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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님의 서재입니다.

여명 ( 바람의 아이 )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완결

prinsilk
작품등록일 :
2018.04.23 15:30
최근연재일 :
2020.05.11 04:09
연재수 :
219 회
조회수 :
211,612
추천수 :
3,038
글자수 :
1,194,078

작성
20.04.25 02:47
조회
486
추천
9
글자
12쪽

인연 11

DUMMY

밖에서의 소란에 다급해 진쪽은 강현 이었다.

당장이라도 누군가 이 방으로 뛰어들어올지도 몰랐고, 그렇다면 제대로 된 퇴로도 없이 싸워야 할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 상대가 최악의 경우 하휘가 될 수도 있었다.


“ 소리만 내봐! 네놈의 딸년의 머리를 몸에서 떼어주겠어. ”

“ 아무 소리 안내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


강현은 이제 기오까지 불과 한걸음 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어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다행히 밖에서는 두런두런 이야기가 들려올뿐 이쪽 방으로 올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몽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기오의 방이 어디냐? ”


강현은 절로 탄성이 나왔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었다.

이젠 선택을 해야할 차례였다.

이대로 포기하고 도망하는 것이 나을것인지.. 아니면 기오를 죽이고 둘중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면 싸우는 위험을 무릅쓸 것인지 였다.


같은 소리를 들은 기오의 눈에는 희망이 차올랐다.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르고 싶었 겠지만 강현에게 잡혀 있는 자신의 딸 때문에 멈추어서 있을 뿐이었다.


“ 닥치고 있어라. 소리를 지른다면 그대로 네놈의 딸년은 죽은목숨이다. ”

“ 네..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

“ 네놈의 딸년이랑 난 뒷문으로 나갈 것이다. 딸년을 살리고 싶으면.. 내일 아침이 밝기전에 서문 쪽으로 와라. ”

“ 서문 어디로 말입니까? ”

“ 서문쪽으로 오면 알수 있을게다. 적당히 둘러대고 혼자서 와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의 딸은 어찌될지 알지? ”

“ 네 알겠습니다. ”


강현은 우선은 후퇴하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

한명을 죽이는 사이에 분명히 한명은 소리를 지를 것 이었다.

운이 좋다면 도망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최악을 예상해야만 했다.


위험을 부담할 필요는 없었다. 지금 자신에게는 미화가 있었던 것이다.


“ 반드시 와야 할 것이다. ”


미화의 목에 칼을 가져가고 뒷걸음질로 그는 뒷문 앞까지 가서 섰고, 기오는 고개를 끄덕인후 앞문앞 까지 걸어갔다.


“ 기오 있나? ”

“ 네.. 있습니다. ”


기오는 애써 떨리는 목소리를 정리하며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조금 긴장한 표정의 몽여가 서 있었다.


“ 하휘님께서 들어오셨는데 나와보지 않아서.. 무슨일 있나 했네 ”

“ 오늘 너무 피곤하여 먼저 잠들었었습니다. ”

“ 그래? 잠들었었단 말이지? ”


몽여는 슬쩍 방안을 들여다 보았다.

방안은 호롱으로 희미하게 밝혀져 있었다.


“ 거짓말이 서툴군.. 방안에 이불도 깔려있지 않은데.. 무슨 잠이 들었었단 말인가? ”

“ 아닙니다. 너무 갑자기 잠들어서 이불도 펴지 않은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

“ 땀도 많이 나는데? ”

“ 그것도 괜찮습니다. 제가 악몽을 꿨었나 봅니다. ”

“ 그래? ”


기오는 조금전에 강현이 서 있었던 뒷문쪽을 쳐다보았다.

이미 아무도 없었고, 처음부터 그랬던 듯 뒷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몽여는 기오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지만 이내 흥미를 잃은 듯 돌아섰다.


“ 알았네.. 하휘님 께 좀 가보게나. ”

“ 무슨일 있으셨습니까? ”

“ 그러게 말일세.. 휴~ 아니야.. 아니야.. 그냥 가서 좀 돌봐드려. ”

“ 네 알겠습니다. ”


몽여는 기오에게 말하고는 문밖으로 나섰다.

몇 번을 봐도 마음에 안드는 얼굴이고 차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그로서는 어쩔수가 없었다.

몇 번을 이야기 해봐야 하휘는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도 않았으니..


몽여는 밤바람을 맞자 이내 자신이 하려고 했었던 일을 떠올렸다.


