 애초에 이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이야”


검을 웜의 피부에 깊게 쑤셔 넣어 같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고 정점에 다다랐을 때는 속도가 줄어들면서 거의 정지 상태가 되었다.


“이제 내 차례다.”


박혀 있던 검을 뽑았고 화명의 무자비한 난도질이 시작되었다.


끼야아아아악


계속되는 난도질에 웜의 비명을 질렀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은 듯 화명의 검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공중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웜은 무기력하게 비명만을 질러야 했고 땅에 떨어져질 때까지 고통이 이어졌다.




큰 울림을 일으키며 웜은 떨어졌고 화명은 조금 떨어진 곳에 깔끔하게 착지했다.


“역시 아직 살아있네”


여러 번 상대 해봤기에 지금 이 마수의 질긴 생명력이 이 정도에서 끝날 리 없다는 것을 화명은 잘 알고 있었다.


끼야아아아악


정신을 차린 것인지 다시 괴성을 질러댔고 그 육중한 몸이 땅바닥을 기며 빠른 속도로 화명을 향해 돌진했다.


“피해!”


멀리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헬렌은 크게 소리쳤지만, 화명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검을 들지도 않은 채 가만히 서서 서늘한 푸른빛을 띠며 자신을 삼키러 오는 웜을 붉은 눈으로 응시했다.


쿠궁궁


화명을 통째로 삼켜버린 후 웜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안돼...”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 헬렌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망연자실한 눈으로 웜을 바라보았다.


“화명...”


고개를 떨구고 애잔한 목소리로 화명을 부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응?”


갑자기 드는 이상한 느낌에 헬렌은 고개를 들어 웜을 바라보았다.


“화명?”


웜이 있는 방향에서 화명의 마력이 진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파앗


푸른 빛이 웜의 몸을 뚫고 나왔다.


파앗 파앗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연쇄적으로 곳곳에서 푸른 빛이 뚫고 나왔고 점점 많아졌다.


펑!


뚫고 나온 푸른 빛이 강해지더니 웜의 몸이 부풀어 오르더니 터져버렸고 검을 든 화명이 모습이 나타났다.




검을 하얀 검집에 집어넣었고 그러자 백발은 흑발이 되었고 붉게 물들었던 눈동자는 다시 검게 돌아왔다.


“하아 하아”


다친 곳은 딱히 없었지만 지친 것인지 화명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괜찮아? 많이 지친 것 같은데”


“어울리지 않게 마력을 너무 써서 그런 것 같아”


적은 마력을 섬세하게 다루는 전생을 겪다가 현생으로 돌아와서는 에밀리의 마력을 빌려 앞뒤 생각하지 않고 썼으니 몸이 못 버틸 만 했다.


“으...”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 나오다가 넘어질 뻔했지만, 어찌어찌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걷는 것도 쉽지 않네”


다리가 의지와는 다르게 부들부들 떨렸고 제대로 걷기 힘들었다.


“윽!”


억지로 힘들게 걷다가 결국 균형을 잃어버렸고 무기력하게 몸이 넘어가고 있었다.


“헬렌?”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헬렌이 부축해주었다.


“제가 부축해줄 테니 안으로 들어가요.”


“고마워”


화명은 미소를 지었고 헬렌에게 의지한 채 저택으로 향했다.


“헬렌 님!”


저택에 거의 다다랐을 때쯤 노인이 급히 달려왔다.


“괜찮으십니까?”


“네 저는 괜찮습니다.”


헬렌이 멀쩡한 것을 확인한 노인의 시선은 부축을 받는 화명에게로 향했다.


“그자는 제가 부축하겠습니다.”


“아뇨 제가 할 테니 당신은 어서 왕궁으로 가서 이 사실을 알려주세요.”


“알겠습니다.”


노인은 서둘러 말을 타고 떠났고 안으로 들어가니 저택에서 일하던 하녀들 전부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헬렌 님!”


하녀들도 한걸음에 달려와서 헬렌의 상태를 먼저 확인했고 대신 화명을 부축하려 했다.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헬렌의 말에도 하녀들은 어찌할 줄 몰라 하며 방 앞까지 따라와 몇 명만 남고는 흩어졌다.


“후우~”


방에 도착한 헬렌은 화명을 침대에 앉히고는 심호흡했다.


“많이 힘들지?”


“괜찮아요 한번 도 아닌데요.”


“한번이 아니라고?”


“네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마녀척살단한테 납치당한 걸 제가 부축해서 구했답니다.”


모든 기억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정신을 잃은 상태였기에 기억이 남아 있을 수 없었다.


“무거웠을 텐데 고생했네”


“정말 괜찮았습니다.”


둘만 있는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할말도 많이 있었다.


