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쏙독 님의 서재입니다.

니 특성 쩔더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쏙독
작품등록일 :
2019.11.01 23:57
최근연재일 :
2019.12.10 04:0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43,777
추천수 :
1,400
글자수 :
203,563

작성
19.11.29 23:34
조회
708
추천
35
글자
12쪽

29

DUMMY

막상 생존자들을 구출하려고 하니 일이 쉽지 않았다.


“끄어어어!”


좀비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미 백 마리가 넘게 쓰러졌지만 좀비들은 끝이 없었다.


총성과 울음소리가 멀리 있는 좀비들까지 끌어들이고 있었다.


이대로는 데드맨존에 있는 좀비들이 모조리 모여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젠장. 끝이 없네.”


세건은 혀를 차면서 상황을 살폈다.


세건은 시간이 흐를수록 마트에 가까워지기는커녕 점점 더 밀려나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도 많은 좀비들이 마트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벌써 몇 번째 탄환이 떨어진 거야.’


생각보다 많은 소모량에 세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세건이 몸속에 담아둘 수 있는 탄환은 수백 발 정도였다.


탄환이 떨어지면 무기공장(Lv.1) 특성으로 마력을 소모해 새로 만들어내야 했다.


[마력: 233/265]


아직까지는 마력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단순계산으로도 눈앞의 좀비들을 쓸어버리기에는 모자랐다.


‘더 강한 화력이 필요해.’


사이먼과의 결전을 대비한 세건은 몸에 장착할 무기들을 다루기 쉬운 소구경 총기로 한정지어둔 상태였다.


강한 마법사와 싸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위력이 강한 무기들은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보통 마법사 자신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않는 마법과 달리, 무기 특성으로 만들어진 무기는 피아를 구분하지 않았다.


세건이 마음을 굳힌 순간 양팔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빽빽하게 나있던 총구가 사라지고 대신 매끄러운 금속들이 팔을 뒤덮기 시작했다.


잠시 후 팔에서 일어난 변화가 끝난 세건이 좀비들을 향해 팔을 뻗었다.


화르르르르륵


세건의 왼팔에서 거대한 화염이 치솟았다.


순간 얼굴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주춤하면서도 세건은 좀비들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좀비 점액은 기름처럼 불이 붙기 쉬웠다.

불꽃이 훑고 지나간 좀비들이 순식간에 거세게 타올랐다.


움직이는 장작이 된 좀비들이 뒤엉키면서 삽시간에 불길이 번지기 시작했다.


“이런.”


더 이상 열기를 버티지 못하게 된 세건이 화염을 내뿜는 것을 멈췄다.


눈으로 본 것만 상당한 숫자의 좀비들을 해치웠지만 세건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좀비들이 타오르면서 피어오른 새카만 연기가 시야를 가렸다.


어찌나 자욱한지 마법사의 눈으로도 그 뒤에 숨은 좀비들을 볼 수 없었다.


“흐어어어···”

“그웨에에엑···.”


즉석에서 만들어본 화염방사기의 위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사용하기 까다로웠다.


뜨겁게 달아오른 왼팔 대신 세건이 오른손을 내밀었다.


마력이 집중되면서 오른팔이 거세게 떨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진동이 한계에 달한 순간, 새하얀 빛줄기가 연기 속으로 파고들었다.


콰아아아아앙!


잠시 후 빛이 번쩍이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에 휩쓸려 시야를 가리던 연기가 단숨에 사라졌다.


벽처럼 몰려오는 좀비들 사이로 십여 미터 넓이의 길이 뚫렸다.


요새게가 사용했던 이온 캐논의 위력이었다.


이대로라면 몇 번 더 화염방사기와 이온 캐논을 이용해 좀비들을 섬멸할 수도 있으리라.


“키에에에에엑!”


그렇게 생각한 순간 공중에서 찢어지는 괴성이 울려 퍼졌다.


고개를 들자 다리가 거대하게 변이한 좀비들이 세건을 향해 뛰어드는 중이었다.


