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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님의 서재입니다.

여명 ( 바람의 아이 )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완결

prinsilk
작품등록일 :
2018.04.23 15:30
최근연재일 :
2020.05.11 04:09
연재수 :
219 회
조회수 :
211,464
추천수 :
3,038
글자수 :
1,194,078

작성
20.04.23 01:35
조회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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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7쪽

인연 9

DUMMY

왕명을 가지고 가는 전령과 함께 구찬은 소수의 병사를 대동하고 영주성으로 출발하였다.


위자명의 배웅까지 받은 그는 품에 자신의 새로운 임명장을 들고 연신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에 그는 기뻐 어쩔줄 몰라 하였던 것이다.

패장으로 이렇게 큰 벌을 받고 죽음에 이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던 몸에서

다시 성주로 임명을 받았으니 기쁘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 어서 가십시다. 하하하 ”

“ 전 원래 말을 타고 다니던 몸이 아니라서.. 익숙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가시지요. ”

“ 그리 천천히 가서야 되겠습니까. ”


기뻐하는 구찬을 보며 전령인 문관은 울상을 지었다.

꽤나 멀고 험한 길을 가는 입장에서 이렇게나 서두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초행인 사람에게는 괴로운 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성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그는 왕명을 가지고 가는 전령과 호위병사들을 닦달하면서 그는 행군속도를 늘렸다.

그 서두름 덕분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마침내 영주성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익숙한 성벽이 눈에 들어오자 구찬은 흐믓한 표정으로 한참을 성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래.. 내가 돌아왔다. 내가! ”


구찬은 성문 앞으로 다가갔고, 성문을 지키고 있던 이민족 병사를 마주하게 되었다.


“ 누구십니까? 무슨일로 오셨습니까? ”


병사는 구찬과 전령을 향해 물음을 던졌다.

구찬을 세운 병사가 보았을때도 중앙에서 온 전령과 그 전령을 호위하는 병사들로 보였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임무중에는 정확한 정체를 알아내고 이를 먼저 보고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 나는 왕명을... ”

“ 물러서라! 나는 이 성의 성주이다! ”


전령이 자신을 소개하려는 순간 구찬이 끼어들며 외쳤고,

이 상황에 병사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 성주라니요. 이 성은 위만장군 께서 지휘하십니다. ”

“ 위만님. 그래 훌륭하신 분이시지.. 하지만 이제 새로운 주인은 나란 말이다. ”

“ 확인해 보겠습니다. ”

“ 확인할것이 무엇이 있단말이냐 어서 썩 비키거라! ”


구찬은 호통을 쳤고, 병사는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불러세운 이민족 병사가 꽤나 불편하게 느껴졌다.

이곳을 지키고 있어야 할 병사들은 주신의 복장을 한 주신의 병사들이었어야 했다.

성문을 지키는 중요한 임무를 출신도 불분명한 이민족의 병사들로 대체 하다니


“ 훌륭한 분이신줄 알았는데.. 성을 다스리시는 데에는 많이 미흡하시군.. ”


구찬은 위만의 뒷담화를 하며 병사를 밀치고 성문 안으로 들어갔고, 병사는 얼굴 빛이 달라진채 구찬의 앞을 막아섰다.


“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

“ 네 이놈! 내가 성주라고 하지 않았느냐! 네놈은 당장이라도 쫓아낼것이니 각오하고 있거라! ”

“ 말에서 내리십시오! 불응하면 공격하겠습니다. ”


병사는 구찬이 저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눈치채고 있었다.

이민족 이라는 이유에서 자신이 이리 대우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는 붉어진 얼굴에 어떤 각오 같은 것이 어렸다.


“ 뭐라고?! 이놈이! ”

“ 불응하면 공격하겠다고 하였다! 말에서 내려라! ”


병사는 마침내 창을 겨누었고, 그 병사 주변에 있던 십수명의 수비병들이 소란에 달려왔다.

그리고 상황을 보고 일제히 구찬과 일행을 겨누며 공격자세를 취하였다.


“ 구찬님.. 이거 병사의 말에 따르시지요. ”

“ 이놈들이! 내가 성주라고 하지 않았느냐! ”


구찬이 고함을 지르고 있었지만 이미 문관은 말에서 내려 손을 들어올렸고,

호위병사들은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여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다.



“ 무슨 소란이냐! ”


성벽 위에 있던 장수 한명이 계단을 급히 내려와 대치하고 있는 중간을 가로막았다.