“그나저나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아요”


“설명?”


“네, 당신이 어떻게 깨어난 것인지, 언어를 어떻게 깨우친 것인지 의문이 많아요.”


“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너무 많은 것을 경험했고 본인도 아직 모든 것이 정리된 것이 아니었기에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좀 도와줄까?”


“에밀리!”


감동적인 재회에 밀려 에밀리의 존재를 잊고 있었고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 것인지 슬그머니 모습을 드러냈다.


“헬렌 오랜만이야!”


얼른 날아가 헬렌을 껴안으며 반가운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에밀리가 데려온 거군요”


“그래 고생 엄청 했어.”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화명이 정신을 차리고 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고, 마력을 써서 웜을 쓰러뜨리기까지 하다니”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으니까 앉아서 할까?”


헬렌만 의자에 앉고 에밀리는 가벼운 몸으로 이쪽저쪽 날아다니면서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는 끊길 듯 말듯 계속 이어졌고 헬렌은 꽤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놀라서 눈이나 목소리가 커지고 때로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화명은 침대에 걸터앉아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소리 죽여 웃었다.


“그렇게 된 거였군요.”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도 믿기 힘든 것인지 헬렌은 무언가를 고심하고 있는 듯한 표정을 했다.


“믿기 힘들지?”


“네 조금은... 하지만 에밀리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되지는 않아요. 그저 이런 일은 처음이라서 혼란스러워요.”


이 일의 중심에 있는 화명조차도 아직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은데 이 일에 대해서 듣기만 한 헬렌은 오죽하겠는가?


“그럼 화명은 원래 세계로 어떻게 돌아가야 하죠?”


“글쎄... 그건 모르겠는데”


에밀리는 화명에게로 시선을 옮겼고 당연히 본인도 모르니 고개를 저었다.


“이곳에 온 것은 우연이 아니야 분명 누군가 부른 사람이 있을 거야”


“누가 날 불러?”


“글쎄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수줍음이 많은 건지 영 모습을 드러내지 않네”


분명 무언가 알고 있는 듯한 눈치였지만 알려주지 않았다.


“그럼 일단은 화명이 다른 세계에서 온 것을 알지 못 하게 해야 겠네요.”


“그래야겠지. 혹시라도 얘가 다른 곳에서 온 걸 알게 되면 예언이 실현된다면서 죽여버리려 하겠지”


예언


이들을 연결해주는 운명의 끈이자, 이들을 속박하고 있는 줄이기도 했다.


“그냥 여기서 도망치면 안 될까?”


화명이 갑작스레 꺼낸 말에 단숨에 조용해져서는 정적이 흘렀다.


“만약 도망치고 싶다면 도망쳐도 돼요.”


희미한 미소를 띠며 헬렌이 말했다.


“너도 같이 가자”


“전 가지 않을 거예요.”


“어째서?”


“제가 이곳에서 도망치면 저를 추격하거나 다른 사람이 불의 마녀가 돼서 예언을 피하기 위한 제물이 되겠죠”


“네가 여기 남아서 죽는다고 해서 예언이 피해진다는 보장도 없잖아”


“물론 그렇지만 제가 예언 속 불의 마녀일 수도 있잖아요”


“죽는 게 두렵지 않은 거야?”


헬렌은 잠깐 말이 없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두려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그 고통을 넘기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아요.”


단순한 위선이 아닌 각오가 담긴 눈빛과 목소리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 자 일단은 이 얘기는 나중에 하고 우선은 자고 날이 밝으면 다시 할까? 어차피 딱히 할 일도 없을 테니까”


둘의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가려 하자 에밀리가 중간에 껴서 중재했다.


“일정 있어요”


“무슨 일정?”


“전하가 왕궁으로 오라 하셨어요. 무조건”


“무조건?”


왕궁에서 불렀다는 그것도 무조건 오라는 말을 했다는 것에 에밀리는 깜짝 놀라서 언성이 높아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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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마녀척살단의 수장 21.02.27 68 0 11쪽
77 재회 21.02.25 76 0 12쪽
76 결승전 21.02.24 69 0 12쪽
75 익숙한 만남 21.02.23 69 1 12쪽
74 검술 대회 21.02.22 70 0 12쪽
» 연결과 속박 21.02.21 75 0 12쪽
72 다시 돌아오다. 21.02.20 78 0 12쪽
71 금기된 마법 +1 21.02.19 71 1 14쪽
70 도망치자 21.02.18 82 1 12쪽
69 조금씩 앞으로 21.02.17 69 1 12쪽
68 하얀 마녀 21.02.16 88 0 11쪽
67 초승달 뜬 밤 21.02.15 71 0 12쪽
66 오두막 속 친구들 21.02.14 6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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