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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키나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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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린키나
작품등록일 :
2016.05.30 18:58
최근연재일 :
2016.08.08 06:03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2,031
추천수 :
126
글자수 :
185,729

작성
16.06.07 16:41
조회
368
추천
5
글자
11쪽

2. 첫 PVP ! 그리고 공표한다(3)

DUMMY

며칠이 흘렀다.


그 사이 나는 다른 의미로 또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게시글은 숨겨져 있던 랭킹 1위 [브리즈 윙] 의 대전 모드 진행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고, 버그나 불법 프로그램을 써서 랭커가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성 디스 글도 덩달아 수면 위로 떠올랐다.


3전 3승 0패. 내 전적과 대전 내용에 대한 것들을 가지고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스킬] 이었다.


탑엣츠는 체험형 가상현실인 2세대를 벗어난, 전뇌 인지 시스템으로 상상력의 구현이 가능한 진정한 [현실 구현] 의 컨텐츠로 스스로가 자신만의 스킬을 만들 수 있다. 하늘을 날고 싶다면 날 수 있고, 불을 일으키려 한다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얼마나 더 높이, 더 빠르게 날지 얼마나 강한 화력의 불을 만들지는 스킬 레벨인 RSL 로 정해지는 것인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내 주력 스킬이 바람에 관계된 것이라는 것도 알려졌다는 소리다.




그리고 그 소문들은 네 번째 대전 때 많은 갤러리들이 모이는 결과를 만들었다.




"안녕하세요, 인터넷 게임 방송 BJ 히포리 입니다~. 저는 지금 대전 룸 315 번에 관전 모드로 입장해 있습니다."


이미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 편 주상복합 건물 옥상에 서 있는 몇 명 중 한 남자가 헤드셋을 낀 채 열변을 토하고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관전 모드를 꺼 두는 건데... 여러모로 주목받는 건 좋지 않다. 관전 모드의 입장 제한 수로 인해 그리 많은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지만, 분명히 저 멘트로 보건대 여기저기에 노출되고 있겠지.


"그동안 숨겨져 있었던 말 많던 랭크 1위의, 실제 대전 모습! 상대는 랭킹 72위의 미스틱!! 더 케이지 클랜의 주력 어태커입니다!"


들려오는 그의 멘트에 견줘 보니 제법 만만치 않은 상대인 듯하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그만두거나 멈출 생각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아.


싸우고 또 싸워서라도.




잠시 올려다 본 그곳에는 희미하지만 루카스와 그레이스의 모습 역시 보이는 것 같았다.


"버그 사용으로 랭킹을 올렸다고 알려졌던 수수께끼의 브리즈 윙! 하지만 최근 시작한 대전에서 전승, 그것도 모조리 일격으로 승리하면서 그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여줬었죠! 과연 그것이 상위 랭커에게도 통할 것인가!"


"여~ 잘 부탁해 아가씨."


꽤 몸이 다부진 ID 미스틱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이고는 줄어드는 카운터를 바라보았다. 3... 2... 1...




제로!




온 몸을 바람으로 휘감은 채 돌진했다. 정 싸워야겠다면 빠른 선제공격이 유리할 거라는 루카스의 코치를 받아들여 벌써 몇 승을 더 거두고 있다. 이번에도 틀림없이, 상대의 능력 구현을 기다리지 않고 끝낼 작정으로!


하지만 날아든 나의 돌려 차기가 느긋하게 서 있는 그를 가르는 순간 그의 형체는 뿌옇게 흐려지며 실소와 함께 흩어진다. 투명화? 아니, 이건!!


"아~ 말 그대로 안개처럼 사라지는 미스틱!"


BJ 의 터질 것 같은 중계가 귀를 자극하는 동시에 살기가 몸을 덮쳐든다. 바, 방어를...


"큭!"


한 방향이 아닌 좌우 동시 타격에 가드를 올린 팔이 얼얼해진다. 기본적으로 가상 세계에서의 신체 능력은 당연히 현실과 비교되지 않지만, 그것을 떠나서 보이지 않는 그의 공격은 상당한 위력이었다. 아마도 보정되고 있는 신체 능력을 넘어선, HSP(Hidden Skill Point) !


"제법 잘 막았는걸? 하지만 아직이다!"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음성만 들려온다. 옅게 낀 안개가 이미 주위를 포위한 상태. 위험을 감지한 나는 공중으로 도약했다.


