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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과학자

이기적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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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scient
작품등록일 :
2020.05.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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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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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6-

DUMMY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사람들은 역으로 자석 또한 전기장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전선을 서로 평행하게 놓고 그 중 하나에 전류를 흘리면 다른 전선에서 전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한 전선에서 흐르는 전류가 만든 자기장이 어떤 식으로든 두 번째 전선을 따라 전자를 끌어당겨 "좋아하는 사람은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을 선호한다"는 법칙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 사용 가능한 가장 큰 전류와 역시 당시에 개발된 것들 중 전류를 감지하는 가장 민감한 검류계로 실험해 본 결과는 부정적이었습니다. 와이어 옆에 있는 큰 자석 역시 관찰된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패러데이는 1840년에 간과되었던 본질적인 특징, 즉 변화하는 것이 있을 때만 전기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 쌍의 도선 중 하나에 전류가 변하면 다른 하나에 전류가 유도되고, 전기 회로 근처에서 자석을 움직이면 전류가 흐릅니다. 전류가 유도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패러데이가 발견한 전자기 유도 효과였습니다.

With the realization that electric currents make magnetic fields, people immediately suggested that, somehow or other, magnets might also make electric fields. Various experiments were tried. For example, two wires were placed parallel to each other and a current was passed through one of them in the hope of finding a current in the other. The thought was that the magnetic field might in some way drag the electrons along in the second wire, giving some such law as "likes prefer to move alike." With the largest available current and the most sensitive galvanometer to detect any current, the result was negative. Large magnets next to wires also produced no observed effects. Finally, Faraday discovered in 1840 the essential feature that had been missed—that electric effects exist only when there is something changing. If one of a pair of wires has a changing current, a current is induced in the other, or if a magnet is moved near an electric circuit, there is a current. We say that currents are induced.”


리차드 파인만, Richard Feynman (1964)


”크기를 키운다면 어느 정도로 말입니까?“

”글쎄요... 크면 클수록 좋겠지만...“


조지 엘리엇 경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반문했다.


”저게 2200파운드정도 무게를 싣고 날 수 있다고 했었지요?“

”2200파운드.. 네. 엔진과 발전기 연료를 제외하고 약 1톤 정도 싣고 날 수 있습니다. 충전용 포드와 철인의 무게를 제외하면 대략 그 3/4정도 싣고 갈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2만 파운드정도를 싣거나 슬루프(Sloop of War, 보통 단층 포갑판에 포 20문 이하를 싣는 소형 전선)정도를 띄울 수 있겠습니까? 더 크게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일단 그 정도만 되어도 쓸만하겠군요.“

”2만 파운드..10톤 정도군요. 슬루프는 보통 무게가 어느 정도입니까?“

”한...1천톤 전후?“


엘리엇 경 본인도 말을 뱉어놓고 당황했는지 잠시 대화가 끊겼다.


”슬루프까지 공중에 띄우는 것은 어렵겠군요.“

”그렇죠. 지금 기술과 얻을 수 있는 재료들로는.. 힘듭니다.“

”어떤 기술과 재료들이 필요하겠습니까?“

”지금보다 훨씬 가볍고 튼튼한 소재들이 몇 가지 개발되고, 엔진도 더 가벼우면서 연비 좋고, 출력 센 녀석이 나와야하고, 수소도 지금보다 더 안정적으로 담아둘 수 있는 탱크가 개발되어야하니 최소한 탄소 나노튜브나 수소 저장 합금같은게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프레임도 알루미늄이나 탄소 튜브정도는 쓸 수 있어야...“

”알루미늄 말입니까?“

”네 알루미늄 합금이 그나마 구하기 쉽겠군요.“


그는 비행선을 다시 한 번 쳐다보고, 나를 보더니 말했다.


”알루미늄이 금보다 몇 배나 비싼 것은 알고 계신지요?“

”...아, 지금은 그렇겠군요.“


생각해보니 알루미늄은 흔한 원소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정련해 내기 위해서는 전력이 대량으로 필요했다. 당연히 전기가 흔치 않은 이 시점에는 그 가격이 무척이나 비쌌으리라. 금보다 몇 배나 비싼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겠다 싶었다.


내 대답에 무언가를 알아챈 듯, 엘리엇 경이 다시 질문해왔다.


”지금은? 혹시 알루미늄을 싸게 생산하는 방법을 아십니까?“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대충 이론만 알고 있는 정도이고, 실제 생산까지 들어가려면 꽤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봐야 할 것입니다.“

”뭔가 아시는 것이 있으시다는 말씀이군요.”

