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쏙독 님의 서재입니다.

니 특성 쩔더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쏙독
작품등록일 :
2019.11.01 23:57
최근연재일 :
2019.12.10 04:09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43,790
추천수 :
1,400
글자수 :
203,563

작성
19.11.06 07:16
조회
1,613
추천
44
글자
12쪽

9

DUMMY

“세건! 무사했구나!”

“이게 무사해 보이냐, 너는.”


테리가 반갑게 맞이하자 세건이 툴툴 거렸다.


살아 돌아왔지만 멀쩡한 상태는 아니었다.


전신이 그을리고 타박상을 입었으며, 왼팔에는 피로 물든 옷감이 감겨 있었다.


그러나 불구가 된 헌터들에 비하면 생채기나 마찬가지였다.


“용케도 살아있었군···.”


출구에서 세건이 나오자 코너는 맥빠진 얼굴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죽었든 살았든 관심없다는 태도였다.


“응? 등 뒤의 짐은 뭐야?”


하지만 세건이 등을 본 순간 코너가 눈을 크게 뜨고 다가왔다.


“이건···! 이건 어디서 얻었어!?”


두 눈을 크게 뜬 코너가 세건에게 다가서다가 스파크가 튀어 올라 멈춰섰다.


세건이 등에 짊어진 초경량 접이식 지게에는 다양한 로봇들 파츠가 수북했다.


“이건···. 도망치다보니 로봇 부품들이 모인 곳이 있더라고요. 거기서 닥치는 대로 가져왔죠.”


세건은 태연한 얼굴로 거짓말을 했다.


그동안은 어쩌다보니 마법사가 된 것을 숨기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이제는 정말로 숨겨야 할 듯 했다.


현재 원정대는 헌터들이 전멸한 상황.


대장인 코너도 멀쩡한 상태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법사란 사실이 밝혀지면 온갖 뒤치다꺼리를 떠넘길 공산이 컸다.


‘흥. 계약서에 있지도 않은 일들을 해 줄 생각은 없어.’


세건은 테일러는 물론이고 원정대 자체에 정이 떨어졌다.


자신이나 테리가 위험해지면 결국 나서야겠지만, 그 전에는 손가락 하나 보태고 싶지 않았다.


설령 다 죽어버린다 해도.


“설마 이렇게 많이 챙겨오다니! 잘했어! 정말 잘했어! 이것만 있으면 수익 자체는 플러스야!”


원정대 자체가 수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세건이 가져온 부품의 수가 많았다.


어쩌면 빚더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 코너는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뭐요?”


코너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세건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왜 은근슬쩍 끼어드는 거야?’


던전에서 헌터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을 뿐이다.


비록 세건이 스스로 일행에서 멀어지긴 했지만 임시 서포터 따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로봇을 사냥해 얻은 전리품을 ‘원정대의 몫’인 것처럼 말하다니.


당연히 세건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잠깐만요.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문제라니?”

“이게 왜 원정대 수익이 되는지 모르겠는데요.”


자연히 목소리도 곱게 나가지 않았다.


불쾌감이 역력한 세건의 표정에 코너도 미간을 좁혔다.


“지켜줘야 할 헌터들은 죄다 도망치고 저 혼자 던전에 남았습니다. 온갖 고생을 하면서 가져왔고요. 그런데 이제 와서 모두의 몫이다?”


파산 위기에 몰린 코너도 물러서지 않았다.


“세건. 계약서는 확인했어야지. 헌터들이 원정 도중에 발견한 물건들은 개인이 아니라 원정대 소유물이라고. 그렇게 이기적으로 굴면···.”

“죄송하지만 서포터 계약서에는 그런 조항은 없었는데요. 헌터들이 가져온 물건을 빼돌리면 손을 자른다는 내용은 있었어도.”


멍청하게 실정을 알아보지 않기는 했어도 세건 역시 의뢰를 받기 전에 계약서를 꼼꼼히 살폈다.


이번 원정대 계약서에는 서포터가 발견한 물건의 소유권에 대한 조항은 일절 들어 있지 않았다.


단지 전리품이나 식량 같은 물건을 횡령하면 손을 자른다거나 총살하겠다는 야만적인 문구들만 있었을 뿐.


애초에 서포터에게 이런 계약 조건이 필요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포터는 헌터들이 이미 해치운 몬스터를 손질하거나 물건을 옮기지 헌터들과 함께 탐사하는 직업이 아니었으니까.


“계약서는 꼼꼼히 확인해야죠. 코너 씨.”

“흠흠. 이봐. 이런 보물을 얻었으니 욕심이 생기는 것도 이해해. 하지만 잘 생각해 봐라. 우리가 아니었으면, 너 혼자 여길 올 수 있었겠어?”


예상과 달리 세건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코너가 헛기침을 하며 태도를 바꿨다.


“으음···.”


틀린 말은 아니었다.


만약 원정대와 계약하지 않았다면 세건은 평생 고철꾼이나 하면서 마법사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나라면 금방 벌 수 있는 돈이야. 확실히 여기까지 온 건 원정대 덕분이니···.’