장거리 도약을 장기로 삼는 리퍼(Leaper) 타입 좀비들이었다.


“젠장. 진짜 사방에서 몰려오네!”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숙주는 시간이 흐르면 다양한 형태로 2차 변이를 일으킨다.


폭발음과 연기가 도심 깊숙이 있었을 변이 좀비들의 관심까지 끈 모양이었다.


타다다다다


세건의 어깨에서 쏟아진 탄환이 리퍼 좀비들을 요격했다.


시간을 끌수록 더 강력한 좀비들이 많이 몰려들 터였다.


“어이! 다음에 폭발하면 2층에서 뛰어내려!”


세건이 큰 소리로 외치며 몸짓으로 도망치라는 시늉을 해보였다.


총성과 좀비 울음소리에 묻혀 들릴지 몰랐지만 더 시간을 끌면 곤란했다.


‘못 구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계속 시간을 끌면 세건까지도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앙!


다시 한 번 세건의 오른손이 빛을 내뿜으며 마트 앞까지 일자로 길을 뚫어냈다.


10미터.


넓지만 좀비로 가득한 거리에서는 더 없이 좁아 보이는 거리.


세건은 초조하게 마트 2층을 살폈다.


갇혀 있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하리라.


“후우.”


다행히 세건의 뜻을 이해했는지 마트에 있던 여자들이 뛰어내렸다.


창문 위치가 제법 높았지만 다른 사람을 끌어안은 여자가 화려한 몸놀림으로 바닥에 착지했다.


잠시 멈칫했던 좀비들이 눈앞에 떨어진 먹이에 군침을 흘리고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와!”


도망갈 길을 만들어주기 위해 세건도 그녀들을 향해 다가갔다.


전신 난 총구가 쉴 새 없이 불을 뿜으면서 다가오는 좀비들을 넘어트렸다.


“도와줘서 고마워···!”

“인사는 됐고, 일단 이쪽으로!”


다른 사람을 품에 안고 달려오던 여자가 세건에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한가하게 인사나 나눌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세건은 상대의 말을 잘랐다.


지금은 뛰어야 할 시간이었다.


****


사방에서 나타나는 좀비들을 피해 도망치길 20여분.


세건이 차를 세워둔 곳까지 와서야 겨우 귀찮은 좀비 변이체들이 더는 보이지 않았다.


“끄어어어어···!”


그곳에도 처음에 몰려든 좀비들이 있었지만 모두 워커 타입.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세 사람은 좀비들이 올라오지 못하는 대형 쓰레기통 위에 앉아 숨을 돌렸다.


그때서야 세건도 다른 사람들을 살필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하아···. 하아···.”


무려 20분 동안 한 사람을 품에 껴안은 채 계속 달렸던 여자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좀비들에게 포위당한데다 격렬한 운동을 한 탓인지 초췌한 얼굴이었다.


입고 있는 가죽 슈트는 몸에 착 달라붙어 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을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


그러나 여자에게는 보통 사람에겐 없을 이질적인 특징들이 있었다.


머리카락 대신 풍성한 깃털들이 자라 있었다.

슈트 밖으로 노출된 팔과 얼굴에는 검은 비늘이 돋아나 있었다.

엉덩이 쪽에는 두꺼운 근육질 꼬리가 천천히 흔들렸다.


수인.

좀 더 전문적으로는 라이칸스로프라 불리는 인간의 돌연변이였다.


아마 이 여자는 파충류계 동물 수인인 모양이었다.


‘체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더니.’


수인은 원본이 되는 짐승의 힘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


사람 하나 정도 들고 다니는 건 일도 아닐 터였다.


몸집이 한층 더 작은 여자는 겉으로는 변이가 눈에 띄지 않았다.


역시 가죽 재킷과 바지를 입어 활동적인 차림이었는데, 그 위에 색이 바란 흰 가운이 인상적이었다.


“괜찮아?”

“그냥··· 숨이 차서 그래. 다시 말하지만, 구해줘서 고마워. 나는 렉시야. 이쪽은 크리스.”

