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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Using 님의 서재입니다.

내가 사는 이-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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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OneUsing
작품등록일 :
2020.12.04 02:08
최근연재일 :
2021.03.10 22:3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11,237
추천수 :
48
글자수 :
461,568

작성
21.02.24 18:51
조회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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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결승전

DUMMY

“이쪽에서 묵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본선 진출자들은 특별대우 및 보호의 목적으로 왕궁에서 지낼 수 있었고 화명 역시 방을 하나 배정받았다.


“헬렌도 왕궁에 있겠지?”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자신도 왕궁에 있는데 불의 마녀인 헬렌도 왕궁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검 돌려받아야 하는데”


내일 열린 1:1 시합에서는 진검을 사용할 수 있었기에 반드시 필요했다.


“어떻게 하지? 찾으러 가야 하나?”


왕궁의 구조를 몰랐기에 찾으러 나간다고 해서 헬렌을 찾기는커녕 길을 잃을 수도 있었기에 섣불리 나갈 수도 없었다.


똑똑


“화명 저예요.”


한창 망설이고 있을 때, 방문을 누군가 두들겼고 곧이어 헬렌의 목소리가 들렸다.


끼익


화명은 서둘러 문을 열어 주었고 헬렌과 왕궁의 시녀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쉬고 있는데 방해했나요?”


“아니야 널 찾으러 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어”


“검 때문인가요?”


“응”


헬렌은 들고 있던 검을 화명에게 넘겨주었다.


“고마워”


검을 뽑지 않은 채 한번 둘러보고는 옆구리에 찼다.


“잠깐 들어올래?”


“그러고 싶지만 서둘러 돌아가야 해요”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화명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가득하기는 했지만, 이곳은 왕궁 안이니 되도록 규율에 따르는 게 좋았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응 잘자”


“좋은 꿈 꾸세요”


같이 온 시녀의 안내를 받고 헬렌은 다시 돌아갔고 화명은 방안으로 들어와 옆구리에 차고 있던 검을 침대 옆에 내려두었다.


“에밀리”


“왜?”


방의 이곳저곳이 신기하다는 듯이 구경하던 에밀리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화명을 보았다.


“너도 오늘 대회 보고 있었지?”


“당연히 보고 있었지”


애초에 대회를 보기 위해 헬렌이 검을 들고 갔으니 보지 않았다면 말이 되지 않았다.


“마지막 시합 때 이상한 거 못 느꼈어?”


“이상한 거? 단체로 너를 공격한 거?”


“아니 그걸 말고 내가 수세에 몰렸을 때 나를 도와준 사람 말이야.”


“그 사람이 왜?”


“좀 이상하지 않았어?”


“뭐가 이상해?”


“굳이 날 도와줄 필요 없는 데 날 도와줬잖아 잘못하다가 자신이 탈락할 수도 있었는데”


에밀리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그때의 일을 곰곰이 생각하는지 눈가를 살짝 찡그렸다.


“그냥 여러 명이 한 명을 공격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 아니야?”


“그럴 수도 있기는 한데 나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어.”


“무슨 느낌?”


“어디선가 그 사람을 본 것 같은 느낌”


화명의 말에 에밀리는 전혀 공감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없지 못한 채 대화는 끝이 나고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다음 시합의 순간이 찾아왔다.


“후우~”


원래 세계에서 대회에 나갔을 때는 이렇게 떨리지 않았는데 유독 이쪽 세계에서는 매 순간이 떨렸다.


“왜 이렇게 긴장했어?”


얼마나 긴장을 한 것인지 에밀리도 바로 알아차려 버렸다.


“수십 명이나 되는 마녀척살단을 상대하고 그 거대한 마수도 혼자 상대했으면서 고작 검술 대회에서 이렇게까지 긴장하다니”


에밀리 어이없다는 말투와 표정을 했고 격려 아닌 격려에 화명은 조금은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똑똑


“가시죠”


어제 보았던 기사의 안내를 받아 경기장으로 향했다.


“와아”


화명의 등장과 함께 어제보다도 더 큰 함성이 밀려왔다.


“여기 서주시죠”


상대와 화명은 서로를 마주 보며 섰다.


“화명”


어차피 화명과 헬렌 말고는 안 보이지만 에밀리는 시합 때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는데 어째서인지 모습을 드러내고 말을 걸었다.


“이 사람 어제 널 단체로 공격할 때 동료를 배신한 사람 아니야?”


