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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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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235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16 20:04
조회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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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하얀 마녀

DUMMY

“그럼 우리는 물고기 좀 잡아 올 테니 넌 과일 좀 따줘”


“알겠어”


“가자 하룬델”


각자 나무 창 하나씩 들고 시겔과 하룬델은 물가로 향했고 에밀리는 바구니를 들고 숲속으로 향했다.


“이 정도면 되겠지?”


바구니 가득 실린 붉은 과일을 보며 에밀리는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애들이 있는 곳으로 가볼까?”


다섯 발자국 정도 움직였을까 에밀리는 갑자기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기분 탓인가?”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에밀리는 다시 자기 갈 길을 갔다.


“역시 뭔가 느껴져”


에밀리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경계하듯이 둘러보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나무뿐이었다.


“이상해... 분명 뭐가 있는데”


분명 전에 경험한 듯한 익숙하고도 불쾌한 감각이 전신을 감쌌다.


“분명 이건 저택에서...”


저택에 마녀척살단이 몰려왔을 때의 감각이 다시금 기억났다.


“어째서 그것들이 여기에...”


혼란스러워하는 이 순간에도 먼 곳에서 질서 없이 밀려오는 수많은 기척이 느껴졌다.


“일단 애들을 찾자”


쿠웅


시겔과 하룬델을 찾기 위해 달려 갈려는 순간 불길한 진동이 느껴졌다.


“말도 안 돼... 그때 죽였잖아”


부정하고 싶었지만, 몸이 기억하는 이 진동은 외면할 수 없었다.







“응?”


한참 물고기 잡던 시겔은 고개를 들어 숲 쪽을 바라보았다.


“하룬델 방금 뭐 느껴지지 않았어?”


“뭐가?”


“진동이 느껴진 것 같은데?”


“진동?”


물고기 잡는 것에 열중하고 있던 하룬델도 고개를 들어 시겔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아니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


“흐음”


하룬델의 말에도 지워지지 않는 이상한 감각에 시겔은 좀처럼 숲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룬델”


“응?”


“나 잠시 에밀리가 있는 곳에 갔다 올게”


“알겠어 갔다 와”


다시 물고기 사냥에 열중하는 하룬델의 뒤로 하고 시겔은 바로 숲 쪽으로 들어갔다.


숲속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그 이상한 감각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이 느껴졌고 한층 강해진 이상한 느낌은 점점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었다.


“설마 아니지?”


익숙한 감각, 절대 잊을 수 없는 감각이 부정하려 해도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에밀리 제발 무사해 줘”


어째서 마녀척살단의 기운이 이곳에서 느껴지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에밀리의 안전이었다.


“빨리 가야 해”


순식간에 시겔의 몸에 푸른 빛이 둘려졌고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속도로 움직였다.


쿠웅


먼 곳에서 느껴지는 불길한 진동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진동이었다.


“그 마수는 그때 죽었을 텐데?”


분명 자신의 손으로 죽였던 그 하얀 마수의 감촉이 지금도 기억나지만 어째서인지 지금 느껴지는 이 진동이 그때 그 마수가 일으키던 진동과 같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마녀척살단이 여길 찾아낸 것도 믿기지 않았는데 자신이 죽였던 마수의 진동까지 느껴지기까지 하니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에밀리부터 찾자”


이유야 어찌 되었든 위험한 상황인 것은 확실했고 어떻게든 에밀리를 찾아내야 했다.


타앗


혼란스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시겔은 다시 푸른 빛을 뿜으며 달려갔다.


“가까워지고 있어”


끊어질 듯 이어지는 진동을 쫓아갈수록 점점 강해지고 있었고 더욱 긴장하게 되었다.


“이건?”


과일나무 근처까지 왔지만, 에밀리는 보이지 않았고 무언가 발에 걸려 밑을 내려보니 바구니가 놓여 있었다.


“에밀리거야...”


급히 에밀리를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렇게나 바닥에 널브러진 붉은 과실만 있을 뿐이었다.


“어디 있는 거야?”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에밀리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미 늦은 건 아니겠지?”


자꾸만 드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지워가며 에밀리를 찾아보았지만 역시 에밀리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야 아닐 거야”


고개를 강하게 젓고는 시겔은 일단 진동이 느껴지는 곳으로 다시 달려갔다.


쿠웅


다시 느껴지는 진동, 이번에는 좀 더 강했다.


“이 근처인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폭발 소리와 함께 친숙한 마력이 느껴졌다.