“크리스티나 로엔이야. 도와줘서 고마워.”

“나는 이세건. 지나가는··· 헌터야.”


세건의 질문에 두 여자가 감사를 표했다.


수인은 렉시.

흰 가운은 크리스티나.

머릿속으로 이름을 정리한 세건이 질문했다.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던 거야?”


세건도 이곳이 어디인지 이제는 대충 감을 잡은 상태였다.


데드맨존.

소문에 따르면 고대인들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셀 수 없이 많은 좀비가 밀집한 지역이었다.


고작 두 명이 기웃거릴 만한 곳이 아니었다.


“현지 조사를 좀 하려고 했어. 데드맨존은 보존이 잘 되어 있으니까.”

“나는 크리스에게 경호원으로 고용되었고.”

“현지조사? 학자라도 되는 건가?”


세건의 질문에 크리스티나가 말을 흐렸다.


“학위가 있는 건 아니지만···. 공부 중이야.”


풋내기 학자와 경호원이라.


세건은 턱을 긁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좀비들은 고대 유물에 흥미를 느끼지도 않고, 구태여 물건들을 파괴하지도 않는다.


고대 문명을 연구한다면 확실히 매력적인 장소였으리라.


“겨우 둘이서 데드맨존을 탐사하려 했다고?”


다만 세건이 보기에도 그렇게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


“원래는 외곽만 보려고 했었어! 중간에 좀비들이 몰려들지만 않았어도···.”


세건의 말에 크리스티나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그래. 그건 그렇고. 걷는 데는 문제없지?”

“다치진 않았는데···. 왜? 설마 우리는 걸어가라고 할 생각이야? 너만 차 타려고!?”


고개를 갸웃거리던 크리스티나가 경악한 얼굴로 세건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런 인간이 있는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어지간히 좋은데서 자랐나보군.’


이 시대에 인정을 기대하다니.

제법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모양이었다.


“그럼 안 되나? 라고 하고 싶지만··· 어차피 저 차, 고장 났어.“


세건도 내심 자동차를 버리는 게 아깝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딱히 뾰족한 방법도 없었다.


“아니면 차 고칠 줄 알아?”

“나는 학자지, 기술자가 아니야.”

“나도 몰라. 차는 만져본 적도 없으니까.”

“그럼 걸어야지. 어차피 너희도 여기까진 걸어왔을 거 아니야.”


어깨를 으쓱한 세건이 대형 쓰레기통 아래로 훌쩍 뛰어내렸다.


“크아아아!”


기다리고 있던 좀비들이 숨 넘어 가는 소리와 함께 달려들었지만, 몇 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자, 잠깐! 같이 가!”


렉시의 도움을 받아 쓰레기통 아래로 내려온 크리스티나가 황급히 세건을 쫓아왔다.


트렁크에서 캐리어들을 꺼낸 세건은 잠시 고민하다가 돈이 든 가방을 크리스티나에게 건넸다.


수인과 달리 신체 능력이 낮아 혹시 딴 마음을 품더라도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있으리란 계산에서였다.


“윽! 이거 왜 이렇게 무거워!”


캐리어를 받아든 크리스티나가 눈을 크게 떴다.


언제 도시가 멸망할지 모르는 현대에서 신용화폐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지폐 대신 옛 금화처럼 희귀금속으로 동전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렛화는 동전처럼 둥근 대신 네모난 카드 형태였지만 희귀금속을 섞어 만든 건 똑같았다.


그런 그렛화가 가득 찬 캐리어가 무거운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목숨을 구해줬는데 그 정도는···.”

“할 수 있어! 할 수 있지!”


혹여나 세건이 두고 간다고 말하려고 생각했는지 크리스티나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얼른 이동하자.”


소리가 나면 또 좀비들이 몰려들지도 모른다.


세 사람은 서둘러 차가 있던 곳에서 벗어났다.


‘뭐··· 나쁘진 않지.’


캐리어를 끌면서 따라오는 두 사람을 곁눈질 하면서 세건이 생각했다.