“ 너희들은 알아서 복귀해라. 난 할 일이 있으니.. ”

“ 네? 우리 근무지 이탈한거 해명해 주셔야죠. ”

“ 알아서 하라니깐.. 정 안되겠으면 내 이름 대! ”


몽여는 병사들 에게 대충 얼버무려 말해두고는 성주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성주의 집무실에는 위만이 그날 들어온 보급품과 병력파악 부분에 대하여 늦게 까지 보고를 받고 있었다.

유지장 과 장진은 쌓여있는 서류를 들추며 앞뒤가 안맞는 자료들을 선별하고 있었다.


“ 박사관님 몽여님이 뵙기를 원합니다. ”

“ 몽여님이? 드시라고 해라. ”


위만은 들고있던 서류를 탁자에 내려놓고 눈이 침침했는지 손가락으로 눈을 비비며 집무실로 들어온 그를 맞이하였다.


“ 어서오세요. 이 늦은시간에 무슨일로 찾아오셨나요? ”

“ 문제가 있어 이를 보고 드리려고 왔습니다. ”

“ 문제라뇨? ”

“ 하휘님 이야기입니다. ”

“ 네? 누님이요? ”


위만은 몽여 가까이 다가갔고, 몽여는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 오늘 하휘님을 설득하려고 만났었는데.. 마침 구찬님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

“ 네.. 그런데요? ”

“ 그런데 하휘님이 구찬님을 보자 마자 흥분해서는... 죽이려고 했습니다. ”

“ 왜요? ”

“ 이전에 하휘님의 마을사람들이 몰살당한곳이 바로 이 성의 서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서문을 굳게 닫아서 마을사람들이 몰살되는 것을 방조한 사람이 다름아닌 구찬이구요. ”

“ 이런.. ”

“ 그 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하휘님을 고문하기도 했다고 하더라구요. ”

“ 좋지 않은 인연이 있었군요. ”


위만은 곤란한 듯 턱을 긁었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하휘를 떠나지 않고 자신의 수하로 남게 해야 했고, 또 구찬을 구워삶아서 자신의 편으로 하던지 아니면 최소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했다.

미묘하게 연결된 두명의 관계가 자신에게 유리할 듯 하면서도 잘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자신이 명을 내린 한명에게 생각이 닿았다.


“ 알겠습니다. 모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

“ 네? ”

“ 잠시만 제가 좀 나갔다 와야 할것같습니다. ”


위만은 갑작스런 생각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괜스레 지금 하휘의 심기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었다.


어쩌면 손을 데지 않고도 모든 것을 이룰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짧은 생각에 기오를 제거하면 하휘가 떠날곳이 없어지므로 자신에게 머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것은 분명히 사실일 것이었다.

더 이상 하휘가 머물수 있는곳은 없었다.

남아있던 마을사람들은 모두 사라졌고, 단 한명 남은 그녀의 마을사람은 그녀의 연인을 제거하기 위해 동원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어쩔수 없이 위만에게 의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기존의 성주인 구찬에게 원한을 갖고 있었고 이를 잘 이용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수 있을 것 같았다.


“ 말을 준비하라! ”

“ 네 ”


위만은 마구간을 지키고 있던 병사에게 지시하고 얼른 마구를 챙겨왔다.


말에 올라타자 마자 그는 말을 달려갔다. 어서 강현을 찾아야 했다.




한편 강현은 서문 근방에 도착한 상태였다.

성벽의 인적이 뜸한 곳에 선 그는 자신의 앞에서 떨고 있는 소녀를 지그시 내려다 보았다.

어린 소녀는 자신을 납치한 남자의 심기를 거스릴까 두려웠는지 울지도 못한채 숨만 끅끅 이고 있었다.


“ 살려주세요. 제발요. ”

“ ...... ”


소녀는 간신히 입을 열었고, 두손을 비비며 빌고 있었다.

무표정한 강현은 길게 한숨을 쉰후 미리 마련해 놓은 공간으로 미화를 끌고 갔다.


“ 살고 싶으면 조용히 있어라.. 내가 네게 해줄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다. ”

“ 네.. 네 조용히 있을께요. 제발 살려주세요. ”


강현은 소녀의 눈을 가렸고, 몸을 묶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천조각을 입에 가득 물린후 입 주변을 묶어 소리도 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 다녀오마. 그때까지 조용히 잘 있어야 한다. ”


꽁꽁 묶여있어 더 이상 움직이지도 못하는 소녀를 잠시 내려다 보더니 발을 옮겼다.