“에밀리?”


시겔은 재빨리 마력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달려갔다.


“에밀리!”


역시나 그곳에는 에밀리가 붉은빛을 발현하며 다시 불의 마녀로 돌아가 있었다.


“시겔!”


에밀리도 시겔을 발견하고는 소리쳤다.


콰왕


감동적인 재회의 순간이었지만 굉음과 함께 마수가 튀어나오며 엉망이 됐다.


“젠장 검이 없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에 검은 오두막에 두고 온 상태였다.


끄아아아악


갑자기 괴성을 지른 마수는 에밀리에게로 빠르게 기어갔다.


“에밀리 피해!”


시겔은 소리쳤지만, 에밀리는 피할 생각은 안 한 채 마수를 향해 두 손을 뻗었다.


“불태워라”


오랜만에 공격 마법을 써서 화력 조절을 못 한 것인지 그냥 인정사정없이 쏟아부은 것인지 굉장한 불길이 치솟아 단숨에 웜을 삼켜버렸다.


끄아아아악


웜은 괴로움에 몸부림치다가 땅속으로 도망쳤다.


“에밀리 이 틈에 도망가자”


그 정도 위력에 마법에 당했다면 회복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한 시겔은 에밀리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제법 멀리 도망치기는 했지만 언제 다시 쫓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시겔은 모든 감각을 적의 접근에 집중시켰다.


“어떻게 마녀척살단이 여기 온 걸까?”


여유가 생긴 것 같자 에밀리는 말을 꺼냈다.


“모르겠어”


그 부분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 보았지만 얻을 수 있는 답은 없었다.


“일단 여기서 완전히 멀어지고 나서 생각하자”


“그래”


일단 주위에 마녀척살단은 보이지 않는 것 같자 시겔은 다시 에밀리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룬델은 어디 있어?”


“물가에 있어”


“이 상황 알고 있어?”


“아마 모를 거야”


“그럼 혼자 두는 건 위험하잖아”


에밀리는 시겔의 손을 뿌리치고 앞으로 달려 나가려 했으나 제지당했다.


“걱정하지 마 일단 걔도 마법사야 그것도 궁중 마법사니까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야”


이렇게 말하고 있기는 했지만 시겔도 내심 불안했다.


적어도 상황에 대해서 말 해줬어야 했는데 방치하듯이 내버려 두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일단 지금 물가에 가서 하룬델 데려오고 조용히 질 때까지 숨어있자”


“응”


둘은 서둘러 물가로 향했지만 이동하는 중에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벌써 쫓아 온 건가”


땅을 짚은 시겔의 손을 통해서 웜이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아직 둘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인지 가까워졌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후우~ 이제 어떻게 하지”


나무 기둥에 기댄 채 시겔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포기하고 갈 것 같았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몰랐고 그사이에 마녀척살단에게 발각될 가능성도 있었다.


무엇보다 혼자 둔 하룬델이 걱정되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겠네”


무언가 결심한 듯 시겔은 고개를 돌려 에밀리를 보았다.


“에밀리”


“응?”


“내가 미끼가 될 테니까 네가 저 마수를 쓰러뜨려 줘”


대답 대신에 에밀리는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었다.


“왜 그래?”


“난 분명 네가 미끼가 될 테니 도망가라고 할 줄 알았어.”


“그래 주면 고맙겠지만 넌 절대 안 그럴 거잖아”


“그렇지”


에밀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면 관심을 끌 테니까 마수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때 움직이도록 해”


“알겠어”


“그럼 간다.”


“잠깐”


앞으로 나가려던 시겔을 에밀리가 멈춰 세웠다.


“죽지 마”


“절대 안 죽어”


걱정이 가득 담긴 말에 이번에는 시겔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타앗


땅을 박차며 최대한 시끄럽게 뛰어다녔고 바로 반응이 왔다.


“그래 와라”


자신을 삼키기 위해 맹렬히 쫓아오는 진동에도 시겔은 두려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눈빛이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온다.”


진동이 점점 격렬해지며 웜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렸고 시겔의 몸에서 푸른 빛이 뿜어져 나오며 속도가 빨라졌다.




흉악스러운 입을 필두로 웜은 땅에서 솟아올랐다.


끄아아아악


화가 잔뜩 난 것인지 마수는 나오자마자 괴성을 지르며 뛰어나왔고 귀를 막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었다.