“안다고 할 것까지도 없습니다. 실제로 제련해 본 적은 전혀 없으니 모른다는 쪽이 더 가깝겠군요.”


그는 내게 그 ‘이론’이라는 것을 물어보았고, 나는 선선히 답해주었다.


“알루미나, 즉 산화알루미늄을 보크사이트로부터 일단 만들고, 그것을 녹이고 전기분해하여 알루미늄을 얻는다...일 겁니다 아마. 전극을 탄소로 쓰고 철보다 높은 온도를 버틸 수 있는 도가니가 필요하구요.”

“전기.. 전기 분해라니 들어본 적이 있긴 하지만 그게 알루미늄 제련에 쓰일 줄이야.. 그것 참, 쓰이지 않는 곳이 없군요.”

“전기 분해를 아시는군요?”

“물론입니다. 영국왕립학회에 마이클 패러데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아마 화학과 전기에 관해서는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가장 천재적인 사람일 것입니다.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마이클 패러데이라니.

그를 어찌 모를 수 있을까.

이런 몸으로 되면서 내 신상이나 내 가족, 친구 등등에 대한 기억은 모두 날아가고,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였음에도, 패러데이는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전기와 자기, 방사선, 발전소와 송전, 무선통신 등등을 현재 쓰고 있고, 개량해야 하는 입장에서 그 이름은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하긴 그는 워낙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으니...”


그는 비행선을 보고, 공충도와 주변을 한번 더 둘러본 후 말을 이어갔다.


“그가 여기서 전기로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가 한번 볼 수 있으면 좋겠군요. 혹은 그에게 ‘전기라는 것을 어디다 쓴다는 말인가? 이거 돈이 되기는 하는가?’라고 물어본 자들에게 참교육을 한번 시켜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뭐, 저 스스로도 해군성에서 예산을 관리해 본 입장이라 이해는 갑니다만... 아무래도 예산을 투입했으면 바로 무엇인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관료들이긴 하지요.”


패러데이 정도 되는 과학자에게도 당장 돈 되는 연구를 하라고 압박을 한다는 말인가. 대영제국의 왕립학회는 예산 규모도 크고, 자율성도 상당히 보장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들 비슷비슷한 모양이었다. 당장 내가 살던 21세기 한국에서도 기초 과학 분야에서까지 당장 시장 진출을 하지 못하는 연구는 예산 잘라버리고 연구팀 해체시켜버리던 것이 비일비재 했었으니, 3세기나 이전이라면 그럴 법 하기도 했다. 그나마 그때 한국처럼 기초과학분야에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해서 연구계획서나 연구제안서 올리라는 미친 개소리는 없으니 다행인가?


“그렇다면...”


혹시 이쪽으로 낚아올 수는 없을까? 내 전문분야가 물리학이나 화학 쪽은 아니지만, 최소한 지금 수준에서 만들 수 있는 그 곳에 있는 연구실보다는 이쪽에 훨씬 더 나은 장비와 시약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예산은 얼마나 넣을 수 있을까. 대영제국과 과학 예산으로 싸움을 걸기에는 좀 달리긴 하지만, 저쪽에서 그 정도 과학자에게 저런 개소리를 해 댈 정도면 이쪽이 더 연구의 자율성이나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일단 패러데이를 영입하고, 지금 있는 다른 과학자들도 끌어올 수 있다면...


그렇게 잠깐이지만 열심히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는데 엘리엇 경이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패러데이가 무엇이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글쎄요?”

“‘여러분들이 이것에다 세금을 매길 수 있을 겁니다. 언젠가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안 그래요?’라고 했다는 것 아닙니까.”


엘리엇 경은 그렇게 이야기하고는 혼자서 한참동안 껄껄 웃었다.


“유머 감각도 상당하고, 사람 자체도 신실하고 성실하며 겸손한, 신사 그 자체인 사람입니다. 아마 알루미늄 제련 관해서 전기분해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누구보다도 흥미를 보일 사람이죠. 사영 그대만 괜찮다면, 이 이야기를 전하고 자세한 공정에 대해 연구해보자고 제안을 해 보려 합니다만.”

“여기 공충도로 와서 말입니까?”

“뭐, 이곳만큼 큰 발전시설이라는 것이 아직 영국에는 없으니까요. 그대가 움직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지금은 이 배가 기동 불가라면서요? 여차하면 견인이라도 해서 영국까지 갈 수 있을지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도저히 이 정도 배를 견인할 방법이 없더군요.”

“좋습니다. 혹시 또 이 곳으로 부르면 좋을 만한 인재가 없겠습니까?”