“ 자신이 성주라고 주장하는 이가 자신을 증명할만한 어떤것도 제시하지 않은채 이곳을 통과하려고 하여 대치중 이었습니다. ”

“ 그런 것 같군.. 도대체 누구시오? ”


장수는 병사를 나무라지 않은채 겁먹은 문관과 함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진 한 사내를 쳐다보았다.


“ 어? 당신은? ”

“ 날 아시오? ”


장수가 먼저 구찬을 알아보고 눈을 껌뻑이고 있었다.

구찬은 상대방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았지만 얼른 그가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았기에 뭐라고 말을 꺼내지도 못하고 있었다.


장수는 빙그레 웃으며 구찬에게 겨누어 졌던 창끝을 손으로 슬그머니 내렸다.


“ 그냥 호패라도 보여주십시오. ”

“ 흠.. ”


곤란한 표정이던 문관은 얼른 자신의 허리에서 호패를 꺼내어 보여주었고, 호위병사들도 일제히 허리에서 호패를 꺼내었다.


분위기가 이렇게 되자 어쩔수 없이 헛기침을 하며 구찬또한 호패를 꺼내어 병사에게 보여주었다.


“ 원래대로 라면 구금해야 하나, 장진 장군님과 아시는 사이인 듯 싶어 넘어가는 것입니다. ”

“ 이놈이! ”


병사의 말에 그는 다시한번 발끈하며 목소리를 높였으나,

그의 옆으로 다가온 장진이 그를 이끌자 어쩔수 없이 걸음을 걸어나갔다.


“ 이리 뵈니 반갑습니다. 저 모르시겠습니까? 위만군으로 이 성에 들어왔을 때 전 뵈었었습니다. ”

“ 아.. 그때 그러셨군요. ”


반갑게 말하는 장진의 모습에 구찬은 아는척 말을 하였지만 아무래도 그가 생각이 나진 않았다.

말끔한 얼굴의 젊은 장수는 중원인의 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고, 군인으로서의 몸가짐이 느껴졌다.

위만군의 꽤 고위직인 듯 하였지만 그는 위씨 일가에 대한 관심이 있었을뿐 위만과 그 부하들 마저도 사실상 그에게는 이민족의 귀찮은 존재였을 뿐이니 기억이 날 리가 만무하였다.


“ 그런데 성주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

“ 전 성주로서 이곳에 도착한 것입니다. ”

“ 오호.. 그런가요? ”


장진은 크게 놀라지 않은채 그를 성주의 집무실로 안내하였다.

집무실에 들어가자 그 안에는 이미 위만과 기혜 그리고 유력 부족의 추장과 몽여, 쾌 등이 이미 위치를 잡고 서 있었다.


기세에 눌린 듯 하였지만 구찬은 가슴을 펴고 중앙에 섰다.


“ 이리 환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잘 해내주신 덕분에 주신의 변방이 평온해 졌으니 제가 다음에 우리 성에 들르시는 일이 있으면 최대한 환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 그러십니까? ”


위만은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 위만님.. 그것이.. ”


구찬이 위만을 향해 입을 열었지만 이내 손을 든 그에게 저지 당하였다.


“ 왕명을 받는 것이 먼저이지 않겠습니까? ”

“ 그렇다면 이것을... ”


구찬은 이내 자신의 품에서 죽간을 꺼내어 보여주려 하였다.

그러나 왕명을 받은 문관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들려왔다.


“ 왕명을 전합니다. ”

“ 왕명을 받습니다. ”


위만은 두 손으로 왕명을 적은 죽간을 받아들었고, 내용을 펴는 사이 문관의 말이 이어졌다.


“ 영주성은 현 시간부로 내치를 하는 구찬과 외치와 함께 군을 통솔하는 위만으로 나누어 성주를 임명한다. 군에 대하여 수비병력인 주신파병 1천명에 대한 통솔권만이 구찬 성주에게 귀속되며, 나머지 현지조달 병력 등은 전원 위만에게 귀속된다. ”

“ ...... ”


명을 받고 있는 구찬의 입이 벌어져 닫힐줄을 몰랐다.

아마도 자신의 입이 이렇게 벌어져 있음을 눈치채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 본 내용이 도착함과 동시에 위만은 박사관 직위를 갖고 영주성 서쪽 100리를 봉토로 하도록 한다. 그리고 본성은 영주성으로 하여 외세에 대한 병풍이 되도록 하라.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주신의 왕을 섬기도록 하라. ”

“ 말씀 받잡고 따르겠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구찬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고 있었다.

조금전 까지 자신과 함께 왔던 문관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믿을수가 없는 말들 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영주성의 단일 성주가 아니라니.. 위만도 성주였고, 군을 통솔하는 실제적인 힘을 가진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뿐아니었다.


