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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님의 서재입니다.

여명 ( 바람의 아이 )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완결

prinsilk
작품등록일 :
2018.04.23 15:30
최근연재일 :
2020.05.11 04:09
연재수 :
219 회
조회수 :
211,454
추천수 :
3,038
글자수 :
1,194,078

작성
20.03.30 18:06
조회
507
추천
11
글자
13쪽

반격 -12

DUMMY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온몸에 말똥보다도 못한 역한 암내가 진동하는 괴물같은 암컷 요괴는 그시간 흉노군의 진영 근쳐에 바짝 엎드려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보초병들은 그들을 직접 위협하는 적이 없음으로 인해 긴장이 완전히 풀려 있었고,

그런만큼 바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그녀가 있었지만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채 어슬렁 거리며 거리를 벌였다.


실상 그 표현과는 거의 반대되는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이동해 나갔다.

크지 않은 키에 날씬한 몸매는 전사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마을의 소녀같은 모습이었다.

가벼운 몸놀림으로 목책 근쳐까지 다가온 그녀는 멀리서 부터 확인하였던

비교적 낮은 목책의 상부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다름아닌 하휘였다.

하휘는 군영으로 들어가는 동료와 기병들을 확인한후 침입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며

어둠이 주변을 덮을때 까지 풀숲에서 기다렸고,

마침내 목표를 정하여 목책 바로 앞까지 이동하였던 것이다.


보초병이 시아에서 사라지자 그녀는 이내 목책의 나무를 잡았다.

좌우를 한번 더 살펴본 그녀는 주변에 시선이 없음을 확인하였고, 손아귀의 힘과 다리힘 만으로 목책을 타 넘어갔다.


마치 원숭이 처럼 빠르게 목책 최 상단까지 올라갔고, 이내 반대방향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 내렸다.

온몸을 완전히 바닥까지 낮춰 소리와 함께 충격을 잡은후, 그녀는 천막뒤의 그림자로 숨어들었다.


밤이 깊었기에 그녀의 움직임을 눈치챈 사람이 있을리 없었고,

만약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도 이런 어둠속에서 이처럼 빠른 움직임 이라면 그 흔적을 뒤쫒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터였다.


아마도 무엇인가 흔들리는 착각이 들었다 는 정도로 넘어갈 것이다.



초원에서 만드는 천막은 기본적으로 집 그 자체였다.

외부로 촘촘한 작은 울타리를 만들고 그 위로 긴 나뭇가지를 이용하여 지붕을 덮는다.

그리고 이 모든 골격이 완성되면 외부에는 잘 이어붙여진 양과 소의 가죽을 덧데어 여러겹 덥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을 하나로 줄을 묶어 바람이 직접 스며드는 것을 완전히 봉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천막 안에서는 세워져 있는 울타리 아래쪽으로 흙을 덮어 아래서부터 스며드는 외풍을 막는다.


나무도 귀하고 건축재료도 귀하며, 무엇보다 오래동안 한곳에 머물지 않는 이들에게 있어서 이런방식의 천막은 아주 훌륭한 집구조 였다.



그리고 하휘에게 있어서 이런 집구조는 숨어들 만한 공간이 참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바닥의 찬기운을 직접 닿지 않으려 나무를 이용하여 바닥을 띄우거나. 또는 들이치는 비를 피하려 긴 처마를 형성하는 농업민족의 집이라면,

집과 집 사이가 어느정도 떨어져 있다고 해도 숨어서 이동할만한 공간이 있었다.


하지만 유목민들의 천막은 숨을만한 공간이 없었다.


마침 그림자로 숨어든 그녀였지만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근방을 지나가는 보초병의 수가 너무 많았다.


완벽하게 이들을 피해 각 천막을 이동하고, 또 동시에 몽여 와 방연이 있는 천막을 찾아낼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더이상 망설일만한 시간은 없었다.


그녀는 몸을 숙인채 절호의 기회만을 노렸다.

달빛이 마침 지나가는 구름에 가려지는 순간.. 하휘는 달음질쳐 다음 천막의 그늘로 뛰어들었다.


숨을 고르며 근쳐를 지나고 있는 보초병의 움직임과 다음 천막의 거리를 재어보았다.


다음 천막.. 그리고 다음 천막..

보초병의 움직임에 맞춰 그녀는 거침없이 이동하였다.


포로라면 분명 정상적인 천막에 있을 것 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은 허름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진 감옥으로 쓸만한 건물 이었다.


이곳 자체를 정확하게 알고 들어온 것이 아니었기에 그녀가 움직이는데는 감에 의지하고 있었고, 최대한 이성적인 판단하에 이루어진 것이 위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군영이 위치한 이곳에 전부터 있었을 작은 농가 같은 건물을 발견하였다.

주인을 잃은 농가주택은 이미 군영의 일부로서 쓰여지고 있었다.

생각외로 삼엄한 보초병들과 밝혀진 횟불이 무엇인가 안에 있음을 알수 있게 하였다.