세건이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본 코너가 이때다 싶어 쐐기를 박기 위해 말을 이었다.


“이런 일은 조심해야 해. 이런 걸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헌터들끼리 서로 죽이는 일도 드물지 않거든···.”


코너는 세건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이렇게 하면 임시 서포터에 불과한 세건이 겁을 먹어서 고개를 끄덕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


그러나 세건은 겁을 먹기는커녕 코너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아니, 제가 잠깐 어떻게 되었나 봅니다.”

“응? 아, 아···. 그래. 아니,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예상과는 다른 반응에 약간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코너 역시 웃으며 세건의 어깨를 두드렸다.


뭐가 어찌되든 상관없었다.


돈만 받을 수 있다면.


“죽기 싫으면 내놓으라고 협박이나 하는 사람과 몫을 나눌 생각을 했다니.”

“뭐?”


그러나 웃음을 그친 세건은 날카로운 눈으로 코너를 노려보았다.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였다.


“협박하면 쫄아서 그냥 가져가세요, 이럴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어이, 이세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코너가 위압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세건은 코로 웃어넘겼다.


세건도 마법사가 되어 꿀리지 않았고, 만신창이가 된 코너는 조금도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절반.”

“응?”

“절반 드리죠.”


절대 주지 않을 태도였던 세건이 갑자기 돈을 준다고 하자 코너는 어리둥절해졌다.


그러나 돈을 준다는 말에 급히 머릿속 주판을 튕겼다.


이윽고 코너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절반이라···. 좋아. 네 공로를 인정해서 그럼 절반은 네가 갖는 걸로 하지.”


절반이나 세건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아깝긴 했지만 그 정도로도 파산은 면할 수 있었다.


약간 빚을 지겠지만 나름 잘나가는 헌터인 코너에게는 그리 무거운 짐도 아니었다.


“후후후! 그래, 잘 생각했어!”

“코너 씨 협박 때문이 아닙니다. 확실히 이번 원정대 참여한 덕분에 얻은 게 많았기 때문이죠. 그러니 절반은 드리겠습니다.”


액수는 둘째 치고 이런 놈들에게 돈을 줘야한다는 사실이 아니꼽긴 했다.


‘그래. 액땜··· 액땜 맞나? 아무튼 덕분에 마법사가 된 건 사실이니···. 액땜하는 셈 치자.’


세건은 더 이상 원정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단지 어서 더 강해지고 싶을 뿐.


그저 코너나 테일러와 더는 엮이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그럼, 세건···.”

“됐습니다. 더는 듣고 싶지 않군요. 보아하니 다들 상처가 깊어서 조금 몸을 추슬러야 할 것 같은데, 출발할 때 불러주세요. 계약서대로 일은 할 테니.”


세건은 코너의 말을 끊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때까지 조용히 곁에서 지켜보던 테리가 주저하다가 세건을 뒤따랐다.


“어이! 세건!”


뒤에서 코너가 다급하게 불렀지만 세건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세건. 괜찮겠어? 코너, 저 사람 반응이 심상치 않은데···.”


걱정이 가득한 테리의 얼굴을 보고 세건이 피식 웃었다.


“돈도 절반이나 줬는데 괜찮겠지. 아무튼 나도 좀 쉴게.”

“그래. 그럼 난 일단 출발 준비 좀 하고 있을 게.”


테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떠났다.


세건은 수레 위에 지게를 싣고 헌터들과 떨어져 휴식을 취했다.


‘이제야 상태창을 확인해 볼 수 있겠어.’


로봇들이 쉴 새 없이 몰려드는 던전에서는 아무리 총이 통하지 않아도 상태창을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수레에서 꺼낸 약을 왼팔에 바르면서 세건은 속으로 상태창을 불러냈다.



====

[이세건]

레벨: 5

근력: 30

민첩: 0

방어력: 20

체력: 0

마력: 57/109


[스킬]

*일반마법: 방어막 (Lv.1)

*고유마법: 정수흡수 (Lv.1), 정수강화(Lv.1), 추가 설명(Lv.1)


[장착 정수(4)]

괴력(Lv.4), 악취면역(Lv.5), 강철 몸(Lv.3)


[보유 정수]

로봇(영웅)x1

로봇(희귀)x1

로봇x2


====


던전에서 세건이 쓰러트린 로봇은 100마리가 넘었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


세건이 가져온 로봇 부품도 일부에 불과했다. 정수를 대량으로 얻었을 뿐 아니라 레벨 업까지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정수의 장착 개수도 하나 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수 10개가 모일 때마다 한 단계씩 높은 등급으로 합쳐지는 새로운 시스템을 파악한 것이 큰 성과였다.


====

[로봇 정수 특성]


특성(일반): 사격술(Lv.6), 강철 몸(Lv.3), 괴력(Lv.1)


특성(희귀): 신체수납(Lv.2), 정밀사격(Lv.2), 나노머신(Lv.1)


특성(영웅): 고속사고(Lv.3), 기계(Lv.0), 해킹(Lv.1), 전력충전(Lv.1), 체내공장(Lv.2)


[정수(영웅)로 최대 레벨의 특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수(영웅) 덕분에 숨겨진 특성들이 나타납니다.]