지방직으로서는 최고봉에 들어가는 박사관 에 임명됨과 동시에 영주성 서쪽 지역을 모두 봉토로 인정받은 것이었다.


주신의 최전방 이라는 특별한 효과를 제외하고 본다면 영주성이 갖는 이점은 크게 많지 않았다.

영주성의 실제적인 봉토는 거의 요택과 그 서쪽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주신으로 가는 물자에 대한 우선권이 없다면 쓸모없는 땅에 불과하였다.


그런데 지금 위만이 최전방이라고 할수 있을 영주성 서쪽에 봉토를 받고 그곳에 월등한 전력을 가지고 성이라도 쌓는다면..


구찬은 닭쫓던개 꼴이 될 예정이었던 것이다.


그에 비하여 위만은 영주성의 공동 성주직위와 함께 서쪽 접경지역의 수장으로 주신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을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것이었다.


“ 이건 말도 안됩니다. 내게 그런 말은 없었지 않습니까? ”


구찬은 소리를 지르며 문관을 쏘아보았다.

하지만 문관은 그의 눈을 외면하며 위만에게 다가왔다.


“ 달리 말씀하실 부분이 있으신지요. ”

“ 말씀주신대로 주신의 병풍이 되어 외세의 압박에 최선을 다해 막아보이겠습니다. ”

“ 네 그대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


위만이 여유가 있을수 있었던 것은 기씨 일가로부터 전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기혜는 기찬으로부터 어찌 왕명이 내려올 것을 미리 언질을 받았고,

이를 위만과 유력장수들에게 전달해 놓은 상태였다.


이제 딱하게 된쪽은 구찬 이었다.

그는 얼이 빠진 듯 붉어진 눈으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 너무 그리 생각지 마십시오. 성주님. ”

“ 내게 그러실수는 없습니다. 폐하께서 제게 그럴수는 없어요. ”


그는 초점없는 눈으로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그가 사라지고 나자 위만의 부하들은 일제히 위만을 향해 무릅을 꿇었다.


“ 위만 장군님. 감축드립니다. ”

“ 감사합니다. 여러분. ”


위만이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를 표하였고, 기혜는 미소를 지으며 위만의 곁에 섰다.


“ 이제 제대로 장악해 보여야 합니다. 절 실망시키지 마세요. ”

“ 알겠습니다. ”




한편 강현은 며칠째 하휘의 집을 감시하고 있었다.

왠만하면 움직일만도 했건만 마치 무슨 병이라도 걸린 듯 그녀는 집안에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가 사냥꾼 이었기에 그런 지루함 속에서 버틸수 있었을 지도 몰랐다.

며칠간이나 사냥감을 찾아 설산을 돌아다니기도 하였고, 며칠이고 흔적과 함께 냄새가 지워질 때 까지 엎드려 사냥감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그런 그에게 있어서 어쩌면 평생 최고의 사냥감이 그의 눈앞에 있었던 것이다.


잠시라도 방심한다면 그녀가 눈치챌지도 몰랐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기억을 더듬었을 때 그가 정면에서 그녀와 맞서 이길수 있는 확률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렇다면 그가 노릴수 있는 순간은 잠시의 방심.. 그리고

그 방심으로 인해 벌어지는 찰나의 빈 공간 이었다.


그는 숨죽인 상태에서 다시한번 길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듯 하였다.

하휘가 웃으며 문을 열고 나온 것 이었다.

그녀는 방안을 향해 크지 않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었고, 미화라 불리우는 작은 소녀를 잠시 끌어안았다가 몸을 일으켰다.


“ 다녀올게 ”

“ 응 그래 ”


여느 부부와의 대화같은 말들이 오가고 하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문을 나섰다.

하인들이 집 주변을 분주히 다니며 정리하고 있었고, 그녀의 모습에 일제히 인사를 하였지만 그녀는 짧게 고개만 끄덕이고는 골목으로 사라졌다.


지금이란 생각에 강현은 조용히 벽을 따라 이동하였다.

이제 밤까지만 그녀가 돌아오지 않으면 되었다.

분명히 그녀를 불러낸 것은 위만일 터였다. 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배려가 아니었을까 싶자 그는 다시한번 길게 호흡을 가져갔다.


아직은 보는 눈이 많았다. 지금 목표를 제거한다면.. 자신의 모습이 들키게 될것이고. 이는 어떤 방법으로건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었다.



하휘를 불러낸 이는 몽여 였다.

