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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독 님의 서재입니다.

니 특성 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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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쏙독
작품등록일 :
2019.11.01 23:57
최근연재일 :
2019.12.10 04:09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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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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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3,563

작성
19.12.0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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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4

DUMMY

[전격마법(Lv.1)-라이트닝 볼트를 상급 좀비 조종(Lv.2)로 교체합니다.]


“모두 멈춰.”


그 순간 세건은 주변을 가득 메운 좀비들을 느낄 수 있었다.


희미하게 깜빡이는 촛불처럼 미약한 좀비들의 정신이 눈에 보였다.


-멈춰···.


통제력을 잃고 야생의 본능대로 움직이려던 좀비들이 세건의 명령을 받고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나 모든 좀비가 세건의 명령에 복종한 것은 아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변이 좀비 대다수는 세건이 통제할 수 없었다.


지능이 높아진 덕분일까.


변이 좀비들은 같은 좀비가 아닌 세건의 정신을 감지하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크리스티나와 가까이 있던 변이 좀비들은 희미한 세건의 명령보다도 인간의 혈육을 원하고 있었다.


“명령을 듣기 싫으면 꺼져. 아니면 죽어버려.”

“끄어어어어어···!”


세건의 명령을 받은 하급 좀비들이 변이한 좀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신체 능력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수가 많았기 때문에 변이 좀비들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끝까지 인간들을 공격하려던 변이 좀비들이 같은 좀비들의 손에 뜯겨나갔다.


그때서야 머뭇거리면서 상황을 살피던 변이 좀비들도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신기한 느낌이군.’


눈을 감은 세건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어떤 원리인지는 몰라도 세건과 좀비들의 정신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였다.


흐릿하기만 한 좀비들은 세건의 명령을 그대로 따랐고, 때때로 자신들이 얻은 정보를 속삭였다.


그 중 좀비에게 정신을 집중하면 마치 자신의 몸처럼 직접 조종할 수도 있었다.


“으어어어··· 아···아. 들려?”

“세···건?”


폐가로 몰려든 좀비들에게 포위된 상태였던 크리스티나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맞아아아···. 새···앵각처럼 마리···잘 나오지···않네.”


좀비의 몸을 조종해 보던 세건은 어색한 감각에 눈살을 찌푸렸다.


좀비가 움직이는데 중요하지 않은 성대나 자잘한 근육들이 손상되어 있어서 생각하는 것처럼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좀비가 되어버린 거야?”


렉시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멀쩡했던 사람이 갑자기 반쯤 썩은 좀비의 모습이 되어 나타났다고 여긴 모양이었다.


“아니야! 아까 좀비 로드니 뭐니 하던 놈처럼 좀비를 직접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아.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영민한 크리스티나는 한 눈에 세건의 힘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세건은 대략적으로 대답했다.


“그···보다 이제 끝났으니 밖으로 나와. 특히 캐리어 챙기고.”

“밖으로? 좀비가 저렇게 많은데···.”


크리스티나가 창밖에 우글거리는 좀비들을 보고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순간 좀비들이 일제히 물러나면서 길이 만들어졌다.


“그럼 이쪽으로 와. 나도 갈 테니.”

“어! 뭐야? 세건···.”

“으어어···.”


놀라서 크리스티나가 뒤를 돌아본 순간 세건은 조종을 풀었다.


좀비의 눈에서 빠르게 지성이 사라졌다.


잠시 후 세건은 진짜 자신의 몸으로 두 사람을 만났다.


“이젠 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놀랐어.”


렉시가 놀란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며 말했다.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좀비들이 호위하는 것처럼 세건 양편에 늘어서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네가 다음 좀비 로드라도 된 거야?”“내 마법이야. 그 좀비 로드라는 놈은 죽었고.”

“마법? 무슨 마법인데? 어떻게 좀비를 조종할 수 있는 거야?”


학자 특유의 호기심인지 크리스티나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마법이 그냥 마법이지. 뭘 어떻게 설명해?”

