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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독 님의 서재입니다.

니 특성 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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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쏙독
작품등록일 :
2019.11.01 23:57
최근연재일 :
2019.12.10 04:0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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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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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3,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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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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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3

DUMMY

마치 열차처럼 거대한 벌레였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세건은 한 눈에 벌레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샌드웜.


수 십, 크게는 백여 미터까지도 자라는 거대한 괴수다.


본래 사막에서 살던 몬스터가 어째서 도시 유적에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놈은 샌드웜까지 좀비로 만든 모양이었다.


‘젠장. 도망치는 건 어렵겠어.’


하수도로 탈출할 계획을 세웠던 세건은 혀를 찼다.


샌드웜이 있는 이상 지하로 도망친다는 계획은 불가능했다.


아무리 좀비가 되었다지만 원래 지하에서 사는 놈을 어덯게 따돌릴 수 있을까.


멈춰 선 세건을 향해 좀비 샌드웜이 아가리를 별모양으로 크게 벌렸다.


툭 튀어나온 주둥아리 안에 여러 인영들이 서있었다.

그 가운데 홀로 앉아있는 자가 있었다.


‘저놈이군.’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만 세건은 한 눈에 깨달았다.

좀비들을 조종하던 흑막의 등장이었다.


좀비와 인간이 뒤섞인 것 같은 생김새였다.


고목처럼 비쩍 마른 몸은 좀비 점액에 뒤덮여 있었다.


해골 같은 놈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감히 인간 주제에 내 맘무트를 쓰러트리다니! 놈을 거기까지 키우는데 얼마나 걸렸는지 알고 있느냐!?”

“내가 알 게 뭐야.”


세건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싸울 때 적의 사정을 봐주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지만 해골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그 대신 너를 내 노예로 만들어주마! 영원히 고통 받게 해주겠다!”

“할 수 있으면 해보시던가.”


자신을 좀비로 만들어 온갖 고문을 가하겠다는 헛소리를 무시하고 세건은 미라를 살폈다.


놈의 주변을 둘러싼 좀비들은 울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석상처럼 서있었다.


자신을 호위하는 좀비들을 믿어서인지는 몰라도 굳이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다니 똑똑한 놈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좀비들을 조종하는 거지? 사이코 좀비라도 되는 거냐?”


세건의 질문에 해골이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사이코 좀비? 카하하하하하! 그런 저급한 좀비와 비교하다니! 나는 좀비들의 주인이며 군주다. 굳이 말하자면 좀비 로드라고 말할 수 있겠지.”


좀비 로드라.


언제라도 흑화할 것만 같은 이름에 세건이 피식 웃었다.


그러나 좀비 로드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망상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면 내 군대가 마침내 세상을 뒤엎으리라!”

“아무래도 사이코 좀비의 일종인 것 같아.”


좀비 로드를 살피던 크리스티나가 속삭였다.


“사이코 좀비?”

“응. 인간의 이성을 잃지 않은 좀비들이야. 원래 근처에 좀비 수십 마리 정도 조종하는 게 전부인 놈들인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능력이 굉장히 강해진 것 같아.”

“좀비인데 인간의 지능을 갖고 있다고?”

“몸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긴 했지만 좀비보다 인간에 더 가까워.”


인간에 더 가깝다라.

그렇다면 정수를 흡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가능성을 느낀 세건이 욕심이 난 눈으로 좀비 로드를 바라보았다.


스스로 위험에 노출시키다니.

아무리 수많은 좀비들을 조종할 수 있더라도 어리석은 일이었다.


“······그 시작으로 너를 노예로 삼으마. 가라, 노예들아!”


좀비 로드가 거만한 태도로 선언했다.

명령에 따라 좀비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2차, 3차 변이를 마친 좀비들이 대부분이었다.


맘루트와 비슷한 덩치를 자랑하는 거대한 헐크 덩치들이 성큼성큼 걸어나왔다.


손톱이 길게 솟은 날렵한 헌터 좀비들이 뛰어다니며 눈앞을 어지럽혔다.


“흐아아아압!”


놈들이 더 밀려들기 전에 세건이 좀비 로드를 향해 돌진했다.


앞을 가로막은 좀비들은 그대로 세건의 메이스에 맞아 머리가 부서져버렸다.