"무장 전개! 강선 압축포!"


어마어마한 소리가 울리며 자욱이 깔린 안개의 한 곳에서 솟아오른 흙빛의 포신이 빛을 발한다. 사각에서의 포격?


회전하며 올라오는 소형 미사일 같은 탄두를 피하지 못한 채 나는 그대로 공중에서 폭발했다.


"아~~~!! 크리티컬 히트네요! 선제공격을 허용한 브리즈 윙의 체력이 줄어드는 것이 보입니다! 역시 이 게임은 RPG 가 아니니까요."


급하게 몸을 바람으로 감싸 충격을 줄였음에도 속이 울렁거릴 정도의 진동이 느껴졌다. 그는 내가 태세를 정비할 것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듯 안개에서 모습을 드러내 뛰어올랐다.


몸을 숨긴 채 강화된 신체로 공격, 원거리는 포격으로 대응... 그렇다면...


"잡았다!"


바로 앞에서 커다란 포를 어깨에 짊어진 채 나를 조준하는 그를 피해 나는 공중에서 선회하여 재빨리 그의 뒤로 돌아갔다.


"쳇..."


기회를 놓친 그는 땅에 내려가기 무섭게 다시 몸을 숨긴다. 상당한 위력의 무장... 아마 등급 역시 꽤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저 안개를 모조리 날려 버려야겠지 역시.


"겨우 숨을 고른 브리즈 윙! 눈에 보일 정도의 선명한 회오리가 그녀의 팔에 생성됩니다!!"


"뭘 하려는 거야 아가씨는. 그쪽에서 날 공격해 봤자 안개가 있는 한 나에게는 소용없어!"


기다려 줄 생각이 없다는 듯 다시 그의 포 끝이 나를 향했다. 쾅!! 폭염이 일어나며 발사된 두 번째 포탄이 다가온다. 하지만 그것은 폭발하는 대신 나의 몸을 기준으로 그대로 위성처럼 돌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그의 몸과 다르게 눈에 보이는 포탄은 나의 바람의 장벽으로 흘러버릴 수 있는 것이다.


"망할..."


안개가 더욱 짙어지는 것으로 봐서 그가 가진 모든 스킬 게이지를 동원해 활성화시킨 것 같았다. 낙하한 도탄이 폭발을 일으키고 안개를 날려 버리는 그 순간, 찰나의 틈에 파고들어 내려온 나는 바람을 일으켜 약해진 안개를 더욱 걷어 낸다.


"노출된 미스틱! 자신의 도탄을 막느라 그녀의 바람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눈앞에 당혹스러운 얼굴로 서 있는 그의 복부를 향해, 나는 망설이지 않고 회오리에 휘감겨 있는 주먹을 질렀다. 신체 강화가 히든 스킬이라면 이 공격을 막을 방법은 그에게 없어!


"제가 이겼어요!!!"


손 끝에 회전하는 바람에 닿는 둔탁한 감촉이 전해진다... 단단해 보이던 그의 육체가 견딜 수 없는 충격에 마치 그가 쏘았던 포격처럼 회전하며 날아갔다.


끝났나?


반사적으로 체력 게이지를 확인했지만, 아슬아슬하게 남은 채 깜박거리고 있었다. 카운터로 들어간 큰 기술이었는데...


"으윽..."


가까스로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일으킨 그는 다시 안개를 전개했지만, 이번에는 숨지 않았다. 탑엣츠에서 안개를 상상력으로 구현했다면 그것은 은신의 목적이 강할 터.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면?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위험에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일전에 들었던 CC기? 자신이 숨는 용도가 아닌, 상대방을 붙잡아 둘 정도로 강력한 진무... 스킬레벨에 따른 초고구현화 단계의 필살기!


"반드시 이긴다!"


돌진해 오는 그. 아마도 최후라 할 만한 태클. 이 공격을 허용한다면 뒤이어 들어오는 은신 연타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후...


패배... 사실 그것에 큰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탑엣츠에 퍼져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나는 싸워 나가야 한다. 그것이 나를 걱정해 준 친구에 대한 배려. 이곳에서 패배한다면, 앞으로도 언제든지 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질 수 없다.


"무장 전개. 작열의 세검."


손끝에서 발하는 빛... 그 빛마저 덮어버릴 기세로 덮쳐드는 미스틱.


"승부가 날까요!!"