“그야 그렇긴 한데···. 그럼 마법 이름이라도 알려줘.”


끈질긴 크리스티나에 세건은 피식 웃었다.

마법의 원리 같은 걸 알았다면 힘들게 정수를 흡수할 필요 없이 원하는 대로 마법을 만들었으리라.


“됐어. 세건이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내버려둬. 그보다 그러면 이제 다 끝난 거지?”


렉시가 크리스티나를 제지했다.


“그렇지.”


좀비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남아 있긴 했지만 더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아! 혹시 좀비들을 조종할 수 있다면 내 연구를 도와줄 수 있을까? 좀비들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거든.”

“아니. 미안하지만 난 안타라스에 가야 하거든.”


가능한 빨리 가족을 찾고 싶은 생각에 세건은 크리스티나의 제안을 거절했다.


“안타라스? 거긴 위험한 곳인데···. 노예상이 득실거리는 곳이야. 외지인이 찾아오면 슬쩍 노예로 팔아넘긴다는 소문도 있다구.”


세건의 말에 크리스티나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안타라스에 가는 걸 재고할 것을 권했다.


안타라스 노예 상인들의 악명이 자자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가야 할 이유가 있어서.”

“왜?”

“가족을 찾아야 해.”

“아···.”


크리스티나가 말을 흐렸다.


노예상들의 도시에 가족을 찾으러 간다니 이유를 짐작한 모양이었다.


“네 가족에 손을 대다니. 노예상 놈들이 쓴맛 좀 보겠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렉시가 주변의 좀비들을 힐끗 보면서 말했다.


확실히 데드맨존의 좀비들을 이끌고 도시를 공격하면 함락시키는 건 불가능하더라도 큰 피해는 줄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세건은 아직은 도시에 전쟁을 걸 생각이 없었다.


동면 캡슐이 팔리긴 했지만 그곳에서 가족들이 각성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은 혼자서 잠입해서 상황을 알아볼 심산이었다.


‘만약 놈들이 무슨 짓을 했다면···.’


순간 세건의 눈에서 위험한 빛이 번쩍였다.


그것을 본 렉시가 움찔했지만 세건은 신경 쓰지 않고 입을 열었다.


“아무튼 데드맨존에서 나갈 때까지는 같이 가자. 내 주변에 있으면 좀비들이 덤비진 않을 테니.”

“그래! 고마워. 그럼 그 시간만큼이라도 살펴봐도 되지?”

“뭐? 뭐··· 그러던가.”


크리스티나는 신나는 표정으로 겁도 없이 따라오는 좀비들에게 다가갔다.


기겁한 렉시가 혹여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황급히 크리스티나를 따라갔다.


살아있는 먹이가 가까이 다가오자 흥분한 좀비를 억누르기 위해 세건도 조금 더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그렇게 세건과 렉시는 크리스티나가 좀비를 조사한다면서 날뛰는 것을 지켜보면서 데드맨존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탓에 일행의 속도는 조금 느려졌지만 결국 데드맨존의 폐허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하아··· 조금만 더 시간이 있으면 좋을 텐데.”


크리스티나는 아쉬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크리스티나는 변이 좀비를 포함해 몇 마리의 이빨과 체액, 좀비 점액을 뽑아 비닐봉지에 보관한 상태였다.


학자가 표본을 보관하기에 적합한 물건은 아니었지만 크리스티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황무지가 세계 대부분을 고립시킨 이 시대를 생각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일일지도 모른다.


“너 무슨 좀비 학자라던가 그런 거야?”

“좀비 학자라기보다는 잠깐 연구 중이었지. 아무래도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좀비 표본들을 신중하게 담는 모습을 보면서 세건이 고개를 갸웃했다.


가까워서 일단 연구하기로 했다?


“그럼 전공이 뭔데?”

“어··· 일단은 고고학이려나? 고대 문명에 대해서 공부했어. 다른 분야에도 관심은 많지만.”

“크리스는 어릴 때부터 만물박사가 된다고 했었거든.”