몽여는 몇 번이나 기오 와 하휘에게 대화를 요청하였으나 번번히 그녀는 거절하였었다.

하지만 그 또한 끈질기게 그녀를 찾아왔고, 그제야 하는수 없이 몽여와 이야기를 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당장 기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잠시 집을 비우고 몽여에게 향하였다.


몽여는 오래간만에 밖에 나온 하휘를 보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 그렇게 좋아요? ”

“ 그런걸 왜 물어? ”

“ 휴~ 그걸 몰라서 물어보는건 아니죠? ”

“ 모르겠는데.. ”


몽여는 입술이 타는지 아랫입술과 윗잎술을 연신 혀로 핥으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 위만님께서 이번에 박사관 으로 임명되셨어요. ”

“ 박사관이 뭔데? ”

“ 장군 같은거에요. ”

“ 영이는 예전부터 장군이었잖아. ”

“ 그래도 주신의 왕으로부터 받은 직위인거죠. ”

“ 그것 때문에 날 부른거야? ”


몽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아뇨. 떠나기로 하셨다면서요. ”

“ 그래.. ”

“ 그러지 마세요. 여기 부족민들이나 저나.. 또 중원출신 병사들까지 전부 하휘님만 보고 여기 있는거에요. ”

“ 그럼 서로 제 갈 길을 가면 되는거 아냐? ”

“ 왜 그렇게 책임감이 없어요. 다들 목숨걸고 따라온거잖아요. ”

“ 내가 강요한적 없어. ”


몽여는 다시한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기오 인가 뭔가 하는 놈 뭐가 그렇게 좋은건데요? ”

“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 ”

“ 그놈 때문에 다 버리려고 하니까 말하는거죠. ”

“ 그런거 아니래도.. 다 싫어졌는데.. 그가 있었던 거지.. ”


더 이상 설득이 불가능 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몽여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하휘의 손을 붙잡았다.


“ 그럼 같이 사세요. 기오인가 뭔가 하는놈이랑.. ”

“ 그럴 거야. ”

“ 아니 여기서 사시던지 군영에서 데리고 있으세요. 외로울 때 맘껏 안으시고. 아니 안기시고 인가? 어쨌건.. ”

“ 말이 좀 그렇다. ”

“ 아니 어쨌건 간에.. 떠나지 마세요. ”

“ ...... ”


몽여는 아랫입술을 물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 그 기오놈 아내라는 사람 선 맞죠? ”

“ ...... ”

“ 그때 요새에서 특별히 고향까지 데려가라고 하셨던 그 여자 맞잖아요. ”

“ ...... ”

“ 지금 그 남자 따라가면 하휘님은 첩이 되는거에요. 정실 부인은 따로있고. 첩으로 사는거라구요. ”

“ 그래도 상관없어. ”

“ 상관 있을껄요. 지금이야 아내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르니 하휘님께 저리 매달리는거지.. 막상 아내와 살게되면 하휘님은 아주 찬밥신세가 될꺼라구요. ”

“ ....... ”

“ 그리고 기오 그녀석 아내가 살아있는지 모르죠? 그것도 하휘님이 구해서 고향으로 돌려보낸것도요. ”

“ ....... ”

“ 내가 다 이야기 할꺼에요. 그럼 어쩌면 바로 하휘님은 버림받을지도 모르죠. ”

“ 하지마 ”


몽여는 신이나서 떠들었지만 하휘는 울상이 되어 있었다.

당장이라도 울것같은 표정으로 하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자 몽여도 괜스레 마음이 약해져 다시 그녀 곁에 앉았다.


“ 생각 다시 해봐요. 이렇게 가시면 아무것도 안돼요. 위만님.. 아니 하영님도 생각하셔야죠. ”

“ ...... ”


하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하휘의 눈이 어딘가로 이끌리듯 움직여 갔다.

이상하게 고개를 돌리는 하휘의 시선을 따라 몽여도 고개를 돌렸고, 그곳에는 힘없이 걸어가고 있는 구찬의 모습이 보였다.


“ 젠장! ”


몽여는 이전에 들었던 하휘의 옛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녀의 일족이 죽었던 성이 영주성 이라면 그당시 그녀를 괴롭혔던 성주는 분명 구찬 이었다.


그런 그를 못 알아볼리 없었던 것이다.


“ 저.. 저사람.. ”

“ 누구요? 왜요? ”


몽여는 일부러 하휘의 눈을 가리듯 앞에 서서 구찬으로 향한 시선을 흩으러 트리려 애썼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눈에는 살기가 넘쳐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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