바로 그곳은 그녀의 최종 목표가 되었다.

아니라면... 그때는 그때를 생각해야 했다.


잠시 그 건물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흙으로 된 벽과 지푸라기로 만들어진 지붕이 한눈에 들어왔다.

작은 돌담을 넘어 안쪽으로 들어간다면 보초들의 눈을 피할수 있을 것 같았다.


그곳으로 가자! 라고 결정하자 접근하는 길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보초병이 고개를 돌리는 찰나의 순간 그녀는 몸을 숙인채 다음 천막그늘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막상 그 그늘로 뛰어들고 나서야 실수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농가 건물과는 지척이었지만 그 그늘 바로 곁에는 쭈그리고 앉아 있는 보초병이 있었다.


병사는 벽에 기댄채 콧노래를 부르며 건들거리고 있었다.


하휘는 주변에 위치할 병사들의 그림자를 찾으며 고민에 빠졌다.

이상태에서 저 병사를 해치우고 최대한 빨리 진영을 도망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방법을 찾아야 할것인가



하휘가 보초병을 없애기 위해 살짝 다가가는 순간, 근쳐로 다가온 다른 보초병과 하휘 곁에 앉아있는 병사간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 야! 얼른 일어나! 그러다가 누구한테 걸리기라도 하면 경을 친다! ”

“ 누가 보는것도 아닌데 뭘 그래? 나 다리 아프다구! 좀 봐줘 ”

“ 교대가 멀지 않았어.. 지키는 시늉이라도 좀 하라구 ”

“ 누가 도망이라도 가겠어? 뭘 그렇게 신경써? ”


그리고 보초병은 몸을 부스스 일으키더니 하휘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곳에는 그저 검은 천막의 그늘만이 있을뿐 아무것도 없었다.



하휘는 그 사이 위험을 무릅쓰고 천막 안쪽으로 돌아 들어갔다.

최악의 상태를 막고자 천막안으로 뛰어들었지만. 하휘가 노리고 있던 건물이 아닌이상 어쩌면 더 최악을 찾아 뛰어들었을 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혹여나 적들이 가득한 천막안으로 뛰어들었다면....


하휘는 갑자기 천막안으로 뛰어든 덕분에 안을 밝히고 있던 횟불에 눈이 부셔 눈살을 찌뿌렸다.

다행히 안에는 무장을 한 인원이나 또는 흉노족의 복식을 한 사람은 없었다.


꽤나 큰 천막안에는 많은수의 사람들이 웅크리고 있었지만, 그녀를 보고 비명을 지르거나 반응하는 이는 없었다.

안심을 한 하휘는 긴 한숨을 쉬었고, 빛에 익숙해 지고 나서야 그녀는 주변을 찬찬히 훝어 보았다.


웅크리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여자들 이었다.

한나라의 복식을한 여자들부터 주신족의 복식을한 여자들 까지 다양한 복식의 젊은 여자들이 초취해진 얼굴로 갑자기 들어온 하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명의 여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누구시죠? ”“ 당신들은 누구에요? ”


여인과 하휘의 동일한 질문이 오갔다.

곧 여인은 힘없이 고개를 떨구더니 입을 열었다.


“ 흉노족에게 잡혀온 사람들 이에요. 멀리 연경성 근방부터 장성넘어 있었던 마을에 까지 닥치는 대로 잡혀온 사람들이죠. ”


여인은 하휘의 말에 대답을하고는 이내 하휘의 말을 기다리는 듯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 저.. 전.. 동료를 구하러 왔습니다. 그리고 주신성으로 향할 예정이구요. ”


동료를 구하러 왔다는 말에 모두의 시선이 한꺼번에 하휘에게 향해졌다.


“ 동료를 구하러 왔다구요? 우리중에 있는 누군가 인가요?? ”

“ 아뇨. 제가 구하러 온 사람은 남자입니다. ”

“ 아... 그렇군요. ”

“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해요. 혹시 포로가 된 남자들이 있는곳을 아시나요? ”

“ 우리들은 잘 몰라요. 여기 그냥 잡혀 있는 것 뿐인걸요.. ”


여자들은 원래의 표정으로 모두 돌아가 버렸다.

하휘는 살짝 천막을 걷어보고는 미간을 찡그렸다.

보초의 수가 둘로 늘어나 있었다. 아마도 교대하는 중 인 듯 하였다.


“ 제가 잘은 모르지만.. 조금 알아요. ”

“ 네? ”


젊은 여인 한명이 창백한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 주변에 다른 여인들이 그 여자를 잡아끄는 듯 하였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하휘에게 다가왔다.


“ 오늘 새로 두명이 감옥에 갖혔어요. 먹을 것을 가져다 주라고 해서 제가 다녀왔거든요. ”

“ 혹시 한명이 팔이 하나 없고, 다른 한명은 좀 이렇게.. 생기지 않았나요? ”


하휘는 몽여의 얼굴생김세를 흉내내며 말하였고, 여인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 다른 한분은 모르겠는데.. 한분은 분명히 한쪽팔이 없었어요. ”

“ 거기가 어딘가요? ”

“ 지금은 힘드실꺼에요. 거긴 여기서 꽤 멀어요. ”

“ 여기 옆에 있는 건물 아닌가요? ”


여인은 눈을 꿈뻑이더니 하휘가 가르킨 방향을 돌아보고는 말을 이었다.