저 멀리 울리는 BJ 의 음성을 뒤로 한 채 나는 레이피어 형태의 무구에서 커다란 불을 일으켰다.


"무,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냐! 자연 속성계를 두 가지나 구현할 수 있다고?"


경악하는 그의 몸을 향해 나는 그것을 찔러 넣었다.




.




.




.




"인터뷰 가능할까요? 브리즈 윙 님."


시합이 끝난 후 내가 접속을 끊을까 걱정됐는지 재빨리 영상채팅 창을 띄운 BJ 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는 마른 땀을 닦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레이스의 잔소리로 추정되는 팝업이 그 뒤에 뜨기 시작하는구나...


내가 거절할 것 같은 제스처를 보이자 그는 급하게 얼굴을 작은 모니터 창에 들이밀며 말한다.


"자, 잠깐만요! 하나만이라도!"


대전 모드의 특성상, 지원 요청을 하거나 단체전이 아니라면 필드 근처에서 관전은 가능하나 대전을 실행한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다른 유저가 다가올 수 없다. 하지만 이 압박감은 마치 진짜로 옆에 있는 것 같잖아.


가볍게 한숨을 쉰 나는 그레이스를 향해 어쩔 줄 모르겠다는 눈빛을 보냈고 다행히 그것을 용인한다는 듯 그녀는 더 깊은 한숨으로 대답해 보였다.


"하나라면..."


"아무리 상상력이 풍부해도 이 세계에서 한가지 스킬을 정해버리면, 다른 스킬을 구현하기 힘듭니다. 더군다나 속성 계열은 그게 심한데, 불은 히든 스킬이신가요?"


하필이면 물어본다는 게...


잠시 망설였다.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눈치 빠른 유저들은 파악했을지도 모르지만, 내 전력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나를 노리는 누군가가 있을 경우 불리한 상황에 처하기 쉽다.


그래도 역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에 현실과 맞서겠다면, 아니 가상 세계에 남아 있겠다면 내 위치에서 달리기 시작한 내가 할 말은 하나뿐이겠지. 그레이스 역시 그 점을 우려하여 내가 PVP 에 노출되지 않았음을 바랬는지도 모른다.


"무장의 레벨에 따른 고유 스킬입니다."


다른 게임에는 흔하게 있는 공략 사이트, 공식 홈페이지 등의 정보가 특히나 부실한 이 탑엣츠에서... 몇 명이나 알고 있을지 모르는 유니크한 정보를 주는 날 향해 그는 매우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브리즈 윙 님에게 탑엣츠 온라인 내에서의 목표는 있나요?"


한 가지를 더 묻는다. 프로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네.


액션 게임인 이곳에 액션과 어울리지 않는 내가 빠져들게 된 것은 상상의 구현. 아니 어쩌면, 현실에서 운동과도 담쌓은 내가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하다. 당연히 게임이 게임이니만큼 목표가 있을 리 만무하고, 랭킹에 관심 없는... 아니 이미 1위라고 되어 있는 나로서는 더더군다나 그런 것이 있을 리 없다. 그저 이 세계가 좋을 뿐.


그런데 어째서인지 내 입에서는, 본능에 가까운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이 게임의 진짜 의미를 아는 것이에요."


몇 년이고 병원 침대에 누워 생각하던 것을 말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갔다.


작가의말

지난 주에, 주말 잘 보내라고 인사드렸는데 현충일이 끼어 연휴였네요. 현충일을 잊다니 ㅠㅠ 잊으면 안되는 의미있는 날인데... 좋은 한 주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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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3. 내가 아는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1) +3 16.06.08 409 5 10쪽
» 2. 첫 PVP ! 그리고 공표한다(3) 16.06.07 369 5 11쪽
5 2. 첫 PVP ! 그리고 공표한다(2) 16.06.03 329 5 10쪽
4 2. 첫 PVP ! 그리고 공표한다(1) +1 16.06.02 367 6 9쪽
3 1. 인기 절정의 미스테리한 액션 게임, 그곳에서 나는 랭킹 1위(3) 16.06.01 442 4 7쪽
2 1. 인기 절정의 미스테리한 액션 게임, 그곳에서 나는 랭킹 1위(2) +2 16.05.31 549 7 9쪽
1 1. 인기 절정의 미스테리한 액션 게임, 그곳에서 나는 랭킹 1위(1) +2 16.05.30 999 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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