“검만 있었으면 참고 공격했을 텐데”


아쉬움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말하며 마수를 올려다보았고 마수도 입에서 탁한 색깔의 침을 흘리며 시겔을 내려보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럼 이제 내 할 일을 해볼까?”




시겔은 다시 푸른 빛을 뿜었고 그와 동시에 마수는 입을 내리꽂았다.


“난 여기 있다고”


마수의 입에는 흙과 돌만 가득할 뿐이었고 시겔은 재빠르게 옆으로 피해 있었다.


끄아아아악


다시 한번 괴성을 지르고는 마수는 땅 위로 완전히 올라와서 뱀처럼 꾸물꾸물 기어 다니며 시겔을 쫓아오기 시작했다.


마수는 육중한 몸통과는 다르게 제법 빠른 속도였고 마력을 사용하여 강화한 시겔을 충분히 따라잡을 정도의 속도였다.


“흡”


하지만 지성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는 마수의 무식한 움직임으로는 재빠른 시겔을 잡기에는 무리였다.


끄아아아악


직선으로 달리다가 뒤에서 마수가 쫓아오면 옆으로 몸을 날려 피하거나 나무에 매달려 피했고 그런 시겔의 행동에 약이 오른 것인지 괴성을 질렀다.


“내가 쉽게 먹혀 줄 거로 생각한 거야?”


마수는 다시 굉장한 기세로 쫓아왔지만 시겔은 이번에도 정면에서 마주하지 않고 도망쳤다.


애초에 시겔에게 검이 없어 도망치는 것이기는 했지만 작정하고 도망치니 마수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잡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끄아아아악


마수는 또다시 괴성을 질렀다.


“으으으”


이번의 괴성은 좀 전과는 다르게 귀를 막아도 손가락 사이로 후벼파고 들어와 고막을 직접적으로 때리는 것만 같이 괴로웠다.


“와... 이게 뭐야...”


귀에서 손을 떼고 다시 본 마수는 어느새 불에 달궈진 것처럼 붉게 변해 있었다.


“이러면 힘들어지는데...”


이미 이 상태를 경험해 본 시겔은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다.


끄아아아악


“윽”


다시 마수는 엄청난 괴성을 지른 뒤 땅속으로 들어갔다.


콰앙


“으악”


얼마 지나지 않아 강렬한 진동과 함께 마수가 튀어나왔지만 시겔은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지만, 그다음이 문제였다.


“제길”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던 마수는 어느새 빠른 속도로 다시 낙하하고 있었고 이미 피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그저 가만히 선 채로 지켜봐야만 했다.


“눈앞에 있는 것을 모든 것을 불태워라”


낮게 읊조리는 음성이었지만 세상의 모든 소리가 지워지고 그 음성만 남은 것처럼 또렷하게 들렸다.


콰아앙


그리고 모든 것을 불태우다 못해 녹여버릴 것 같은 붉은 빛줄기가 마수를 강타했다.




끄아아아악


땅에 큰 충격음을 내며 떨어진 마수는 괴로움에 몸부림쳤지만 붉은 빛줄기는 마수를 따라가며 집요하게 같은 곳에 내리쬈다.


“이 마법은 뭐지?”


전에 저택에서 봤던 광범위한 폭발을 일으키던 마법이 아닌 다른 마법에 시겔은 당황해서 하고 있을 때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끄아아아악


더욱 강해진 빛줄기는 마수를 가열하더니 피부를 녹여버렸고 결국에는 마수의 몸에 큰 구멍을 남기며 관통해 버렸다.


“이럴 수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믿기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던 시겔은 고개를 돌려 에밀리를 바라보았고 그곳에는 하얀 마녀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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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이제 네 차례다 +1 21.03.01 72 1 12쪽
78 마녀척살단의 수장 21.02.27 68 0 11쪽
77 재회 21.02.25 76 0 12쪽
76 결승전 21.02.24 68 0 12쪽
75 익숙한 만남 21.02.23 69 1 12쪽
74 검술 대회 21.02.22 70 0 12쪽
73 연결과 속박 21.02.21 74 0 12쪽
72 다시 돌아오다. 21.02.20 78 0 12쪽
71 금기된 마법 +1 21.02.19 71 1 14쪽
70 도망치자 21.02.18 81 1 12쪽
69 조금씩 앞으로 21.02.17 69 1 12쪽
» 하얀 마녀 21.02.16 88 0 11쪽
67 초승달 뜬 밤 21.02.15 71 0 12쪽
66 오두막 속 친구들 21.02.14 6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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