쇼핑 카트를 얻진 못했지만 대신 사람을 두 명 구했다.


단순히 짐꾼으로 쓴다고만 생각해도, 직접 끌 필요가 없으니 한결 편할 터였다.


“잠깐만. 내 생각이 맞다면 여긴 데드맨존 한복판인데···. 이제 어디로 갈 생각이야?”

“어디로라니?”


의아한 표정으로 되묻는 세건을 본 렉시도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외곽으로 빠져야지?”

“응?”

“자, 잠깐! 설마 데드맨존을 걸어서 지나려고 한 건 아니지!?”


두 사람 지켜보던 크리스티나가 당황해서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럴 생각이었는데···?”

“바보 같은 짓이야! 안에 있는 좀비들이 죄다 몰려들 거라고!”


소리치는 크리스티나를 본 세건이 고개를 갸웃했다.


조금 징그럽긴 하지만 상대는 겨우 좀비들이다.


변이체가 섞여 있어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그런 세건을 보고 크리스티나가 답답하단 표정으로 이마를 짚었다.


“데드맨존 안에는 2차, 아니 3차 좀비 변이체들도 있단 말이야. 네 능력이 그··· 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몸에 총이 아무리 있어도 위험해.”

“난 가능한 빨리 안타라스로 가고 싶은데?”


세건의 말에 크리스티나가 가슴을 펴더니 손가락을 펼치고 혀를 찼다.


어딘가 자신감이 넘치는 포즈였다.


“칫칫! 그러면 더더욱 안 되지. 네가 얼마나 강한지는 몰라도, 그 많은 좀비들을 뚫고 가려면 오히려 더 오래 걸릴 걸. 외곽으로 빠져나가서 조금 돌아가는 편이 훨씬 빨라.”

“그래?”

“둘이서 데드맨존까지 탐사할 수 있었던 것도 크리스 덕분이야. 한 번 믿어봐도 나쁘지 않을 거야.”


렉시가 말을 덧붙이자 세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조금 전 몰려들던 좀비들을 생각하면, 잘못해서 포위 당하기라도 하면 상당히 곤란할지도 몰랐다.


“좋아! 그럼 나만 따라오라고!”


어째선지 신이 난 크리스티나가 힘차게 앞장섰다.


작가의말

역시 아포칼립스는 좀비가 있어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니 특성 쩔더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안내 19.12.14 232 0 -
36 36 +3 19.12.10 424 18 13쪽
35 35 +3 19.12.09 417 25 11쪽
34 34 +2 19.12.08 466 22 11쪽
33 33 +3 19.12.07 511 25 11쪽
32 32 +1 19.12.06 545 27 11쪽
31 31 +1 19.12.02 637 31 13쪽
30 30 +3 19.11.30 706 31 11쪽
» 29 +4 19.11.29 709 35 12쪽
28 28 +3 19.11.28 789 31 11쪽
27 27 +1 19.11.27 825 34 12쪽
26 26 +2 19.11.26 850 36 11쪽
25 25 +2 19.11.25 839 37 12쪽
24 24 +2 19.11.23 928 36 12쪽
23 23 +2 19.11.22 944 38 11쪽
22 22 +3 19.11.21 984 39 11쪽
21 21 +1 19.11.20 977 38 12쪽
20 20 +2 19.11.19 1,012 36 12쪽
19 19 +1 19.11.18 1,016 36 11쪽
18 18 +6 19.11.16 1,097 41 14쪽
17 17 +7 19.11.15 1,106 40 12쪽
16 16 +4 19.11.14 1,132 38 11쪽
15 15 +2 19.11.13 1,199 37 12쪽
14 14 +10 19.11.12 1,379 39 18쪽
13 13 +5 19.11.11 1,405 41 15쪽
12 12 +6 19.11.09 1,523 39 11쪽
11 11 +5 19.11.08 1,580 44 13쪽
10 10 +2 19.11.07 1,570 51 12쪽
9 9 +9 19.11.06 1,613 44 12쪽
8 8 +3 19.11.05 1,641 5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