“글쎄요. 생각해서 리스트를 적어 드리리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통신을 위해 띄운 비행선은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성과를 가져다주었다. 또한, 비행선의 배치를 통해 실제로 청도에 철인을 내 분신과 비슷하게 실시간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 것도 큰 성과였다.


그리고 새로운 실험이 시작되었다.


산동반도를 명 황제가 할양해 주었다고는 하나, 그 곳의 행정망은 사실상 역병과 전쟁으로 붕괴된 상태였기에 최소한의 거점부터 다시 만들어야 했다. 좀 더 가까웠으나 일단 완전히 마을로서 기능이 사라진 위해 대신 청도를 거점으로 삼고 재건 작업에 들어갔다. 식량과 최소한의 건설자재는 이쪽에서부터 수송해 줄 수 있었으나, 인력이 문제였다. 그 쪽에 남아있는 전 청나라, 현 명나라의 행정기관들은 인원 결원이 심했고, 그나마 있는 인원도 붉은 황제의 대숙청을 거치고 다시 명나라의 깃발이 올라간 상황이라 혼란이 심한 듯 했다. 어느 쪽 편을 들어도 후환이 두려운 상황이었기에 그들은 명 황제의 명령서가 내려온 이후에도 최대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덕분에 청도에서의 재건 사업은 방해도 없었지만 지원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천여명 남짓한 지원자들을 받아 청도 재건사업에 들어갔다. 처음에 만든 것은 비교적 큰 배를 댈 수 있게 만든 접안시설이었다. 마량진 앞에서 배를 만드는 것처럼 세 곳으로 나누어 철제 다리와 다리를 고정시킬 수 있도록 설계한 콘크리트용 거푸집, 그리고 그 끝에 연결할 조수 간만의 차이에 따라 수면에 뜬 채로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뜬다리(부잔교浮棧橋)를 만들어 이것을 영국 해군의 도움을 받아 견인하여 청도 앞바다에 설치했다. 대충 3천톤급 배까지는 물이 빠져도 접안할 수 있었고, 물이 완전히 들 때라면 그 이상 되는 배들도 접안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었다.

일단 부두가 완성되자 그 다음은 사정이 좀 나아졌다. 쌀과 건설자재가 들어가자 본격적인 복구가 시작될 수 있었고, 곧 여기 마량진에서 그랬던 것처럼 식량과 일자리를 찾아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순조로운 것도 잠시, 곳곳에서 사보타주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애초에 베이징과 동북 지역만 빼앗겼을 뿐, 다시 재탈환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 청 황제와 이제 막 명의 깃발을 다시 세우고 세려을 키우고 있는 명 황제 사이에서 갈팔질팡 못하는 자들이 현재 이 곳의 지배층이라면, 식량 지원과 재건 사업에 감사하며 협조적인 사람들과 황제의 붉은 사상에 깊이 감화되었고 한때나마 자기 땅을 소유할 수 있었던 청 황제의 열성 지지자들이 섞여 있는 것이 이 곳의 피지배층이었다. 청도 한 곳만 한정해서 본다고 하더라도, 천여명 남짓한 사람들에다 소수 영국군의 지원을 합치더라도 이들이 재건하고 치안을 유지해야 할 곳의 넓이는 너무나 광활했다.


사실상 적과 아군, 전선의 전방과 후방, 위험 지역과 안전 지역이 따로 분리되지 않고 뒤섞여 있는 그런 곳이 바로 현 청도였던 것이다. 그나마 통신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내가 청도에서도 비록 철인의 몸을 빌려서나마 움직일 수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일단 최소한의 안전 지대와 거점을 확보해야 했고, 동시에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아군으로 만들어야 했다. 후자는 식량 지원과 생활 기반을 제공하고, 시설을 재건하며 의료 지원을 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얻어가야 할 문제였고, 전자의 경우를 위해 나는 영국군의 도움을 받아 작고 소중한 안전지대를 하나 만들기로 했다.


굳이 따지자면, 중대전술기지와 비슷한 것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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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반격 -2- +2 20.11.13 605 11 9쪽
66 반격 +2 20.11.11 697 11 9쪽
65 조선을 공격한다 -조선 원정의 끝- +5 20.11.06 754 11 12쪽
64 조선을 공격한다 -6- +2 20.10.26 590 7 10쪽
63 조선을 공격한다 -5- +4 20.10.24 548 7 11쪽
62 조선을 공격한다 -4- +6 20.10.22 574 8 9쪽
61 조선을 공격한다 -한편, 공충도에서는- +8 20.10.15 591 9 9쪽
60 조선을 공격한다 -3- +11 20.10.13 594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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