렉시의 폭로에 크리스티나가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부정하지 않는 걸로 봐서는 사실인 모양이었다.


“그렇군.”


세건은 별 말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허황된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이제는 헤어질 사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그럼 이제 여기까지겠군.”

“그래. 조금 더 연구하고 싶었는데···”


아직도 미련이 남은 크리스티나의 말에 세건이 피식 웃었다.


“너희는 이제 어떻게 할 셈이야?”

“우리는 일단 클리프로 돌아갈 거야. 좀비 샘플을 분석할 곳이 거기 밖에 없거든. 그리고 다시 좀비를 연구하던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크리스티나의 말에 세건은 미소를 지었다.


이런 시대에도 진지하게 연구하려는 자세를 보니 왜인지 모르게 흐뭇했다.


“그래. 그러면 잘가.”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나도! 그리고 좀비를 연구하게 해준 것도 고마워!”


렉시와 크리스티나가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래. 인연이 닿으면 다시 보게 되겠지.”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건넨 세건은 두 사람을 뒤로 하고 황무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크리스티나와 렉시와 헤어진 세건은 안타라스를 향해 걸음을 서둘렀다.


도착한다고 곧바로 가족의 행방을 알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괜히 마음이 급했다.


“젠장. 더럽게 무겁네.”


세건의 양손에는 캐리어 가방이 들려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그 중 하나는 직접 손으로 들어 올린 상태였다.


짐이 들어있던 캐리어는 좀비에게 쫓기는 과정에서 바퀴가 파손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버릴까···?”


세건은 한숨을 내쉬면서 중얼거렸다.


아깝긴 했지만 아무리 마법사라도 십여 킬로미터를 이대로 걸어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부시장이 준비해준 장비들은 제법 귀하긴 했지만 가격으로 치자면 약 1억 그렛 정도.


세건이라면 일단 감당은 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비록 아까운 건 어쩔 수 없지만.


“하아···. 역시 자동차가 있는 게 편한데.”


트렁크에 실으면 그만인 것을 들고 가려니 잡 생각이 그치질 않았다.


엔트위프 부시장이 차를 준 덕분에 차량의 편리함을 알아버린 세건이었다.


계속 차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까.


부우우웅


터덜터덜 걷고 있던 세건의 귀에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환청이 아니었다.

진짜 트럭들이 일렬로 늘어서 세건을 향해 다가오는 중이었다.


‘운이 좋다면 얻어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25억 그렛이나 있으니 사례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한 세건은 캐리어를 내려두고 양손을 크게 흔들었다.


히치하이킹을 하려는 속셈이었지만 트럭들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세건을 지나쳤다.


“어?”


지나가는 트럭을 본 세건의 눈이 커졌다.


무시당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밴디트, 즉 도적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세건을 위장한 도적으로 여기고 피했을지도 모르는 일.


이상할 바는 없었다.


세건이 놀란 이유는 트럭에 실려 있던 짐 때문이었다.


거리는 제법 있었지만 세건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트럭의 짐칸은 철창으로 개조되어 있었다.

그 안에는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마치 가축처럼 갇혀 있었다.


아마도 말로만 듣던 노예 수송 차량이리라.


안타라스 노예상들의 악명을 실감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세건의 눈은 트럭의 모습뿐만 아니라, 갇혀있는 노예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까지 찾아낼 수 있었다.


‘크리스티나랑··· 렉시?’


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두 사람이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철창 안에 갇혀 있었다.


“대체 왜 저기에···?”


도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멍하니 지나가는 트럭을 바라보던 세건이 다급하게 트럭을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지각병 말기 쏙독입니다.

역시 죄송합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어제 망년회로 술을 마시면서 밤을 새서 하루 종일 자고 말았습니다.

일어나서 저녁을 먹으니 9시였습니다.

도저히 3시간 안에 쓰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게다가 산으로 가버린 전개 때문에 더더욱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서... 

죄송할 뿐입니다.


아...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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