“캇캇캇. 내 군세를 뚫고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분투하는 세건을 본 좀비 로드가 비웃었다.


아무리 세건이 강하더라도 끝없는 좀비의 물결은 이겨내지 못할 터였다.


좀비 로드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좀비들이 엮어 만들어진 살아있는 옥좌에 앉아 세건을 지켜보았다.


“그어어어어!”


헐크 좀비들이 세건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세건은 움직임이 느린 헐크 좀비들의 공격을 피하고 그 대신 민첩한 헌터 좀비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했다.


렉시 역시 날렵한 움직임으로 뒤에서 세건을 노리는 좀비들을 해치웠다.


크리스티나는 렉시를 공격하려는 좀비들에게 몸을 들이밀어 스스로 방패가 되었다.


크리스티나를 손에 넣으려는 좀비 로드의 더러운 욕망 탓인지, 조종 받는 좀비들은 그때마다 움찔거리며 움직임을 멈췄다.


그 와중에도 세건의 몸에 상처가 생겨났다.


상처는 빠르게 재생되었지만 그에 따라 소모되는 수분 때문에 세건은 얼굴을 굳혔다.


수분재생으로 소모되는 수분만큼 세건의 근력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마력만 있었다면...’


수분조작 마법으로 주변의 수분을 흡수하면서 세건은 혀를 찼다.


어찌되었든 현재 세건에게 남은 길은 하나 뿐이었다.


돌진, 또 돌진.


가능한 빨리 좀비 로드에게 도달해야만 했다.


세건을 막으려고 달려든 좀비들이 부서져 검은 점액이 흩날렸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으음.”


세건을 지켜보던 좀비 로드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아직도 노예들의 숫자는 셀 수 없이 많았지만 세건이 생각보다 가까워진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금만 더 가까워지면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판단한 좀비 로드는 정신을 집중해 더 많은 좀비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다.


비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의 수족을 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세건! 어떡해?”


갑자기 좀비들이 몰려들자 크리스티나가 불안한 목소리로 외쳤다.


좀비 로드까지 남은 거리는 불과 십 여 미터.


하지만 앞에 나아가야할 길에 좀비들이 빽빽하게 밀집해 있었다.


가까이 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로 들어와!”


주변을 둘러본 세건이 아직 좀비가 막지 않은 폐가로 뛰어 들었다.


“카하하하. 어리석은 놈.”


그 모습을 본 좀비 로드가 비웃었다.


독 안에 든 쥐.


더 이상 세건에게는 희망 따위 없었다.


이제 곧 저 여자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되리라.


“가라. 놈들을 죽여.”


-주인님의 뜻대로···.


좀비 로드의 조종을 받은 좀비들이 폐가로 밀려들기 시작했다.


“잠깐만 좀비들을 막아줘!”

“뭐!?”

“잠깐이면 돼!”


혼자서 창가로 뛰어가는 세건을 본 크리스티나가 황당하단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 혼자 도망칠 속셈인가?

그러나 어딜 보더라도 도망칠 길은 없었다.


이미 이곳은 좀비들 사이에 뜬 섬이나 마찬가지였다.


“키야아아아아!”


들어오는 좀비들에 맞서 렉시와 크리스티나가 싸우기 시작했다.


마체테를 휘둘러 렉시가 좀비들을 토막 냈다.


크리스티나는 렉시의 주변에서 자신의 몸을 방패삼아 좀비들을 막아냈다.


크리스티나가 다칠까봐 걱정된 좀비들이 머뭇거린 덕분에 공격의 기세는 한결 느슨해졌다.


“정수 목록 교체.”


창가로 뛰어간 세건은 정수 목록을 교체했다.


자신이 최강이라고 생각했던 정수목록1 대신 되는 대로 설정한 목록2로 교체하려니 불안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최선이었다.


타다다당!


창가로 뛰어드는 리퍼 좀비들을 향해 탄환을 쏟아부으면서 좀비 로드를 향해 세건이 오른손을 겨냥했다.


잠시 손이 떨리다가 빛이 번쩍였다.


“죽어!”


그러나 좀비 로드도 무작정 당하지 않았다.