다른 사람에게 에밀리의 말이 들리지는 않아도 화명의 말은 들리기에 대답하지 못 했지만, 상대방을 훑어보았다.


“맞지?”


화명은 대답 대신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상대방은 굉장히 불안해 하며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의 규칙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심판역을 할 기사가 나와서 규칙에 대해서 설명하는 동안에도 상대방은 제대로 듣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초조해했다.


“이해했습니까?”


“네”


확인을 받는 질문에 화명은 대답했지만, 상대는 아무 말도 없었다.


“이해했습니까?”


심판은 상대에게 다시 한번 물었지만 듣지 못한 것인지 대답하지 않고 눈알만 이리저리 굴릴 뿐이었다.


“이해했습니까?!”


“네? 아 네!”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심판은 좀 더 큰소리로 물었고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그러면 뒤로 세 발자국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시키는 대로 둘은 뒤로 세 발자국 물러났다.


“검을 뽑으세요.”


스르릉


천천히 검을 뽑은 화명은 검을 한번 휘둘렀고 상대방도 검을 뽑아 들었다.


“준비”


쿨꺽


마른침을 삼키고 심판의 신호를 기다렸다.


“시작!”


타앗


시작하자마자 화명은 땅을 박차며 나아가 순식간에 상대방에게 접근해 검을 휘둘렀다.




예상을 웃도는 빠르기에 당황한 상대는 거의 반사적으로 검을 휘둘러 화명의 검을 막으며 진한 파열음이 울렸다.


“하앗!”


빠르게 검을 휘두르며 초반 기세를 잡았고 화명은 그걸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나갔고 상대는 막는 것도 버거워 보였다.


“흐아악!”


분명 기세를 잡았다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상대는 괴성을 지르며 반격에 나섰고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됐다.


아니 역전된 것처럼 보이기만 했다.


챙 챙 챙


상대의 공격은 매서웠지만,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으아아악 죽어!”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공포로 물든 눈빛에 여유라는 것은 전혀 없었고 무질서하게 검을 휘두를 뿐이었다.


“아아아악”


상대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진작 알고 있던 화명은 더 이상 검으로 막지 않고서 몸을 움직이며 피해 다녔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검을 휘두르던 상대는 점점 힘이 빠지면서 검도 느려져 갔다.


“하아 하아”


결국 제풀에 지쳐서는 숨을 헐떡였다.


“저...”


“오지 마!”


화명은 괜찮냐고 물어보려 했지만, 갑자기 소리치며 검을 휘둘렀다.


“쟤 왜 저래?”


상대의 모습이 얼마나 어이없었던 것인지 가만히 있던 에밀리는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아마도 죄책감 때문이 아닐까?”


“죄책감?”


“어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겠지”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굳이 내가 뭘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상대에게 뭔가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알아서 자멸할 것이었기에 그냥 이대로 있으면 됐다.


“아아아악”


체력을 조금 회복한 것인지 다시 달려들었고 화명은 몸을 살짝살짝 움직여 피했다.


타악


“윽”


몸을 살짝 틀어 발을 걸었고 상대는 꼴사납게 앞으로 넘어졌다.


“이 자식!”




이 이상 시간을 끄는 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화명은 발차기로 턱을 가격했고 상대는 얼굴이 뒤로 꺾여지면서 넘어졌고 움직이지 않았다.


“시합 종료, 승자 화명!”


“와아”


찝찝한 승리였기에 승리를 해도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수고했어”


대기실로 돌아오자마자 에밀리는 격려하듯이 말했지만, 화명의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다음 시합 준비해야지”


“응 그래야지”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는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지만 그다지 힘이 없어 보였다.


“힘 좀 내봐 한 번만 더 이기면 결승이잖아”


“알겠어”


똑똑


“가시죠”


짧게 한숨을 쉬고는 안내역을 따라나섰다.


“와아”


관객들의 함성이 들리고 싸울 사람이 보였다.


“그럼 규칙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이미 들었던 규칙이라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 뒤로 세 발자국 물러나시기를 바랍니다.”


둘 다 세 발자국 물러난 것을 확인한 심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검을 뽑아주세요.”


둘 다 검을 뽑은 것을 본 심판은 손을 높게 들어 올렸다.


“준비”


서로를 노려보며 조용히 신호를 기다렸다.


“시작!”


타앗


시작과 동시에 상대는 땅을 박차며 접근해 왔다.




“악”


단 한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접근한 상대가 검을 휘둘렀고 화명은 재빨리 검을 들어 올려 쳐냈고 바로 검을 내려쳤다.