“ 거긴 부상병들이 묶는 곳 이에요. 포로는 없어요. ”


하휘는 잘못 짚었음을 깨닿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오히려 그녀가 노렸던 경로가 성공하였다면 방안에 가득한 부상병들 앞에 서 있을 것이었다.


“ 안내를 좀 해주실수 있으세요? ”

“ 지금은 안돼요.. 오히려 아침이 되면 우리들도 움직이는 것이 허용이 돼요.. 병사 한명이 감시로 따라붙긴 하지만요.. ”


하휘는 이 여자의 말을 따라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밤을 세우고 아침에 이 적진에서 용감하게 다른 여자들을 따라 위치를 확인해야 하다니..

까딱 잘못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잡힐 터였다.


고민에 빠져 있는 하휘의 표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인의 말이 이어져 갔다.


“ 대신 탈출하실 때 저도 좀 데려가 주세요. ”

“ 네? 여인의 몸으로 도망한다는 것이 힘들꺼에요. 어찌 될지도 모르구요. ”

“ 당신도 여자 잖아요. 제가 못할것이 무엇이 있겠어요. ”

“ 하지만.. ”

“ 다시 잡히나 그대로 있으나 우리 운명이 달라질 것 같지 않아요. 노예로 팔려가겠죠.. 멀리 초원으로.. ”

“ ...... ”

“ 그곳에서 노예로 살다가 죽고 싶지 않아요. 내 남편 아이들이 보고 싶어요. ”


여인은 울먹이며 말 하였고,

이내 다른 여인들도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 난 내 아버지를 보고 싶어요. ”

“ 난 내 남편이 보고 싶어요. ”


일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이들은 가족들이 모두 몰살되는 것을 확인한 이들이었을 것이었고, 나머지 희망을 품고 이야기 하고 있는 이들은 가족과 떨어져 잡혀온 이들이었다.


하휘는 손을 내저으며 주변을 진정시켰다.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음을 인지하였던 탓 이었다.


“ 가능한 인원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동료들을 찾으면 방법을 강구해 볼께요. ”

“ ...... 부탁드려요. ”


처음 대답했던 여인은 하휘의 손을 꼭 잡으며 말하였다.

하휘는 어쩔수 없이 아침이 될 때 까지 이 여인들과 함께 머물기로 하고 틈새로 들어갔다.

친절해 보이는 한 여자가 하휘의 곁으로 다가왔고 좀 지저분해 보이는 옷가지를 내밀었다.


“ 지금 옷은 아침이 되어도 움직이지 못할꺼에요. 아무도 그렇게 까지 피를 묻히고 다니진 않으니까요. ”

“ 네.. 고마워요. ”


하휘는 그제야 자신이 갈색으로 말라붙은 핏자국이 가득한 옷을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닿았다.

하휘는 말없이 그녀가 내민 옷으로 갈아입었다.


“ 주신에서 오신 분이신거에요? ”

“ 주신출신은 아니에요. 무종의 하읍이 제 고향이에요. ”

“ 아.. 저 거기 알아요. 거기 마을이 없어진지 좀 되었는데.. ”

“ 네.. 알고 있어요. ”


하휘의 대답에 뭔가 다른 의미를 떠올리며 여인은 잠시 침묵을 하였다.

자신에게 친절을 베푼 여인에게 괜스레 미안했던 하휘가 여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 나가시면 어떻게 고향으로 돌아가실꺼에요? ”

“ 어떻게든 되겠죠.. ”

“ 고향이 어디신데요? ”

“ 연경 근방의 작은 마을이에요. 집에 제 남편과 딸 아이가 한명 있어요. ”

“ 그렇군요.. ”


하휘는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경계심이 머리털을 쭈뼛 서게 만들었다. 더 이상 물어봐서는 안된다는 느낌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지만 그녀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하휘에게 묻지도 않은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 우리집은 그렇게 못살지 않았어요. 성에 사는 사람들에 비하면 가난했지만 배는 곪지 않고 살수 있었거든요.. 내 남편 오기 와 딸 미화 가 너무 보고싶어요. ”

“ ...... ”


하휘는 눈썹이 바르르 떨리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뭐라고 입을 열어야 할지 머릿속에서는 정리가 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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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인연 2 20.04.16 542 11 15쪽
185 인연 1 20.04.14 515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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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반격 -25 20.04.12 505 11 12쪽
182 반격 -24 20.04.11 499 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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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반격 -18 20.04.04 494 1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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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반격 -13 20.03.31 499 10 16쪽
» 반격 -12 20.03.30 508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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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반격 -10 20.03.27 509 9 9쪽
167 반격 -9 20.03.27 505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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