[한 단계 이상 높은 정수로 동일한 특성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특성을 획득할 때마다 특성 레벨이 1씩 증가합니다.]

====


“후후후. 영웅 등급 특성이라···.”


일반 정수로 얻은 괴력과 강철 몸 특성만으로도 세건은 맨몸으로 몬스터를 쓰러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정수를 100개나 모아야 얻을 수 있는 영웅급 특성은 대체 얼마나 강력할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그 효과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세건의 입 꼬리는 내려갈 줄 몰랐다.


히죽히죽 웃으면서 세건은 추가 설명문들을 읽어갔다.


====

[특성(희귀)]

신체수납(Lv.2): 당신은 걸어 다니는 수납장입니다! 몸에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빈 공간이 생깁니다.


정밀사격(Lv.2): 바늘 위에 개미도 맞출 수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한 사격이 가능해집니다.


나노머신(Lv.1): 당신의 고귀한 혈통에는 나노머신이 흐릅니다.


[특성(영웅)]

고속사고(Lv.3): 당신의 두뇌가 오버히트! 일시적으로 체감 시간이 느려집니다.


기계(Lv.0): 말살하라! 플레이어의 특성이 기계가 됩니다.


해킹(Lv.1): 선수 입장! 접속한 전자 프로그램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전력충전(Lv.1): 당신은 더 이상 감전되지 않습니다. 직접 전기를 흡수해 비축할 수 있습니다.


체내공장(Lv.1): 당신의 몸속에는 나노머신으로 이루어진 작은 공장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몸속에서 작은 물건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나노머신 특성이 필요합니다.)

====


‘쳇. 설명이 좀 부족해···.’


알쏭달쏭한 설명을 보면서 세건은 눈살을 찌푸렸다.


레벨 1 설명은 없는 것보다 나은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정확히 무슨 효과인지는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제일 높은 영웅 등급 스킬···. 고속사고가 제일 낫겠지.’


고속사고는 영웅 등급인데다 다른 스킬들보다 레벨도 높았다.


게다가 효과도 짐작이 갔다.

아마 슬로우 모션처럼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특성이리라.


게임, 만화 어느 매체에서든 주인공이 가질 법한 능력.


분명 영웅 등급에 걸맞은 특성이었다.


‘하지만 강철 몸도 버리긴 아깝단 말이지···.’


겨우 3레벨 강철 몸만으로도 총격을 간단히 막아냈다.


그렇다면 강철 몸의 레벨을 올릴 수 있다면 더 이상 화기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으리라.


‘나노머신-체내공장도 끌리고··· 희귀 등급 정밀사격도 괜찮아 보이는데.’


갑자기 늘어난 선택지에 세건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 탓에 자신의 뒤에서 다가오는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작가의말

1. 연재 지각 죄송합니다.

너무 글이 이상한 것 같아서 고쳐쓰느라고 그만 늦고 말았습니다.


2. 글이 짧아서 죄송합니다.

상태창 메시지를 자르면 5천자가 안되는데, 그렇다고 뒷 내용과 합치면 9천자가 넘어서 부득이하게 자르고 말았습니다.


3. 상태창 메시지가 원래 단순한 설명이었는데 조금이라도 재밌어 보이게 하고 싶어서 유머러스하게 넣어보았습니다. 이전 화에 나왔던 내용들은 차차 수정해 통일성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4. 좋은 하루 되세용!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니 특성 쩔더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중 안내 19.12.14 233 0 -
36 36 +3 19.12.10 424 18 13쪽
35 35 +3 19.12.09 417 25 11쪽
34 34 +2 19.12.08 466 22 11쪽
33 33 +3 19.12.07 511 25 11쪽
32 32 +1 19.12.06 545 27 11쪽
31 31 +1 19.12.02 638 31 13쪽
30 30 +3 19.11.30 706 31 11쪽
29 29 +4 19.11.29 711 35 12쪽
28 28 +3 19.11.28 790 31 11쪽
27 27 +1 19.11.27 826 34 12쪽
26 26 +2 19.11.26 850 36 11쪽
25 25 +2 19.11.25 839 37 12쪽
24 24 +2 19.11.23 929 36 12쪽
23 23 +2 19.11.22 944 38 11쪽
22 22 +3 19.11.21 984 39 11쪽
21 21 +1 19.11.20 978 38 12쪽
20 20 +2 19.11.19 1,012 36 12쪽
19 19 +1 19.11.18 1,017 36 11쪽
18 18 +6 19.11.16 1,097 41 14쪽
17 17 +7 19.11.15 1,108 40 12쪽
16 16 +4 19.11.14 1,132 38 11쪽
15 15 +2 19.11.13 1,200 37 12쪽
14 14 +10 19.11.12 1,379 39 18쪽
13 13 +5 19.11.11 1,405 41 15쪽
12 12 +6 19.11.09 1,523 39 11쪽
11 11 +5 19.11.08 1,580 44 13쪽
10 10 +2 19.11.07 1,570 51 12쪽
» 9 +9 19.11.06 1,614 44 12쪽
8 8 +3 19.11.05 1,641 51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