어둠속에서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만 갔다.

하휘를 돌보던 기오 또한 하휘가 완전히 잠이든 것을 확인하고 집을 나섰다.

그는 잘 쓰지도 못하지만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집에 비치해둔 무기중에 적당한 길이의 검을 하나 챙겨 허리에 찼다.


사실상 무기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있었지만 그는 무기를 휘두를줄 모르기에 엄청난 행운이 따르기 전에는 상대에게 상대가 되지 않을 터였다.


그는 서문 쪽으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몸이 덜덜 떨려왔지만 지금은 딸애 생각 뿐이었다.


멀리 서문이 보일 무렵 어둠속에서 한명의 그림자가 그를 향해 걸어나왔다.


“ 혼자 온 것 맞겠지? ”

“ 네.. 네 혼자 왔습니다. 제 딸애는 무사한거죠? ”

“ ...... ”


기오의 말에 강현은 아무런 말 없이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 용기는 가상하다만.. 날 원망하지 마라. 네놈이 죽어주면 딸애는 반드시 풀어주겠다. ”

“ 흐흑.. 왜 그러시는 겁니까? ”


기오는 몇걸음 물러나더니 마침내 허리에 찬 검을 뽑아들었다.


“ 나도 널 죽이고 싶지 않다! 어서 내 딸을 내놔! ”

“ ........ ”


강현은 제자리에 멈춰서서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덜덜 떨리고 있는 검끝이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당장 검의 무계조차 버티지 못하는 사내의 손에 자신이 쓰러질 일은 없어 보였다.


“ 무기를 치워라. ”

“ 내 딸을 내놔! ”


말을 들을 것 같지 않자 강현은 기오에게 성큼성큼 다가갔고, 다가오는 그에게 기오의 검이 휘둘러졌다.


캉!


훨씬 짧은 비수였지만 어설프게 휘두르는 기오의 검을 쳐 내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기오는 몇걸음 뒤로 물러나며 튕겨진 자신의 검을 바라보았다.


“ 이야아아! ”


캉!


두 번째 휘두른 검도 강현의 검에 막혀 사정없이 튕겨졌다.

검이 튕겨지며 손은 머리위로 올라갔고, 가슴이 비어 버렸다.

그 순간을 강현은 놓치지 않았다.


“ 끄으으으으으 ”


기오는 자신의 배에 파고든 비수를 내려다 보았다.

얼마나 깊이 찔렸는지 손잡이 부분만이 남아 있을뿐이었다.


“ 쿨럭.쿨럭.. 끄르르.. 꾸르르르.. ”


기오는 뭔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극심한 고통으로 인하여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였다.


“ 네게 원한은 없다. 사과하마.. 다음생에 태어나거든.. 네 손에 죽어도 원망하지 않겠다. ”


기오는 손을 휘저으며 강현에게 뭐라도 공격하려는듯한 자세를 취했지만 더 이상 손에는 힘이 없었다. 몸이 마비되어 가는 것 같았다.


그는 비틀거리며 물러서려 하였고, 강현은 비수를 그의 몸에 박힌채 옆으로 베어들어갔다.

묵직한 저항감과 함께 동물의 가죽을 찢을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뱃가죽이 찢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 ...... ”


주르르르륵


배가 열리며 기오는 내장이 쏟아져 내렸다.

이제 회복할수 없었다. 혹여나 기연을 얻는다고 해도 이젠 살릴수 없었다.


이렇게 생각이 든 강현은 기오의 몸에 박힌 비수를 뽑아내었다.


“ 끄으으으 쿨럭. 크으우우우우우 ”


우는 것 같은 목소리와 함께 기오의 눈에 핏발이 섰다. 그는 원망스러운 눈으로 복면을 쓴 강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을 두고 서문쪽으로 말 한 마리가 전속력으로 달려왔다.

말에 타고 있던 위만은 쓰러진 한명과 그 쓰러진 사람을 내려다 보고 있는 다른 한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안돼! ”


위만은 말에서 떨어지듯 내려 쓰러진 사람 곁으로 다가갔다.

연신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어 얼굴을 잘 알아볼수가 없었지만 분명 기오 였고,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 이런.. 어떻게 된거에요? ”

“ 명을 수행하였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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