빠르고 자연스러운 연계에 상대는 방어할 틈도 없이 당해버렸고 얼굴을 찡그리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화명 승리!”


눈 깜짝할 새에 끝나버린 경기에 사람들은 소리 지르는 것도 잊어버려 고요했고 화명은 조용히 뒤돌아서 그곳을 빠져나왔다.


“이제 내일이면 결승이네?!”


“그러네”


에밀리는 신이 난 것 같았지만 화명은 별다른 감흥이 없는 듯한 표정을 했다.


“결승까지 올라간 건데 좀 더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기뻐”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은걸?”


“기쁘니까 걱정 마”


심통이 난 에밀리는 더는 말하지 않았고 화명은 방에서 조용히 쉴 수 있었다.


머릿속에서 처음 시합이 떠나지 않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내일 벌어질 결승에 대해서 생각해보려 노력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게 내일을 맞이할 수 없었지만 컨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았기에 본래의 실력을 발휘하는 데는 문제 없었다.


“준비되셨습니까?”


어김없이 안내를 위한 기사가 찾아왔고 화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시죠”


이 어두운 통로를 지나는 것도 이게 마지막이었고 이렇게 가까워지는 함성을 느끼는 것도 이걸로 끝이었다.


“너는...”


망토의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 사람이 결승전 상대로 나왔다.


“자네 그렇게 하고 괜찮겠는가?”


앞이 보이는 것에 대해서 의심스러웠는지 심판이 묻자 그 사람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럼 시작하기에 앞서 규칙을 설명하겠다.”


규칙은 이미 지겨울 정도로 들었기에 안 들어도 상관없었기에 화명은 상대를 유심히 지켜봤다.


하지만 모자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고 특별히 무언가 느껴지거나 하지 않았다.


“뒤로 세 발자국 물러나라”


거리를 벌리기 위해 하는 이 행동이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었지만, 지금만큼은 긴장감을 고조시켜주었다.


“검을 들어라”


검을 뽑는 와중에도 상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준비”


꿀꺽


마지막 시합이 되서야 다시금 되살아나는 긴장감에 마른침을 삼켰다.


“시작!”


타악


선공은 상대쪽에서 먼저 왔다.




부딪힌 두 검이 강한 파열음을 만들었다.


“하앗”


붙어있는 검을 밀어낸 거리를 벌리고 다시 접근해 검을 내리쳤고 상대는 검을 막는가 싶더니 흘려버렸고 그러면서 안으로 파고들어 왔다.


“윽?!”


갑자기 들어온 탓에 당황하며 몸을 뺏지만 상대의 검은 그보다 더 빨랐고 복부 쪽에 얕은 생채기를 허용했다.


“괜찮아?”


“괜찮아”


비록 공격당해서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화명은 웃고 있었다.


“에밀리”


“응?”


“네 마력 좀 빌릴게”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하는 화명의 모습에 떨떠름한 기분을 느끼며 에밀리는 끄덕였다.


“알겠어”


에밀리의 확인을 받은 화명은 살며시 눈을 감고서 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었다.


화명의 돌발 행동에 장내는 술렁였고 상대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혼자만의 세계에 있는 것 같이 눈을 감고 가만히 서 있던 화명의 몸에서 푸른 빛이 발현되었고 검의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전력을 다해서 상대해주마”


천천히 검을 뽑자 화명의 흑발이 점점 하얗게 물들어 가고 반대로 검의 하얀 날은 검게 물들어서 완전히 검을 뽑았을 때는 머리카락 색과 검신의 색이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그 기묘한 광경을 모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


다시 눈을 뜬 화명은 붉은 눈동자를 반짝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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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이제 네 차례다 +1 21.03.01 72 1 12쪽
78 마녀척살단의 수장 21.02.27 68 0 11쪽
77 재회 21.02.25 76 0 12쪽
» 결승전 21.02.24 69 0 12쪽
75 익숙한 만남 21.02.23 69 1 12쪽
74 검술 대회 21.02.22 70 0 12쪽
73 연결과 속박 21.02.21 74 0 12쪽
72 다시 돌아오다. 21.02.20 78 0 12쪽
71 금기된 마법 +1 21.02.19 71 1 14쪽
70 도망치자 21.02.18 82 1 12쪽
69 조금씩 앞으로 21.02.17 69 1 12쪽
68 하얀 마녀 21.02.16 88 0 11쪽
67 초승달 뜬 밤 21.02.15 71 0 12쪽
66 오두막 속 친구들 21.02.14 6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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