노예들의 정신을 통해 세건의 그 빛을 봤던 좀비 로드는 직접 좀비 샌드웜을 조종했다.


샌드웜이 황급히 몸을 뒤틀며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폭발이 일어났다.


콰아아아아앙!


폭발에 직격 당한 좀비 샌드웜은 무사하지 못했다.


머리 절반이 날아간 좀비 샌드웜의 몸이 바닥에 쓰러졌다.


‘멀다.’


샌드웜이 몸을 뒤틀어 거리가 멀어졌다.


터져나간 살덩어리 속에 좀비 로드의 모습이 보였다.


좀비 로드도 무사하진 못했다.


팔다리가 이상한 방향으로 꺾였고 해골 같던 얼굴이 열기에 새카맣게 그을렸다.


“으어어어···.”


부상을 입은 좀비 로드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통제를 잃은 좀비들이 고장난 로봇처럼 일제히 멈춰 섰다.


‘기회다!’


일제히 멈춘 좀비들을 본 세건의 눈이 빛났다.


그야말로 절호의 기회.


다시 한 번 세건의 이온 캐논이 빛을 내뿜었다.


폭발과 함께 좀비들이 쓸려나가면서 샌드웜까지 가는 길이 생겨났다.


창문에서 뛰쳐나간 세건이 멍하니 서있는 좀비들을 밀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크으윽···!”


다시 정신을 차린 좀비 로드가 신음을 흘리며 세건을 노려보았다.


통제력이 회복되면서 좀비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인의 증오에 영향을 받은 좀비들이 더욱 맹렬하게 세건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세건을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


세건이 샌드웜의 몸안으로 뛰어들었다.


좀비 특유의 부패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 막아라!”


다급한 좀비 로드의 명령에 따라 샌드웜의 입안에 있던 좀비들이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충격의 여파 탓에 멀쩡한 좀비는 하나도 없었다.


그중 여성 좀비들을 본 세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반쯤 부패한 여자 좀비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비틀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대체 좀비 로드는 이 자칭 시녀들을 데리고 무엇을 상상한 걸까.


분노한 세건의 메이스에 휘말린 좀비들이 산산조각 나 사방에 흩어졌다.


“아, 안 돼!”


흩날리는 좀비 점액을 뒤집어 쓰면서 좀비 로드가 비명을 질렀다.


셀 수 없이 많은 노예들이 바깥에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다.


“이럴 수는 없어···!”


다가온 세건을 본 좀비 로드가 현실을 부정하는 것처럼 고개를 저었다.


“기, 기다려! 지금 나를 죽이면 바깥에좀비들 모두 통제불능이 될 거다!”

“그럼 일단 좀비들 모두 멈추게 해.”


세건이 좀비 로드에게 명령했다.


대화가 통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희망을 본 좀비 로드는 곧바로 주변 모든 좀비들이 정지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삽시간에 주변이 조용해지며 침묵이 내려앉았다.


“나, 나를 살려준다면 너희가 무사히 여기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흐음···.”


좀비 로드를 바라보며 세건이 생각에 잠겼다.


다급해진 좀비 로드가 쉴 새 없이 지껄였다.


“나, 나를 살려준다면 너희들이 무사히 여기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그런가? 하지만 나는 적은 살려두지 않기로 결심해서 말이야.”

“뭣···!”


좀비 로드가 고개를 든 순간 세건이 메이스를 내리쳤다.


으직!


머리통이 으스러진 좀비 로드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마력을 흡수했습니다.]

[현재 마력: 23/262]


그동안 수많은 좀비들을 쓰러트렸지만 처음으로 마력 흡수 메시지가 떠올랐다.


세건의 눈이 빛났다.


“정수 흡수!”


[정수를 흡수합니다.]

[마물: 좀비 로드]


이미 미라나 다름없던 좀비 로드의 몸에 균열이 달렸다.

곧 좀비 로드는 한 줌 먼지로 변해버렸다.


“끼에에에에에!”


좀비 로드의 통제력이 사라지면서 좀비들이 울부짖기 시작했다.


놈들이 렉시와 크리스티나에게 몰려들기 전에 서둘러야만 했다.


“정수 교체.”


세건은 새롭게 얻은 좀비 로드의 정수를 장착했다.


작가의말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글 너무 어려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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